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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으로

게임 속 마법사 영주는 신박한 아이디어로 승부한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태월영
작품등록일 :
2021.03.15 19:45
최근연재일 :
2021.04.09 21:00
연재수 :
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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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35
추천수 :
144
글자수 :
160,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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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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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소문과 변화

DUMMY

“소문 들었어?”


“얘는? 영주관에서 그 소문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다고 그래?”


하녀들이 주변 눈치를 봐가며 넌지시 하는 대화들.


세이러스와 아스탈 사이에서 벌어졌던 일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물론 사건의 자세한 경위가 퍼져나간 것은 아니었다.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두 명의 수습기사와 사건의 단편을 알고 있는 하녀인 레이첼도 입을 다물었기 때문이다.


아스탈은 자신이 패배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었기에 침묵을 행사했다.


수습기사들은 당시 현장을 발견한 정기사에 의해 강제됐다. 윗분들의 문제니 자신들이 왈가왈부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레이첼은 자신의 처지와 입장을 잘 알았기에 눈치껏 입을 다물었고, 칼리의 경우는 고작 벌레 하나 밟은 게 무슨 화젯거리냐는 반응이었다.


사실 세이러스의 경우는 좀 의외였다.


아스탈과의 싸움에서 벌어진 일이 소문이 나면 가장 얻는 게 많을 입장이었음에도 입을 다물었으니까.


이유는 별것 아니었다. 직접 떠드는 게 없어 보인다는 것도 그랬지만, 이런 소문은 남의 입에서 자연히 돌고 도는 게 더 효과가 좋다는 것을 알아서였다.


발 없는 말은 막을 수 없는 법.


아무리 함구령을 내렸다지만 목격자가 한 둘이 아닌 상황. 어디선가는 소문이 생겨서 퍼지게 되어있다.


재밌는 것은 집단마다 비슷한 소문을 들었음에도 조명되고 있는 부분은 달랐다.


“세이러스님께서 아스탈님을 마법으로 쓰러트렸다는 건 더 강하다는 뜻 아닌가?”


“이제 겨우 한 번인데 그건 좀 섣부른 것 같은데.”


“겨우 한 번이 아니지. 여태껏 누구도 예상 못 했던 일이 벌어졌는데. 한 번이지만 일단 이긴 이상 또 이길 수도 있다는 거야.”


“매직 미사일만 써서 쓰러트렸단 소문이 있던데.”


“우리로 치면 수습기사가 정기사를 이긴 셈이야. 그건 운만으로 가능한 게 아니지. 확실한 기본기를 토대로 한 응용력과 통찰력이 필요하니까. 진짜 대단한 일을 해내신 거라고.”


“세이러스님의 그런 모습은 수습기사들에게 좋은 자극이 되겠어.”


“내가 뭐라고 했나? 역시 지하에서 몰래 수련하셨던 거라니까?”


기사들에겐 이런 식으로 받아들여 졌다.


반면 하녀들 사이에서는 좀 달랐다.


“레이첼이 위험해서 세이러스 도련님이 나서신 거라던데?”


“어머 어머! 그럼 도련님께서 레이첼에게 마음이 있으신 거야?!”


“그렇다고 생각해. 세상 어떤 남자가 마음 하나 없는 여자 때문에 위험을 각오하고 나서겠어?”


“맞아 맞아. 게다가 우린 평민이잖아? 일반적으론 하녀 한 명 죽든 말든 상관하실 일은 아니라고. 그런데 상관을 하셨잖아!”


“고 계집애 운도 좋아. 그 자리에 내가 있었으면···.”


“못하는 소리가 없네. 인사이동 시기에 제발 세이러스님 쪽으로 안 가게 해달라고 하던 애가.”


“솔직히 레이첼 포함해서 몇 명만 자원해서 갔잖아. 그 가시밭길을 간 것에 대한 보상을 받은 거지 뭐.”


양측이 조명하고 있는 부분은 이렇게 온도 차가 있었다. 그런데도 공통으로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자신의 사람을 직접 나서서 지켰다는 점이다.


세이러스가 레이첼을 구한 부분에서 아랫사람 입장인 자신들을 소모품처럼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면이 주목받은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그 이야기들은 에턴 백작과 백작 부인을 비롯한 가문 구성원들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백작님.”


“오랜만이군. 네이드. 자네가 세이러스를 맡겠다고 하고선 처음인 것 같아.”


머릿기름을 발라 단정하게 정리한 갈색 머리와 마찬가지로 잘 정돈된 콧수염을 한 중년인이 펜 놀림을 멈추며 말했다.


페일런 에턴 백작.


에턴 백작령의 주인이자 이번 소문의 주인공들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영지민들에겐 굉장히 따뜻한 사람이었지만 자식들에 대해서는 엄격 그 자체. 그래서 백작 부인에게 한소리를 듣는 경우도 종종 있는 그였다.


“혹시 내가 왜 불렀는지 알겠나?”


“소문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맞아. 역시 자네는 날 가장 잘 아는 사람이라니까? 소문에 대한 정확한 얘기를 듣고 싶어서 말일세.”


“객관적인 사실만 듣고 싶으신 건지요? 아니면···.”


“자네가 알아서 말해보게.”


네이드는 외눈 안경을 한번 만져서 조정하더니 입을 열었다.


“아스탈 도련님이 세이러스 도련님을 수시로 괴롭히고 계신 건 알고 계시지요?”


“···날 어째 비난하는 것처럼 들리는데 기분 탓인가?”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전 단지 현재 제가 모시고 있는 도련님에 대해 백작님께서 좀 더 신경을 써주셨으면 하는 마음뿐입니다.”


“내 욕하는 거 맞구만. 자넨 예전부터 늘 입바른 소리만 하고 그랬지. 그래서 내가 믿고 아낀 거지만.”


“세이러스 도련님도 사람이니 그동안 당한 것을 갚아주겠단 심리도 있긴 하셨겠지요. 그런데 근본적인 원인제공은 아스탈 도련님이 하셨습니다.”


“···?”


“백작님과 백작 부인께서 자신들의 허가 없이는 세이러스 도련님의 처소에 누구도 출입하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세이러스 도련님을 모시는 사람들만 제외하고요. 한데 아스탈 도련님이 그걸 어기셨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세이러스 도련님의 사람에게까지 손을 댔고요. 그래서 세이러스 도련님이 나서신 겁니다.”


“그러니까, 막내아들은 둘째 아들로부터 자신의 사람을 지키기 위해 확실하면서도 과격한 행동을 취했다는 거군?”


“또 그런 일이 생겨선 안 된다고 생각하셨을 테니까요.”


“···막내아들이 지하에서 시간만 낚고 있던 것은 아니었던 모양이군.”


에턴 백작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한쪽에 놓여있던 찻잔을 집어 들었다.


‘자기사람을 지키기 위해 위험을 감수했다라. 남들을 이끄는 사람이 되려면 꼭 필요한 마음가짐이지.’


첫째와 둘째에게 가장 결여되어 있는 부분이었다. 그점까지 떠오르자 백작은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


그 미소는 찻잔에 가려졌기에 집사인 네이드는 볼 수 없었지만.


“난 말일세. 요새 들어 백작이라는 자리보다 아버지라는 자리가 더 무겁고 힘들게만 느껴지네. 백작으로서는 가신들과 영지민들에게 논공행상에 대해 신경 쓰기만 하면 되는데 자식들은 그게 아니거든.”


에턴 백작이 처음부터 자식들에게 엄격하게 대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 애지중지하는 모습이 가득했다.


심지어 다른 귀족들과 다르게 그는 아버지의 관점에서 본처와 첩의 자식들 모두 소중히 대했다.


하지만 에턴 백작도 아버지이기 이전에 사람이다. 같은 자식이라도 더 정이 가고 덜 가는 차이는 어쩔 수 없이 생긴다.


논공행상을 철저하게 따지는 그의 성격에선 특히나 더 그랬다.


그점이 세이러스를 점점 에턴 백작의 시선에서 조금씩 멀어지게 만들었다.


거기에 본처의 자식들이 성장하면서 첩의 자식들과 차이가 없이 대우받고 있다는 사실에 불만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제딴에는 나름 생각해낸 방법이 모든 자식들에게 엄격하게 대하는 것이었다.


자식들끼리의 다툼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대신 선을 넘는 것은 용납하지 않으며 논공행상에 따라 대우하겠다는 것이다.


자연히 본처의 자식들은 대놓고 첩의 자식들을 차별하기 시작했다.


그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막내아들이 그걸 이겨낸 것도 모자라 자기 둘째형에게 크게 한방 먹였다고 한다.


“세이러스의 성장을 마냥 기뻐해줄수만은 없는 내 입장이 참 저주스럽군.”


그의 입장에선 아스탈이나 세이러스나 똑같이 아끼는 자식이다. 자식들 싸움에 관여는 안하겠다고 했지만 그걸 보는 입장이 편하겠는가?


게다가 엄밀하게 따지면 세이러스가 한 일은 딱히 상받을 만한 일도 아니었다. 막내아들이 형에게 선전포고를 했으니 오히려 집안이 더 시끄러워질 가능성만 커졌을뿐.


“백작님, 감히 제가 한말씀 드려도 괜찮겠습니까?”


“해보시오.”


“전 세이러스 도련님의 진가를 이제부터 볼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그러니 조만간 있을 그 시험에도 기회를 한번 주시는 건 어떻겠습니까?”


“안 그래도 그 부분에 대해 생각 중이었네. 내가 기존에 알던 그 애라면 기회를 줄 순 없었겠지만 이번변화를 생각하면 고려해봄직도 하니까 말이지. 그건 내가 직접 녀석을 만나 다시 확인하고 결정하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백작님.”


“그것보다 한가지 더 묻고 싶은 게 있네. 그날 세이러스가 자기 방에 여자를 데려왔다던데?”


“백작님, 결론만 말씀드리면 걱정하시는 그런 일은 아니니까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분은···그냥 좀 특이한 손님이시니까요.”


****


“얘, 넌 참 못된 고용자로구나. 먹이지도 않고 얼마나 일만 시켰으면 이렇게 말랐겠니?”


“······.”


“으아아아, 아, 아니에요! 세이러스 도련님께선 식사시간과 임금만큼은 제대로 챙겨주고 계세요!”


레이첼은 ‘헉’하는 얼굴로 내쪽을 한번 쳐다보더니 이내 아니라며 양손을 있는 힘껏 내젓는 것으로 칼리의 말에 부인하고 있었다.


쯧쯧. 저렇게까지 격렬하게 부인할 건 없는데. 애쓴다 애써.


칼리가 레이첼을 앞에 두고 대놓고 날 까고 있었다. 심심해서 농담반 진담반으로 저러는 것 같긴 한데 계속 듣고 있자니 영···.


이곳에선 내가 왕이니 듣기 싫으면 내쫓으면 그만이긴 한데 그럴 수도 없다. 권능을 받는대신 거처를 내주겠다는 약속 때문이다. 난 정보열람 권능을 얻었고 그 덕분에 아스탈을 무너트릴 수 있었다.


그래도 그렇지. 큰 방이나 한칸 내달라는 줄 알았는데 내가 살고 있는 이 저택 전체가 그 대상일 줄이야!


“정말로 그러니? 쟤 눈치보지말고 있는대로 말하렴.”


“정말이에요! 심지어 이번에 험한꼴 겪게 해서 미안하다고 하시면서 이것저것 많이 챙겨주셨는걸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난 네이드에게 말해 레이첼을 비롯해 날 위해 일하고 있던 아랫사람들에게 금화를 풀었다.


그동안 못난 나를 뒤치닥거리하느라 고생했다는 뜻으로 주는 일종의 위로금이었다.


“그래? 하하, 확인해보니 거짓말은 아니구나. 그럼 이 과자 맛있는데 이거나 죽기직전까지 먹으렴. 한사람만 바라보며 모시는 너 같이 아름다운 아이는 좀 더 통통해져야 한단다.”


“···칼리님. 여기 있는 것까진 뭐라고 안하겠는데 조금만 조용히 해주시면 안돼요?”


난 지금 앞서서 깬 퀘스트들의 보상을 점검하고 무엇에 투자할지를 책상에 앉아 고민하고 있다.


튜토리얼을 깨고 얻은 5000SP와 연계 퀘스트 2개를 깨고 얻은 5000SP까지 총 10000SP.


길어야 몇년내로 제국은 황위계승전쟁에 들어간다. 그때까지 필요한 것은 앞서 말했듯이 세력.


세력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땅, 자금, 사람, 무기 등등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신뢰가 기반이 되어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구체적인 행동을 할 순 없다. 결국 필요한 건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줄 수 있는 무엇인가지.


대한민국이 과거에 애국심만으로 나라를 구할 수 없던 것과 마찬가지다. 애국심이 강하다고 적들이 물러가지 않으며 그들이 휘두른 무기가 피해가지도 않는다.


현재의 난 필요요소 중에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 그나마 있다면 극소수긴 해도 사람 정도겠지.


‘땅이나 자금 중에 뭔가를 우선 확보해야 하는데.’


황위계승 전쟁 전에 있던 사건 중에 돈을 버는데 쓸만한 것이···.


똑똑.


“도련님. 집사인 네이드입니다.”


“들어와.”


끼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네이드가 들어왔다.


“도련님. 에턴 백작님께서 찾으십니다.”


“그래? 알겠어.”


그런데 네이드가 날 놀란 시선으로 쳐다본다. 왜 저러지?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나?


“네이드, 뭐 또 할 말이라도 있어?”


“아, 아닙니다. 그···전과는 달리 놀라질 않으셔서 말입지요.”


“아버지가 아들을 불러서 가는 건데 놀랄 일이 뭐 있어?”


그리고 사실 조만간 부를거라는 거 예상하고 있기도 했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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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숄즈베르 공작 +1 21.04.06 145 2 13쪽
24 거래(2) +1 21.04.05 142 3 12쪽
23 거래(1) +1 21.04.04 149 3 13쪽
22 고향집 방문(3) +1 21.04.03 161 4 13쪽
21 고향집 방문(2) +1 21.04.02 161 4 12쪽
20 고향집 방문(1) +1 21.04.01 174 5 12쪽
19 아스탈의 수작(4) +1 21.03.31 146 5 13쪽
18 아스탈의 수작(3) +1 21.03.30 141 4 12쪽
17 아스탈의 수작(2) +1 21.03.29 178 5 13쪽
16 아스탈의 수작(1) +1 21.03.28 146 4 12쪽
15 광물을 캐다. +1 21.03.27 169 4 13쪽
14 관저보수와 시찰(2) +1 21.03.26 193 3 13쪽
13 관저보수와 시찰(1) +1 21.03.25 198 4 13쪽
12 전투 후 막간 +2 21.03.24 206 3 13쪽
11 세이러스와 50인의 도적(2) +1 21.03.23 249 6 13쪽
10 세이러스와 50인의 도적(1) +1 21.03.22 207 6 13쪽
9 펠메리온 마을에 도착하다. +1 21.03.21 234 6 13쪽
8 집을 떠나다. +1 21.03.20 253 7 13쪽
7 부모의 마음 +1 21.03.19 266 5 13쪽
» 소문과 변화 +2 21.03.18 325 7 12쪽
5 관짝빵 승리. +1 21.03.17 373 7 13쪽
4 권능과 마법 그리고 특성적용. +1 21.03.16 378 7 13쪽
3 어둠의 여신 칼리와 망나니 둘째놈 +1 21.03.15 423 8 13쪽
2 에이지 킹덤즈 시스템 +2 21.03.15 520 11 13쪽
1 술마시다 눈떠보니 +2 21.03.15 626 1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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