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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문 님의 서재입니다.

검성의 품격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최무운
작품등록일 :
2018.03.04 13:41
최근연재일 :
2018.07.16 23:00
연재수 :
114 회
조회수 :
298,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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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69,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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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7.1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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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2쪽

112. 비천(4)(완)

DUMMY

112. 비천(4)(완)





비명이 난무하던 대결장은 어느 덧 조용해 졌다.


장소오 쪽 인원들은 공격할 때와 마찬가지로 순식간에 뒤로 빠졌다.


그들의 움직임은 일류 정도는 아니더라도 이류는 이미 넘어선 움직임이었다.


“뭐지!”


“뭐야!”


오히려 장소오 쪽 사람들의 행동에 의아하게 생각한 사람들은 무림연합 부하들이었다.


자신들이 심하게 밀리고 있었는데 갑자가 공격을 중지한 것이다.


“맹주님! 어떻습니까? 이제 제 제안에 관심이 생기셨습니까?”


장소오가 이대원 맹주에게 물었다.


좀 전에 장소오는 검성을 다시 선출하자고 했었다.


이대원은 그런 장소오의 말을 단칼에 거부하고 먼저 공격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 결과가 결국 자신에게 불리하게 된 것이다.


“음! 내가 병력을 더 데려오지 못한 것이 한이로구나!”


이대원은 혼자 한탄했다.


물론 무림연합은 그 동안 세력을 착실하게 키워왔다.


장강 남쪽에는 남아도는 것이 사람이다.


지금이라도 장소오 보다 더 많은 인원을 바로 동원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무슨 소용이던가?


지금 그들은 멀리 있고 장소오의 사람들은 가까이 있었다.


“저의 제안을 거부하시겠습니까?”


장소오가 다시 물었다.


“어쩔 수 없지. 다른 수가 없으니 일단 너의 제안을 받아들이겠다.”


이대원도 어쩔 수 없었다.


마지막까지 몰린 이대원이었다.


“좋습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제가 먼저 나서겠습니다. 누구나 도전하십시오.”


장소오는 먼저 나서며 말했다.


사실 장소오는 지금 자신을 따르는 병력으로 무림연합과 정무맹을 그대로 밀어버리면 더 간단했다.


대광명교는 왕소민이 위험에 빠진다면 나설 것이지만 그럴 일은 없기에 대광명교는 그냥 중립을 지키고 있을 것이다.


오히려 그렇게 하면 더 깔끔했다.


그러나 굳이 이런 방법을 택한 것은 바로 이송미와 왕소민 남궁영과의 약속 때문이었다.


그들의 가족들을 해치지 않는다는 약속을 이미 했었다.


그래서 이렇게 어렵지만 한 명씩 굴복시키는 쪽을 선택했다.


또 이렇게 한다면 구경하던 많은 사람들도 결국 장소오를 인정할 것이다.


그냥 힘으로 밀어붙이면 무림인들이 장소오를 따르지 않고 오히려 폭도라고 배척 할 수도 있었다.


아무리 장소오라 하지만 무림 전체를 상대로 전투를 할 수는 없었다.


그러니까 장소오에게는 명분이 필요했다.


고수들을 차례대로 꺾어버린다면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질 것이라는 계산도 이미 해 두었다.



“뭐야!”


“가장 먼저 나서는 사람이 불리할 텐데!”


사람들은 당연히 수군거렸다.


가장 먼저 대결하는 사람이 체력 소모가 가장 많다.


하지만 장소오가 그것을 하겠다고 먼저 나섰다.


“정말 대범하군!”


“그런 것은 좋지만 너무 무모하잖아!”


“맞아!”


사람들은 모두 자기 생각을 말했다.


“하하하! 자신이 있는 모양인데 네가 우리 모두를 상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대원도 장소오의 말을 듣자 한 줄기 희망이 생겼는지 웃었다.


“상대할 수 있는지 없는지는 직접 해 봐야 아는 법이오.”


장소오가 말하며 자세를 잡았다.


“좋다. 그럼 먼저 내 아들을 상대해 보아라!”


이대원은 자신의 아들을 먼저 지목했다.


“아들을 먼저 내 보내다니!”


“뭔가 이상한데!”


그러자 사람들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당연히 자신이 먼저 나서야 하는데 아들을 내 보냈다.


게다가 아들인 이백강 대장은 좀 전에 대광명교 교주와 대결을 한 후라 이미 상당한 체력을 소모한 후였다.


“좋소!”


장소오는 누가 먼저 나오던 상관없었다.


장소오에게는 모두 물리쳐야할 상대였다.


“나가 봐라!”


이대원은 아들 이백강 대장을 향해 손짓했다.


“..... 예!”


이백강 대장은 찜찜했지만 어쩔 수 없이 나섰다.


“시작합시다. 심판을 부탁합니다.”


장소오는 정무맹 수비대 대장에게 심판을 볼 것을 요청했다.


이미 그가 심판을 보고 있었기에 계속 심판을 보는 것은 자연스러웠다.


“아.... 알겠소!”


수배대 대장은 얼떨결에 심판을 수락했다.


“준비 되었습니까?”


수비대 대장은 두 사람 사이에 서서 신호를 했다.


“예!”


“예!”


두 사람은 서로 마주보며 준비를 마쳤다.


“시작!”


드디어 수비대 대장의 시작신호가 떨어졌다.


“이얍! 음양오행검법!”


이백강 대장은 이미 장소오를 본 적이 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장소오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가장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무공을 꺼내들었다.


이백강 대장도 이미 지쳤다.


그래서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이 더 커 처음부터 강한 검법을 들고 나왔다.


-챙!


“태극검법!”


장소오도 검을 뽑아들고 검법을 시작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장소오는 정무맹 소속 무당파의 독문 검법인 태극검법을 들고 나왔다.


“엇!”


“아니!”


정무맹 맹주인 태허진인과 장시후 대장은 깜짝 놀랐다.


자신들만의 검법인 태극검법을 장소오가 들고 나올 줄은 몰랐다.


게다가 이런 긴박한 대결에서 말이다.


조금만 실수해도 바로 패배이다.


“이얍!”


반면 이백강 대장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이미 무당을 공격할 때 태극검법과 많은 결투를 해 보았다.


무당파 부하들의 태극검법은 이백강 대장의 오행검법의 상대가 아니었다.


그래서 이백강 대장은 장소오의 태극검법이 전혀 무섭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감이 더 붙어 검에 내공을 더 주입했다.


“조심해라!”


그러나 뒤에서 지켜보던 이대원의 생각은 달랐다.


이대원은 장소오가 어떤 사람인지 가장 잘 아는 사람이었다.


지금 장소오가 택극검법을 들고 나온 이유는 이 것으로 이백강 대장의 검법을 이길 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대원은 이미 눈치 챘다.


-휙휙휙~!


-챙챙챙~!


-창~! 챙그랑!


아니나 다를까 이백강 대장의 검은 장소오의 교묘한 태극검술에 의해 가까이 접근하지도 못하고 하늘을 날았다.


그러니까 강한 기세로 장소오를 공격해 들어가던 이백강 대장은 장소오의 부드러운 검술에 그대로 말려들었다.


분명 장소오가 있는 자리를 보고 검을 휘둘렀지만 그럴 때마다 검은 엉뚱한 곳으로 흘러나가 버렸다.


그러다가 갑자기 장소오의 검이 원을 그리기 시작하더니 그대로 이백강 대장의 검을 빨아들여 공중으로 날려 버린 것이다.


만약 이백강 대장이 검을 계속 쥐고 있었다면 이백강 대장은 손목도 검과 같이 날려 버렸을 것이다.


그래도 나름 기민한 대응으로 손목은 지킬 수 있었다.


“오오! 태극검법의 진수를 보게 되다니!”


귀빈석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태허진인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자신도 그 정도의 경지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검을 앞으로 밀고 뒤로 당기고 하는 것이 꼭 자신의 손을 움직이는 것과 같았다.


태극검법과 태극권은 사실 다른 것이 아니다.


태극권에서 검을 쥐면 그것이 바로 태극검법이다.


태허진인도 그의 스승으로부터 수없이 많이 듣던 말이었다.


그런데 그 평범한 말이 무슨 의미인지 드디어 깨닫게 되었다.


바로 장소오의 검법을 보고 말이다.


“아! 저것이 저런 의미로.....”


그것은 장시후 대장도 마찬가지였다.


장시후 대장도 이미 무림의 초고수이다.


어찌 장소오 검법의 의미를 모르겠는가?


올해 초 장강에서 같이 전투를 하던 장소오가 사실은 저런 엄청난 고수였다는 것에 너무 놀랐다.


또 장소오의 태극검법이 자신보다 더 뛰어나다는 사실에 한 번 더 놀랐다.


“아! 내가 사람을 보는 눈이 이렇게 없었구나!”


장시후 대장은 그동안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살았음을 느꼈다.


경직된 조직에 갇혀 직책이 높으면 당연히 무공도 높다는 착각에 빠져 살았다.


집단에 의해 당연하게 받아들인 생각들은 사실 가장 어리석은 생각이기도 하다.


“승리!....”


그러자 수비대 대장은 장소오의 승리를 선언했다.


“저 성함이!”


이미 승리를 선언하고 난 후 수비대 대장은 장소오의 이름을 물었다.


“장소오요!”


장소오는 간단하게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


“장공자의 승리입니다.”


수비대 대장은 다시 큰 소리로 장소오의 승리를 선언했다.


“와!”


“봤어?”


“너무 빠르잖아! 태극권인데 말이야....”


“그러게 말이야. 저것을 어떻게 당해!”


사람들은 장소오의 검법을 칭찬하기 바빴다.


“으윽!”


결국 이백강 대장은 별다른 소득도 없이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음.... 이런......”


이대원은 제대로 대결해 보지도 못하고 패한 이들을 한심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다음은 누가 나오실 것입니까?”


장소오가 물었다.


이대원은 주변을 살폈다.


다른 사람이 먼저 나가 주기를 바랐지만 아무도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평소에 말을 앞세우던 각 당주들도 이대원의 시선을 받자 고개를 돌렸다.


이대원은 마지막으로 귀빈석에 있는 딸인 이송미를 쳐다봤다.


하지만 이송미는 차가운 눈빛으로 이대원을 노려보고 있었다.


“하하! 많이 늘었구나! 그럼 내가 너에게 한 수 가르쳐주도록 하지!”


이대원은 어쩔 수 없이 나섰다.


“좋습니다.”


장소오는 이대원의 오만한 말에도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다시 검을 들었다.


“그럼 두 분이 대결 하겠습니다. 준비 되었습니까?”


수비대 대장은 두 사람의 눈치를 보더니 다시 대결을 진행했다.


“그렇소!”


“준비되었습니다.”


두 사람은 동시에 대답했다.


“시작!”


드디어 또 대결이 시작 되었다.


“얍! 오행검법-극!”


이대원은 시작 신호와 함께 오행검법의 최상 검법을 바로 전개했다.


지금 이대원이 살 수 있는 방법은 장소오를 쓰러뜨려 검성으로 인정받는 방법밖에 없었다.


아니면 장소오에게 목숨을 구걸해야 한다.


그래서 처음부터 강한 검법을 들고 나왔다.


“이얍! 대마수검수검법!”


장소오는 일대일 상대로 가장 강한 효능을 보이는 대마수검수검법을 들고 나왔다.


“엇!”


“헛!”


“저것은!”


무엇보다 깜짝 놀란 것은 바로 대광명호법대였다.


그들이 어찌 전설적인 이 검법을 모르겠는가?


대광명교의 최고의 검법!


화룡비급의 마지막 검법!


익히기만 한다면 무적이라는 바로 그 검법이었다.


하지만 정작 그 검법의 창시자인 대광명교 초대 교주인 모광진 조차도 완벽하게 익히지 못한 바로 그 검법이었다.


유일하게 두 번이나 검성을 차지한 대광명교 3대 교주인 고청인 조차도 반 정도밖에 익히지 못했다는 검법이었다.


장소오가 바로 그 검법을 지금 펼친 것이다.


사람들은 이대원이 검법을 펼치자 모두 이대원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이대원의 무공을 제대로 본 사람은 별로 없었다.


심지어 무림연합 부하들 까지도 이대원의 무공을 보려고 관심을 집중했다.


“오오!”


“역시!”


역시 이대원은 사람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은 무공을 펼쳤다.


오행검법답게 여덟 개의 방위를 모두 차지하고 가운데 다섯 개의 지점을 포위해 들어가는 아주 정교한 검법이 이대원의 손에 펼쳐졌다.


그 누구도 이대원이 펼친 검의 숲에서 살아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곧이어 장소오의 검이 춤을 추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장소오의 입에서 나온 검법의 이름은 사람들이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바로 그 검법이었다.


대마수검수검법!


익히면 천하제일 검법이지만 아무도 완벽하게 익힌 사람이 없다는 바로 그 검법이었다.


“이게 뭐야!”


“내가 무슨 말을 들은 거야!”


“뭐라고!”


모든 사람들은 자기 귀를 의심했다.


사람들은 장소오가 상대를 겁주기 위해 그러는 줄 알았다.


“이얍! 이놈! 헛소리 하지 마라!”


이대원도 마찬가지였다.


올해 초 화룡비급이 무림을 초토화 시킨 적이 있었다.


그때 화룡비급이 무림에 풀렸다.


이대원도 장소오가 화룡비급의 필사본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이미 예상은 했었다.


그러나 그 화룡비급을 이렇게 짧은 시간에 익히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더구나 화룡비급의 마지막 장인 대마수검수검법은 반드시 대마수검수검이 있어야 사용할 수 있었다.


장소오가 그 검을 가지고 있을 리는 없었다.


그래서 이대원은 장소오를 향해 자신 만만하게 검을 날렸다.


“하압!”


-챙그랑! 빠직!


-텅! 텅! 텅!


이대원이 장소오를 향해 검을 날리자 장소오도 이대원을 향해 그대로 검을 뻗어 갔다.


두 사람의 검이 막 부딪치려고 하는 바로 그 순간 장소오의 검은 기이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 사람의 검이 서로 닫는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장소오가 검을 살짝 비틀자 이대원의 검이 마치 두부처럼 잘려 나가버렸다.


“헛!”


보고 있는 이대원도 믿을 수 없었다.


“얍!”


또 살짝 틀자 이대원의 검이 또 잘려 나갔다.


그렇게 이대원의 검은 세 조각이 되어 모두 잘려 나가 버렸다.


“헛!”


마지막에는 이대원이 검을 베어가던 힘 때문에 멈추지 못하고 그대로 앞으로 쏠려 나갈 수밖에 없었다.


무게 중심을 잃고 앞으로 넘어질 듯 쏠렸다.


“헉!”


그 순간 이대원은 바람 빠지는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장소오의 검이 정확하게 목을 겨누고 있었다.


그대로 힘을 주면 목이 날아갈 판이었다.


“오오!”


“저것이!”


“저것이 전설의 검법!”


사람들은 모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입을 딱 벌렸다.


오늘 모인 모든 사람들은 정말 엄청난 구경을 한 것이다.


중추절 선물을 모두 제대로 받았다.


“.... 장.... 장공자의 승리요!”


수비대 대장도 이렇게 쉽게 장소오가 승리하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던지 말까지 더듬으며 소리쳤다.


“와!”


“장공자 만세!”


“새로운 검성 만세!”


사람들은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사람들이 드디어 장소오를 검성으로 인정한 것이다.


“윽!”


반면 이대원은 초라한 표정으로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좀 전의 충돌로 인해 내상까지 입었다.


사실 내공으로 검을 감싸지 않으면 검은 쉽게 부러진다.


그래서 초절정 고수들의 대결에는 모두 내공으로 검을 보호하기에 검이 부러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검이 부러졌다는 것은 내공이 상대보다 현저하게 약하다는 말이다.


이대원의 내공이 장소오보다 그렇게까지 약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장소오가 펼친 대마수검수검법이 그런 것을 극복한 무공이었다.


검의 날카로움을 최대한 살린 검법인 것이다.


그 과정에서 상대는 검에 주입한 내공을 잃을 수밖에 없다.


내공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요양해야만 가능할 것이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장소오는 환호하는 사람들을 향해 포권으로 인사했다.


“수고했어요!”


“고생했어!”


왕소민과 진소현도 장소오를 축하했다.


“당신 정말 대단하군요. 이런 엄청난 무공을 지니고 있었다니....”


주옥명은 구경하던 사람들과 표정이 같았다.


너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하하!”


장소오는 살짝 웃었다.


“수고했어!”


그때 귀빈석에 있던 이송미도 뛰어와 장소오의 손을 잡았다.


“오! 저렇게 된 것이군!”


“잘 어울려!”


사람들도 그때서야 이송미와 장소오의 관계를 눈치 챘다.


“맹주님! 죄송해요!”


그때 남궁영이 나서며 먼저 맹주인 태허진인에게 말했다.


“무슨 말이오? 죄송하다니!”


태허진인은 남궁영의 말에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다시 물었다.


하지만 남궁영은 대답 없이 뒤돌아섰다.


-챙!


그리고 남궁세가의 신물인 황금검을 빼 들었다.


“여기 황금검이 있다. 황금검으로 명령을 한다. 지금부터 남궁세가는 장소오 공자의 명령에 따른다.”


남궁영은 모두가 들을 수 있도록 큰 소리로 말했다.


“이것은!”


“모든 사람들이 다 장소오 공자를 따르는군!”


“대단한 일이 일어났어!”


“새로운 인물이 무림에 나타났어!”


상황이 이렇게 되자 모든 무림인들은 장소오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


“...... 예!”


남궁영의 말에 남궁세가의 사람들은 모두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


남궁영은 황금검을 가지고 명령하고 있었다.


어찌 어길 수 있겠는가?


“모두 황금검의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남궁세가의 가주인 남궁이천도 황금검의 명령에 따르겠다고 선언했다.


가주인 자신이 명령을 어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게다가 지금 상황에서 자신이 생각해도 가장 현명한 행동이었다.


이미 모든 것은 장소오에게로 넘어간 것이다.


사람들도 이미 장소오를 검성으로 인정하고 있었다.


떠오르는 태양을 향해 가야 더 많은 햇볕을 받을 수 있는 법이다.


“좋아요!”


남궁영은 대답하고는 귀빈석에서 내려가 장소오 곁으로 걸어갔다.


“또 도전하실 분 있습니까?”


장소오가 사람들을 향해 물었다.


이대원까지 패배한 상황이다.


감히 도전하겠다는 사람이 없었다.


남은 사람은 정무맹 맹주인 태허진인 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모두 태허진인을 바라봤다.


“흠! 모든 사람들이 제가 나서길 바라시는 모양이군요.”


그러자 태허진인은 천천히 귀빈석에서 대결장으로 내려왔다.


“장공자는 정말 무림의 보배와 같군요. 제가 그동안 몰라봐서 정말 미안합니다.”


태허진인은 포권을 취하며 장소오 앞에 섰다.


“감사합니다.”


장소오도 같이 포권으로 인사했다.


“대결을 하기 전에 먼저 장공자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태허진인이 예의를 갖추며 말했다.


이대원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


“말씀하십시오.”


“좀 전에 장공자님의 태극권은 정말 감명 깊었습니다. 그 태극권에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태허진인이 말했다.


“뭐야! 태극권만으로 하자는 거야?”


“자기들의 무공으로 하자는 거잖아!”


“불공평한데.”


그러자 사람들은 불만의 소리를 표출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러나 장소오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감사합니다.”


태허진인은 말을 마치고 수비대 대장에게 신호를 보냈다.


“그럼 두 분이 준비 되었다고 생각하고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시작!”


수비대 대장은 두 사람의 상황을 살피더니 시작 신호를 했다.


“태극권!”


그와 동시에 태허진인은 태극권을 시작했다.


태허진인의 손에는 검이 없었다.


“합! 태극권!”


장소오도 검을 거두고 맨손으로 태극권을 시작했다.


두 사람은 서로 마주보며 천천히 돌기 시작했다.


태극권은 느림과 빠름이 공존하는 독특한 무공이다.


사람들은 태극권이 느리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지만 느린 무술은 실전에 아무런 소용이 없다.


태극권은 느린 동작을 빠르게 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무공이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두 사람 모두 느리게 돌았다.


그러다가 한 바퀴를 돌자 갑자기 두 사람의 동작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휙휙!


그렇게 몇 바퀴 더 돌자 아예 두 사람의 모습을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돌았다.


“합합!”


“이얍!”


-퍽퍽퍽!


그렇게 빠르게 돌다가 드디어 두 사람은 서로 초식을 교환하기 시작했다.


“우와! 뭐가 보여야 어떻게 된 것인지 알 수 있지!”


“그러게 말이야!”


구경하는 사람들은 모두 넋을 놓고 두 사람과의 대결에 집중했다.


태허진인의 무공을 처음 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래도 정무맹의 맹주이니 실력은 모두 알아주었다.


그러나 그런 태허진인과 대등하게 대결하고 있는 장소오를 사람들은 더 신기하게 바라봤다.


게다가 장소오는 무당 무공인 태극권만 사용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것도 무당 장문인인 태허진인을 상대로 말이다.


“하압!”


“이얍!”


그 순간 두 사람의 대결도 절정으로 치달았다.


두 사람은 크게 소리를 지르며 서로 초식을 날렸다.


-펑펑펑!


“으음!”


“음!”


공기를 울리는 파공음이 대결장을 무겁게 때렸다.


그 후 두 사람의 입에서도 무거운 신음 소리가 흘러 나왔다.


“어떻게!”


“누가!”


갑자기 두 사람은 제자리에 딱 멈춰서 있었다.


마치 두 사람만 시간이 정지된 것과 같았다.


사람들은 모두 두 사람의 안색을 살피기에 여념이 없었다.


“음...... 장공자! 어린 나이에 정말 엄청나군요. 제가 졌습니다.”


약간의 시간이 지난 후 태허진인은 패배를 인정했다.


사실 태허진인은 장소오와의 초식 대결에도 밀렸다.


장소오가 태허진인의 가슴을 칠 수도 있었지만 바로 앞에서 멈췄다.


게다가 내공 대결에서도 장소오를 이길 수 없었다.


태극권은 내가 권법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내공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태허진인도 내공만큼은 장소오보다 더 나을 것이라 예상하고 태극권으로 대결을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결과는 태허진인의 패배였다.


장소오의 양보가 아니었으면 태허진인의 내장은 이미 모두 파열되었을 것이다.


“와! 천하제일인의 탄생이다.”


“최고 검성의 탄생이다.”


태허진인이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자 모든 사람들이 함성을 질렀다.


드디어 모든 것이 끝났다.


“장공자님! 대마수검수검법의 주인인 장공자님을 저희들도 따르겠습니다.”


대광명교의 대광명수호대 궁지천은 장소오 앞으로 나와 충성을 맹세했다.


대마수검수검법의 주인은 바로 대광명교의 주인이었다.


그것은 대광명교 초대 교주인 모광진의 유지였다.


대마수검수검법을 완벽하게 익힌 사람은 대광명교의 교주로 하라!


초대 교주인 모광진의 자신감이었다.


드디어 그런 사람이 나타났다.


“대광명교는 지금부터 장공자님을 따르겠습니다.”


그러자 대광명수호대 모든 사람들이 말에서 내려 장소오를 향해 절을 하며 충성을 맹세했다.


“만세!”


“장공자 만세!”


결국 모든 사람들이 장소오를 따르는 상황이 되었다.


새로운 무림의 질서가 생긴 것이다.


새로운 무림의 절대 강자가 탄생한 것이다.







한 달이 지나자 무림의 흥분은 차츰 가라앉았다.


장소오는 무림의 일들을 중립칠현에게 맡기고 자신은 사계절 항상 따뜻한 곳에 집을 짓고 그곳으로 들어가 그의 아내들과 함께 살았다.


무림연합 이대원은 살아 있는 동안 무림에 다시 발을 들여놓지 않을 것을 맹세하고 나서야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대광명교 교주인 왕령청도 교주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새로운 교주가 나타난 것이다.


정무맹 지역은 포로로 잡혀 있던 사람들이 모두 풀려나 자신의 원래 방파로 모두 돌아갔다.


그리고 그들은 거의 망해 버린 방파를 천천히 재건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무림은 평화가 찾아 왔다.


세 지역을 나눠져 있던 경계는 더 이상 없었다.


모든 사람들이 모든 지역을 다 갈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사람들은 모두 장소오의 공을 찬양하며 장소오를 받들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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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성의 품격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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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000. 마무리 하며 +2 18.07.16 1,988 18 5쪽
» 112. 비천(4)(완) 18.07.16 2,584 20 22쪽
112 111. 비천(3) 18.07.15 1,835 23 13쪽
111 110. 비천(2) 18.07.14 1,803 20 16쪽
110 109. 비천(飛天) 18.07.13 1,826 23 18쪽
109 108. 반전(4) 18.07.12 1,757 21 11쪽
108 107. 반전(3) 18.07.11 1,798 20 15쪽
107 106. 반전(2) 18.07.10 1,853 19 16쪽
106 105. 반전 18.07.09 1,834 17 13쪽
105 104. 밀약(4) 18.07.08 1,815 19 16쪽
104 103. 밀약(3) 18.07.07 1,776 20 15쪽
103 102. 밀약(2) 18.07.06 1,832 18 11쪽
102 101. 밀약 18.07.05 1,797 21 15쪽
101 100. 검성대회(4) 18.07.04 1,913 17 14쪽
100 99. 검성대회(3) 18.07.03 1,850 16 13쪽
99 98. 검성대회(2) 18.07.02 1,877 15 11쪽
98 97. 검성대회 18.07.01 1,933 17 13쪽
97 96. 선공(2) 18.06.30 1,856 19 13쪽
96 95. 선공 18.06.29 1,890 18 14쪽
95 94. 바람은 불고(3) 18.06.28 1,938 18 12쪽
94 93. 바람은 불고(2) 18.06.27 2,037 16 12쪽
93 92. 바람은 불고 18.06.26 2,031 18 14쪽
92 91. 사천으로(2) 18.06.25 1,913 20 13쪽
91 90. 사천으로 18.06.24 1,958 20 14쪽
90 89. 위험한 순간(3) 18.06.23 1,898 23 13쪽
89 88. 위험한 순간(2) 18.06.22 1,924 19 12쪽
88 87. 위험한 순간 18.06.21 1,961 18 12쪽
87 86. 위험한 전투(2). 18.06.20 1,958 19 12쪽
86 85. 위험한 전투 18.06.19 1,894 16 11쪽
85 84. 소탕작전! 18.06.18 2,071 1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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