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쵝오!

이능력자 - 강철의 군주 -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이가후
작품등록일 :
2015.03.18 02:15
최근연재일 :
2016.10.0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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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3.3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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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8화 : 녹색 눈의 늑대(1)

당연히 본 작품에 등장하는 단체나 인물들은 현실과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DUMMY

무기고는 안동의 중심부에 있었다. 지역해방전선 안동 지부 바로 옆이었다.

도시 중심부의 지대가 가장 비싼 것이 정상일 테니 이곳에는 상업에 관련된 건물들이 들어서야 하겠으나, 안동 같은 비공식 영토의 도시에서는 그 논리가 통용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취급을 받는 것은 군사관련 건물이기에 무기고와 무기 공장이 중심부에 있었다.

무기고 근처까지 가자 기계가 가동되는 소리가 어찌나 크게 들리던지 귀를 울리는 것을 넘어서 때린다는 표현을 쓰고 싶을 정도였다.

내일 있을 전투에 대비해 보급형 방어구에 산성 저항력을 높여주는 코팅 작업을 하는 중이었다. 공포심을 완화시켜주는 능력을 담은 장신구를 방어구에 달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나이트급 이상의 야수형 이생물체들은 대게 상대방을 공포에 빠트리게 만드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반면 정신을 지배해 상대방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거나 조종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없었다.

이런 상위급 정신지배계열 능력은 인간형이나 마물형 이생물체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다.

하지만 이지후는 새로 등장한 치프틴급 이생물체가 늑대처럼 생긴 야수형임에도 마비 혹은 조종에 관련된 정신지배계열 능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추측했다.

그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동영상을 100번을 넘게 돌려보았으나 마비 능력인지 조종 능력인지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었다. 그리고 정신지배계열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를 내놓지도 못했다. 영상이 너무 짧았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이지후는 치프틴급 이생물체가 정신지배계열 능력을 사용할 것이라 확신했고, 그에 대비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무기고를 찾아갔으나.


“정신지배계열 공격의 저항력을 높여주는 장비는 열 개 정도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구식으로요. 예전 전투 때 대부분 못쓰게 됐고, 아시다시피 재료가 귀해서 많이 만들 수가 없었습니다.”


제작 담당자의 설명이었다.

흔히 산적수염이라고 말하는 그런 수염이 그의 코와 턱 밑을 가득 덮고 있었다. 손에 들고 있는 망치와 스패너가 잘 어울리는 팔 근육의 소유자이기도 했고.

이지후가 물었다.


“남아 있는 재료가 아예 없나요?”

“스무 개 정도 더 만들 만큼은 있습니다. 하지만 내일까지 만들어 줄 수는 없습니다. 지금 다들 정신없이 바쁘거든요. 오늘 집에는 들어갈 수 있을지...”

“아...”


무기고의 직원들은 다들 내일 있을 토벌 준비로 바빴고, 기계는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추가 주문을 받을 여유는 없었다.

이지후는 다른 부탁을 했다.


“정신지배계열 저항 장신구... 모두 제게 넘겨주실 수 있나요?”

“사령관님의 허락이 있어야 합니다. 기다려보세요. 연락해볼 테니.”


사실 새로 나타난 치프틴급 이생물체가 사용하는 능력이 마비를 시키는 것인지 조종을 하는 것인지 정확하게 파악했다면 그에 맞는 맞춤형 물품을 달라고 했을 것이다. 당연히 그게 효과가 더 좋으니.

하지만 확실하게 판단할 수 없기에 정신지배계열 공격의 저항력을 높여주는 장신구를 달라고 했다.

10분 쯤 지나자 담당자가 이지후가 원한 물품들을 건네주었다. 효과가 극대화되도록 방어구에 연결시키는 것이 좋으나 그럴 여유가 없으니 그저 적당히 부착하는 수밖에.

장신구는 손바닥 만했는데, 무게는 대략 3kg에 달했다. 크고 무거웠다. 이걸 들고 전투를 하면 상당히 불편할 것이다.

누구에게 줘야하나 고민이 됐다. 이지후는 정신지배계열 능력에 당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러니 필요가 없다.

강문호나 신윤정 같은 레벨 7의 이능력자들이 가지고 있는 방어구는 보급형이 아니었다. 상당히 비싼 방어구로 정신 공격이나 기타 다른 공격 능력에 대한 대비가 잘 돼있었다. 그러니 필요가 없을 테고.


‘일단 우리 애들 줄 거 챙기고. 또 누구한테 주면 좋으려나...’


김우영을 떠올렸다. 분명 이번 전투에서는 김우영과 그와 함께하는 젊은 이능력자들이 선두에 설 것이다.


‘순순히 받을 거 같지는 않은데...’


안동본부에서 마련해 준 개인 사무실로 돌아갔다. 남서쪽 방벽으로 전화를 걸었다. 비공식 영토의 도시에서는 휴대폰이 되지 않는다.

김우영이 전화를 받자 이지후가 말했다.


“내일 전투 때문에 전화드렸습니다.”

“정신지배 계열에 관련된 장신구를 가져가라는 이야기라면 사양하겠습니다.”


의외로 눈치가 빠르다는 생각을 했다. 생각해보니 이 이유 외에 전화를 걸 일이 없기는 했다.


“그래도 만약을 대비해서 가져가실 생각은 없습니까?”

“그거 크기는 크고 무게는 꽤 나가는데, 불편해서 방해만 됩니다. 더 이상 할 말 없으시면 이만 끊겠습니다.”


바로 전화를 끊는 소리가 들렸다.

이쯤 되자 이지후도 울컥하는 마음이 샘솟았다.


‘뭐 이리 까칠해. 내가 본부나 경주, 포항에서는 이런 대접을 안 받는데, 안동에서는 여기저기 까이네...’


조금 전에도 김우영과 친한 이능력자 한 명이 그를 노골적으로 노려봤었다.

멘티들과 함께 저녁을 먹었다. 그 후에는 모두 사무실로 가 내일 있을 전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 이지후는 어제 오늘 있었던 일들에 대한 불만을 터트렸다.

이번 토벌이 너무 위험하다는 것과 강영철의 꿍꿍이가 짜증난다는 말을 했다. 그래도 김우영에 관한 건들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자 민승아가 말했다.


“본부에서는 다들 오빠 때문에 불만이 많은데... 여기서는 반대네요.”


나머지 멘티들의 모두 웃으며 맞장구를 쳤다. 이지후는 그 모습에 살짝 배신감을 느꼈다.


“너네는 애들이라 아무 것도 몰라.”


이런 말밖에 할 수 없었다.

그 후에는 구미호 이능력의 아이에게로 갔다. 아이는 일단 보호시설에 맡기기로 했고, 전담으로 봐줄 사람을 구했으나 아이가 잘 곳을 보니...

혼자 자기에는 너무 넓었다. 무서워 할 것 같다는 생각에 미치자 안쓰러운 마음이 찾아왔다. 오늘도 그의 숙소로 데려가기로 결정했다.

아이는 여전히 아무런 말이 없었다. 눈빛 역시 우울하게 고요하면서도 생기가 없는 그 기묘한 느낌. 생명이 다해 말라가는 꽃잎을 연상시켰다.


“오늘 하루 잘 보냈어? 아저씨가 바빠서 이제 왔네.”


아이가 제대로 듣기나 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그래도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사실 그가 아이를 지금처럼 과도하게 챙길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그는 아이와 함께해줘야 할 것만 같았다. 그 이유까지는 스스로도 알지 못했다.

만난 지 며칠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에게 크게 정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그는 길거리에 버려진 고양이를 불쌍히 여겨 집에서 키울 정도로 고운 심성을 가진 사람도 아니었다.

그리고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이 아이와 같은 경우는 숱하게 봐왔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행동에 의문을 가졌다.


‘아이의 가족들이 몰살당한 모습을 봤기 때문인가? 아니면 왜...’


10살도 안 된 나이에 꼬리가 세 개나 나타난 구미호 계열의 환상생물형 이능력자. 그 재능에 매료가 된 것일까? 자신이 계속 가르친다면 이 아이가 최강의 이능력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그런 이능력자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속으로 그것은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었다.


‘나 스스로가 간절히 바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을 아이에게 투영시키는 그런 사람은 아니었으면 하는데...’


쓴웃음이 나왔다.


‘최강의 이능력자라...’


아이를 침대에 재우고 방바닥에 누웠다. 쉽사리 잠들지 못했다. 한참을 고민해봤지만 그 답은 나오지 않았다.


‘내가 이걸 고민할 때가 아니지. 당장 내일 전투가 급한데. 아무래도 불안하단 말이야. 그리고 확실히 강영철 그 사람은 어떻게 조취를 취해야겠어. 그러려면 재성이를 불러와야 하나?’


눈을 감았다.

커튼 사이로 새어나오는 아침 햇살에 눈을 떴다. 토벌의 날이 밝았다.

그는 일어나자마자 훈련장으로 갔다.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눈을 감고 정자세로 앉아 몸으로 이능력을 돌리며 기공의 선을 연결시켰다. 그 후에는 스트레칭과 몸을 가볍게 움직여 보는 것으로 훈련을 마쳤다. 오늘은 새벽부터 무리하면 안 된다.


‘멘티들과는 처음으로 치프틴급을 상대하러 가는 건데. 잘 해야지. 모두 무사할 수 있도록...’


오전 10시. 치프틴급 이생물체를 토벌하고 게이트를 해체하기 위해 토벌군이 안동의 서쪽 문을 나섰다. 사람들은 그들을 응원했다.

토벌군의 공격 부대는 정부의 파견군을 합쳐 레벨 7의 이능력자 3명, 레벨 6이 110명, 레벨 5가 170명, 레벨 4는 370명으로 구성됐다. 총 653명이었다. 레벨 3의 이능력자 200명으로 구성된, 전투에는 참여하지 않을 보조 부대들도 함께했다.

이능력자가 아닌 군인들은 이번 토벌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토벌군의 총 책임자는 안동의 사령관 강문호였으며, 신윤정이 그를 보좌하기로 했다. 김우영과 함께 남서쪽 방벽을 책임졌던 이능력자들이 호기롭게 선두에 섰다.

이지후는 토벌군의 후방에서 보조를 하는 역할과 다른 종족 이생물체들의 혹시 모를 습격에 대비하는 역할을 맡았다.

작전명은 녹색 눈의 늑대였다.

전투에서 활약하겠다는 부푼 꿈을 갖고 안동을 나선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저 살아서 돌아오기만 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기도 했다. 전투가 끝나면 자신이 어떤 이득을 챙길 수 있을지 벌써부터 계산에 들어간 사람도 있었고.

그렇게 각자의 기대를 담고 녹색 눈의 늑대 작전은 시작됐다.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 대한 사랑입니다! 죄... 죄송합니다.


작가의말

오늘은 3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내일부터 4월이네요!

밖에 비도 추적추적 오는데, 맥주 한 캔이 생각... ㅋ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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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10화 : 지역해방전선의 이능력자로서(1) +11 15.04.07 7,782 170 10쪽
29 9화 : 못 하는 것이 없는 사람(4) +20 15.04.06 7,811 189 12쪽
28 9화 : 못 하는 것이 없는 사람(3) +8 15.04.05 7,914 184 9쪽
27 9화 : 못 하는 것이 없는 사람(2) +15 15.04.04 7,504 175 10쪽
26 9화 : 못 하는 것이 없는 사람(1) +6 15.04.03 8,130 207 10쪽
25 8화 : 녹색 눈의 늑대(3) +10 15.04.02 7,841 179 12쪽
24 8화 : 녹색 눈의 늑대(2) +9 15.04.01 8,027 183 11쪽
» 8화 : 녹색 눈의 늑대(1) +8 15.03.31 8,170 188 10쪽
22 7화 : 누구를 위한 토벌인가(3) +17 15.03.30 8,204 173 11쪽
21 7화 : 누구를 위한 토벌인가(2) +9 15.03.29 8,574 199 13쪽
20 7화 : 누구를 위한 토벌인가(1) +5 15.03.29 9,153 205 12쪽
19 6화 : 그 아이(3) +25 15.03.28 9,337 198 13쪽
18 6화 : 그 아이(2) +10 15.03.28 9,185 207 10쪽
17 6화 : 그 아이(1) +16 15.03.27 9,415 223 10쪽
16 5화 : 민가 탐색 임무(4) +9 15.03.27 9,592 210 10쪽
15 5화 : 민가 탐색 임무(3) +10 15.03.26 10,263 222 9쪽
14 5화 : 민가 탐색 임무(2) +10 15.03.26 11,429 268 11쪽
13 5화 : 민가 탐색 임무(1) +11 15.03.25 11,874 246 10쪽
12 4화 : 안동 입성(2) +19 15.03.24 12,240 279 8쪽
11 4화 : 안동 입성(1) +18 15.03.24 12,908 289 8쪽
10 3화 : 흑월도와 세 도적들(3) +34 15.03.23 12,968 298 11쪽
9 3화 : 흑월도와 세 도적들(2) +17 15.03.22 13,228 29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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