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쵝오!

이능력자 - 강철의 군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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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후
작품등록일 :
2015.03.18 02:15
최근연재일 :
2016.10.0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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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4.0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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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0화 : 지역해방전선의 이능력자로서(1)

당연히 본 작품에 등장하는 단체나 인물들은 현실과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DUMMY

30명의 초등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는 교실. 지역해방전선의 상징인 녹색 재킷을 입은 여성이 교탁을 향해 걸어갔다. 아이들은 다들 호기심 어린 눈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150cm를 조금 넘는 작은 체구가 여중생을 연상시키는 숏커트 헤어와 잘 어울렸다. 눈과 얼굴은 살짝 동글동글한 편이었다.

귀엽다면 귀엽다고 할 수 있는 외모이나 그렇다고 대단히 또는 훌륭한 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호들갑을 떨 정도는 아닌 듯 싶었다.

그녀가 교탁에 서자 이 반의 담임선생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아이들을 보며 말했다.


“여러분 오늘 1일 교사로 오신, 한중전쟁의 영웅 김명경 선생님이에요. 다들 박수로 맞아주세요.”


그녀의 나이 스물여덟.

하지만 작은 체구와 어려보이는 얼굴 때문인지 그냥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활기찬 여학생 같았다. 교복을 입으면 고등학생이라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그녀가 아이들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 내가 지역해방전선 소속 레벨 8의 이능력자 김명경이야. 우리 꼬맹이들 이능력자와 이생물체들에 대해 궁금한 거 정말 많지? 모든 물어봐. 다 알려줄 테니까.”


가장 앞자리에 앉은 여자 아이가 수줍게 손을 올렸다.


“언니, 손에서 불이나 번개 발사할 수 있어요?”

“그건 못 하지만...”


그녀가 웃음을 짓자 뒤에 있는 스크린에서 영상이 나오기 시작했다. 영상 속에서 그녀가 나타났다. 지금처럼 소녀 같은 모습이 아니라 당당한 전사의 모습이었다.

주먹을 세로로 세우더니 허리춤에서부터 일자로 내질렀다. 중국 무술에서 나오는 붕권이라는 기술. 5층짜리 건물이 붕권 한 방에 무너져 내렸다.

놀란 아이들은 입을 크게 벌리고는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그러자 그녀가 말했다.


“이게 내 특기야. 명경 핵주먹이라는 기술인데, 나한테 이거 배울 사람!”


아이들은 한바탕 난리가 났다. 다들 목이 찢어질 때까지 소리를 질렀다.


“저요!”

“언니, 그거 꼭 가르쳐 주세요.”

“우와! 우와! 우와!”


선생이 흥분한 아이들을 간신히 자제시켰다.

동그란 안경을 쓴, 똑똑해 보이는 아이가 손을 들고 질문을 했다.


“누나는 얼마큼 강해요?”

“나? 당연히 신대한민국에서 가장 강하지.”

“하지만 누나의 히어로즈 랭킹은 4위잖아요.”

“오! 너 뭐 좀 아는 구나. 하지만 랭킹은 그저 숫자일 뿐이야.”


그녀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능의 기공이 피어오르는데, 마치 불꽃이 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켰다.


“내가 최강이라고.”


아이의 말대로 그녀의 히어로즈 랭킹은 4위. 그녀의 위로는 최강 3인이라고 불리는 정부 소속의 무신(武神) 김관우, 북부의 수호자 김성건과 EOA 소속의 얼음 서리검 강동현이 있었다.

그녀가 4위에 랭크된 이유는 그들과 일대일 대결에서 밀렸기 때문은 아니었다. 단지 최강 3인과는 달리 다수를 한 번에 공격하는 이능력이 없을 뿐이었다. 단체전에서 위력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랭크가 그들보다 낮은 것.

그녀는 최강 3인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

그저 작은 체구의 여학생으로 보이는 그녀가 바로 지역해방전선의 최강 전력이자 ‘파괴의 여제(女帝)’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김명경이었다.

그녀를 동경의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 여자 아이가 질문을 했다.


“언니, 어떤 이생물체가 가장 무서워요?”

“흠... 그런 것 따위는 없는데. 하지만 꼭 하나 골라야 한다면...”


그녀는 지도가 붙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그러더니 인천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여기에 사는 녀석인데, 강철의 군주라고. 그 녀석한테 죽을 뻔한 적이 있기는 하지.”

“많이 쎄요?”


그녀가 두 팔로 크게 원을 그렸다.


“그 녀석 크기가 이만... 보다도 더 크네. 들고 다니는 무기가 언니만한데. 쬐끔 쎄긴 해.”

“언니, 안 죽을 거죠?”


아이들의 입에서 죽음이라는 단어가 어렵지 않게 나오는 시대였다. 그녀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언니가 강철의 군주랑 그 부하들 다 때려눕히는 모습 보여줄 테니까. 그러니까 너희들은 밥 많이 먹고 선생님 말씀 잘 들어야 돼. 알았지? 언니랑 약속할 거지?”

“언니도 안 죽을 거라고 약속해줘요.”

“그래. 약속할게.”




***


김명경이 1일 수업을 마치고 학교를 나오자 교문에 검은색 승용차가 대기해 있었다. 차에서 젊은 남성이 나왔다.


“누나, 여기요.”


지금 그녀에게 손을 흔든 남자 역시 지역해방전선의 상징인 녹색 재킷을 입고 있었다. 그는 눈매와 코가 날카로운 편이었으며, 키는 신대한민국 남성의 평균 정도 됐다.

그녀가 의자에 앉자 차는 기분 좋은 소리를 내며 출발했다.

그녀가 이마를 훔치며 말했다.


“휴, 오늘 정말 힘들었네. 차라리 이생물체들하고 싸우는 게 편하지.”

“왜요? 누나 애들 좋아하잖아요.”

“너도 알잖아. 내가 사람들 앞에서 말 잘 못하는 거...”

“그게 아니라 누나 머리가 나...”


운전을 하던 남자는 순간 옆자리에서 살기가 느껴져 말을 끝까지 이을 수 없었다. 그래, 그 뒤의 말은 하면 안 되는 것이었다. 그녀의 지인들이나 상위 이능력자들 모두가 알고 있지만 입 밖으로 내면 안 되는 공공연한 비밀.

그녀가 창밖을 내다보며 말했다.


“다음부터 지후 없을 때는 이런 일 안 받아야지.”

“하긴 맨날 형이 하란대로 했으니... 평소에 형이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 것 같습니다. 공식석상에 나설 때마다 누나 컨트롤 하는 게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그녀는 평소 엉뚱한 발언을 자주했다. 마치 아이 같은, 계산되지 않은 그런 말들.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지후는 그녀가 그런 돌출행동을 자제하도록 돕는 역할을 했다. 사람들을 돌본다고 표현을 했지만.

지역해방전선을 상징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일반인들에게 물어본다면? 모두가 창립자인 박석두가 아니라 그녀, 김명경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녀는 한중전쟁, 서울 탈환전, 경주 공방전 등 수많은 전투의 선두에 서서 대단한 무훈을 세웠다. 그녀의 주먹에 아스라진 이생물체들의 숫자는 천 단위가 넘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었다. 그녀가 공을 세울 때마다 그녀의 옆에서 그녀를 보조한 이능력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그 사람이 바로 이지후였다.

이지후는 그녀가 지역해방전선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비공식 영토의 희망의 빛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했다. 본인은 그녀의 그림자로 남으면서...

한중전쟁 이후로 자신이 전면에 나서면 안 된다는 것을 알기에 선택한 행동이었다.

하여간 김명경은 전장에서는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는 이생물체들을 모조리 박살내는 것으로 광포한 카리스마를 뽐냈다. 반면 사석에서는 다소 엉뚱하면서도 순수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반전 매력을 선사했다.

그 상반된 이미지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덕분에 그녀는 이능력자 인기조사 순위에서 항상 세 손가락 안에 들 수 있었다.

그녀가 이렇게 대중에게 높은 인기를 얻은 이유는 그녀 본연의 매력덕분이기도 했지만, 이지후의 치밀한 이미지 메이킹 작업 때문에 가능한 것이기도 했다.

이는 최상위 이능력자들만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김명경이 웃으며 말했다.


“고생은 무슨 고생이야. 나 같은 미소녀가 순순히 말을 따라주니 영광으로 알아야지.”

“누나 스물여덟인데, 미소녀는 좀...”


그녀가 주먹을 들었다. 그러자 그의 등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이생물체들과 싸울 때보다 죽음을 가까이서 느꼈기 때문이었다.


“저 운전하는 중이에요. 제발 참으세요. 차사고 난다고요.”

“한 번 봐줄 테니까 딸기 빙수 사줘.”

“아... 알았어요.”

“두 번 사줘.”

“네...”


그녀의 협박에 굴복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가 투덜거렸다.


“저보다 연봉도 훨씬 많으면서 뜯어먹으시기는...”

“이번 달은 돈이 없어. 지후 방어구 맞춰주는데 돈을 좀 썼더니...”

“하긴 형 전용 방어구가 좀 비싸긴 하죠. 방어 이능력이 없어서...”


자동차가 신호에 걸렸다.

그는 슬쩍 그녀의 옆얼굴을 쳐다보았다.


‘누나가 형 방어구 때문에 한 5000은 썼을 거 같은데... 도대체 누나와 형의 관계는 뭘까? 벌써 5년째 보고 있지만 미스테리야.’


그 혼자만 가지고 있는 의문은 아니었다. 김명경과 이지후는 연인처럼 보이지만 연인은 아닌데, 연인 같기도 한 관계로 유명했다.

그녀가 시선을 창밖으로 두었다. 누군가 애완견을 데리고 산책을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가 말했다.


“연흠아.”

“네?”

“네 동생이 이번에 지후랑 안동 간 거지?”

“맞아요.”

“걱정 안 되냐? 처음으로 비공식 영토에 보내는 건데.”

“이제 스무 살인데 걱정은요. 지역해방전선의 이능력자로서 해야 하는 의무인데 알아서 잘 하겠죠.”


그는 신호가 바뀌자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 사거리를 지나자 입을 열었다.


“그리고 지후 형이랑 같이 있잖아요. 그런데 걱정할 게 뭐 있어요.”

“하긴 그건 그래.”

“그리고 제 동생이라 이런 말하긴 좀 그렇지만... 상당히 똑똑하거든요.”


이들의 목적지는 세종특별시에 있는 지역해방전선 본부였다. 그 중에서도 미혼 이능력자들을 대상으로 한 숙소.

김연흠은 숙소에 도착해 그녀를 보낸 후, 자기 방으로 향했다.


- 띠리리리!


그 때 울린 핸드폰. 번호가 찍혀 있지 않았다. 그는 고개를 갸웃하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 연흠아 나다. 지후.

“어, 형? 무슨 일로. 비공식 영토에서 개인적인 통화는 금지 돼있...”


머릿속을 스쳐가는 불길한 예감에 말을 멈추고 말았다.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 대한 사랑입니다! 죄... 죄송합니다.


작가의말

이지후의 영혼의 파트너 김명경의 등장입니다.

지난 판에 비해 늦게 등장했네요.


앞으로 캐릭터들이 쏟아져 나올 텐데, 어떻게 쉽게 설명하고, 머리에 박히도록 할 지 고민이 됩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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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10화 : 지역해방전선의 이능력자로서(2) +25 15.04.08 7,625 183 13쪽
» 10화 : 지역해방전선의 이능력자로서(1) +11 15.04.07 7,783 170 10쪽
29 9화 : 못 하는 것이 없는 사람(4) +20 15.04.06 7,812 189 12쪽
28 9화 : 못 하는 것이 없는 사람(3) +8 15.04.05 7,914 184 9쪽
27 9화 : 못 하는 것이 없는 사람(2) +15 15.04.04 7,504 175 10쪽
26 9화 : 못 하는 것이 없는 사람(1) +6 15.04.03 8,130 207 10쪽
25 8화 : 녹색 눈의 늑대(3) +10 15.04.02 7,842 179 12쪽
24 8화 : 녹색 눈의 늑대(2) +9 15.04.01 8,027 183 11쪽
23 8화 : 녹색 눈의 늑대(1) +8 15.03.31 8,171 188 10쪽
22 7화 : 누구를 위한 토벌인가(3) +17 15.03.30 8,204 173 11쪽
21 7화 : 누구를 위한 토벌인가(2) +9 15.03.29 8,575 199 13쪽
20 7화 : 누구를 위한 토벌인가(1) +5 15.03.29 9,154 205 12쪽
19 6화 : 그 아이(3) +25 15.03.28 9,338 198 13쪽
18 6화 : 그 아이(2) +10 15.03.28 9,186 207 10쪽
17 6화 : 그 아이(1) +16 15.03.27 9,416 223 10쪽
16 5화 : 민가 탐색 임무(4) +9 15.03.27 9,594 210 10쪽
15 5화 : 민가 탐색 임무(3) +10 15.03.26 10,263 222 9쪽
14 5화 : 민가 탐색 임무(2) +10 15.03.26 11,429 268 11쪽
13 5화 : 민가 탐색 임무(1) +11 15.03.25 11,875 246 10쪽
12 4화 : 안동 입성(2) +19 15.03.24 12,241 279 8쪽
11 4화 : 안동 입성(1) +18 15.03.24 12,910 289 8쪽
10 3화 : 흑월도와 세 도적들(3) +34 15.03.23 12,968 298 11쪽
9 3화 : 흑월도와 세 도적들(2) +17 15.03.22 13,229 29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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