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쵝오!

이능력자 - 강철의 군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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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후
작품등록일 :
2015.03.18 02:15
최근연재일 :
2016.10.07 17:13
연재수 :
1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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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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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5.03.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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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
글자
10쪽

5화 : 민가 탐색 임무(4)

당연히 본 작품에 등장하는 단체나 인물들은 현실과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DUMMY

그녀의 손에서 떠난 구체.

박쥐날개 이생물체들과 부딪치자 광포한 소리를 내며 폭발한다.

폭발에 휘말린 박쥐날개 이생물체들이 후드득 땅으로 떨어지는데,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의 작은 파편쪼가리로 변했다. 박쥐날개 이생물체의 살이 탈 때 나는, 썩어 문드러진 물체를 태우는 냄새가 숲을 가득 메웠다.

연기가 자욱해지자 이지후가 코와 입을 막고는 소리를 질렀다.


“지금 한숨 돌릴 시간 없어. 모두 나 따라와.”


연이은 전투로 인해 이지후를 제외한 나머지 인원들은 숨을 몰아셨다. 하지만 이지후는 그들에게 쉴 시간을 주지 않았다. 바로 움직이라는 명령을 내렸다.

단지 폐를 가득 채우는 연기 때문에 내린 명령은 아니었다. 여기서 상당한 큰 소란을 일으켰다. 곧 다른 이생물체들이 노리고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무작정 움직이면 안 된다. 이생물체들이 없는 곳으로 이동해야 하며, 이동 중에 이생물체들의 습격을 받지 않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모두 허리를 숙인 채, 넝쿨을 해쳐 나가며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을 걸어야 했다.

그들은 30분간 숲을 헤맸고, 그 과정에서 이생물체들 무리와 한 번의 격돌이 더 있었다. 모두 노멀급 이생물체들이라 다들 부상을 입지 않고 퇴치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면 역시 체력. 원체 체력이 좋은 이지후야 괜찮았으나 멘티들은 사정이 달랐다.

숲을 빠져나올 때 쯤, 최진혁은 자신의 창을 지팡이 삼아 노인처럼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고 걸었다. 그는 키가 컸기 때문에 그 꼴이 꽤나 우스꽝스러웠다.

원래 심한 곱슬머리인 그는 폭발 때문에 머리가 조금 탔는지 평소보다 더욱 심하게 뽀글거렸다.

이지후는 그 모습을 보고는 웃으며 한 마디 했다.


“너 머리 그렇게 되니까 만화 캐릭터 닮았다.”

“아기공룡 둘리에 나오는 마이콜이요?”

“스스로 잘 아는구나.”

“머리 때문에 그런 말 가끔 들어요.”


최진혁은 멋쩍은지 이지후를 따라 웃었다.

막상 마이콜을 닮았다고 했지만 그는 키가 크고 어깨가 넓었다. 그저 머리스타일과 순박한 느낌이 닮았을 뿐.

서문영은 이미 변신을 풀었다. 백여우 상태를 유지하는 데 체력이 소모되니까. 날카로운 그녀의 눈이 둥글둥글하게 보였다. 올라간 눈 꼬리의 각도도 완만해진 거 같고.

선두에서 걷고 있는 김연홍은 여전히 삽살개로 변해 있었다. 계속해서 이생물체들의 냄새를 맡아야 하니 어쩔 수 없었다. 그도 정말 지쳤는지 평소의 그 해맑은 표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한여름 날의 개처럼 혀를 쭉 내밀고 헥헥 소리를 냈다.

체력이 가장 약한 민승아는 이미 다리가 풀렸기 때문에 이지후의 부축을 받으며 걸었다. 그녀는 이지후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레 말했다.


“오빠... 죄송해요. 민폐 끼쳐서.”

“민폐 받아주라고 멘토링 제도가 있는 거지.”


그녀는 다소 의외라는 생각을 했다. 그가 투덜거리며 잔소리를 속사포처럼 쏟아낼 것이라고 예상했었는데..,


‘그래도 오빠가 멘토는 멘토야... 이렇게 챙겨주는 걸 보면.’


하지만 그녀의 감동은 정말 잠시였다. 이지후의 입에서 엄청난 말이 나왔으니.


“내가 훈련할 때마다 말했지? 체력이 정말 중요하다고. 그 무엇보다 우선한다고. 내가 너희를 너무 살살 키웠어. 안동으로 돌아가자마자 특훈이다! 특히 체력 위주로.”


그녀는 이지후와 함께한 지난 2개월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확실히 다른 멘토들과는 달랐다. 위계서열, 조직문화에 필요한 예의, 사생활 등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평소에는 엄청 게을렀다. 공식 훈련시간을 제외하고는 멘티들을 전혀 관리하지 않았다. 자유방임이라는 말이 어떤 것인지 실감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래서 멘토나 상급자라기보다는 그저 친구나 사촌 오빠같이 느껴졌다.

하지만 훈련시간만 되면 사람이 돌변했다. 시간관념이 상당히 철저한 편인지 단 1분만 늦어도 한 소리를 들어야 했으며, 훈련의 강도는 한밤중에 악몽으로 나타날 정도로 무지막지했다.

일명 지옥훈련이라고 불렸던, 이능력 학교를 다닐 때 받았던 단체훈련도 그가 시키는 훈련에 비하면 어린애 장난 수준이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지역해방전선 최상위 이능력자 중 이지후와 김명경의 훈련이 가장 혹독하기로 유명하다고 했다.

그는 특히 이능력을 몸의 부위부위로 일정하게 흘려보내 유지하는 기초 훈련과 체력 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정말 지겨울 정도로.

이지후가 다시 한 마디를 더 했다. 입매에는 악마의 미소가 걸려 있었다.


“정말 토할 때까지 굴려주지. 물론 나보다 체력이 좋으면 훈련은 면제야!”


그녀는 이게 싫었다. 멋지고 세련된 응용 전술 훈련이나 신기술에 관한 훈련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동기들도 그에 동의했었다.

하지만 그는 안동으로 돌아가면 입에서 신물이 나올 때까지 체력 훈련을 시킬 것이다. 지금 그가 한 말은 진심이 분명하다.

그녀는 옆눈으로 이지후를 째려봤다.


‘으... 얄미워. 자기보다 체력 좋으면 훈련 면제시켜준데. 체력이 괴물 수준이면서... 체력으로 등급 매기면 오빠는 분명 엠페러급일 거야. 어쩌면 강철의 군주보다 좋을 지도.’


지옥 같은 체력 훈련만은 받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지후에게서 떨어졌다. 후들거리는 다리에 힘을 주고 걸었다. 당당하게 목소리를 냈다.


“체력 문제없다고요. 굳이 따로 훈련 받을 필요 있겠어요?”


그녀는 동기들을 돌아봤다. 어느새 최진혁은 허리를 꼿꼿이 펴고 걸었고, 서문영의 눈에는 평소의 그 날카로운 느낌이 돌아왔다. 김연홍은 혀를 쏙 집어넣었고.

다들 체력훈련만은 피하고 싶은 게 분명했다.

하지만...


- 휘청!


민승아의 다리가 다시 풀렸다. 그녀는 땅에 철퍼덕 주저앉을 뻔 했으나 이지후가 옆에서 잡아줘 그것만은 면했다. 그녀의 귀로 악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체력훈련 확정이군!”

“아...”


그녀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는 힘없이 말했다.


“얘들아 미... 미안... 내가 민폐쟁이라서.”


하지만 동기들은 그녀를 원망하지 않았다. 여기서 악마가 누구인지 명확하게 알고 있었으니까.

숲을 빠져 나온 후에는 더 이상 이생물체들과 마주치지 않아 한결 편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20분 정도 걷자 작은 언덕이 나왔다.

언덕 위로 올라가니 저 멀리에 나무로 만든 허름한 집 한 채가 있는 게 보였다. 그 뒤에는 나무와 덤불이 무성하게 있었고.

김연홍이 인간으로 모습으로 돌아오며 말했다.


“형, 저기 사람이 살고 있어요. 냄새가 나요.”


이지후가 고개를 끄덕이자 민승아가 그에게 물었다.


“그런데 저 사람들은 왜 안동에서 살지 않고 위험하게 따로 나와서 사는 거예요?”

“글쎄... 종종 눈에 띄지 않도록 따로 사는 게 더 안전하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는 법 아니겠어?”


사람이 집단과 떨어져 사는 데는 다양한 그리고 피치 못할 사정이 있기 마련이다. 특히 비공식 영토처럼 사회 안전망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 곳이라면 더더욱!

이지후는 여러 경험을 통해 그런 사정들을 알고 있었으나 멘티들에게 설명하지 않고 넘어갔다. 아직 멘티들이 꼭 필요치 않은 것들까지 알 필요는 없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멘티들은 모두 스무 살. 분명 이제 성인이고, 인간을 초월한 힘을 가진 이능력자라고 하나 그에게는 아직 지켜줘야 할 어린 후배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상하다, 형!”


김연홍이 놀란 소리를 냈다.


“왜?”

“저 집 규모를 보니 많이 살아봐야 6명 정도일 거 같은데... 더 많은 사람들의 냄새가 나요. 그리고 피 냄새도.”


순간 이지후가 눈살을 찌푸렸다. 김연홍이 한 말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비공식 영토에 사는 사람의 적은 꼭 이생물체 만이 아니다.

그가 멘티들에게 말했다.


“바로 나 따라와!”


말을 마치자마자 흙먼지를 일으키며 질풍과 같은 속도로 언덕을 내려갔다. 언덕에서 꽤 거리가 떨어져 있는 허름한 나무 집까지 순식간에 도달했다.

민승아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감탄의 말을 내뱉었다.


“엄청 빠르다... 평소에는 움직이기 싫다고 빈둥빈둥거리기만 하면서!”


최진혁도 한 마디 했다.


“저 속도를 어떻게 따라가라고...”


이지후는 허름한 나무 집에 도착하자마자 코를 찌르는 비릿한 냄새를 맡았고, 흐느끼는 소리와 악의가 넘치는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벌컥 문을 열었다. 보이는 것은 열댓 명의 이능력자들과 온몸에 피를 뒤집어쓴 세 명의 남녀였다.


‘저 사람들은 모두 죽은 거 같군.’


그의 양손에서 반투명한 비수 모양 이능력이 생성됐다.


“역시 인간의 적은 인간이라니까.”


구석에서 바들바들 떨고 있는 조그만 여자 아이가 눈에 들어왔다. 머리에는 동물의 귀가, 엉덩이에는 세 개의 꼬리가 달려 있었다.


‘구미호 계열의 환상생물형 이능력자? 저 어린 나이에 벌써 꼬리가 세 개?’


아이의 눈과 마주쳤다.

결코 어린 아이의 눈에서는 나올 수 없는,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사는 자의 눈에서밖에 찾아볼 수 없는 공허!

이지후는 자신도 모르게 심장부근을 움켜쥐었다. 찌르르 울리는 게 있었다.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 대한 사랑입니다! 죄...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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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9화 : 못 하는 것이 없는 사람(3) +8 15.04.05 7,914 184 9쪽
27 9화 : 못 하는 것이 없는 사람(2) +15 15.04.04 7,504 175 10쪽
26 9화 : 못 하는 것이 없는 사람(1) +6 15.04.03 8,130 207 10쪽
25 8화 : 녹색 눈의 늑대(3) +10 15.04.02 7,842 179 12쪽
24 8화 : 녹색 눈의 늑대(2) +9 15.04.01 8,027 183 11쪽
23 8화 : 녹색 눈의 늑대(1) +8 15.03.31 8,170 188 10쪽
22 7화 : 누구를 위한 토벌인가(3) +17 15.03.30 8,204 173 11쪽
21 7화 : 누구를 위한 토벌인가(2) +9 15.03.29 8,574 199 13쪽
20 7화 : 누구를 위한 토벌인가(1) +5 15.03.29 9,153 205 12쪽
19 6화 : 그 아이(3) +25 15.03.28 9,337 198 13쪽
18 6화 : 그 아이(2) +10 15.03.28 9,186 207 10쪽
17 6화 : 그 아이(1) +16 15.03.27 9,415 223 10쪽
» 5화 : 민가 탐색 임무(4) +9 15.03.27 9,593 210 10쪽
15 5화 : 민가 탐색 임무(3) +10 15.03.26 10,263 222 9쪽
14 5화 : 민가 탐색 임무(2) +10 15.03.26 11,429 268 11쪽
13 5화 : 민가 탐색 임무(1) +11 15.03.25 11,874 246 10쪽
12 4화 : 안동 입성(2) +19 15.03.24 12,240 279 8쪽
11 4화 : 안동 입성(1) +18 15.03.24 12,909 289 8쪽
10 3화 : 흑월도와 세 도적들(3) +34 15.03.23 12,968 298 11쪽
9 3화 : 흑월도와 세 도적들(2) +17 15.03.22 13,228 29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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