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쵝오!

이능력자 - 강철의 군주 -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이가후
작품등록일 :
2015.03.18 02:15
최근연재일 :
2016.10.0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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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5.03.2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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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
글자
10쪽

6화 : 그 아이(1)

당연히 본 작품에 등장하는 단체나 인물들은 현실과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DUMMY

꼬마 아이 앞에 서 있던 남자가 이지후를 보며 말했다.


“촌스러운 녹색... 지역해방전선 녀석이네.”


걸걸한 목소리였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키가 190cm는 넘을 듯 보이는 거구였다. 게다가 빡빡 밀어버린 민둥머리에 짙은 눈썹.

상당한 위압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그의 뒤에는 열 명이 넘는 남녀가 서 있었다. 그들은 갑자기 난입해온 이지후를 노려봤는데, 몸 여기저기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

이지후는 다시 한 번 그들을 쓱 둘러봤다.


‘모두 이능력자들이네. 원더러스(Wanderers) 일당들이겠지?’


원더러스는 신대한민국 체제에 반대하는 일종의 무법자 집단이었다. 강원도와 경상북도가 그들의 근거지인데, 당연히 주축은 이능력자들이다.

원더러스를 하나의 단결된 집단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들은 서로 적대적이기도 했으니까.

다만 국가에서 편의를 위해 그들을 하나의 집단으로 규정지었을 뿐이다. 원래는 원더러스라는 이름이 아니라 불온세력이라는 구시대 적인 이름을 붙였었다.

하지만 불온세력 일당 중 누군가가 자기들을 멋들어지게 표현하겠다며 원더러스라고 부르고 다니기 시작했다. 그 때문에 그 이름이 더 널리 퍼졌고, 사람들의 입에 굳어졌다.

이지후는 그들이 꿈꾸는 세상이 어떤 것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여기에 있는 일당들은 사상도, 이상도 없는 그저 자신의 탐욕만을 채우기 위한 살인자들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다.

이지후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자 덩치가 좋은 대머리 남자가 다시 말했다.


“손의 이능력을 보니 적어도 레벨 5는 될 거 같은데... 나는 레벨 6이라고. 나와 함께 하고 있는 녀석들도 다들 한딱가리 하고. 그러니 그냥 가지? 지역해방전선 놈들이 무서워서 그런 게 아니야. 유일신교나 정부 녀석들이랑 달리 귀찮게 구는 것만은 일가견이 있으니 그런 거지.”


그 남자는 상의를 벗고 있었다. 돌덩이처럼 단단해 보이는 근육이 눈에 띄었다. 몸에서는 이따금씩 푸른빛이 감돌았다. 기습을 대비해 방어형 이능력을 발동한 것이 분명했다.

손의 위치를 보니 바지의 벨트를 푸는 중으로 보였다.

이지후가 다문 입을 열었다.


“여기 있는 사람을 죽인 이유야 뻔하니 넘어가자. 그런데 그 손의 위치는 뭐냐?”

“어린놈이 말이 짧네. 그래도 봐주겠어. 나는 관대하니까.”

“내가 한 질문의 답은 그게 아닌 거 같은데.”

“아! 이유는 이미 알고 있지 않아? 왜? 너도 땡겨? 하긴 이런 상대는 희귀하니까 어린 이능력자... 그것도 환상생물형의... 나랑 같은 취미를 공유한 거 같은데, 우리 좋은 게 좋은 거잖아. 내가 먼저 하고 그 다음에 하는 거라면 허락해줄게. 하지만 나보다 먼저는 절대 안 돼!”


이지후는 다시 아이 쪽을 쳐다봤다. 아직 10살도 안 돼 보였다. 입고 있는 원피스는 여기저기 찢어져 있었다.

다시 아이의 눈과 마주쳤다. 여전히 아무런 감정을 내비치지 않는 그런 눈이었다.

이지후는 아이에게 어떤 표정을 지어줘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웠다.

대머리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빨리 결정하라고. 나랑 같은 동류인지 아니면 적인지. 난 관대하지만 성질은 급해. 다시 말하지만 기쁨을 함께 누리는 것을 좋아한다고. 내 부하들은 도통 내 사상을 이해하지 못해서.”


그러자 키득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뒤에 있는 남자가 야유인지 재미삼아 하는 것인지 모를 말을 던졌다.


“대장은 하여간 너무 더러워. 당연히 성인 여자가 좋은 거 아닌가?”

“그러게. 하여간 취향 참 이상하다니까.”

“이 녀석들 조용히 못해! 이 꼬마를 봐. 날 유혹해달라고 이렇게 페로몬을 팍팍 뿜어내는데 어떻게 참아!”


페로몬에 관한 언급은 일정부분 사실이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페로몬이 아니라 이능력이지만.

환상생물형 계열 중 서문영의 백여우나 여기 있는 꼬마 아이의 구미호 같은 경우는 사람을 유혹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어린 나이에 이능력이 개화되는 경우 신체가 이능력의 과부하를 견디지 못해 자연스레 몸 밖으로 발산시키는 경우가 있었다.

지금 저 꼬마 아이가 그런 경우였다.

이지후는 그렇기 때문에 이 집 사람들이 안동 밖으로 나온 것이라 추측했다. 지금은 아이를 제외하고 모두 죽었지만.

그 때, 최진혁을 비롯한 이지후의 멘티들이 이곳에 도착했다. 문틈으로 그들의 모습이 보이자 집안에 있던 원더러스 일당들은 모두 이능력을 발동하는 것으로 전투준비를 했다.

거한의 대머리 남자가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일행을 기다리며 시간을 끌고 있었나? 쳇! 하긴 당연한 건데. 나도 참 멍청하지.”


그가 풀었던 벨트를 다시 묶자 그의 덩치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키가 2m 50cm는 될 듯싶었다. 몸은 갈색 털로 뒤덮였고.

그는 곰으로 변신할 수 있는 이능력자였다.


“이봐, 지역해방전선 나으리. 싸우기 전에 통성명이나 할까? 나는...”

“이제 곧 죽을 사람의 이름 따위 굳이 알고 싶지 않아. 뇌 용량 낭비야.”


한겨울에 얼어붙은 시냇물처럼 차갑다 못해 음울하기까지 한 이지후의 목소리.

뒤에서 그 목소리를 들은 멘티들은 평소에는 느낄 수 없었던 그의 오싹한 기운에 몸을 떨었다.

그들은 이지후가 문을 막고 있었고, 다가오지 말라고 했기 때문에 정확하게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진동하는 피 냄새와 험상궂은 일행들이 집을 점령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 정도는 파악했다.

대머리 남자가 손으로 이마를 만지더니 크게 웃었다.


“크하하하! 딱 봐도 실전경험이 얼마 없는 애송이들 같은데. 지역해방전선이라고 하면 우리가 쫄아가지고는 아이고, 죄송합니다.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죄를 뉘우칠 테니 제발 선처를 부탁드립니다, 이럴 줄 알았어?”

“부탁하지 마. 그래야 더 마음 편히 네놈들의 목을 날려버릴 수 있을 거 같으니까.”

“호! 너 좀 싸우나 보다. 하지만 그래봤자지. 우리는 이 거친 땅에서 살아남은 진짜 싸움꾼들이라고.”


창가 근처에 서 있는 붉은 색 머리의 여자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정말 자신만만하네. 아, 저런 타입은 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눈물을 질질 흘리게 만들어주고 싶다니까. 지금 보니 생긴 것도 남자치고 예쁘장한 게 괜찮네. 대장, 저 녀석 전투 끝나고 저 주면 안 돼요?”

“왜 네 타입이야?”

“조금?”

“킬킬킬. 저런 애처럼 생긴 녀석이 뭐가 좋다고.”

“그건 대장이 할 소리가 아닌데.”

“알았어. 저 녀석 얼굴은 안 건드릴게. 팔다리만 분질러 놓는 것 정도로 하지.”


거구의 대머리 남자가 이지후를 보며 이죽거렸다.


“들었지? 너 바로 죽지는 않겠다.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모르겠다만... 성노리개 생활을 즐긴다면야 나름 해피한 인생일지도.”


대머리 남자의 눈이 커졌다. 이지후의 뒤에 있는 민승아와 서문영을 봤기 때문이다.


“어? 그런데 뒤에 있는 애들도 괜찮잖아. 아니, 그 정도가 아니라 얼굴이... 상당한데. 늘씬하기만 하고 볼륨감이 약간 부족한 게 아쉽긴 하다만... 하여간 이거 오늘 제대로 즐기겠어. 얘들아 파티다!”


그 말을 들은 민승아와 서문영이 얼굴을 찡그렸다.

단지 불쾌감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었다. 대머리 남자의 이능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아챘기 때문이다. 위력만 놓고 보면 레벨 7인 이지후보다도 훨씬 위일 것 같았다. 소름끼치는 감정이 몸을 휘감았다.

이지후가 말했다.


“헛소리는 다 끝났어?”

“이능력이 평범해 보이는데, 무슨 자신감이지? 뒤에 있는 녀석들은 레벨 5 정도인... 어?”


분명 가만히 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새 그가 품에 아이를 안고 있다.

다시 한 번 아이와 눈을 맞췄다. 메마른 황무지 같은 눈빛이 그를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이게 만들었다.

서문영에게 아이를 넘겨줬다.


“문영아, 이 아이. 너랑 같은 환생생물형 이능력자야. 잘 보살피고 있어.”

“네. 그런데 저는 전투에 참여 안 하나요?”


이지후가 뒤돌아섰다.


“다들 물러나. 이 집으로 들어오지 마.”


문을 닫았다.

이지후 입장에서는 아직 어린 멘티들의 손에 사람의 피를 묻히기 싫었다.

언젠가 그들도 사람과 전투를 벌일 것이다. 사람을 죽일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이 우울한 시대를 살아가는 이능력자라면 피할 수 없는 일이 틀림없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기에, 그들이 사람을 해치는 일은 더 훗날의 아니, 그런 날이 아예 오지 않았으면 바라고 있기에...

혼자서 싸우기로 결정했다.

이전과는 다른 고요한 분위기가 집안을 지배했다. 다들 번뜩이는 눈을 하고는 이지후를 주시했다.

아까 전에 보여줬던, 제대로 보기나 했는지 의심이 되는 그 속도.

그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들의 눈에는 그의 손에 생성된 50cm 길이의 비수모양 이능력이 더없이 날카로운 명검으로 보이기까지 했다.

그가 말했다.


“레벨 6 한 명에, 레벨 5가 일곱 명 나머지는 레벨 4. 맞지?”

“그... 그래.”


이전과는 달리 대머리 남자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너희들은 내 이름을 알아야겠지? 나는 지역해방전선 소속 레벨 7의 이능력자 이지후.”


그가 손을 앞으로 뻗었다.


“내 이름 절대 잊지 못하게 만들어 줄게.”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서린다.


“만약 살아남는다면 말이야.”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 대한 사랑입니다! 죄... 죄송합니다.


작가의말

행복한 불금 보내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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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9화 : 못 하는 것이 없는 사람(3) +8 15.04.05 7,914 184 9쪽
27 9화 : 못 하는 것이 없는 사람(2) +15 15.04.04 7,504 175 10쪽
26 9화 : 못 하는 것이 없는 사람(1) +6 15.04.03 8,130 20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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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8화 : 녹색 눈의 늑대(2) +9 15.04.01 8,027 183 11쪽
23 8화 : 녹색 눈의 늑대(1) +8 15.03.31 8,170 18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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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6화 : 그 아이(2) +10 15.03.28 9,186 207 10쪽
» 6화 : 그 아이(1) +16 15.03.27 9,416 223 10쪽
16 5화 : 민가 탐색 임무(4) +9 15.03.27 9,593 210 10쪽
15 5화 : 민가 탐색 임무(3) +10 15.03.26 10,263 222 9쪽
14 5화 : 민가 탐색 임무(2) +10 15.03.26 11,429 26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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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4화 : 안동 입성(1) +18 15.03.24 12,909 28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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