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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문 님의 서재입니다.

검성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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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최무운
작품등록일 :
2018.03.04 13:41
최근연재일 :
2018.07.1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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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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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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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9,586

작성
18.06.21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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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87. 위험한 순간

DUMMY

87. 위험한 순간




날이 밝자 장소오는 거리로 나갔다.


오늘은 가장 중요한 사전 답사를 할 계획이었다.


물론 주옥명도 같이 길을 나섰다.


두 사람은 평범한 중년 부부로 변장했다.


장소오는 변장이 일상이라 별로 이상하지 않았지만 주옥명은 조금 어색해 보였다.


변장이 어색한 것이 아니라 변장한 주옥명의 행동이 조금 어색해 보였다.


“꼭 필요한 말이 아니면 하지 말아요. 내가 대부분 다 알아서 할 테니 알겠죠?”


장소오는 미덥지 못해 주옥명에게 주의사항을 전했다.


“알았어요. 걱정하지 말아요.”


주옥명은 자신 있게 대답했다.


두 사람은 천천히 걸어 남경 성내에 있는 오왕부(오왕의 거처) 앞까지 왔다.


“저쪽으로 가 볼까!”


장소오는 구경하는 사람처럼 주옥명을 인도했다.


주옥명은 말없이 장소오를 따랐다.


장소오가 말하지 말라고 했으니 아무 말도 못하고 묵묵히 따르기만 했다.


장소오는 속으로 웃음이 나왔다.


주옥면은 속으로 무슨 말이든 하고 싶어 미칠 지경일 것이다.


“으흠!”


장소오는 기회는 이때다 싶어 기침을 하며 손짓했다.


“....음...음...”


주옥명은 말은 할 수 없고 그래도 시장 쪽으로는 가고 싶고 해서 연신 손으로 가리키며 헛기침을 했다.


“이쪽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야! 이쪽으로....”


장소오는 이미 오왕부도 확인했으니 서두를 것도 없었다.


그래서 일부러 시장 반대쪽으로 방향을 잡으며 걸음을 옮겼다.


“....음......음....”


주옥명은 장소오의 옷깃을 살짝 당기며 낮은 소리로 다시 헛기침을 했다.


“으흠!”


하지만 장소오는 모른 척하고 계속 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주옥명도 어쩔 수 없는지 장소오를 따라오며 연신 장소오를 노려봤다.


“어허! 여기는 볼 것이 참 많네!”


장소오는 그 모습이 너무 재미있어 주변을 빙빙 돌았다.


오왕부를 지키던 군사들은 두 사람의 그런 행동이 이상했는지 쳐다보다가 멀리 가버리자 신경 쓰지 않았다.


“반대쪽이잖아요!”


오왕부에서 멀어지자 주옥명은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요? 그럼 진작 말하지 난 이 쪽이 맞는 줄 알았죠!”


장소오는 뻔뻔하게 다시 방향을 바꾸었다.


“당신! 됐어요. 그냥 여관으로 돌아가요!”


주옥명은 장소오의 태도에 완전히 마음이 상했다.


“시장에는 안 가요?”


“안 가요!”


주옥명은 말하고는 정말 여관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장소오는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들어 미안했다.


“아! 아! 그런데 내 말은 틀린 말이 아니오.”


장소오는 주옥명의 옆으로 붙으며 말했다.


“이제 소용없어요.”


주옥명은 단단히 화가 났다.


“내 말이 틀린 말이 아니라니까! 이 쪽으로 가면 더 큰 시장이 나와요. 물건도 더 많고 사람들도 더 많아요.”


장소오가 말했다.


“정말이에요?”


주옥명은 걸음을 멈추고 다시 물었다.


얼굴에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쏘아 봤다.


“속고만 살았어요? 정말이에요.”


“그래요. 누구에게 계속 속고만 살았어요.”


주옥명이 소리를 질렀다.


“아! 알았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정말이에요. 이쪽이 남경에서 제일 큰 시장입니다.”


장소오가 방향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 방향은 지금 가던 길을 계속 가면 되었다.


“믿을 수 없어요.”


주옥명은 아직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지만 가장 큰 시장이라고 하니 가고 싶기는 싶은 모양이었다.


“조금 만 더 가면 제 말이 정말인지 아닌지 알 수 있어요.”


장소오가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 좋아요. 조금만 더 가보죠.”


주옥명은 볼멘소리를 내었다.


“갑시다.”


장소오는 앞장서 방향을 인도했다.


장소오는 남경에 몇 번이나 왔었다.


남경에 지부까지 있으니 당연했다.


“정말이네요?”


정말 조금만 더 가자 정말 큰 시장이 나타났다.


그러자 주옥명은 얼굴 한 가득 웃음을 보이며 좋아했다.


좀 전에 장소오에게 토라진 것은 아예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이야! 예쁜 것이 너무 많아요.”


주옥명은 여자답게 장식품과 옷에 관심을 보였다.


“이쪽으로 가 봅시다.”


장소오는 한 쪽으로 주옥명을 인도했다.


“정말 화려한 것이 많아요.”


주옥명은 가게마다 진열되어 있는 화려한 장식품에 완전 정신이 팔렸다.


황궁에도 화려한 것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런 것에 익숙한 주옥명에도 이곳 거리에서 팔고 있는 물건들이 눈에 들어왔다는 것은 이곳 물건들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얼마 전까지 이곳이 명나라의 수도였다는 흔적이 그대로 묻어났다.


그렇게 구경하면서 돌아다니다가 장소오는 한 가게로 들어갔다.


-남경비봉가


상점 현판에는 아주 평범한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하지만 장소오가 들어가니 그 이름은 평범한 이름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


이곳이 바로 비봉표국 남경지점이었다.


장소오는 이미 전서구를 보내 간다는 것을 알렸다.


그리고 원하는 것을 이야기 해 두었다.


비봉표국 지점은 대부분 시장에서 별로 떨어지지 않는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 편이 물건 수송에 유리하기 때문이었다.


지금처럼 정보를 파는 것을 전문으로 하기 전에 이미 비봉표국은 만들어 졌었다.


그리고 그때 일은 바로 물건을 배달해 주는 것이 주업이었다.


그러니 시장에 가까이 있을수록 더 유리했다.


그것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비봉표국 남경지점인 것이다.


“여기도 예쁜 것들이 많아요.”


주옥명은 들어오자마자 바로 화려한 장식품에 눈이 팔렸다.


상점 이름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것도 그런 것이 남경비봉가 라는 이름 중에 봉자는 이미 헤어져 거의 보이지도 않았고 나머지도 낡아 수리를 해야 할 지경이었다.


물건도 다른 가게보다 많지도 않았다.


“하나 사요!”


장소오가 권했다.


“보고 있어요.”


주옥명은 꼼꼼하게 물건들을 구경했다.


“이것으로 주세요.”


장소오는 그림 하나를 골라 주문했다.


평범한 그림이었다.


“예!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곧 포장해서 드리겠습니다.”


점원은 장소오가 그림을 선택하자 능숙한 손놀림으로 포장을 했다.


“여기 있습니다.”


장소오는 물건을 받고 은화 두 냥을 다른 사람들은 보이지 않게 점원에게 줬다.


이것은 일을 잘 한 보답이었다.


“감사합니다.”


점원을 꾸벅 절을 했다.


“하나 골랐어요?”


장소오가 아직도 망설이고 있는 주옥명을 향해 물었다.


“아뇨! 여기는 물건이 많이 없네요.”


주옥명이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


마음에 드는 물건이 없는 모양이었다.


하긴 비봉표국은 이제 더 이상 배달이나 물건을 팔아 돈을 벌지 않는다.


장사는 일종의 부수입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구색만 갖춘 정도의 규모에 지나지 않았다.


원래 장소오가 남경에 오면 지부장이 나와서 마중을 한다.


그러나 이번은 달랐다.


이미 장소오는 극비로 남경에 간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래서 남경지점의 사람들 아무도 장소오를 아는 척하지 않았다.


“다른 가게에 가 봅시다.”


물건을 고르지 못하고 있는 주옥명을 이끌고 장소오는 장소를 옮겼다.


이런 은밀한 임무에는 조그만 단서도 남기지 말아야 한다.


항상 저들의 미행이 있다는 생각으로 움직여야 한다.


이것은 그 동안 경험으로 이미 터득한 장소오였다.


다른 사람들이 지금 장소오와 주옥명을 보면 지극히 평범한 여행객으로 보였다.


가게를 돌아다니며 화려한 장식품에 눈이 팔린 여행객으로 말이다.


“이거 정말 예쁘군요.”


결국 주옥명은 머리 장식품을 하나 구입했다.


그것은 두 개가 하나의 쌍으로 된 것이었는데 한 눈에 보기에도 너무 아름다웠다.


다른 사람들은 가격이 비싸 망설이던 것을 주옥명은 망설이지 않고 바로 샀다.


“정말 안목이 높으시군요. 이것은 정말 좋은 물건입니다. 부인!”


점원은 주옥명의 곁에서 온갖 칭찬을 하며 주옥명의 비위를 맞췄다.


“그래요? 호호!”


주옥명도 그런 것이 싫지는 않은지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결국 점원의 부추김에 화려한 옷도 한 벌 사고 말았다.


“정말 잘 어울립니다.”


이번에도 점원의 칭찬은 끝나지 않았다.


그렇게 주옥명은 찢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저녁이 되어서야 여관으로 돌아왔다.






“빨리 끝내는 것이 좋겠죠?”


저녁을 먹고 두 사람은 장소오의 방에 모였다.


작전을 세워 이제부터 움직여야 했다.


언제까지 시장에서 구경만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먼저 장소오가 물었다.


“당연하죠! 빨리 끝내고 이 곳을 빠져 나가요.”


주옥명이 말했다.


“그럼 먼저 이것을 보도록 합시다.”


장소오는 말 하면서 낮에 구입한 그림을 펼쳤다.


“뭐죠? 그림 아니에요? 낮에 봤어요.”


주옥명은 장소오가 그림을 꺼내자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래요. 이것은 그림이에요. 낮에 갔던 가게 이름을 봤어요?”


장소오가 물었다.


“아뇨! 워낙 가게가 많고 또 비슷해서 제대로 보지 못했어요.”


“제가 이 그림을 산 가게는 바로 남경비봉가입니다.”


장소오가 말했다.


“아! 당신!”


그때야 주옥명은 뭔가 알겠다는 표정으로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래요.”


장소오는 대답하며 그림을 펼쳤다.


그림은 정말 평범했다.


이런 그림을 은화 두 냥에 구입했다면 그 사람은 정말 그림을 보는 눈이 없는 것이다.


“별로 잘 그림 그림은 아니잖아요. 낮에 그 그림을 사 길래 속으로 의아했어요.”


주옥명이 말했다.


장소오가 그림을 구입하자 주옥명은 그때도 반응이 영 시원찮았다.


주옥명은 그때 장소오의 그림 보는 눈이 참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모양이었다.


“그렇습니다. 그냥 대충 그린 그림입니다. 하지만....”


장소오는 그림을 다 펼치자 마지막 부분에 또 다른 그림이 나타났다.


“뭐에요?”


그러자 주옥명은 장소오에게로 다가오며 물었다.


“보시면 아실 것입니다.”


장소오는 대답대신 그림을 펼쳤다.


“와!”


그림이 펼쳐지자 주옥명은 감탄했다.


그곳에는 집이 정교하게 그려져 있었다.


집이라고 해서 그냥 집이 아니라 집의 전체 구조였다.


대문의 위치와 건물의 위치 그리고 그 건물의 용도까지 아주 상세하게 그려져 있었다.


“이 집이 바로.....”


주옥명은 입을 딱 벌리고 장소오를 보며 말했다.


“그래요. 바로 오왕부입니다.”


장소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렇게 상세하게 그려져 있다니! 당신 정말 대단하군요.”


주옥명은 다시 장소오의 능력에 감탄했다.


하지만 이 정도는 장소오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비봉표국 남경지점의 부하들은 남경의 토박이들이다.


남경의 지리를 잘 알아야 정보도 수집하고 물건을 배달 할 것이다.


그런 부하들이니 아무리 큰 집이라도 하루면 이정도의 정보는 바로 얻을 수 있었다.


장소오는 세 거대 세력을 상대로 정보를 팔았다.


그런 엄청난 조직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집 구조 정도야 너무 쉬운 일이었다.


“훗!”


장소오는 주옥명의 말에 미소로 답했다.


“흥! 좀 겸손하면 어디가 덧나요?”


그런 장소오를 향해 주옥명은 쏘아 붙였다.


“능력이 있으면 겸손은 잠시 주머니에 넣어 둬도 됩니다.”


장소오가 말했다.


“흥!”


주옥명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콧방귀만 뀌었다.


“오늘은 작전을 세워야 하니 일은 내일 하도록 합시다.”


장소오가 말했다.


“뭐! 마음대로 하세요. 언제는 제 말을 들었나요.”


주옥명이 말했다.


하긴 대부분의 작전은 장소오가 다 세웠다.


“알겠습니다. 생각보다 겸손하시군요. 이런 일은 또 양보하시네!”


장소오가 웃으며 말했다.


“당신 정말!”


주옥명은 화가 나는지 손을 들어 때리려는 시늉을 했다.


“아! 쉿! 목소리가 너무 커요. 조심해야 해요.”


그러자 장소오가 주의를 줬다.


“흥!”


장소오의 말도 틀린 말이 아니었기에 주옥명은 애만 끓었다.


그 후 두 사람은 밤이 깊도록 작전을 의논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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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7. 위험한 순간 18.06.21 1,961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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