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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님의 서재입니다.

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WritingBot
작품등록일 :
2020.05.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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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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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4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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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귀빈4

DUMMY

여러모로 곤란한 요소가 많다.



일행의 궁극적인 목적인 민심 안정. 유지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인상을 주는 것도 좋지만, 제일 외곽의 피난민들을 안심시키는 게 더 효율적이다. 그걸로 대충 마경태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한 시우는 잠깐 고민하다 말했다.



"인력의 지원에 집안의 예비 신부를 집어넣지는 않을 것 아니에요."


"당연히 집어넣지 않겠지. 그 대신 차기 당주는 당연히 집어넣을 거야."



가문이 해방자의 동생과 친분이 있다는 점을 과시하는 동시에, 여러모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기도 하다. 이건 직접적으로 시우나 시훈과의 관계를 맺지 않으려는 유지라고 해도 매력적인 유혹이다.



"어려워. 이건..애매한 선택이거든. 잘 이용하면 좋지만, 아니었다가는 보여주기 식이 되니까."



마경태의 경험에 따르면 일단 단점만 있는 건 아니다. 기본적으로 현지인이기에 효율적인 전술과 전략을 택할 수 있다.



문제는 그 효율적인 전술과 전략이 현지인의 편견이나 관습에 얽매여 있다는 것. 아주 자연스럽게 이건 버려야지 하는 현지인들의 의견에 휩쓸릴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블루베리씨의 의견이 듣고 싶습니다. 비슷한 상황에서 손시훈씨는 어떻게 하셨죠?"


"주인님요? 주인님은 그냥 당주들에게 인사만 하고 그 날 새벽에 전이마법으로 뿅 하고 가셨슴다."


"..."


"적운흉풍"



블루베리의 대답에 침묵하는 마경태. 그리고 시우는 설마 싶어서 적운흉풍을 불렀다.



처음 생각한 것은 명령에 따라 얼굴은 드러냈지만 미묘하게 시선을 피하면서 긍정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 대신 적운흉풍은 시우와 시선을 마주치면서 떳떳하게 그게 최선이라는 의견을 보여주었다.



"맞아요?"


"그게....가능하면....그게 최선이긴 해. 그냥 말없이 가면 모를까, 너희 형처럼 전이마법으로 뿅 하고 사라지면 현지인들 입장에서는 섭섭한 것과 별개로 신비롭지 않겠냐?"


"그렇긴 하네요. 하지만 우리는 선택할 수 없는 방법이잖아요."



손시훈, 블루베리, 적운흉풍. 이 셋만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다. 셋 모두 남들의 눈에 띄지 않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 이미 시우와 마경태는 손시훈과 블루베리의 텔레포트, 전이마법을 경험한 적이 있다. 그 외에도 적운흉풍의 허상화도 있다.



"가능...하지 않을까?"


"가능함다."



능력만으로 따지면 가능하겠지. 블루베리의 전이마법은 자신뿐만이 아니라 타인도 이동시킬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시우가 말하는 건 단순히 능력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 의미를 담아서 적운흉풍에게 시선을 다시 보내는 시우. 거기엔 '이게 정상이냐?'란 의미가 담겨있다. 도련님의 그 시선을 적운흉풍은 회피하면서 동의를 해 주었다.



"귀찮은데. 말이 좀 길어진다고. 특히 내가 귀찮아."


"왜 형이 귀찮은데요?"


"당사자들에게 말해봤자, 잘 안 먹혀. 이성적인 문제니까."



좋게 말하면 감성적으로 접근, 나쁘게 말하자면 억지를 부리게 유도해야 한다.



"내가 아가씨들의 낭만을 자극하며 그런 쪽으로 설득해야 한단 말이다. 이건 좀 위험해."


"이성적이라면 진짜로 유혹하는 게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 것 같은데요?"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그런 쪽에게 더 매력을 느끼기 마련이야."



아직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그렇기에 죄송한 마음을 담아서 한 번 더 부탁한 시우였다.



그리고 시우는 출발하는 날의 반응에 위험하다는 말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경태님! 기다리고 있을게요!"


"나중에 꼭 이야기를 들려주셔야 해요!"


"몸조심하세요!"


"하하, 예! 시우님을 도와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확실히 쾌남처럼 보인다. 적운흉풍 수준은 아니지만 멋진 말, 타고 있는 사람도 객관적으로 시우와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젊고 괜찮게 생긴 청년이다.



속으로는 전음을 통해 '니가 나중에 책임져!'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마냥 째째하다고 말할 수 는 없다. 아가씨들이 단순히 떠나는 길에 배웅을 나온 건 이해할 수 있는 범위의 일. 그러나 거기서 사랑에 빠진 소녀들처럼 대놓고 외치는 건 평범한 경우에서 벗어나 있으니까.



혼약은 쉽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말을 들은 게 며칠 전의 일이다. 그 수준까지는 아니어도 남녀 사이의 관계가 가깝다면 곤란한 건 집안에서 당연한 일. 즉, 저 행동에 집안 내부에서 암묵적인 허락은 있다는 뜻이다.



시우와 카닌은 어려우니 조금 더 확실한 마경태를 노리기로 한 모양. 그걸 두 눈으로 보는 모습으로 확인한 시우는 웃음을 참고 있는 블루베리에게 말했다.



"생각해보니 넌 저렇게 될 걸 미리 알았겠구나?"


"그렇슴다. 왜 안 물어보셨슴까, 도련님."



명령을 하면 복종한다. 어려운 명령이면 미리 그 이유를 말해서 간접적인 거짓말을 하게 되는 걸 회피한다. 이미 이걸 충분히 알고 있으니 블루베리에게 직접 묻지 않은 시우에게도 책임이 있다.




"하아."


"어쩔 수 없었슴다! 마경태가 조금만 고생하면 이 방법이 모두에게 윈윈이란 말임다!"



빈 말은 아닌 게 시우를 향한 지원은 정말로 적절한 수준이었다.



지원품의 대다수는 물자, 그리고 소수의 인력 지원은 대부분 전투력은 없다고 봐도 좋을 의사들이었다. 그마저도 겉으로는 아무런 소속이 없는 민간 의사들이다.



얼핏 보면 자신의 몸을 지키기에 부족한 짐덩어리들을 줬다고 볼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도시에서 맞이할 유지들은 은근히 그런 점을 도련님께 은근히 말하려고 할지도 모르겠슴다."



그러나 그건 나중에 생각해도 될 일, 지금 중요한 점은 그 민간 의사들이다.



말이 민간 의사지, 그들 또한 고용주는 있기 마련, 은근슬쩍 마경태에게 바람을 집어넣으려고 시도할 것이다. 뭔가 소득이 있을 때 마다 이건 자신의 덕이 아니라 자신을 지원한 유지의 가문을 들먹이겠지. 현대로 따지자면 일종의 스폰서나 홍보나 마찬가지다.



그걸 마경태가 더 잘 알 테니 괜찮지 않겠냐고 말하는 블루베리의 모습은 적운흉풍이 먼저 고개를 돌릴 정도였다.



"세상사는 게 원래 다 이런 것이란 말임다! 선배님이 먼저 눈 피하지 마십쇼! 선배님과 주인님의 만남이 그런 것이지 않슴까!"


"푸르르"



'그만'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기는 한데, 조금 의미가 다르다. 방금 전의 그만은 자신의 흑역사를 건드리지 말라는 뜻의 그만이란 뜻이다.



손시훈이 적운흉풍을 찾아가게 된 건 일종의 예언 때문. '죽은 영웅의 말에게서 절대적인 충성을 얻은 자만이 이 전쟁을 빛의 승리로 인도할 수 있으리라.'라는 예언 때문에 그는 적운흉풍을 필사적으로 길들여야만 했었다.




그냥 적당히 정신을 차렸으면 손시훈이 3일 동안 매달릴 일도 없었다.




"사람들의 기대란 그런 것임다! 쌓이면 뒤틀린 쪽으로 발산됨다. 마치 암세포처럼 말임다! 조금은 풀어줄 필요가 있슴다!"


"히히힝.."


"지금 나한테 말하는 게 아니라, 선배님에게 말하는 느낌이 드는데?"


"제가 그렇다고 해서 주인님을 향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말할 수는 없잖슴까!"


"푸...."



만약에 블루베리가 적운흉풍의 입장이었다면 어땠을까. 방금 그만이라는 의미의 '푸릉'을 끝까지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주인의 명령을 충직하게 따르는 짐승인 이상 그것은 불가능. 끝까지 마음고생을 할 수밖에 없다.



현명한 주인님이자, 도련님이라면 그 마음을 알아차려야 하겠지. 이건 배려다. 그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자, 블루베리는 마냥 불평만 터트리지 않았다는 보고를 뒤늦게 했다.



왜 블루베리가 손시훈의 심복이 아닌지를 알 수 있는 보고. 유지들에게 맞서 블루베리 또한 일행에게 협력하는 의사들에게 조치를 취한 것이다. 보고를 들으면서 이성적과 감성을 둘 다 만족시키는 조취에 시우 또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경태 형은 큰 걱정을 할 필요 없다는 뜻인가."


"그렇겠지요. 그는 객관적으로 훌륭한 의사이자 자원 봉사자. 그 이전에 훌륭한 헌터이자 사람입니다."



평상시의 '슴다'라는 늘어진 말투 대신 꼿꼿한 말투로 보고를 마쳤다면 더 이상 따질 수 없다.



그리고 지금 벌어질 일은 약과. 아가씨들이지만 이곳의 아가씨들은 살짝 순박한 산골의 아가씨들이다. 지금까지 겪은 일은 튜토리얼인 것이다.



반면에 도시로 가면 어떤 일이 생길지 좀 걱정된다. 그 때문에 뒤를 돌아보고 싶은 시우를 대신해서 블루베리가 말했다.



"지금까지는 아눕롤이 잘 해주고 있으니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슴다."


"괜찮을까?"



배웅에서 가장 많이 울려 퍼진 건 마경태의 이름이었다. 의외로 가장 적었던 것은 시우의 이름. 해방자의 동생인 만큼, 집안에서도 큰 꿈을 꾸지 말라는 압력이 들어왔을 것이다.



그를 감안해도 김송현을 향한 목소리도 결코 작지 않았다. 그나마 마경태에게 목소리가 집중돼서 목소리가 작아진 것이지, 평범하게 주의를 분산시켰다면 팀의 막내를 향한 목소리는 꽤나 컷을 것이다.



이런 배경 속에 작아진 목소리인데도 김송현은 꽤나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유혹에 넘어갔다고 보기는 힘들어도 들뜬 모습은 시우의 눈에도 보인다. 블루베리는 아눕롤이 잘 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마냥 믿고 맡기기에는 불안하다.



"마음은 이해한다만 대책은 따로 없슴다."


"그런가."


"주인님은...그런 일을 겪으신 적이 없는 것 같슴다. 하지만 모든 생을 그렇게 살아온 탓인지 직접 경험한 적도 없는 것 같슴다."



이해는 된다. 전이마법을 이용한 탈출. 습관이 된 것으로 보면 상대적으로 약한 시절부터 자신을 가장 큰 문제에 집중시켜서 작은 문제를 제거한 것으로 보인다.



형이 이런 문제를 경험한 건 간접적으로 주변의 인물을 통해서였겠지. 그 사례를 블루베리가 말해주었다.



"도련님, 아가씨의 경우에는 인생의 경험이니 본인이 스스로 해쳐나가야 한다고 말했슴다."


"진짜로 회피할 수 없는 방법이 없는 건 아니겠지. 물론 그렇다고 우리가 문제를 먼저 찾아갈 수 있는 법도 아니고."


"바로 그검다."



인생에서 경험할 가능성이 있는 일. 발생하는 경우 자체는 특수하지만, 사랑 자체를 억지로 막을 수는 없는 법이다.



"쉽지 않네."


"어쩔 수 없슴다. 그래서 말했잖슴까. 도련님이 정 관계를 맺더라도 전 상관하지 않겠다고 말임다."


"그래... 그렇긴 한데 굳이 구체적으로 말하지는 말자."



큰 목소리로 할 만한 이야기는 아니니까. 그를 파묻기 위해서 눈앞의 일에 집중하는 시우였다.



크게 낯선 일은 아니다. 지구에 쭉 있었더라도 의사회의 소속으로 할지도 모르는 일. 몬스터나 마족으로 민간인들을 보호하고 치료하는 일이다.



의도는 찜찜하지만 여러 유지의 지원 덕분에 크게 힘들지도 않은 일이다.



이전까지는 모든 환자들의 보호를 마경태나 최윤주에게 맡겨야 했다. 마경태가 훌륭한 의사고, 최윤주 또한 재능 있는 치료능력이 있는 의사지만 이세계인들의 치료를 하는 건 힘든 일. 그것이 실력 있는 현지인 의사들 덕분에 다소 해결이 되었다.



다만 그 의사들이 마경태의 모습에 감탄한 걸 보면 조금 걱정이 된다.



"진짜로 괜찮을까?"


"그러게요, 이건 저도 모르겠슴다."


"야..."



시우가 볼 때 일단 저 의사들이 고용한 가주들에게 보낼 첫 보고는 '실패했습니다.'였다. 참 된 의사라 빈틈을 파고 들 수 없었다겠지.



대신 그 해명이자 변명으로 너무나도 참 된 의사라는 강조를 할 것이다. 유지들이 볼 때는 너무나도 매력적인 신랑감으로 말이다. 생각을 해 봤을 때, 지구에서나 결혼하기 힘든 신랑감이지, 신분제나 그 비슷한 게 있는 세계에서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다.



아무리 그래도 '저도 모르겠슴다.'는 좀 아니다. 최소한 '참고하겠슴다.'란 말을 해야 하는 건 아닐까. 그런 시우의 눈치에 거짓말은 할 수 없다는 태도로 답한 블루베리였다.



"선배님! 이게 다 누구의 탓임까?"


"푸르르...."


"그래 우리 환생자 형 탓이지. 물어본 내가 잘못했다."



이런 의미 없는 대화들과 함께 일행에 달라붙은 피난민들의 수는 점점 늘어났다. 지원받은 물자를 감안해도 서서히 한계라고 느껴질 수준.



그에 딱 맞춰서 마경태와 블루베리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게 도시의 근처에 닿은 일행이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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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귀빈 20.08.11 43 1 13쪽
90 해방자5 20.08.10 44 1 13쪽
89 해방자4 20.08.07 63 1 13쪽
88 해방자3 20.08.06 45 1 12쪽
87 해방자2 20.08.05 39 1 13쪽
86 해방자 20.08.04 42 1 12쪽
85 영입5 20.08.03 54 1 12쪽
84 영입4 20.07.31 53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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