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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으로

게임 속 마법사 영주는 신박한 아이디어로 승부한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태월영
작품등록일 :
2021.03.15 19:45
최근연재일 :
2021.04.0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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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60,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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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06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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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숄즈베르 공작

DUMMY

‘정보열람으로 알 수 없는 정보가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


본격적으로 연회가 시작됐음에도 내 머릿속은 여전히 아까의 일이 맴돌고 있었다.


처음에는 시스템 오류가 아닐까 생각했지만 그건 아니었다. 마침 지나가던 하녀에게는 정보열람이 제 역할을 했으니까.


난 결국 그녀에게 이름과 가문을 직접 물을 수밖에 없었다. 도움을 받았는데 나중에 뭔가 보답은 해야 할 것 아닌가?


그렇지만 그녀는 자신이 이름을 밝힐만한 사람은 아니라며 남다른 사람을 만나 즐거웠다는 말만 남기고 사라졌다.


연회장으로 돌아와서도 난 가족들이 있는 곳으로 가지 않고 적당한 곳에 자리잡은 채 수많은 영애들을 쭉 살폈다.


혹시나 그녀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한 일이지만 확인한 사람들 중에는 없었다.


‘이미 연회장을 떠나 돌아간 것일까?’


그럴지도 몰랐다. 연회장에 언제까지 있어야한다는 규정 같은 것은 딱히 없으니 말이지.


“얘, 세이러스야. 무슨 생각을 하는데 눈만 뜬 채 정신은 저멀리 날아가있는거니?”


“카, 칼리님? 어떻게 여기에?”


난 생각도 못한 목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펠메리온 마을 관저에서 레이첼이 만든 과자나 까먹으며 뒹굴거리고 있을 사람이 갑자기 나타났으니 놀랄 수밖에.


“무슨 소릴 하는 거니? 난 어둠의 여신이란다. 어둠이 있는 곳이면 어디에나 있는 거 아니겠니?”


그러니까 어두운 곳 어딘가에서 스윽 하고 나타났다는 소리다. 누군가 봤으면 벌써 소리를 지르고 난리가 났겠지만 그런 일은 없었으니 나름 신경을 썼으리라.


“저길 봐. 저 아가씨, 안대를 하고 있어.”


“머리카락부터 시작해 전신이 까만색 일색이라니 특이한 아가씨군. 어느 가문 영애지?”


“처음보는 아가씬데 상당한 미인인 것 같아. 그러고 보니 대화 중인 남자쪽도 처음보는 군.”


“저런 검은색 드레스는 본 적이 없는데 어디서 구했을까요?”


“드레스가 예쁘긴 하네요. 하지만 안대를 한 걸 봐선 얼굴에 뭔가 하자가 있는 것 아닐까요?”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그걸 메꾸기 위해서 드레스에 힘을 준 거죠.”


주변 사람들이 칼리를 보고 수근거렸다. 안대도 안대지만 확실히 그녀의 검은색 일색은 이곳에서 너무 눈에 띄었다.


어쩔 수 없이 난 그녀를 데리고 사람이 없는 테라스로 나갔다.


“어휴, 갑자기 나타나시는 건 그렇다치고 깜빡이도 안켜고 훅 들어오지좀 마세요. 이러다가 심장마비로 죽겠네.”


“깜빡이가 뭐니? 안켠다는 걸 봐선 불 같은 것인 모양인데 아까 그곳이 그런 거 안 켜면 잘 안보일만큼 네겐 어두운 곳인 모양이구나. 그렇다면 앞으로는 네가 좀 더 밝은 곳에 있을 때 찾아가도록 해야겠구나.”


아니. 그런 게 아닌데. 뭔가 단단히 오해하고 계신 것 같은데요.


그러나 난 애써 그걸 이해시키려고 하진 않았다. 그러다간 너무 오랜시간 붙들려 있을 것 같았거든.


“무슨 일은 없죠?”


“차라리 무슨 일이라도 있었으면 좋겠구나.”


이분이 아무렇지도 않게 무서운 소리를 하시네.


예정보다 오래 마을을 비우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별 일은 없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그나저나 여긴 뭐하는 곳인데 약간의 사람과 다수의 암수벌레가 뒤섞여 있는 거니? 게다가 저리 고급진 음식까지 주다니···혹시 짝짓기라도 하는 곳이니?”


“······.”


절반은 정답인 것 같아서 아예 부정은 못하겠구만.


실제로 이런 연회는 남남 여여만이 아닌 남녀사교의 장으로도 많이 이용되니까.


괜히 아버지가 나한테 여기서 신붓감 찾아보라는 소릴 한 게 아니지.


“그런데 처음으로 사람이라는 말을 쓰시네요? 여태까지 벌레라는 말밖에 못 들어봤는데.”


“자고로 두발로 걸어다니는 벌레가 가장 악랄한 법이란다. 왜냐면 벌레주제에 많은 사람을 죽이거든. 여기엔 많은 사람을 살리는 사람도 있는 듯해서 사실대로 말한 것뿐이란다.”


칼리는 한손을 자신의 뺨에 가져다댄 채 기쁜듯이 말했다. 사람을 봐서 기쁜건지 밟아죽일 벌레가 많아서 기뻐하는 건진 모르겠지만.


‘이미 여기에 온 분을 되돌려보낼 힘은 없으니 그냥 궁금했던 것이나 물어봐야겠네.’


“혹시 정보열람을 할 수 없는 사람이 존재해요?”


“너같은 아이가 그런 경우란다. 사례에 해당하는 사람이 내게 그런 질문을 하니?”


그녀의 말에 따르면 나처럼 이곳사람이지만 이곳사람이 아닌 존재가 정보열람으로 확인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한다.


“물론 그 예시만 있는 건 아니지. 만약 나와 동급인 다른 신의 보호를 받고있는 아이라면 마찬가지로 확인할 수 없단다.”


난 아까 만났던 여자를 떠올렸다.그녀는 그럼 어느 쪽일까?


“얘, 아까랑 똑같은 표정을 짓고 있구나. 좀전에 네가 한 질문을 생각해보면 정보열람이 안되는 사람과 연관이 있는 것 같은데.”


평소엔 상식적이지 않은 분이 오늘은 어째서 상식적으로 눈치가 빠르신 건지 모르겠다.


“혹시 여자아이니?”


“···대화진행속도가 뭔가 급발진인 것 같은데요?”


난 그녀가 ‘혹시 정보열람이 안되는 사람이 이곳에 있니?’라고 물을 줄 알았다. 그런데 그 내용이 삭제되고 바로 본론으로 들이받을 줄이야.


“맞나보네. 뭐, 결혼적령기니까 딱히 이상한 일은 아니지. 아기가 태어나면 나한테 먼저 보여주려므나. 축복을 내려줄 테니까.”


‘도대체 혼자 어디까지 가신거야?’


“여자 생각은 맞는데 그 생각이 칼리님이 생각하는 그 생각은 아닙니···.”


“부끄러워하지 말으렴. 남자가 여자한테 끌리고 여자가 남자한테 끌리는 건 당연한 거니까. 열심히 하렴.”


그녀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그렇게 말했다.


저기요? 제 말좀 다 듣고 얘기좀 해주시면 안되나요?


***


“아셈님. 정보길드에서 정보가 들어왔습니다.”


“확실히 공작령에 있는 지부라 그런가 생각보다 빠르군. 그래 어떻든가?”


“세이러스 에턴은 에턴 백작가의 삼남입니다. 나이는 20살인데 지난 몇 년간 외부활동이 없어서 행적이라고 할만한 게 없었습니다. 그러니 이걸 직접보시는 게 빠를겁니다.”


이 일을 맡았던 프란츠가 종이 몇 장을 아셈에게 내밀었다. 아셈은 그걸 받아든 채 눈으로 쭉 훑기 시작했다.


“사교계를 데뷔하지도 않아서 이번이 처음참석···삼남이긴한데 첩의 자식이었군?”


“예. 재밌는 건 정작 친아버지인 백작과는 데면데면한 게 있는 것 같은데 친모도 아닌 백작부인은 세이러스 에턴에게 신경을 많이 쓰는 듯 하더군요.”


‘젊은이의 도전정신 어쩌고 하더니 그냥 아버지와 데면데면하니 돈을 빌릴 수가 없어서 나한테 온 건가?’


그렇게 생각하면 납득이 됐다. 사이가 나쁜 건 아니니 소개정도는 해줄 수 있을 테니까.


“위에 두 형들과 사이가 안 좋군. 응? 마법사인 아스탈 에턴을 마법으로 찍어눌렀다?”


“그 부분이 가장 의아했습니다. 과거에는 마법과 연관된 뭔가가 아무것도 없었는데 갑자기 튀어나왔거든요. 어쨌든 그 사건이후로 세이러스 에턴은 가문 내에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런 것 같군. 후계자 선정 시험으로 펠메리온 마을을 관리하며 지내고 있고···허, 혼자 마법으로 희생자 하나 없이 도적단을 전원생포? 아스탈 에턴이 보낸 기사가 포함된 병사들과 충돌이 있었으나 격퇴? 기사는 생포?”


“마법사로서의 전투능력이 굉장히 뛰어난 것 같더군요. 물론 거기 적힌 내용이 전부 사실이라면 말이지만요.”


“그렇지···이게 사실이면 괴물이 따로 없어.”


아셈은 나머지 내용까지 모두 읽은 다음 종이를 탁자에 내려놓고 생각에 잠겼다.


“뛰어난 마법사라는 것은 알겠는데 정작 내가 알고 싶은 ‘무엇을 계획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는 없군. 이건 50점짜리 답안지야.”


애초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게 한달이 채 안된 세이러스였다. 이전엔 지하동굴에 쳐박혀 나오지도 않았고.


심지어 세이러스는 생각하고 있는 구체적 계획을 누구에게도 발설한 적도 없었다. 그런 그에게서 아무리 정보길드라 한들 이이상 정보를 얻긴 불가능했다.


그래도 소득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돈을 왜 빌리려고 하는지는 대충 짐작이 간다. 아마 후계자 선정시험과 연관이 있는 거겠지.’


십중팔구는 그 돈을 마을발전을 위해 사용할 터였다. 문제는 그 돈을 써서 어떤 인프라를 구축할지, 어떤 생산활동을 하려는 건지 짐작이 안간다는 점이었다.


“프란츠, 펠메리온 마을에 돈을 투자할만한 뭔가가 있었나?”


“제가 알기로 거긴 암반 가득한 산악지형에 농사도 잘 안되는 곳입니다. 그렇다고 광맥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요. 가장 많은 게 아마 도적일 겁니다.”


“···그런 곳에 돈을 빌려주긴 위험이 너무 크군.”


세이러스 에턴이 아무리 전투능력이 뛰어난 마법사라고 해도 돈을 노리고 사방에서 달려드는 도적들을 혼자 전부 막을 순 없었다.


정규군이라도 있으면 모르겠지만 그런 마을에 정규군이 있을리도 없었고.


“이 건은 거절하는 게 좋겠군. 능력이 있는 마법사라는 건 알겠지만 임시기반인 마을에서 아무리 봐도 돈을 불릴 뭔가가 보이질 않아. 프란츠, 세이러스 에턴에게 가서 내 거절 의사를 전하게. 첩의 자식이라지만 엄연한 귀족이니 최대한 기분 상하지 않게 말이야.”


“알겠습니다.”


****


정보열람이 되지 않는 그녀에 대한 의문은 잠시 접고 난 칼리와 연회장으로 돌아왔다.


손님으로서 초대한 집주인이 곧 인사말을 한다는 데 빠질 순 없었기 때문이다.


연회장으로 돌아오자마자 칼리는 이런저런 음식과 와인 사냥을 나섰다.


그런 그녀를 약간 떨어져서 지켜보는 도중 난 멘델리오 상단주의 자금융통이 어려울 것 같다는 전언을 받아야 했다.


뭐, 어느 정돈 예상했던 일이니 크게 동요되거나 하진 않았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비스타니 공작이 마법사의 확성 마법의 힘을 빌려 연설을 시작했다. 뒤에는 공작부인과 자녀들로 추정되는 젊은이들이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아들 2명에 딸 2명. 딸 둘은 장성한 모습이었지만 아들들은 아직 어린 티가 남아있었다.


‘저 2명 중 한 명이 에티아가 말한 숄즈베르 공녀겠군.’


젊은여자 2명 중, 단연코 눈에 띄는 사람은 바로 베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쪽이었다.


“종종 말했듯이 전 연회를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그 돈이면 지금 이 순간에도 국경선에 해당하는 제 영지를 지키고 있는 기사와 병사들을 더 잘 먹일 수 있거든요.”


사방에서 여러 귀족들이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매번 하는 소리니 아마 농담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반복해서 말한다는 건 농담이 아니라는 뜻인데 멍청한 놈들이 따로없다. 저 귀족들 중 공작의 말이 농담이 아님을 아는 놈이 몇이나 있을까?


“그렇지만 승전기념연회는 다릅니다. 이건 말하자면 제 기사들과 병사들을 믿는다는 메시지로써 간접적으로나마 사기를 높여주기 때문이죠. 한데 이번 연회는 특별한 의미가 하나 더 있습니다.”


그 이후로 공작은 사경을 헤매던 자신의 첫째딸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 딸이 건강을 되찾았다나 뭐라나.


“그런 의미에서 작년까지보다 더 성대하게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그 자리를 마련하는데 큰 도움을 준 멘델리오 상단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건배를 하겠습니다! 모두 잔을 들어주십시오!”


난 잔을 든 다음 비스타니 공작에게 정보열람을 사용했다.


[비스타니 드 숄즈베르 공작]

50살. 숄즈베르 영지의 영주 겸 베르디아 제국 북서쪽 국경선을 지키는 야전사령관.


그가 기사대장으로서 이끄는 여명기사단은 수도의 근위기사단을 제외하면 제국 내에서 손꼽히는 무력집단이다.


성향:대인배, 호탕함, 좋은 아빠, 정의감, 충성심.

특이점:적에겐 죽음을 아군에겐 승리를, 임기응변, 약자보호.

적합보직:기사대장(S), 영주(A+), 국왕(S+)


*대대로 이 땅을 지켜온 선대들의 땅을 물려받아 30년째 자리를 지키는 노장. 그 누구도 성벽을 넘은 역사가 없다.


*황실의 부마인 세 곳의 후작가문이 사람을 보내 자신의 가문을 포섭하려고 해서 골치를 썩고 있음.


*첫째딸 아이우리아가 건강을 되찾아서 기쁘지만 가문 내에서 입지가 약해 둘째부인과 그 자식들로부터 노림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걱정이 많음.


‘미친. 황위 계승전쟁 관련 사항이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고?’


혹시 공작가가 나중에 그리되는 것과 상관이 있는건가?


그때였다.


[퀘스트:타올라라 활활이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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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화제(2) +1 21.04.08 146 3 12쪽
26 화제(1) +1 21.04.07 106 3 13쪽
» 숄즈베르 공작 +1 21.04.06 146 2 13쪽
24 거래(2) +1 21.04.05 143 3 12쪽
23 거래(1) +1 21.04.04 150 3 13쪽
22 고향집 방문(3) +1 21.04.03 162 4 13쪽
21 고향집 방문(2) +1 21.04.02 161 4 12쪽
20 고향집 방문(1) +1 21.04.01 174 5 12쪽
19 아스탈의 수작(4) +1 21.03.31 146 5 13쪽
18 아스탈의 수작(3) +1 21.03.30 141 4 12쪽
17 아스탈의 수작(2) +1 21.03.29 178 5 13쪽
16 아스탈의 수작(1) +1 21.03.28 146 4 12쪽
15 광물을 캐다. +1 21.03.27 169 4 13쪽
14 관저보수와 시찰(2) +1 21.03.26 193 3 13쪽
13 관저보수와 시찰(1) +1 21.03.25 198 4 13쪽
12 전투 후 막간 +2 21.03.24 206 3 13쪽
11 세이러스와 50인의 도적(2) +1 21.03.23 249 6 13쪽
10 세이러스와 50인의 도적(1) +1 21.03.22 207 6 13쪽
9 펠메리온 마을에 도착하다. +1 21.03.21 235 6 13쪽
8 집을 떠나다. +1 21.03.20 253 7 13쪽
7 부모의 마음 +1 21.03.19 266 5 13쪽
6 소문과 변화 +2 21.03.18 325 7 12쪽
5 관짝빵 승리. +1 21.03.17 374 7 13쪽
4 권능과 마법 그리고 특성적용. +1 21.03.16 378 7 13쪽
3 어둠의 여신 칼리와 망나니 둘째놈 +1 21.03.15 424 8 13쪽
2 에이지 킹덤즈 시스템 +2 21.03.15 520 11 13쪽
1 술마시다 눈떠보니 +2 21.03.15 626 1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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