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쵝오!

이능력자 - 강철의 군주 -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이가후
작품등록일 :
2015.03.18 02:15
최근연재일 :
2016.10.07 17:13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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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3.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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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화 : 흑월도와 세 도적들(3)

당연히 본 작품에 등장하는 단체나 인물들은 현실과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DUMMY

이제 이전과는 반대의 전개가 펼쳐졌다. 이지후가 맹렬하게 공격을 하고, 흑월도가 공격을 피하기 급급한 상황이 됐다.

흑월도는 숲이 있는 방향으로 발을 부지런히 움직이며, 그의 찌르기를 모두 피해냈다. 빠른 공격이지만 피하는 것만이라면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를 떨쳐낼 수가 없다. 도망을 칠 수가 없다.

등에서 뜨거운 충격이 느껴졌다. 그의 견제 때문에 시선이 분산된 탓에 다른 이능력자의 공격을 놓치고 말았다. 갑옷도 벗어 던져 방어력이 떨어진 상태였다.

치명적이다!


“이이이에에어어어!”


흑월도의 입에서 기이한 비명소리가 들렸다. 곧 쓰러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흑월도의 살고자 하는 의지는 강렬했다. 다리에 힘을 주고 다시 달렸다.

이지후의 오른발 공격이 흑월도의 허리로 날아갔다. 흑월도는 집중력을 쥐어 짜내 옆으로 뛰며 피해냈다.

딱 거기까지가 끝이었다. 누군가 흑월도의 양다리를 잘라버린 것.

흑월도는 허망한 눈으로 조그만 이능력자를 올려다봤다. 자신이 왜 이렇게 당했는지 알 것 같았다.

조그만 이능력자는 애초부터 자신의 목을 베기 위해 적극적으로 공격한 게 아니었다. 움직임만 봉쇄하고, 피해만 줄일 생각이었다.

목을 베겠다고 한 도발은 함정이었다.

흑월도는 그 의도를 알아차렸다면 이렇게 당하지 않았을 텐데라고 생각하며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버렸다.


- 쉬이익!


이지후가 손을 휘두르자 흑월도의 목이 날아갔다.

100명에 가까운 이능력자의 목숨을 앗아간 나이트급 이생물체 흑월도는 그렇게 생을 마감했다.

수송부대의 최후방은 이지후의 활약으로 그리 큰 피해 없이 수습됐으며, 둥근 갈색 난쟁이 종족과의 전투는 이제 마무리 국면을 향해 달려갔다.

이지후는 하늘을 쳐다보았다. 화창하고 맑은 날씨였다.


“온 몸이 비명을 지르네. 에고고! 몸이 남아나질 않아.”


땀과 흙먼지 때문에 얼굴은 더러웠고, 여기저기 난 상처들로 인해 온통 피투성이였다. 이지후는 손으로 자신의 오른쪽 어깨를 쥐고 있었다. 꽤나 깊은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었다. 고통이 밀려오자 입술을 꽉 깨물었다. 왼쪽 허벅지의 상태도 심각했다.

상처투성이 이지후를 발견한 민승아가 그를 치료하기 위해 움직였다. 아직 이지후에 대한 불만이 모두 가신 건 아니었지만 그의 모습이 안쓰러워 다가갈 수밖에 없었다.


“지후 오빠, 치료 받으셔야죠.”

“일단 나보다 더 많이 다친 사람부터 치료해. 레벨 7 이능력자의 자존심이 있지, 어떻게 먼저 치료를 받아.”

“이 근처에서는 오빠가 젤 많이 다친 거 같은데요. 다른 사람들은 딱히...”


이지후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흑월도에 의해 팔이 잘려나간 이능력자 말고는 정말로 그의 부상이 가장 심한 듯했다. 그 외 부상이 심한 사람들은 이미 치료를 받는 중이었고.

민승아를 보며 말했다.


“정말이네. 그럼 치료 좀 부탁해.”

“이런 말 하는 게 웃기지만... 많이 아프죠?”

“아니.”

“피! 웬일로 강한 척을 하세요. 맨날 몸이 약해서 무리하면 일찍 죽을 거라느니 그러셨으면서. 지금도 엄청 아프다고 호들갑을 떠실 줄 알았는데.”

“멘토한테 호들갑이라니! 그리고 아픈 게 아니라 엄청 많이 아프다고 말하려고 했어.”


민승아가 웃었다. 그럼 그렇지 하는 생각을 했다.

조금 더 듬직하고 어른스러운 멘토의 모습으로 마무리 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그래도 오늘은 조금 멋있었어요.”

“그럴 리가. 나는 많이 그리고 항상 멋있는 사람인데.”


민승아는 오빠는 그런 말을 덧붙여서 문제에요라고 말하려다 참았다.

멀쩡해 보이는 말투와는 다르게 그의 상처가 생각보다 심각했으니까. 그리고 지금 보니 입술을 깨물고 있다. 상당히 고통스러울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타박을 할 수 없었다.

머리가 긴 여성 이능력자 한 명이 이지후에게 다가왔다. 그에게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하며 말했다.

“이지후 씨, 아까는 정말 감사했어요.”

“아! 감사는요. 제가 미안하죠. 제가 제대로 못 막아서... 팔 잘리신 분은 괜찮나요?”

“네. 다행하게도 팔을 붙일 수 있다고 하네요. 피를 많이 흘린 것 말고는 별 탈 없을 거 같다고 해요.”

“다행이에요. 그 분한테도 제가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전해주세요.”

“몸은 괜찮으세요? 많이 다치신 거 같은데...”

“원래 다치는 게 일상인 사람이라 익숙해요.”


그녀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이지후를 바라봤다. 그러다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그러자 이지후의 주변으로 누군가 다가와 그의 어깨를 툭 쳤다. 배가 많이 나온 푸짐한 인상의 남자였다.


“역시 그림자 영웅이야.”


이지후가 뚱한 눈으로 자신의 어깨를 친 남자를 바라보자 그 남자는 웃으며 말했다.


“왜?”

“일단 지금 어깨 엄청 아프거든요. 건들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제발 그 호칭은 참아주시기 바랍니다. 뭐 좋은 거라고...”

“나는 자랑스러워.”

“제 호칭인데 왜 형님이 자랑스러워합니까?”


그 남자는 그저 웃었다.

전투가 종결됐는지 사람들이 이지후의 곁으로 모여 들었다. 다들 그에게 한마디씩을 건넸다.


“몸은 괜찮아요?”

“오늘 활약 대단했어. 역시 레벨 7이야.”

“정말 기차게 빠르던데.”

“치료 잘 받으세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민승아는 이지후가 왜 ‘그림자 영웅’ 이라고 불리는지 물어보고 싶었으나 다들 신나서 이지후에게 말을 붙이고 있었기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하지만 그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사람들 사이를 누군가 비집고 들어와 성난 소리를 내뱉었기에.


“이지후, 자네 무슨 짓을 한 거야? 선두에 서서 이생물체들을 상대하면 안 된다는 거 잘 알잖아. 함부로 지시를 내려서도 안 되고. 너, 잘 걸렸어. 이거 선동행위야, 징계감이야.”


정부의 감시관, 강영철이었다.

그는 이지후에게 삿대질까지 하며 목이 터져라 고함을 질렀다. 이지후는 익숙하다는 듯 그의 말을 들은 척 만 척 했다.

주변에 있는 지역해방전선의 이능력자들이 대신 항의를 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너무 하는 거 아닙니까?”

“그러게. 이지후 씨가 나서지 않았으면 희생자가 꽤나 나왔을 거 같은데 ...”

“거! 적당히 합시다.”


강영철은 물러서지 않았다.


“신대한민국은 엄연한 법치국가입니다. 법은 지키라고 있는 것인데 그 법을 어기면 어떻게 되겠소? 국가의 기강이 흔들리고 사직이 위태로워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리와 원칙을 지키고 법을 준수하는 게 필요한 건데, 지금 여기 있는 이지후 씨는 어떻소?”


다들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강영철을 바라봤다. 조금 전, 이지후에게 그림자 영웅이라고 했던 남자가 나섰다.


“지금 상황에서 지후가 나서지 않았다면 최소 스무 명은 죽었을 텐데... 그걸 막았는데 상을 주지는 못할망정 징계를 하겠다고? 그게 말이 돼? 아무리 이 녀석이 그런 말도 안 되는 규정에 얽매여 있다고는 하지만... 상황이라는 게 있지 않소?”


일부 지역해방전선 사람들은 이지후가 레벨 7의 이능력자임에도 불구하고 왜 지휘관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고, 전투 시 전면에 나서면 안 된다는 규정에 묶여 있는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이유까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들은 지금 이 상황이 불합리하다고 느꼈다. 항의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그러자 강영철은 못마땅하다는 듯 사람들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이지후 씨가 나서지 않았다 한들, 피해는 그리 크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망자는 열 명 선에서 그쳤겠죠. 하지만 규칙을 어기는 것은 중대한 문제입니다. 앞으로 더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으니까요. 사람 몇 명 살렸다고 해서 규칙을 어긴 것을 눈감아 준다면 앞으로 잠재적인 피해를 키울...”

“사람 목숨 열 명이 우습냐?”


성난 이능력자 한 명이 강영철을 말을 끊어 버렸다. 그를 한 대 칠 기세였다. 또 다른 누군가가 외쳤다.


“사람을 살리는 거 보다 더 중요한 그 잘난 원리원칙이 뭔데?”


사태는 더욱 커질 성 싶었다.

지역해방전선 이능력자들의 기세에 눌린 강영철의 얼굴이 허옇게 질렸다. 그는 뒷걸음질을 치며 말을 내뱉었는데, 이전처럼 자신감에 넘치는 그런 목소리는 아니었다. 다 죽어가는 목소리였다.


“아니, 잘못은 저 녀석이 했는데 왜 나만 가지고...”


그런 강영철을 도운 사람은 다름 아닌 이지후였다. 그가 사람들과 강영철 사이로 끼어들며 말했다.


“병력 정비할 시간입니다. 이제 그만하고 다들 자기 위치로 가시죠. 제 일은 제가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수송 책임자, 김창성이 전투의 뒷수습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보고를 마치고, 정돈을 한 후 안동으로 들어가야 했다.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자기 위치로 움직였다.

사람들이 모두 흩어지자 강영철은 이지후에게 다가가더니 그리 크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행여나 다른 사람들이 들을까 조심하는 모습이었다.


“나는 국가의 원리원칙대로 따른 거야. 나에게 괜한 원망 가지 마. 어쨌건 내가 보고 느낀 대로 보고를 올릴 거고, 너는 합당한 절차에 따라 징계를 받게 될 거야.”


그리고서는 김창성이 있는 곳으로 도망치듯 걸어갔다.

이지후는 치료를 해주고 있던 민승아가 놀란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음을 눈치 챘다.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승아야.”

“네?”

“저 사람은 나한테만 강한 거 같아. 그렇지?”


민승아는 정말 심각한 상황인 것 같은데도 농담처럼 말을 하는 그가 신기했다. 그녀는 김창성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강영철의 뒷모습을 흘끔 쳐다본 후 말했다.


“오빠, 참 이상해요. 사람을 구했는데 징계를 받는다니... 이해가 안 가요.”

“그러게 말이야. 아무리 징계 받는 게 내 특기라 해도 그렇지.”


이지후는 하늘을 쳐다보았다.


“무슨 생각 하세요.”

“날씨가 좋다는 생각.”

“정말로요? 아닌 거 같은데요. 속이 시커먼 오빠라면 분명 저 감시관 아저씨에게 당한 것을 갚아주기 위해 못된 음모와 계략을 짜고 있는 중일 거예요.”


그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봤다. 평소의 그처럼 사람을 놀리는 듯한 표정으로 웃고 있다. 덕분에 덩달아 웃고 말았다.


“못된 음모와 계략이라... 그거 좋지. 안동에 가면 이 꾸물꾸물 올라오는 억울한 심정 제대로 갚아줘야겠어.”

“그 때, 저도 꼭 끼워주세요. 알았죠?”

“그런데 이거 남 괴롭히는 일인데, 너 너무 좋아한다.”

“우리 멘토님께서 그런 거 좋아하니까요. 멘티가 멘토한테 배우는 건 당연한 거죠.”

“하여간 못된 건 참 잘 배워요.”


다시 한 번 하늘은 올려다봤다. 여전히 맑고 화창했다.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 대한 사랑입니다! 죄...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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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11화 : 합당한 대가(1) +11 15.04.09 8,024 168 10쪽
31 10화 : 지역해방전선의 이능력자로서(2) +25 15.04.08 7,625 183 13쪽
30 10화 : 지역해방전선의 이능력자로서(1) +11 15.04.07 7,782 170 10쪽
29 9화 : 못 하는 것이 없는 사람(4) +20 15.04.06 7,811 189 12쪽
28 9화 : 못 하는 것이 없는 사람(3) +8 15.04.05 7,914 184 9쪽
27 9화 : 못 하는 것이 없는 사람(2) +15 15.04.04 7,504 175 10쪽
26 9화 : 못 하는 것이 없는 사람(1) +6 15.04.03 8,130 207 10쪽
25 8화 : 녹색 눈의 늑대(3) +10 15.04.02 7,841 179 12쪽
24 8화 : 녹색 눈의 늑대(2) +9 15.04.01 8,027 183 11쪽
23 8화 : 녹색 눈의 늑대(1) +8 15.03.31 8,169 188 10쪽
22 7화 : 누구를 위한 토벌인가(3) +17 15.03.30 8,204 173 11쪽
21 7화 : 누구를 위한 토벌인가(2) +9 15.03.29 8,574 199 13쪽
20 7화 : 누구를 위한 토벌인가(1) +5 15.03.29 9,153 205 12쪽
19 6화 : 그 아이(3) +25 15.03.28 9,337 198 13쪽
18 6화 : 그 아이(2) +10 15.03.28 9,185 207 10쪽
17 6화 : 그 아이(1) +16 15.03.27 9,415 223 10쪽
16 5화 : 민가 탐색 임무(4) +9 15.03.27 9,592 210 10쪽
15 5화 : 민가 탐색 임무(3) +10 15.03.26 10,263 222 9쪽
14 5화 : 민가 탐색 임무(2) +10 15.03.26 11,429 268 11쪽
13 5화 : 민가 탐색 임무(1) +11 15.03.25 11,874 246 10쪽
12 4화 : 안동 입성(2) +19 15.03.24 12,240 279 8쪽
11 4화 : 안동 입성(1) +18 15.03.24 12,908 289 8쪽
» 3화 : 흑월도와 세 도적들(3) +34 15.03.23 12,968 298 11쪽
9 3화 : 흑월도와 세 도적들(2) +17 15.03.22 13,228 290 8쪽
8 3화 : 흑월도와 세 도적들(1) +15 15.03.21 13,763 322 10쪽
7 2화 : 둥근 갈색 난쟁이들과의 전투(2) +31 15.03.20 14,443 324 10쪽
6 2화 : 둥근 갈색 난쟁이들과의 전투(1) +17 15.03.20 15,927 324 8쪽
5 1화 : 비공식 영토, 안동으로(4) +30 15.03.19 17,003 367 8쪽
4 1화 : 비공식 영토, 안동으로(3) +13 15.03.19 19,022 391 8쪽
3 1화 : 비공식 영토, 안동으로(2) +18 15.03.19 24,229 45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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