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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6굴림실패 님의 서재입니다.

치킨 없는 판타지에 구원은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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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6굴림실패
작품등록일 :
2019.10.28 19:34
최근연재일 :
2021.03.04 14:24
연재수 :
2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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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157,900

작성
21.01.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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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결착의 시간 #9

DUMMY

수십 명에 달하는 검은 갑주의 오크기사들은 신속하게 던전 최심부 곳곳으로 향했다.

그들이 달려오고 있는 것을 본 포이부스는 허벅지에서 피가 빠져나가는 끔찍한 무력감을 느끼면서 잠깐 주저하다가 이상한 것을 발견하였다.



'뭐야? 왜 흩어지지?'



투구와 갑주에 황금 장식이 있는 최정예병들은 비석이 세워진 중앙부로, 10여명은 포이부스를 향해, 또 다른 팀 10명은 구석 쪽으로 가고 있었고 나머지는 곳곳으로 흩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흩어진 오크들은 포이부스의 예상과는 다른 의외의 행동을 하였다.



"자, 약 먹는다."


"빨리 약 먹는다! 안 먹으면 죽는다!"


'쓰러진 놈들한테 응급처치를 하고 있어?'



포이부스는 발라테아가 왜 공중전함 한 척을 희생시키면서까지 궤도폭격을 저지했는지 알지 못했지만 일부 오크 기사들이 등짝의 제트팩에서 붕대와 약을 꺼내 쓰러져 있는 연합군의 영웅들에게 응급처치를 하는 것과 십여명의 기사단이 쓰러져 있지만 아직 의식이 있어서 어떻게든 일어나려고 발버둥치고 있는 베스코스에게 향하는 걸 보고는 발라테아의 의도가 무엇인지 깨달았다.



'하긴, 그냥 궤도폭격으로 모든 것이 쓸려나간 뒤에 내려왔다면 비석을 간단하게 차지할 수 있었겠지. 하지만 4번째 폭격 이후 대부분이 빈사상태에 빠진 걸 보고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판단한 거야.'



포이부스는 머릿속으로 상황 판단을 마친 뒤 자신에게 달려오는 오크 기사들을 향해 도끼를 투척하였다.

검은 갑주에 제트팩과 마법이 걸린 망치를 들고 있는 오크 기사단은 날렵하게 몸을 움직이며 도끼 공격을 회피했지만 포이부스가 그대로 도끼 손잡이와 연결된 쇠사슬을 잡아당겨 휘두르자 기사 중 한명의 목을 축으로 도끼가 빙빙 돌면서 목에 공허의 쇠사슬이 휘감겼다.



"머리 좀 쓰셨군요 발라테아 님"



포이부스는 쇠사슬을 잡아당겨 오크 기사의 머리통을 그대로 몸통에서 뽑아내며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고 발라테아는 웃음을 꾹 참고 있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머리에서 피가 좀 빠지니까 냉정해졌구나 포이부스. 그런데 어쩌냐? 이미 상황은 종결된 거 같은데?]


"설마 이런 상황에서까지 다른 신들한테 빚을 달아놓으려고 할 줄은 몰랐습니다."


[당연하지. 난 지금도 잘 나가고 있어. 그런데 내가 굳이 무리해서 다른 월드 맵으로 넘어가겠다고 수십 명이나 되는 신들의 원한 살 짓을 할 것 같아?]



확실히 그 말대로 여기서 신들의 원한을 사면 거기서 끝인게 아니었다.

나중에 두 세계가 연결되서 왕래하게 되었을 때 발라테아에게 뒤통수를 맞은 신들이 다른 맵으로 넘어간 발라테아를 가만히 둘까?

분명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엿을 먹이려고 노력을 할 것이 분명했다.


산주나 여신이야 현재 이 맵의 1, 2위를 다투는 하로나스의 만신전과 거래를 하면서 넘어가려는 것이기 때문에 나중에 맵이 이어진다고 해도 하로나스한테 빌붙을 껀덕지라도 있지만 지금까지 거의 고립 노선을 타온 발라테아는 아니었다.

이미 2천년 전에 하로나스와 이그니의 연합으로 엿을 먹고 최근까지도 동료가 없을 때 생기는 불리함을 충분히 깨달은 발라테아는 이득을 독점하는 것보다 어그로를 덜 끄는 것을 택한 것이다.



[게다가 네놈이 있는데 내가 방심할 것 같냐? 네가 궤도폭격으로 죽는다고 해도 그 즉시 그 자리에서 정령으로 부활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면 차라리 빈사상태로 만들어놓고 막아놓는 게 좋다고 판단했는데 아무래도 정답이었던 것 같구나]



만약 폭격이 쏟아져내린 뒤 모든 것이 죽고나서 발라테아가 유유히 부하들을 내려보냈다면 처음부터 주력부대를 보내서 포이부스와 투닥거리고 있던 신들이 발라테아를 그냥 바라만보고 있을까?

지금까지 포이부스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절대로 아니었다.

아직 신들은 최후의 수단인 화신 강림도 하지 않았고 제 아무리 필멸자들이 강하다고 해도 소규모 기사단 정도가 신들의 화신을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젠장, 발라테아 이 새끼야! 진작 병력 투입했으면 상황 좀 달라졌을지 몰랐을 텐데 처음부터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냐?!]


[그래서 지금 니 부하들 구해주고 있잖냐 호텝. 아님 쟤들 그냥 죽게 냅둘까?]


[쳇, 알았어 알았다고!]


[그래도 치사하다 발라테아!]


[맞아! 치사해!]



그래서 발라테아는 굳이 무리해서 자신의 공중 전함 중 하나를 방패로 삼아서 희생시킨 뒤 아직 숨이 붙어있는 연합군 영웅들을 치료해주면서 그들에게 빚을 만든 것이다.

비록 병력을 뒤로 빼놨지만 공헌할만큼은 했다는 명분을 만들기 위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들 사이에서 볼멘 소리가 나오자 발라테아는 사악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나는 딱히 다음 월드 맵으로 넘어가는데 관심이 없단 말이야. 즉, 여기에 있는 누군가에게 권리를 넘길 수도 있어]



발라테아의 선언에 한순간 포이부스의 귀에도 웅웅 울릴 정도로 시끄럽게 메아리치던 신들의 목소리가 삽시간에 사라져버렸다.

모두들 눈치를 보면서 발라테아가 발언을 하는 걸 기다리는 것 같았고 발라테아는 그러면서 오크 기사단이 꺼낸 쇠사슬로 포박되기 시작한 베스코스를 바라보았다.



[굳이 넘어가지 않아도 지금 이 자리에서 얻을 건 많으니까]


[나! 그럼 나한테 권한 줘!]


[새치기하지마 쨔샤!]


[그런데 좀 일 서둘러야 하지 않냐? 후딱 결정해라 발라테아]



베스코스에 대한 미련을 아직 버리지 못한 바람의 신의 말에 모두가 한참동안 입을 열지 못하다가 발라테아의 말에 다들 자기 어필을 하면서 싸우기 시작했고 발라테아는 다른 신들의 외침을 뒤로하고 이번에는 폭압으로 내장이 갈기갈기 찢겨나간 채로 최후의 저항을 하고 있는 산주나 여신의 부하들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산주나 여신의 부하들은 원래 비석 근처에 있었지만 궤도폭격의 충격에 사방으로 튕겨나갔다가 간신히 비석 옆으로 돌아왔을 때 오크들이 들이닥쳐서 비석에 닿지 못한 상태였고 하나 둘 씩 제압되고 있었다.

산주나 여신의 부하들이 제압되는 걸 보면서 발라테아는 포이부스에게 말했다.



[자, 어쩔꺼냐 포이부스? 아까 우리가 힘을 합쳐서 만든 반경 1km나 되는 공간이동 금지구역 설정 때문에 앞으로도 최소한 20분 동안은 공간 이동이나 차원문 형성도 안되서 당장 근처에 지원군도 못 올 테고, 궤도폭격도 여기까지 오는데 대략 10~15분 가량의 시간이 소요되니 이렇게 탁 트인 장소가 된 현재는 의미가 없지. 그리고 설령 공간이동 금지가 없다고 해도 본토로 쏟아져 들어오는 병력 막는다고 하로나스나 이그니도 병력을 빼낼 수 없을텐데 어쩔 꺼냐?]



발라테아는 확실히 방심하지 않고 포이부스를 조여오기 시작했다.

베스코스의 포박이 끝난 오크 기사단은 베스코스를 묶은 쇠사슬들을 바닥에 못을 박아서 고정시키고는 포이부스를 포위한 병력들과 합류하였고 산주나 여신의 병력의 제압이 끝난 기사단 역시 아직 숨이 끊어지지 않은 산주나 여신의 부하들을 감시할 2명만 남기고 포이부스 근처로 왔다.

영웅들을 치료하던 오크 기사들 역시 5명의 의무병만 남기고 포이부스를 포위하는데 합류하였다.


그렇게 34명이나 되는 마법 무구로 온몸을 치장한 최정예 오크 기사들이 피를 철철 흘리고 있는 포이부스를 포위하였고 발라테아는 말 없이 주변을 둘러보는 포이부스에게 말했다.



[얌전히 항복하면 하로나스를 압박하는 교섭재료로 사용해주마. 하지만 저항하면 그 두꺼운 목 위에 달린 걸 전리품으로 가져갈 거다. 뭐, 하로나스나 이그니 둘 중 하나가 얼마 뒤에 정령왕으로 부활시켜놓기는 하겠지만 현실세계에 마음대로 들락날락 거릴 수 없게되는 제약이 걸리는데다 만에 하나 이그니가 직접 관리할 불, 번개 쪽 정령왕으로 되살아나는 리스크를 지고 싶지는 않을 거 아니냐? 재수없으면 이그니의 트롤링 뒷수습 전담팀 팀장되는 거야. 알지? 처신 잘하라고]


"그건 하로나스 님께 부탁해서 저를..."


[넌 이그니가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칠 놈으로 보이냐? 내가 그놈이었으면 하로나스한테 척추 뼈 한번 더 작살나고 널 확실하게 부하로 만들고 만다]



포이부스는 생각했다.

확실히 발라테아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뷔토스의 지팡이에는 좌표 혼란 상태에서도 제대로 된 위치로 공간이동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 있어서 지금 신들이 만들어놓은 공간이동 금지 구역을 뚫고 차원문을 형성시킬 수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설령 사용할 수 있어도 본토 막는다고 회군시킨 팔라딘들과 고룡들을 자기 혼자 살자고 여기로 부르는 일은 더 많은 피를 부르게 될 것이 분명했다.



'생각해 생각해! 시간이 없어! 논문과 치킨 만들 때처럼 생각해!'



포이부스는 4차례의 궤도폭격으로 빈사상태에 빠졌던 연합군의 영웅들이 하나 둘 씩 신음소리를 내면서 오크 기사단에게 건네받은 약으로 상태가 회복되고 있는 걸 느끼면서 자기자신을 채찍질하며 머리를 굴렸다.


이곳에서 최대한 발라테아에게 피해를 입히고 장렬하게 전사한다면, 최소한 아바리투스의 봉인만이라도 푼다면... 그래, 일이 잘 풀려서 저 전송장치에 완충된 마력을 빼내서 혼란을 일으킬 수만 있다면 최고의 결과가 나올 것이다.


그러나 발라테아는 만만한 신이 아니다.

2천년 전 룰 위반에 가까운 짓을 해가며 그 강력한 코코코를 만들어낸 장본인이 바로 발라테아였다.

아마 포이부스가 최우선적으로 노려야 할 타겟이 뭔지는 발라테아도 알고 있을 테고 포이부스가 움직이기 시작한 순간 그에 대응하는 움직임을 보일 게 분명했다.



'뷔토스의 지팡이의 공간이동 차단 저항 기능을 드러내더라도 탈출을 감행해야 하나?'



하지만 포이부스는 지금 뷔토스의 지팡이와 소피아의 천궁도가 배치된 케트라 산의 중앙관제소의 상황을 알지 못한다.

어쩌면 이미 전 세계에 퍼진 영토를 방어하겠다고 뷔토스의 지팡이를 쉴 새 없이 사용하고 있어서 마력이 부족한 상태일지도 몰랐다.

만신전의 신들도 본토 방어에 정신이 없는지 아까부터 포이부스에게 말을 거의 걸지 않고 있을 정도니 사태가 심각한 건 분명했다.

그리고 아직 포이부스에게는 뷔토스의 지팡이의 공간이동 차단 저항말고도 발라테아가 모르는 비장의 수단은 있었다.



'지금이 이 때인가? 발라테아 님을 봉인해서 혼란을 부추겨야 나와 우리 만신전 소속 국가들이 전부 살아남을 수 있나?'



포이부스는 마법으로 몸 어딘가에 숨겨놓은 봉인구를 떠올렸다.

아직 진실의 신을 제외하고 그 어떠한 신들에게도 보인 적이 없는 이 봉인구는 신들의 신체와 신성력과 그들을 봉인하던 창조신의 물건들을 사용해서 만들어졌기에 비록 짧은 순간이나마 그들을 봉인할 힘을 지니고 있었다.


지금 발라테아를 더 도발해서 그를 화신으로 강림하게 한 뒤 봉인해버린다면 분명 틈은 생길 것이다.

갑자기 신이 사라져서 혼란에 빠진 오크들의 침공 역시 저지될 것이고 오크 왕국 스칼라베이가 혼란에 빠진 틈을 타 레무 대륙의 마법왕국 크나시아의 병력을 다른 대륙에 전개해서 전격적인 침략을 행하는 알티로스 제국을 혼란시키거나 아예 아틀란 대륙의 미나스 왕국을 멸망시킬 수도 있었다.

확실히 뷔토스의 지팡이를 믿고 혼자 달아나는 것보다는 지금의 상황에서 적들에게 타격을 줄 확실한 수단이었다.


계산을 끝마친 포이부스는 소환마법을 조용히 발동시키면서 허리 근처에 대고 있는 자신의 손아귀에 은색 구슬 같은 봉인구를 불러내고는 조용히 손가락을 움직여 남은 빈공간에 술식을 새겨 봉인구를 완성시켰다.

워낙 소모되는 마력이 적어서 그런지 발라테아도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고 심지어 상황이 너무 잘 풀려서 방심하고 있는 것 같았다.



'발라테아 님은 지금 분명 방심하고 있어. 이런 절호의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아.'



평소 같았으면 포이부스의 마력이 조금만 요동쳐도 반응했을 신이 아직까지 손가락을 아주 조금씩 움찔거리는 걸 보고도 가만히 있다는 건 방심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그야말로 기습을 걸기에는 정말 최고의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 포이부스의 눈에 파괴된 던전 구석에서 꿈틀대는 무언가가 보였고 그것이 다름이 아니라 무기와 요청와를 감싸고 등에 뾰족한 암석들이 박혀있는 마르켄데야라는 걸 깨닫는 순간 진실의 신의 말이 떠올랐다.



'분명 [사용할 대상을 착각하지 마라]라고 하셨나? 내가 발라테아 님을 봉인하려고 하는 것까지 진실의 신의 예상 범위 내였던 건가?'



진실의 신의 차가운 입꼬리를 떠올리는 순간 포이부스의 마음속에서 조급함이 사라졌다.

거인은 냉철하게 자신이 느끼는 시간을 쪼개면서 생각을 하였고 그러던 중 자신이 꾼 꿈 속에서 자신을 반신으로 만들려는 신들 중 발라테아가 있었던 것을 떠올렸다.



'만약 그 꿈이 개꿈이 아니라 예지몽이라면? 그때 발라테아 님은 뭔가에 잔뜩 화가 나서 날 반신으로 만들어서 뭔가를 하자고 신들을 선동하고 있었어. 그런데 오크들은 죄다 시체거나 시체에 가까운 상태가 되어 있었지. 내가 뭔가를 저질러서 발라테아 님께 엿을 먹였다는 의미겠지. 발라테아 님을 봉인하지 않고 발라테아 님을 엿먹일 방법이 뭐가 있지?'



포이부스는 필사적으로 주변을 둘러보며 뭔가 쓸모 있는 것이 없나 살피려고 하였다.

그러나 지금까지 손을 꼼지락 거리는 거 말고는 눈의 움직임조차 없이 생각만 하는 것 같았던 포이부스가 눈을 굴리기 시작하자 발라테아는 위험을 감지하고 말했다.



[시간 끌어봤자 소용없다 포이부스. 이제 5초내로 선택을 하지 않으면 공격하겠다! 하나!]


'뭐지? 대체 뭐가 있지? 생각해!'


[둘!]


'이 순간을 빠져나가거나 아니면 최소한 발라테아 님을 엿먹일 방법이!'


[다섯!]


'분명 있을 거야!'



발라테아가 다섯을 센 순간 포이부스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던 자와 눈이 마주쳤다.

서로 시선이 맞닿는 순간 포이부스는 상대의 눈에 분노가 사라지고 제정신의 빛이 돌아왔다는 걸 깨닫고는 충동적으로 손에 들고 있던 손톱 크기의 봉인구를 그 자를 향해 전력을 다해 던졌다.


포이부스가 전혀 엉뚱한 곳으로 뭔가를 던지자 신들과 오크들의 시선이 그곳으로 향했고 그 끝에 있는 자에게 일어난 일을 본 발라테아는 자신도 모르게 말을 더듬으며 외쳤다.



[뭐, 뭐뭐 뭐야?! 베스코스 녀석 어디로 갔어?]


"어?"


"베스코스 세벡사스가 없다!"



그들의 시선이 베스코스가 있던 곳에 닿았을 때는 이미 포이부스가 던전 손톱만한 크기의 봉인구에 베스코스가 빨려들어가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뭐야? 공간이동은 분명 막아놨을 텐데! 뭐야! 무슨 짓을 한 거야?!]


"베스코스 세벡사스! 이제 네가 나에게 빚진 은화 30냥을 갚을 때가 왔다!"



포이부스는 발라테아와 오크들이 혼란에 빠진 사이 염동력으로 구슬을 비석 근처까지 옮긴 뒤 그대로 해방시켰다.

봉인에서 해방된 베스코스는 그 즉시 비석 뒤에서 갑자기 허공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봉인구로부터 빠져나와 산주나 여신의 부하들을 제압했던 오크 기사들의 머리통에 발차기를 날려서 쓰러뜨리고는 포이부스의 지시를 기다렸다.



[투명화? 투명화인가!]



포이부스는 베스코스에게 텔레파시로 최후의 지시를 보내면서 동시에 하늘을 바라보았다.

순간적으로 발라테아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에게 협력해줄 신을 찾는다며 경쟁을 붙여 신들의 손을 빌려 발라테아를 밀어붙일까 생각했으나 포이부스 주변 상황이 너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기에 거인은 원래 거래했던 신에게 말을 걸었다.



"산주나 님! 거래 조건을 바꿔주시기 바랍니다! 당신께서 떠난 뒤에 남겨지는 영토를 무조건 할양받는 조건 대신! 당신의 백성들을 이끌고 새로운 땅으로 떠나기 전까지 최대한 오크 왕국을 견제해주십시오!"


[안돼! 막아!]


[발라테아 멍청아! 이래서 질질 끌지 말라고 했잖아!]


[안돼애애애애!]



발라테아는 마지막에 마지막 순간에 방심한 탓에 일어난 사태에 당황하며 절규했지만 하늘로부터 부드러운 산주나 여신의 목소리가 들려오면서 신들을 비롯해 포이부스와 필멸자들의 눈앞에 거대한 워프 게이트가 열리는 컷신이 재생되기 시작하였다.

베스코스가 빈사상태에 빠져 목숨만 간신히 붙어있는 산주나 여신의 부하의 손을 잡고 비석에 가져다 댄 것이다.



[좋아, 거래 성립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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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착의 시간 #9 +12 21.01.28 992 42 17쪽
281 결착의 시간 #8 +7 21.01.26 899 44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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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 결착의 시간 #4 +10 21.01.12 920 43 12쪽
276 결착의 시간 #3 +6 21.01.07 967 41 12쪽
275 결착의 시간 #2 +3 21.01.05 953 5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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