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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님의 서재입니다.

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WritingBot
작품등록일 :
2020.05.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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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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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24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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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준비4

DUMMY

장관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장면



헌터를 지망하는 적합자라면 한 번쯤 필살기를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불행히도 대부분의 필살기는 실용성이 떨어지는 기술. 보통 위력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있기에 여러모로 균형이 떨어지는 결과물이 탄생하게 된다.



엄청난 마나의 소모량은 기본이고, 복잡한 주문이나 마법진은 덤. 이로 인해 발동시간도 늘어지니 눈앞을 보든, 뒷일을 생각하든, 우두머리를 상대로도 수많은 잡졸로도 사용하기 곤란하다.



그렇기에 베테랑 헌터쯤 되면 신인 때 상상했던 필살기는 머릿속에서 푹 묵혀져 버린다. 필살기를 그나마 쓸 수 있는 건 최후방의 지원역들 뿐. 그래서 필살기가 있는 헌터는 베테랑 헌터가 아니거나 극 후방의 지원역이란 농담도 있다.



"그러고 보니 이본 보네르가 가진 비장의 한 수도 인챈트 방식이었어요."



거의 빔에 가까운 수준의 화염오라를 검에 두르는 마법. 대중에게 흔히 소개되는 필살기하고는 거리가 멀다.



"진짜로 실전용 필살기가 있는 헌터도 있지만 다들 비슷하지. 대부분의 베테랑 헌터들은 한 방을 노리기보다는 강력한 마법들을 연사하는 편을 선호해."



마경태의 말을 듣고 조금 더 생각을 해보니 카푸스도 비슷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을 떠올린 시우였다. 카푸스의 주된 공격 수단은 물로 만들어낸 운디네들의 집중공격. 마지막에 날린 나름대로의 필살기도 한 방의 공격이 아닌 화수목금토(火水木金土)의 5연격이었다.



블루베리와 싸울 때는 마나를 끌어올려 그 한 방의 필살기를 날렸지만 말이다.



그랬던 것처럼 수많은 헌터들이 동시에 마나를 끌어올리고 있다. 비적합자이지만 반짝거리는 빛과 아른거리는 아지랑이는 나름대로의 경탄심을 보내게 만들 정도.



하지만 역시 걱정되는 쪽은 블루베리가 아닌, 블루베리를 원형으로 포위하고 있는 헌터들이었다.



떨어져서 지켜보는 일행 모두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 그 가운데 유일하게 블루베리를 걱정하는 사람이 입을 열고 말했다.



"제 2팀장님과 협회장님이 괜찮다고는 했지만 진짜로 괜찮을까요? S랭크라고는 해도 카푸스씨가 S--랭크. 블루베리씨도 비슷할 것 같은데..."


"괜찮고도 남을껄요. 6 팀장님. 아니면 전수빈씨라고 불러드릴까요?"


"둘중에 편, 편하신대로 부르셔도 상관없어요. 진짜로 괜찮을까요?"



걱정도 걱정이지만, 목소리까지 처음처럼 살짝 떨리는 모습을 보니 원래 소심한 성격인 모양이다.



이런 그녀에게 조금의 사실을 말해주는 게 안심하는 데 도움이 될 까? 마경태의 표정을 보니 사실을 말하면 정 반대로 헌터들을 걱정하게 될 것 같다고 생각하는 시우였다.



그럼 기다릴 수밖에 없다. 자신이 명령을 내렸다는 것, 블루베리가 진심으로 자신의 형에게 충성하고 있다는 것을 믿어야한다.



그렇게 믿고 있는 시우의 앞에서 블루베리의 몸이 약간의 회정을 하며 말 그대로 부풀었다.



사람이 한순간에 풍선이 된다면 바로 저 모습이 될 것이다. 원래의 형태는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는 파랗고 거대하며 불투명한 풍선의 모습. 그에 잠깐 움찔거린 헌터들이었지만, 아무런 위기도 없다고 생각한 한 헌터가 바로 터트려주겠다는 듯이 블루베리를 향해서 달려들었다.



그 헌터가 쥐고 있는 것은 바늘에 가까울 정도로 예리한 검인 레이피어. 살짝 뛰어서 내리 꽂는 게 금세라도 펑 소리를 내면서 터지는 모습이 상상된다. 제일 걱정하고 있는 제 6 팀장은 벌써부터 귀를 막고 있을 정도로 말이다.



과연 블루베리는 어떻게 반격을 보여줄 것인가. 일단 시우가 상상한 장면은 헌터가 달려드는 것 보다 먼저 몸을 터트리는 블루베리. 속임수라고 했으니 카푸스에게 받아친다고 해 놓고,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변명을 했다면 대충 아귀가 맞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정말로, 직각에 가까운 각도로 레이피어가 몸에 꽂혔는데도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 풍선과도 같은 겉모습과는 달리 안으로 들어가지도, 터지지도, 심지어 칼끝이 미끄러지지도 않은 모습.



마치 레이피어가 꽂힌 상태에서 시간이 그대로 멈춰버린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보면서 카닌이 중얼거렸다.



"역시 한 번의 행동을 기준으로 절대 방어를 하는 건가...."


"절대 방어?"


"몸을 부풀리는 것과 함께 마나도 방출했어요. 그걸로 주변의 헌터들을 포착했죠."


"그렇군. 일정 범위 안에 포착한 생명체들을 상대로 무조건 1번의 공격을 막는다. 그런 원리인가"



강병섭의 말과 함께 블루베리는 주변에서 쏟아진 모든 공격들을 묵묵히 받아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직접 접촉을 하는 헌터들은 시간이 멈춰버린 듯 그대로 굳어버리고, 원거리에서 쏟아진 공격은 깔끔하게 부풀어 오른 몸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마지막 공격까지 그렇게 깔끔히 흡수해버린 블루베리. 날붙이가 찌르고 베었으며, 불꽃과 고드름과 번개와 빛줄기가 몸에 꽂히고 흡수했는데도 단 하나의 변화도 살펴볼 수 없다.



그제야 시간이 멈춘 듯이 블루베리의 몸에서 떨어지는 헌터들이었다.



"한심하기는"



아직 사람의 형태로 돌아오지는 않았지만 기묘하게 블루베리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최소한 그 범생이는 내가 변하자마자 자신이 속은 걸 바로 눈치 챘는데. 정말 아슬아슬했어. 비장의 한 수가 닿기 직전에 힘을 썼거든. 사전작업을 빡빡하게 하지 않았다면 꽤나 고생 했을 거야."



반면에 지금 블루베리에게 달려든 헌터들은 대놓고 수상한 모습에도 달려들었다. 잠깐 동안의 도발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확실히 한심하다고 말할 수준이다.



그걸 친절하게 알려준 다음 회전을 하면서 다시 인간형으로 돌아오는 블루베리였다.



늘 입고 다니는 메이드 복이 아닌, 깔끔한 정장을 걸친 모습. 정장도 딱히 활동하기 편한 복장은 아니지만 매끈한 바지와 나풀거리는 치마의 활동력에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



"이걸로 도구의 힘을 빌리지 않았다는 것도 잘 알겠지? 모두 내 몸이다. 인간의 기준을 어설프게 따진다면 알몸인데. 어때?"



그래도 믿지 못할까봐 모두가 보는 앞에서 옷과 한 팔이 합쳐졌다가 분리되는 모습을 보여주며 능글맞게 말하는 블루베리였다. 그 모습을 보면서 시우가 감상을 중얼거렸다.



"슬라임?"


"많이 다름다, 도련님. 슬라임보다 우월한 면도 있고, 모자란 면도 있슴다."


"물론 S랭크의 기준에서 그렇다는 거겠지?"


"당연한 거 아님까? 그럼"



어느새 한 손위 작은 공을 올리고 있는 블루베리였다. 짙은 푸른색의 공. 몸 전체가 부풀어 오른 풍선과는 조금 다른 껍데기가 질긴 탱탱볼의 느낌이 난다.



"이걸 내가 누군가에게 향하고 터트리면 어떻게 될 까? 응?"



시우에게 해준 풀린 목소리를 싸늘하게 굳히면서 헌터들에게 공을 내미는 블루베리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헌터들이 날린 모든 공격이 저 작은 공 하나에 들어가 있는 것이다. 한 사람의 몫으로도 치명적이기 마련. 그 공격을 한꺼번에 뒤집어썼다가는 시체도 건지기 힘들 게 분명했다.



당연히 자신에게 그 공이 다가오자 다리에 힘이 풀린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아...아아..."


"마지막 기회다. 이번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 주지. 과연 내 몸에 상처를 낼 수 있을까?"



블루베리의 몸을 제일 처음으로 찌른 헌터를 향해서 한 말이다. 그 말을 하면서 블루베리는 몸을 뽑아내서는 한 손에서 몽둥이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끝의 형태가 묵직한 게 마치 야구 배트에 가까운 몽둥이.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고 말해놓고는 한 손에는 몽둥이를 든 의도는 도대체 뭘 까?



"분명히 최소한의 부상으로 상대방을 제압하겠다고 한 것 같은데?"


"물론입죠, 도련님. 그래서 준비한 것 아닙니까. 이걸 터트릴수는 없는 노릇 아님까?"


"그렇게 말해놓고 손에 쥔 방망이로 공을 때리는 건 아니겠지?"


"흠"



시우의 흠에 블루베리는 바로 공을 손에 꽉 쥐어서 터트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와 함께 블루베리의 몸도 동시에 터지다가 멈췄다. 풍선이 터지는 그 모습을 초고속 카메라로 빠르게 잡아낸 것처럼 말이다. 그 상태로 마법을 다시 한 번 더 흡수하는 블루베리의 모습은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역재생 하는 것 같았다.



"공격의 수준이 워낙 질이 낮아서 말임다. 자 그럼 애송이"


"블루베리."


"아뇨. 이건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도련님처럼 현명하게 사리판단을 하지는 않아요. 지금 이대로 끝났다가는 방어 스킬만 없었다면 어떻게든 할지도 모른다. 이런 생각을 하는 인간들이 분명히 발생합니다."


"그래서 맨 몸으로 받아내고 몽둥이로 패겠다?"


"최소한의 부상으로 제압할 것. 그 명령은 반드시 수행하겠습니다. 다만 좀 아픈 건 어떻게 할 수 없군요. 약간의 의도를 숨겨서 죄송하게 됐습니다, 도련님"



이렇게까지 정중하게 말한다면 허락 할 수밖에. 그 표시로 고개를 끄덕이는 시우는 블루베리의 앞에 새로 선 한 헌터의 목소리를 들었다.



"진짜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공격을 받는다는 소린가?"


"사전 정의를 명확하게 해야겠군. 기본적인 신체 강화만 하겠다는 소리야. 적합자라면 알고 있겠지. 랭크와 급이 올라가면 평상시에도 마나 조율이 되면서 신체가 간접적으로 강화된다는 것."


"그러니까 보스 몬스터에게 기습을 하듯이 해보라는 소리군."


"그래. 실패의 대가도 똑같아. 설마 가벼운 생채기 하나 못 내겠어?"



손에 쥔 몽둥이가 결코 평화롭지 않은 대가라는 걸 보충 설명한다.



"잘 됐어. 그나마 여기서 제일 강한 편에 드니까. 연대 책임이라고 니가 실패하면 공동 실패로 처리할 생각이거든. 너 정도 쯤 되면 나중에 너 때문에 우리도 화를 입었다. 이 소리는 못하겠지?"


"그게 이미 됐다면 한심하게 달려들지도 않았겠지."



헌터를 향한 블루베리의 말에 강병섭이 중얼거렸다. 자신과 비슷한 베테랑이거나 랭크나 급이 높은 사람이 있어서 말은 못하지만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면 마경태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 모양. 사실 시우도 그 우려가 없지는 않았다.



강병섭을 제외한 모든 헌터들이 달려들었다. 어쩌면 이 사람들은 단순히 기밀에 접근한 것 말고도 성급한 성격 때문에 소집된 것도 있지 않을까?



그리고 뒤늦게 정신을 차렸는지 살짝이지만 망설이는 모습을 보여주는 A급의 헌터를 보면서 블루베리가 말했다.



"에이, 너무 걱정하지 마. 진짜로 그러겠어?"



여기서는 약간의 오명을 쓸 필요가 있단 생각에 시우는 가능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말하기로 했다.



"진짜로 그러면 기밀 유출로 암살이라도 하게?"


"가능하지."


"그러고도 남을 수 있고."



이어서 자연스럽게 말을 이어나간 강병섭과 카닌. 여기까지는 그렇다고 해도 블루베리가 살짝 당황하자 완벽하게 분위기가 얼어버렸다.



"아니, 잠깐. 선배님? 계신 것 암다. 잠깐 따로 이야기를"


"푸르르릉"



싫다는 듯이 머리의 허상화를 풀고 적운흉풍이 울음소리를 흘렀다. 여기서 할 만만 하자는 뜻이다.



"그럼 도련님이 왜 갑자기 뜬금없는 소리를 하는지 표현해 주시길 부탁함다."


"히이힝"



시우는 방금의 울음소리가 '글쎄다?'란 말로 들렸다. 블루베리도 대충 비슷한 뉘앙스로 들었는지 그녀는 참 걸작인 말들을 늘어놓았다.



"아니, 마왕들을 암살한 것과 그건 다르지 않슴까. 솔직히 시간대만 암살이지 그걸 암살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도 좀 그렇고."


"그렇지. 한밤중에 몰래 근처까지 접근해서는 당사자의 앞에서만 모습을 드러낸 거야. 당사자들 사이의 입장에서는 야밤에 결투 끝에 살인이 일어난 거지."



카푸스와 형에게 직접 짤막하게 들은 정보를 결합해서 말한 시우의 추측에 이제는 블루베리가 얼어붙었다.



이만하면 아주 어렵지 않게 입을 잘못 놀렸다가 블루베리가 밤중에 찾아온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자자, 잠시 소란이 있었어요. 빨리빨리 끝내자. 매도 먼저 맞는다는 소리가 있잖아?"


"진짜로 수틀리면 우리를 죽일..."



두 번 말하게 하지는 않는다는 듯이 퍽 하는 소리를 내며 A급 헌터를 쓰러트린 블루베리였다. 머리를 감싸고 앓는 소리를 크게 내는 걸 보면 확실히 죽을 것 같은 모습은 아니다.



바닥에 널부러져 그렇게 꿈틀거리는 모습을 보는 헌터들에게 블루베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냥 맞자. 예로부터 이게 좋은 약이었다. 주인님도 하신 말씀이지"


"아니, 아무리 중앙 협회 관계자고 S급이지만..."


"소집기준 하나, 기밀 접근. 소집기준 둘, 게이트 탐사 보고서를 통한 심리 분석. 소집기준 셋, 민원"



심리 분석과 민원



"실력이 좀 있는 양아치들이란 말이네?"



카닌이 그 단어들로 위와 같은 결론을 내리자 총 책임자인 전수빈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과 함께 블루베리의 몽둥이질이 시작됐다.


작가의말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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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귀빈 20.08.11 44 1 13쪽
90 해방자5 20.08.10 45 1 13쪽
89 해방자4 20.08.07 63 1 13쪽
88 해방자3 20.08.06 46 1 12쪽
87 해방자2 20.08.05 40 1 13쪽
86 해방자 20.08.04 43 1 12쪽
85 영입5 20.08.03 5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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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전 준비4 20.07.24 45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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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팀워크 20.07.14 45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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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보호자? 4 20.07.12 48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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