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쵝오!

이능력자 - 강철의 군주 -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이가후
작품등록일 :
2015.03.18 02:15
최근연재일 :
2016.10.07 17:13
연재수 :
1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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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95,178

작성
15.04.0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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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14
추천
184
글자
9쪽

9화 : 못 하는 것이 없는 사람(3)

당연히 본 작품에 등장하는 단체나 인물들은 현실과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DUMMY

레이피어의 길이는 비수 모양 이능력보다 길었다. 그러니 그녀가 유리한 것은 당연한 일.

그의 목이 레이피어에 의해 찢겨지기 일보 직전,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모든 이들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이지후가 마치 유령과 같은 움직임으로 레이피어와 그녀의 몸을 통과했기 때문이었다.

그 뿐만 아니라 목을 베기까지 했는지 그녀의 목에서 선혈이 길을 달렸다.

이지후의 표정이 그리 좋지 않았다.


‘그 순간 구름을 발동해 목을 막다니. 대단하네. 역시 레벨 7이야. 호락호락 당해주지를 않아.’


그는 변덕을 부리는 발걸음을 억지로 멈춘 다음에 옆으로 반보 뛴 후, 다시 가속을 했었다. 그 움직임에 끊어짐이 없었고 워낙 빨랐기에 마치 유령이 물체를 통과하는 모습처럼 비췄었다.

언뜻 화려해 보이는 이지후의 공격은 오히려 그에게 더 큰 피해를 입혔다.

아무리 이능력이라는 것이 물리 법칙에 위배된다고 하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였다. 강제로 신속의 움직임을 멈췄기 때문에 허벅지와 장딴지 근육에 상당한 부하가 갔다.

덜덜 떨리고 있는 다리가 그 증거였다.


‘여기서 공격을 멈추면 내가 당해. 애들이 어떻게 만들어준 기횐데. 여기서 날릴 수는 없어.’


호흡을 멈추고 쉴 새 없이 연속 공격을 퍼부었다. 양손으로 어깨와 옆구리를 찌른 후, 오른발로 하단과 상단을 이어서 찼다.

신윤정은 구름 방패로 손 공격은 막아냈으나 하단 차기를 허용했다. 휘청거리는 몸. 하지만 덕분에 저절로 몸이 숙여져 이지후의 상단 차기는 그녀의 머리카락만을 스치고 지나갔다.

큰 공격이 지나가자 보이는 빈틈. 그녀는 레이피어로 몸통을 찌르려 했다.

그 순간, 이지후의 눈이 번뜩였다. 예상한 움직임! 쭉 뻗은 상단 발차기를 허리까지 끌어당긴 후 다시 뻗어 그녀의 얼굴을 밀어 찼다.


- 퍽!


제대로 들어간 공격. 하지만 이 정도로 기절 시킬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다시 숨 한 번 쉬지 못 하고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그녀가 위기에 빠진 것은 명백했으나 그 역시 위험한 상황인 것은 매한가지. 단 한 순간도 쉬지 않고 과도하게 움직였기 때문에 다리 근육은 한계에 다다른 상태였다.

그렇다고 여기서 공격을 멈추면 그녀를 다시 제압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며, 지금 전장의 상황은 그것을 허용할 것 같지 않았다.

마치 치킨 게임 같은 상황.

이지후는 침이 바싹 마르는 것을 느꼈다. 평소였다면 이런 무리한 짓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으로써는 도박과도 같은 승부수를 던져야만 했다.

그가 다시 한 번 그녀의 얼굴을 향해 오른 발을 찼다. 그 때, 발의 궤도를 막는 구름 방패가 생성됐다.


‘걸렸어.’


무릎을 꺾어 발차기의 궤도를 그녀의 허리로 틀었다. 발등에 느껴지는 묵직한 느낌, 고통에 겨운 그녀의 얼굴.

양손을 번갈아 그녀의 허리를 찔렀다. 이전과는 달리 그녀는 모든 공격을 허용했고, 허리가 피로 물들어갔다.

그 와중에 한 반격. 이지후의 허리에도 피가 번졌다. 살점이 뜯겨 나간 것 같았다.

고통에 입술을 깨물었다. 손을 내질렀다. 그녀 역시 공격을 이어갔다.

경쾌한 타격음 소리와 함께 그녀의 입에서 나온 신음소리.


“컥!”


그녀의 목이 꺾였고, 입에서 핏물이 터져 나왔다. 분명 손을 뻗었지만 결정타를 날린 것은.

이지후의 장기인 상단 오른 발차기였다.

손 공격은 속임수였다. 비수 모양으로 찌르는 것처럼 하고는 이내 갈퀴 모양으로 바꿨다. 그녀가 내지른 레이피어에 걸어 방향을 돌렸다. 그 후에 상단 차기를 찼다.

그녀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허물어졌다. 이지후는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받쳤다.


“내가 지금 얘를 챙길 때가 아닌데. 나도 쓰러지기 일보직전이구만...”


그는 정말 간신히 서 있는 상태였다. 머리가 핑 돌아 말 그대로 별이 보일 지경이었다.

숨을 고르며 치프틴급 이생물체와 강문호의 전투를 바라봤다.


“이제 저 쪽을 해결해야 하나. 솔직한 심정으로는 뜨뜻한 물에 몸 담그러 가고 싶은데...”




***


안동의 토벌군은 반격을 가하며 퇴각 준비를 하고 있었다.

원래 가장 힘든 것이 퇴각이라고 하나 이생물체들도 피해가 큰 상황이라 그런지 적극적으로 쫓을 생각은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치프틴급 녹색 눈의 늑대만은 달랐다. 온 몸이 상처투성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안동의 이능력자들을 전멸시킬 생각으로 앞발을 휘두르며 산성 침을 내뱉었다.

그 탓에 주변의 대지는 온통 검게 부식됐고, 이능력자들의 사지는 피와 그을음으로 물들어 갔다.

현재 안동의 이능력자들은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강문호와 김우영을 비롯한 안동의 정예들 그리고 이지후와 그의 멘티들은 발광하는 치프틴급을 막기 위해 분투하는 중이었다.

문제가 있다면 그들의 퇴로가 막혀 있다는 것.

나머지 이능력자들은 퇴각 문제 때문에 치프틴급과 적당히 떨어진 거리에서 견제만 하고 있었다. 그들은 강문호를 비롯한 이들을 구하기 위해 전력으로 화력을 퍼붓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지만, 그게 다시 전면전으로 이어질까봐 자제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모든 이능력자들이 녹초가 됐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매한 상황이 연출됐다.

현재 지휘를 맡고 있는 나이가 많은 이능력자는 여기서 견제만 하며 강문호를 비롯한 다른 이들을 기다리기로 결정했다. 그들이 이곳까지 빠져 나오면 함께 퇴각을 하고 그러지 못하면 그들끼리만 빠져나가기로 했다.

더 많은 사람들을 살리기 위한 어쩔 수 없는 판단이었다. 사령관 강문호의 뜻이며, 이미 이지후와 입을 그렇게 맞췄다.

어떻게든 퇴로를 뚫어야 하는 김우영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1소대는 사령관님이 잠시 숨을 고르실 수 있도록 도와드려! 나머지는 계속 길을 만들어.”


그는 어깨에 자신의 동료 박찬진을 짊어지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치프틴급 녹색 눈 늑대의 공격을 막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그의 표정은 당연히 밝을 수가 없었다. 후회만 가득했다. 공격에 나서는 이지후를 쳐다봤다.


‘이렇게 될 줄이야. 저 사람 말을 들었어야 했나? 아니야, 이건 결과론일 뿐이야. 내 판단은 틀리지 않았어. 제길, 제길, 씨팔... 병신 같아...’


그의 입에서 욕이 나왔다.


“좆 같은 이 개새끼들 다 뒤지라고.”


그는 스스로 누구에게 하는 욕일까라고 생각했다.

사령관 강문호는 온 몸이 피투성이였다. 그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수염은 이곳저곳 뽑혀져 나가 볼품이 없었다. 더 이상 개틀링 건에 주입할 총알이, 이능력이 남아 있지 않았다.

그가 기침을 하자 입에서 피가 쏟아졌다. 순간 집중력을 잃어 치프틴급 녹색 눈의 늑대가 꼬리를 휘둘렀음에도 반응하지 못했다. 그러자 이지후가 몸을 날려 그를 구해냈다.


“사령관 아저씨, 나이 드신 거 티내십니까?”

“내가 나이 먹었어도 이지후 씨 보다는 정정할 것 같습니다만.”

“정정하다는 단어를 쓰는 것부터가 아저씨라는 증거입니다.”


서로의 농담에 웃을 여유는 없었다. 바로 땅바닥을 굴러야만 했다. 치프틴급이 앞발로 그들이 조금 전까지 있었던 곳을 으깨진 두부처럼 만들어 놓았으니.

이지후가 외쳤다.


“아저씨, 제가 치프틴급을 맡을 테니 퇴로를 만드는데 주력해주세요.”


강문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에게 다가오는 이생물체의 머리통을 개틀링 건으로 후려쳤다.

이지후가 호흡을 골랐다.


‘저 녀석도 지쳐서 그런지 움직임이 많이 둔해졌어. 앞발 공격이 한 번 막히면 바로 산성 침을 내뱉는 것을 반복하고 있고. 그 때를 노려야 해.’


치프틴급 녹색 눈의 늑대가 앞발을 내려치자 김우영과 두 명의 이능력자가 방패로 막아냈다. 그러자 이지후의 예상대로 산성 침을 쏘기 위해 고개를 움직였다.

그 틈을 타 치프틴급의 품안까지 파고든 이지후. 거무죽죽한 털을 손으로 잡더니 하늘로 솟구쳤다. 노리는 곳은 목과 뒤통수가 연결되는 부위. 비수 모양 이능력을 뻗었다.

공격은 먹혔다. 하지만 위력이 약해 한 방으로는 턱도 없었다. 그는 한 손으로 털을 잡고 목 위에 탄 채 다른 손으로 한 번, 두 번 계속 찔렀다.


“크아아앙!”


결국 고통을 이기지 못한 치프틴급 녹색 눈의 늑대는 울부짖으며 그를 떨어트리기 위해 몸을 흔들었다.

그의 몸이 허공에서 춤을 췄다. 그럴수록 털을 더욱 꽉 붙잡았다. 공격 역시 멈추지 않았고.

하지만 털이 빠지는 바람에 나풀나풀 땅으로 추락했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땅에 닿는 순간 구르며 충격을 줄였으나 어느새 눈앞까지 다가온 거대한 꼬리. 재빠르게 몸을 틀어 직격은 피했으나 제대로 된 방어 이능력이 없는 그이기에 큰 타격을 입고 말았다.

손으로 옆구리를 매만졌다.


‘갈비뼈가 다 나간 거 같은데. 윤정이랑 싸울 때 무리를 했더니 이런 실수를...’


사람 팔뚝보다 길고 굵은 발톱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그의 목을 향해 다가왔다.


‘아... 이건 못 피해...’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 대한 사랑입니다! 죄...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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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9화 : 못 하는 것이 없는 사람(4) +20 15.04.06 7,812 189 12쪽
» 9화 : 못 하는 것이 없는 사람(3) +8 15.04.05 7,915 184 9쪽
27 9화 : 못 하는 것이 없는 사람(2) +15 15.04.04 7,504 175 10쪽
26 9화 : 못 하는 것이 없는 사람(1) +6 15.04.03 8,131 207 10쪽
25 8화 : 녹색 눈의 늑대(3) +10 15.04.02 7,842 179 12쪽
24 8화 : 녹색 눈의 늑대(2) +9 15.04.01 8,027 183 11쪽
23 8화 : 녹색 눈의 늑대(1) +8 15.03.31 8,171 188 10쪽
22 7화 : 누구를 위한 토벌인가(3) +17 15.03.30 8,204 173 11쪽
21 7화 : 누구를 위한 토벌인가(2) +9 15.03.29 8,576 199 13쪽
20 7화 : 누구를 위한 토벌인가(1) +5 15.03.29 9,154 20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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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6화 : 그 아이(2) +10 15.03.28 9,187 207 10쪽
17 6화 : 그 아이(1) +16 15.03.27 9,416 223 10쪽
16 5화 : 민가 탐색 임무(4) +9 15.03.27 9,594 210 10쪽
15 5화 : 민가 탐색 임무(3) +10 15.03.26 10,263 222 9쪽
14 5화 : 민가 탐색 임무(2) +10 15.03.26 11,429 26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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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4화 : 안동 입성(1) +18 15.03.24 12,910 28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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