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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으로

게임 속 마법사 영주는 신박한 아이디어로 승부한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태월영
작품등록일 :
2021.03.15 19:45
최근연재일 :
2021.04.0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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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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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전투 후 막간

DUMMY

50명의 도적은 죄다 포박되어 마을 공동창고에 가둬졌다. 대부분 인원이 기절한 상태였고 그나마 맨정신이던 놈들도 전의를 잃고 등을 돌린 상태라 어렵진 않았다.


물론 그 과정에서 약이 오를 대로 올라있던 마을 사람들이 녀석들에게 화풀이하긴 했지만 말이다.


도적들과 마을 사람들 양측 모두 사망자는 없었다. 그렇지만 크고 작은 부상자들은 제법 있었다.


도적들은 일단 매직 미사일에 맞은 녀석들이 죄다 해당했다. 미사일 한 방이 갑옷 입은 기사도 멍을 들게 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런 걸 맨몸에 맞고 기절했으니 안 다쳤다고 보기는 어렵겠지.


그 외의 소수파는 마을 사람들과 교전 중에 입은 찰과상 혹은 도망가다가 뒤를 잡혀 두들겨 맞을 때 생긴 타박상 정도였다.


마을 사람들은 20여 명이 다쳤다. 중상자도 3명 정도 있었지만, 생명에 지장은 없었다.


“80명이 서로 뒤엉켜서 전면전을 했는데 사망자가 없다니 기적같은 일이구만.”


마을 중턱에 피워진 거대한 화톳불. 그곳 한쪽에서 왼팔에 감고있던 붕대를 갈던 턱수염 남자가 입을 열었다.


“그러게 말이에요. 솔직히 최소 10명은 다신 못 만날 각오도 하고 있었는데.”


“이봐, 레이시. 그 10명에 네가 들어갔을 수도 있다고? 어째 넌 무조건 살았을 것처럼 말하고 있냐.”


“뭐 어때요? 우리 모두 이젠 현역용병도 아니잖아요?”


“켈크. 얌마! 내 마누라한테 예전처럼 부하부리듯이 얘기하지마!”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주변 사람들이 낄낄 거리면서 웃기 시작했다.


다치지 않은 사람들이 마을초입에서 돌아가며 경계를 서는 동안, 어딘가 다친 나머지 사람들은 마을 중턱에 크게 화톳불을 피워 모여 앉았다.


이건 그들의 현역시절 버릇이었다. 화톳불 자체를 크게 피우는 것. 그것은 혹시라도 있을 야간기습을 포기하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크게 피워놓고 유지하면서 ‘우린 준비가 되어 있다. 올테면 와봐라’ 하는 식으로 무언의 시위를 하는 셈이다.


물론 이 화톳불은 그런 의미만 있진 않았다. 상처를 다스림과 동시에 생존자와 사망자를 확인하는 장이기도 했다.


사망자가 있으면 짧게나마 묵념하고 왁자지껄 떠든다. 늘 죽음을 가까이 하고 있는 직업임을 아는 그들만의 추모 겸 슬픔극복 방식이었다.


“사망자가 없는 건 그 마법사 덕분이겠지. 혼자서 수십명을 쓸어담았잖아.”


“맞아. 그것도 매직 미사일로만 말이지. 심지어 방패에 구멍을 내버리기까지 했잖아?”


“난 그거 봤을 때 진짜 깜짝놀라 나도 모르게 신께 마음 속으로 기도드렸다. 내가 적으로 마주쳤던 마법사가 그런 놈이 아니었음에 감사드린다고.”


“그런데 매직 미사일을 그렇게 빠르게 다량으로 사용할 수 있나? 거기에 방패까지 뚫는 공격력이라니···관통 마법을 쓴 것 같지도 않았는데.”


“나도 현역 때 이름깨나 알려진 용병 마법사들이랑 다녀봤었는데 오늘 본 마법사에 비빌만한 녀석은 하나도 없었다.”


여기있는 사람들은 소수를 제외하곤 현역때 용병이나 여타의 일로 칼밥먹은 경험이 5년에서 10년씩 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자연히 마법사와 일하거나 적으로 마주친 경험 있었기에 기본적인 마법에 대한 지식은 다들 가지고 있었다.


“A+급 용병마법사도 한번에 5발까지 생성하는 게 고작인데 6발은 무슨. 그런데 오늘 본 마법사가 더 대단한건 말도 안 되는 캐스팅 속도야. 한번에 6발이 아니라 12발을 만들 수 있어도 그 속도가 아니면 혼자서 수십명을 상대할 순 없어.”


턱수염 남자 켈크가 원래 감고 있던 피에 젖은 붕대를 화톳불에 던져넣으며 말했다.


“맞아요. 그 속도! 속도가 엄청났죠! 색깔도 검청색인게 무슨 하늘에서 별똥별 떨어지는 것처럼 보여서 예쁘더라고요!”


“와, 엘리. 넌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판국에 그걸 다 보고 있었냐?”


“그런 거 감상할 수도 있는거죠! 레이시 말대로 이제 우린 현역도 아니라고요!”


레이시의 핀잔에 따지고 들었던 남자가 움찔하며 머리를 긁적이자 주변에서 다시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러고 보니 실드도 내가 체감으로 알고 있는 범위보다 더 넓은 것 같았어.”


“아, 나도 그 광경 봤어. 난 너 거기서 그대로 머리통이 두동강 날 줄 알았는데 살았더라고?”


“전 용병경력이 2년 밖에 안돼서 마법지식이 짧은데 실드가 범위가 그렇게 좁나요?”


이제 20살이 조금 넘었을 법한 갈색머리 청년이 손을 조심스레 들며 물었다.


“실드범위는 보통 양팔을 벌린 너비정도야. 대충 1m50정도지. 그런데 당시에 실드 마법이 걸린 건 저기 쳐 앉아서 졸고 있는 저새끼였어. 그놈에게 붙은 떨거지 쫓아내느냐고 못해도 2m는 떨어져 있었을 건데도 난 실드의 반경에 들어가 있었지.”


“아, 그럼 그 마법사분은 일반적인 실드보다 범위가 넓은 실드를 사용하셨다는 뜻이 되는 거군요!”


“그래. 저런 마법사가 있었다니. 역시 세상은 넓은 모양이야. 진작 만났으면 안 죽었을 놈들도 많았을 거고.”


“제길. 아깝다. 저자식이 그때 가버렸어야하는데. 그 마법사가 괜히 그리 뛰어나가지곤···.”


“뭐, 임마?!”


다시 한번 주변에서 웃음보가 터졌다. 화톳불도 그들의 모습이 웃기기라도 했는지 더욱 활활 타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그 말이 사실일까? 그 마법사가 우리 마을을 다스리러 온 사람이라는 거?”


“촌장님한테 아까 물어보긴 했는데 사실인 것 같더라고요.”


도끼날을 닦고 있던 남자의 말에 물을 마시던 레이시가 답했다.


“하긴. 아까 놈들이랑 교전에 들어가기 전에 영감님이 말하는 게 꼭 들은 말을 대신 전달하는 것 같았지.”


“일단 마법실력은 확실한 것 같으니 전력은 될 것 같긴 한데···마을 운영하는 건 좀 다른 문제 아닌가?”


“난 보류. 그래도 오자마자 활약을 했으니 첫 인상은 나쁘지 않아. 게다가 우리한테 이렇게 붕대랑 약도 제공해줬잖아?”


왼쪽뺨에 10cm이상이나 되는 흉터가 있는 남자가 붕대와 가공된 약초를 흔들어보이며 말했다.


“그건 그렇지. 나도 보류로 할까?”


“하긴. 당장 배척하듯이 안 꺼리는 게 어디냐. 그것만으로도 그 마법사는 어느 정돈 먹고 들어간 거지.”


“난 솔직히 좀 걱정스러운데. 생각해봐. 당장 우리보다 숫자가 많은 놈들 상대로 싸우면서 다 죽여도 시원찮을 판국에 생포라니! 앞으로도 그런 미친생각을 안한다는 보장이 있냐?”


갑자기 일대가 침묵에 휩싸였다. 그저 타닥타닥하는 화톳불 타는 소리만이 가득할 뿐이었다.


“···말하자면 우린 미친놈이 다스리는 마을에서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소리군.”


그때 켈크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입을 열었다.


“그 미친방향이 좋은 쪽일 수도 있으니 일단은 한번 지켜보자고. 전투때 말하는 걸 봐선 이미 엠퍼드 영감님은 인정을 한 것 같았어. 좀 지랄맞고 너구리 같긴 해도 능력있는 우리의 대표잖은가?”


그렇게 말하며 마을꼭대기에서 보이는 빛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


‘아, 두 형들이 내 욕이라도 하는건가?’


화단울타리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돌위에 앉아 퀘스트 보상을 확인하는 도중 갑자기 귀가 가려워졌다.


“도련님, 어디 불편한 곳이라도 있으세요?”


이제부터 관저가 될 폐가내부에 마차에서 내린 짐을 옮기고 있던 레이첼이 물었다.


“아니. 그런 거 없어. 그러니까 신경쓰지 말고 하던 일 해.”


난 손을 내저으며 답했다. 레이첼은 혹시 불편한 게 있으면 꼭 말해달라는 말과 함께 하던 일을 계속이어갔다.


여긴 마을 꼭대기에 있는 과거 관저로 쓰였던 폐가.


화이트 팽 도적단과의 전투가 끝난 후, 난 엠퍼드를 통해 다친 사람들에게 마차에 실어온 약과 붕대를 제공했다.


그리고 식솔들과 마차를 끌고 여기에 개선장군처럼 당당하게 입성한 거고.


아무리 외지인에 대한 배척이 심한 곳이라고 한들 전투를 대승으로 이끈데다가 의약품까지 제공했다.


이 정도면 최소한 여기서 당당하게 누울자리 차지할 자격 정도는 되지 않겠어?


[연계퀘스트:세이러스와 50인의 도적을 클리어 하였습니다.]


[기존에 주어진 달성목표와는 다른 방식으로 퀘스트를 해결했습니다.]


[SP 10000을 습득하였습니다.]

[민심도가 20증가하였습니다.]

[명성치가 20증가하였습니다.]


[추가보상:마을구성원을 동원해 무슨 일을 할 때 효율이 2배로 상승합니다.]


민심도는 그곳을 다스리는 영주가 어떻게 운영해가고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척도다.


민심도가 낮으면 사방에서 불평불만이 쏟아진다. 거기에 영주가 하는 일에 영지민들이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게 심화되면 유랑민이 늘어나다가 루이16세처럼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도 하고.


그런고로 지금 얻은 20은 상당히 유의미한 수치다. 적어도 마을사람들이 날 이유없이 배척하지는 않을 거거든.


명성치는 솔직히 지금당장 이득볼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렇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대륙통일을 위해선 꼭 필요하지.


명성치가 주로 영향을 미치는 곳은 대외적인 활동에서다. 상단이나 다른귀족과 같은 어떤 세력과 관계를 맺거나 협상을 할 때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해주니까.


아, 유명인과 어떤 관계를 맺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어쨌든 시작이 나쁘지 않다. 둘다 관리를 잘해야하는 능력치이며 올리기 쉽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20씩이나 얻었으니 말이다.


‘SP도 고작 1000~2000들어올 거10000이나 얻었어.’


앞으로 있을 수많은 일을 생각하면 벌 수 있을 때 가능한 많이 벌어야한다.


그게 모두 내 능력이 되고 내 힘이 될 테니까.


“세이러스 도련님. 촌장 엠퍼드가 찾아왔습니다.”


“그래? 데리고 와줘.”


난 홀로그램 창을 닫고 멀어지는 네이드의 뒷모습을 봤다. 잠시 후, 촌장 엠퍼드가 지팡이를 짚은 채 나타났다.


“세이러스님, 지시하신 일을 끝내서 왔습니다요.”


그렇게 말하며 종이 한장을 내미는 엠퍼드.

거기에는 이번에 화이트 팽 녀석들에게서 얻은 전리품들이 빼곡하게 적혀있었다.


녹슨 롱소드 4자루, 이빠진 롱소드 4자루, 괜찮은 롱소드 2자루.


도끼는 이빠진 거 10자루, 멀쩡한 게 5자루.


창은 조잡하게 만들어진 것이 10자루, 창대가 부러진 게 5자루, 상태 괜찮은 게 10자루.


그외에 단검과 약초, 갈고리 밧줄, 약간의 은화와 동화, 구멍난 각종 방패들까지 꼼꼼하게 적혀 있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봐도 정말로 대단하십니다요···정말로 아무도 안 죽게 하고 죄다 생포하시다니.”


엠퍼드가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하고 날 쳐다보며 말했다. 벌써 세번째 말하는 것을 보니 그만큼 믿기지 않은 일을 봐서 충격적이었던 모양이다.


“고작 그 정도로 놀라면 곤란한데.”


“예? 고작이라니요! 아무도 안 죽게 한 것도 그렇지만 혼자서 놈들 수십명을 쓰러트리셨습니다! 그걸 고작이라고 하시면 도대체 얼마나 더 대단한 것을 하시려고 그러시는 겁니까요?”


뭘하긴. 대륙통일이지.


그러기 위해선 지금부터 착실히 준비를 해야한다. 그 발판은 바로 자산을 마련해 이 땅을 발전시키는 거고.


‘문제는 기술자고 인프라고 하나도 없다는 거야.’


정보열람을 했던 기억에 따르면 이 마을엔 기술자는 고사하고 웬만한 마을엔 있을 법한 제분소조차 하나 없었다.


이래가지고선 전리품이 생겨도 가공도 못하고 자체생산도 무리다.


“엠퍼드, 마을사람들이 무기나 농기구 관련해서 불편해하지 않던가?”


“그렇습니다요. 그래도 이 마을엔 무기휘두르던 출신이 많아서 어찌어찌 임기응변으로 잘 버티고 있습죠. 없는 게 한 두가지가 아니지만 가장 급한 것이 말씀하신 것처럼 무기와 농사입니다.”


식량은 이유불문하고 무조건 중요한 것이니 당연하다.


무기의 경우는 일대에 화이트 팽이니 블랙 가고일이니 하는 도적들이 일대에 우글거린다는 이 마을의 특수성 때문이고.


“그렇다면 그 문제들부터 해결하는 걸로 하지.”


엠퍼드는 이게 뭔소리냐는 듯한 얼굴로 눈을 껌뻑거렸다.


그래. 이해는 한다. 하나도 아니고 두개나 되는 어려운 문제를 무슨 손바닥 뒤집는 것처럼 쉽게 말하는 게 어이가 없겠지.


“세이러스님, 그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라는 건 잘 아시잖습니까요. 시설들이야 어떻게 장만한다고 쳐도 당장 중요한 기술자가 없습니다. 게다가 농사 쪽은···.”


“걱정하지 말게. 다 계획이 있으니까.”


난 씩 웃으며 그리 말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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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화제(2) +1 21.04.08 146 3 12쪽
26 화제(1) +1 21.04.07 106 3 13쪽
25 숄즈베르 공작 +1 21.04.06 146 2 13쪽
24 거래(2) +1 21.04.05 143 3 12쪽
23 거래(1) +1 21.04.04 150 3 13쪽
22 고향집 방문(3) +1 21.04.03 162 4 13쪽
21 고향집 방문(2) +1 21.04.02 161 4 12쪽
20 고향집 방문(1) +1 21.04.01 174 5 12쪽
19 아스탈의 수작(4) +1 21.03.31 146 5 13쪽
18 아스탈의 수작(3) +1 21.03.30 142 4 12쪽
17 아스탈의 수작(2) +1 21.03.29 178 5 13쪽
16 아스탈의 수작(1) +1 21.03.28 146 4 12쪽
15 광물을 캐다. +1 21.03.27 169 4 13쪽
14 관저보수와 시찰(2) +1 21.03.26 194 3 13쪽
13 관저보수와 시찰(1) +1 21.03.25 198 4 13쪽
» 전투 후 막간 +2 21.03.24 207 3 13쪽
11 세이러스와 50인의 도적(2) +1 21.03.23 249 6 13쪽
10 세이러스와 50인의 도적(1) +1 21.03.22 208 6 13쪽
9 펠메리온 마을에 도착하다. +1 21.03.21 235 6 13쪽
8 집을 떠나다. +1 21.03.20 254 7 13쪽
7 부모의 마음 +1 21.03.19 266 5 13쪽
6 소문과 변화 +2 21.03.18 325 7 12쪽
5 관짝빵 승리. +1 21.03.17 374 7 13쪽
4 권능과 마법 그리고 특성적용. +1 21.03.16 378 7 13쪽
3 어둠의 여신 칼리와 망나니 둘째놈 +1 21.03.15 424 8 13쪽
2 에이지 킹덤즈 시스템 +2 21.03.15 520 11 13쪽
1 술마시다 눈떠보니 +2 21.03.15 626 1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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