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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으로

게임 속 마법사 영주는 신박한 아이디어로 승부한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태월영
작품등록일 :
2021.03.15 19:45
최근연재일 :
2021.04.09 21:00
연재수 :
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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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글자수 :
160,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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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0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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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거래(2)

DUMMY

“그래. 상단주와 얘기는 잘 끝났느냐?”


“좀 기다려봐야 알 것 같은데요.”


“하긴. 자금을 빌린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


“······.”


멘델리오 상단주와의 면담에서 쓸 수 있는 카드는 다 썼다. 이젠 결과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을 뿐.


다만, 그 결과가 원하는 쪽으로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솔직히 회의적이었다.


직장인 시절 경험에 의하면, 생각할 시간을 달라며 망설이는 경우 원하는 쪽으로 결과가 나올 확률이 반도 안 됐으니까.


‘어쩌면···아니. 높은 확률로 다른 경로를 알아봐야 할지도.’


대륙에 상단이 거기 한 곳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곳을 지목한 것은 가장 큰 곳이니 그만큼 여유자금이 많을 거로 생각해서지.


“아버지. 어머니.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동안 안녕하셨는지요?”


등 뒤쪽에서 익숙하지만 듣고 싶지 않은 목소리가 들렸다. 몸을 돌려보니 첫째와 둘째다.


아오, 여기 온 이상 저것들을 만날거라는 건 알았지만 막상 일이 닥치니 정말이지···.


그래도 보는 눈이 많은 자리니 최소한의 예의는 차려야했다.


“잘 지내셨습니까 형님들.”


첫째인 카이론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을 했다. 그도 날 싫어하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공사구분을 못하는 사람은 아니다.


문제는 역시 못마땅하다는 표정을 하고 있는 둘째놈이지.


“큰형님께서 부모님께 인사드렸고 아직 두분은 별 말씀을 안하셨는데 왜 네가 끼어들어 인사를 하는 거냐? 주제도 모르는 것 같으니라고.”


보라. 이 눈치없이 막나가는 놈을! 매번 느끼지만 첫째랑 둘째는 전문분야나 성격이 서로 바뀌었어야 한다니까?


그나저나 저놈은 저리 한결 같은 게 본딩 마법도 효과가 없는 모양이다. 아직 지속시간이 제법 남아있는데도 저지경이니.


아니면 효과가 적용되고도 저정도라는 건가? 그게 정답이면 정말 끔찍한 일인데.


“둘째 오라버니, 막내 오라버니는 부모님관 별개로 인사를 드린 거예요.”


내가 뭐라 입을 열려는 찰나, 어머니의 옆에 서 있던 에티아가 끼어들었다.


이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전갠데?


“그렇다면 두분께서 먼저 말씀하시고 난 이후에 했어야 맞는 것 아닌가? 끼리끼리 변호해주는 것도 좋지만 앞으론 상황을 보고 끼어들도록 해라.”


“그럼 둘째 오라버니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뭐···라고?”


아스탈의 표정이 못마땅한 것을 넘어 벌레씹은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에티아의 말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큰 오라버님은 별다른 얘기없이 막내 오라버니의 인사를 받아주셨어요. 그러면 별 문제가 없다는 뜻인데 왜 둘째 오라버님이 나서서 그러시는 거죠? 둘째 오라버님이 한 행동이야 말로 큰 오라버님을 무시한 행동 아닌가요?”


오오, 잘 두들겨 패는데?


에티아의 말은 너무나 논리정연해서 반박할 거리가 없었다. 둘째놈이 성격이 지랄이긴 해도 마법사 겸 행정가. 객관적인 머리는 좋다.


그도 반박거리가 없다는 걸 아니까 지금처럼 이만 빠드득 갈면서 죽일듯이 에티아를 노려보기만 하고 있는 거겠지.


역시 여자랑은 말싸움하는 게 아니다. 두뇌구조상 십중팔구는 발리게 되어있거든.


“그만.”


아버지의 높지도 낮지도 않은 목소리가 우리 모두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너희들이 사이가 안 좋은 것은 알고 있지만 여기까지 와서 그렇게 날을 세워야겠냐?”


“하지만 아버지. 막내와 셋째가!”


“아스탈, 그만하세요. 아버지가 한 말이 무슨 말인지는 충분히 알아들었잖습니까?”


“큭!”


아스탈은 메디아 백작 부인까지 나서고서야 뒤로 물러났다. 이 좋은 연회장에서 가족끼리 분위기 안 좋아봐야 다른 가문의 술안주밖에 안된다.


실제로 이미 근처에 있던 귀족들은 우리쪽을 보고 쑥덕거리고 있었고.


이런 때는 그 원흉인 내가 빠져주는 게 상책이지.


“전 할일이 있어서 잠시 자리를 비우겠습니다.”


“세이러스, 급한 일이 아니라면 굳이 지금 말고 나중에···.”


“아닙니다. 알아볼 게 있어서 연회에 참석한 사람들의 명단을 좀 보려고요.”


“아, 그러면 저도···.”


난 따라 나서려는 에티아를 향해 고개를 저으며 슬쩍 웃어보였다. 그녀의 표정엔 미안함이 가득했다.


아마 내가 자리를 벗어나려는 게 자신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건지도 모르지.


“할 일이 있는 애를 붙잡고 있을 순 없지. 할 일을 하고 돌아오도록 해라.”


“감사합니다. 아버지.”


“그렇지만 신붓감이 될만한 사람도 찾아보는 것은 잊지 말도록해라. 큼큼.”


난 그와중에 할말 다하는 아버지의 넉살에 속으로 픽 웃으며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떴다.


***


참석자 명단확인은 내가 자리를 뜰 구실처럼 말하긴 했지만, 실제로 하려고 한 일이다.


멘델리오 상단주가 거절의사를 밝힐 가능성이 높은 상태. 그렇다면 다른 곳과도 접촉을 시도해봐야한다.


그 생각이 줄기를 뻗어 공작이 주최하는 연회라면 접촉할 만한 다른 상단도 한 둘은 끼어있지 않을까 하는데까지 생각이 닿은 거지.


“세이러스 에턴님. 연회참석자 명단은 공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행여나 벌어질지 모르는 일을 막기 위해···.”


“나도 그걸 알고 있으니까 이렇게 부탁하는 게 아닌가? 자네가 권한이 없으니 권한이 있는 사람을 만나게 해주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을 텐데?”


이런 연회에 참석하는 자들은 당연하지만 사회 기득권층이 대부분이다. 누구 하나 잘못되면 그 여파가 상상이상으로 크다.


하물며 기득권층은 누군가의 표적이 되기 좋은 사람들이다. 원망하는 자들이든 경쟁상대에게서든 말이다.


그런 사람들만 모인 곳에서 명단을 보여달라고 말하고 있으니 하인입장에선 난처한 게 당연했다.


뭐, 나도 지금 이게 진상아닌 진상짓을 하고 있는 거긴 한데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다.


어찌보면 장소랑 신분만 바뀌었지 그 시절이랑 달라진 게 없는 것 같기도 하고.


톡톡.


“···?”


누군가가 내 어깨를 두드리는 느낌에 시선을 돌리니 처음보는 여자가 서 있었다.


잘 정리된 채 길게 늘어진 금발, 총기있어보이는 호박색 눈동자, 슬렌더 체형에 심플한 드레스.


사실 이곳에 있을만한 귀족영애들은 죄다 슬렌더 체형이라 딱히 구분하는 게 의미는 없다.


그런데도 구분을 한 이유는 이 자리에 있는 다른 여자들에 비해 뭔가 허약해보여서랄까?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칙칙한 것과는 전혀 안 어울리는 모습의 인물인데 어딘가 그늘진 느낌도 들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매력있는 미인이었다.


“처음뵙는데 누구십니까?”


“실례됐다면 죄송해요. 지나가다가 처음보는 광경에 궁금증이 생겨서 그만 참견을 해버렸네요.”


나에게 붙들려 쩔쩔매고 있던 하인은 그녀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연회장에와서 음식과 사교의 장은 뒤로한 채 참석자 명단을 찾고 있다니 남다른 분이시네요.”


그녀의 눈빛이 반짝이는 것처럼 보였는데 착각이겠지?


내 나이의 귀족가문 영식들은 끼리끼리 모여 사교의 장을 열었나 음식과 술, 여자에 정신팔려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 게 사실이다.


그런 곳에서 난 하인을 붙잡고 이러고 있었으니 ‘처음보는 광경이니’ ‘남다른’이니 하는 소리를 들을수밖에.


“그런데 무슨 일로 명단을 보여달라고 하시는 건가요?”


“그건···.”


난 곧바로 답을 할 수 없었다. 별 상관도 없을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속사정을 말하는 것이 지금 상황에 맞는지 아닌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날 지긋이 쳐다보더니 검지를 들곤 야무지게 말했다.


“일에 대한 설명은 핵심만 간략명료하게, 이유는 정확하게. 이유는 정확하게 말해주셔야 상대도 납득을 하는 법이에요. 혹시 알아요? 어디선가 도움의 손길이 미칠지?”


‘뭐야. 이 여자? 내가 뭘로 고민하고 있는지 어떻게 알았지?’


개인적이다 못해 앞날이 걸린 중요한 일이다. 조심할 수밖에 없는 내 입장을 아는 게 아니고선 저런 말을 할 순 없었다.


난 그녀에게 명단을 보고자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녀가 말한대로 핵심만 간단명료, 이유는 명확히 말이다.


“음, 핵심은 투자할 사람을 찾는거군요?”


“그렇죠.”


“그렇다면 굳이 명단을 보여드릴 것 없이 제가 한 분을 소개시켜 드릴 수 있는데 괜찮을까요?”


***


그녀는 날 데리고 중앙홀과 연결되어 있는 계단을 밟고 올라가 연회장을 내려다봤다.


물론 2층까지 간 것은 아니었다.이 연회장은 2층과 1층 사이에 있는 1.5층에 해당하는 중간지점에 해당하는 장소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2층은 나이지긋한 남자귀족들이 있어서 그녀도 부담스러웠던 건지도 모르겠다.


“저기에 갈색머리를 한 청년 한분이 있죠? 그분이 슈페리온 상단의 상단주인 엑시터님이세요.”


슈페리온 상단이라면 나도 알고 있다. 게임 중반부쯤엔 대륙에서 세손가락에 들어가는 상단이었으니까.


후반부에 들어가면 무슨 일인지 자취를 감춰버리는 상단이기도 하고.


‘그런데 상단주 이름은 전혀 들어보질 못했는데?’


이름부터가 엑스트라 느낌이 물씬나는게 빠른 퇴장을 한다는 암시라도 되는건지도 모르겠다.


“상단주님부터가 젊어서 그런 것인진 모르겠지만 굉장히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곳이에요.”


“후발주자인 입장에서 선두주자를 따라잡으려면 어쩔수 없죠. 그래도 치명적인 리스크만 생기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땐 멘델리오 상단의 아성을 넘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맞아요. 저도 그렇게 예상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저분을 소개시켜 드리려고 한 거고요.”


확실히 저런사람이면 멘델리오 상단주보단 훨씬 가능성이 높긴 했다. 잘만 풀리면 나중에 어디선가 고꾸라질 상황에 내가 막아주고 빚지게 하는 것도 좋겠지.


이후부턴 굉장히 순조로웠다. 그녀의 소개로 엑시터와 응접실에서 따로 대면, 결국 자금을 빌리는 데 성공했다.


총액 20000골드. 전생의 한화로 400억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돈이다.


물론 이 계산이 정확한 것은 아니다. 그저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1온스 금화 1개가 200만원이었던 시절을 기준으로 계산한 거니까.


200만원짜리 금화가 20000개 있다고 생각하고 계산하니 400억이 나온거지.


‘막상 돈 당겨놓고 현실감이 참 없게 느껴지는구만.’


정작 그땐 400억은커녕 1억도 못 만져본 사람이다보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만기는 2년. 이자율 50%.


전생에야 사업을 할 건덕지도 없었고, 설령 사업할 상황이었다고 해도 저 미친이자율의 대출을 끌어쓰진 않았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미래에 잭팟터질 아이템을 이미 알고 있는데 이자가 얼마든 최대한 많이 당겨야지!


“원하시는 건 얻으셨나요?”


내게 엑시터를 소개해준 그 여자가 웃으며 물어왔다. 보아하니 여태까지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모양이다.


이거 괜히 미안해지는데.


“덕분에 잘 된 것 같습니다. 누구신진 모르겠지만 정말 감사드립니다.”


“후후, 제가 뭐 한 게 있나요? 원하는 걸 얻어내신 건 순전히 본인 능력인데요. 똑같은 기회를 줘도 얻지 못하는 사람은 못 얻는답니다.”


‘이곳 기준에서 평범한 여자는 절대 아니야.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지?’


심플한 드레스를 입긴 했지만 그녀는 틀림없이 어느 가문의 영애임에는 분명했다.


그런 그녀가 아까 자신이 말한 투자에 관한 말을 대번에 이해했다. 그것뿐인가? 내가 한 슈페리온 상단에 대한 전망까지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슈페리온 상단주의 성향까지 고려해서 내게 소개를 시켜줬고.


내가 알기로 영애들 중에 그런 걸 아는 사람은 고사하고 관심있어 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죄다 차 끓이는 법이나 십자수, 손님 응대법, 꾸미는 법과 예절 같은 것이나 배우지.


그렇지만 역시 결정적인 것은···.


‘내가 뭘 고민하는지 꿰뚫어보고 그런 말을 했던 것.’


분명 ‘일에 대한 설명은 핵심만 간략명료하게, 이유는 정확하게’라고 했을 거다.


이 말은 처음듣는 것 같은데 뭔가 익숙했다. 분명 어디선가 지나가는 식으로라도 들어봤거나 알고 있다는 뜻.


난 정보열람을 사용해 그녀를 알아보기로 했다.


그런데 전혀 생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정보열람을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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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화제(2) +1 21.04.08 145 3 12쪽
26 화제(1) +1 21.04.07 106 3 13쪽
25 숄즈베르 공작 +1 21.04.06 145 2 13쪽
» 거래(2) +1 21.04.05 143 3 12쪽
23 거래(1) +1 21.04.04 149 3 13쪽
22 고향집 방문(3) +1 21.04.03 162 4 13쪽
21 고향집 방문(2) +1 21.04.02 161 4 12쪽
20 고향집 방문(1) +1 21.04.01 174 5 12쪽
19 아스탈의 수작(4) +1 21.03.31 146 5 13쪽
18 아스탈의 수작(3) +1 21.03.30 141 4 12쪽
17 아스탈의 수작(2) +1 21.03.29 178 5 13쪽
16 아스탈의 수작(1) +1 21.03.28 146 4 12쪽
15 광물을 캐다. +1 21.03.27 169 4 13쪽
14 관저보수와 시찰(2) +1 21.03.26 193 3 13쪽
13 관저보수와 시찰(1) +1 21.03.25 198 4 13쪽
12 전투 후 막간 +2 21.03.24 206 3 13쪽
11 세이러스와 50인의 도적(2) +1 21.03.23 249 6 13쪽
10 세이러스와 50인의 도적(1) +1 21.03.22 207 6 13쪽
9 펠메리온 마을에 도착하다. +1 21.03.21 235 6 13쪽
8 집을 떠나다. +1 21.03.20 253 7 13쪽
7 부모의 마음 +1 21.03.19 266 5 13쪽
6 소문과 변화 +2 21.03.18 325 7 12쪽
5 관짝빵 승리. +1 21.03.17 373 7 13쪽
4 권능과 마법 그리고 특성적용. +1 21.03.16 378 7 13쪽
3 어둠의 여신 칼리와 망나니 둘째놈 +1 21.03.15 423 8 13쪽
2 에이지 킹덤즈 시스템 +2 21.03.15 520 11 13쪽
1 술마시다 눈떠보니 +2 21.03.15 626 1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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