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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님의 서재입니다.

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WritingBot
작품등록일 :
2020.05.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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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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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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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자5

DUMMY

이걸로 목이 또 몇 개나 투둑 떨어진다. 그걸로 손시훈보다 약하지, 절대적으로는 약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는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망치는 대신 자신을 감싸는 모습을 본 시우였다.



물론 긴장할 필요는 없다. 그 대신 시우는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바꿀 수 있어'



기본적으로 시우는 무기를 들고 다니지 않았다. 어차피 적운흉풍에 타면 손시훈의 주 무기인 극도가 손에 쥐여지니까.



하지만 형과 차별점을 두기로 한 이상 굳이 그 무기를 쓸 필요는 없다. 극도가 나쁜 무기는 아니지만, 아직 창도 검도 익숙하지 않은 시우에게는 살짝 부담스러운 무기다.



그렇다면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시우의 생각대로 바꾸면 그만. 카푸스가 말하기를 사령마의 힘을 쓰는 건 이미지를 상상하는 게 중요하단 말을 떠올린 시우의 손에 검이 쥐여졌다.



'좋아.'



기본은 삼재, 거기에 변화를 빠르게 실어서 휘두르고 찌른다. 확실히 극도를 휘도를 때 보다 대처속도도 정확성도 높아졌다.



물론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절대적인 무게가 작아진 만큼 파괴력도 줄어들기 마련. 이전이라면 상대방의 무기든 갑옷이든 통째로 박살이 낫겠지만, 지금은 조금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래도 난전을 펼치는 입장에서는 이쪽이 더 편하다는 게 시우의 결론이었다.



'꼭 그런 건 아닌데...'


'형의 입장에서 말하지 말고'


'아니 그게 아니라 실제로 그래. 검이 편하게 느껴지는 건 적운흉풍이 좋은 말이라서 그래.'



극도가 조금 다루기 힘든 무기인 것은 손시훈도 인정하는 사실. 여기서 말을 타고 있는 상태라면 똑같이 말을 탄 상대에게는 검보다 창이 더 편하다고.



검이 창보다 좋은 점은 빠르게 휘두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공격의 궤적을 다양하게 그릴 수 있다는 점이다. 반대로 창이 좋은 점은 검보다 압도적으로 긴 사거리.



때문에 전술적 차원의 기동성과 활용도는 검기병이 창기병보다 좋지만, 단순히 검기병과 창기병끼리 싸우면 창기병이 이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우가 마왕의 잔당을 압도하고 있는 건 적운흉풍이 좋은 말이기 때문. 상대방이 벌린 거리를 적운흉풍의 힘과 속도로 해결할 수 있다.



'보병을 상대로 한 극단적인 난전이 아니라면 말 위에서는 창을 쥐는 게 더 나아.'



극단적으로 말하면 창기병이 검기병에 비해서 우월하다고 할 수 있는 장점은 검기병의 훌륭한 억제제라는 것이 끝. 그 이외에는 검기병이 창기병보다 여러모로 낫다. 실제 역사상으로도 창기병은 일찍 사장되었지만, 검기병은 꽤나 길게 살아남은 곳이 많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군사적인 이야기. 창기병의 단점을 여러모로 상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다면, 그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편이 훨씬 더 낫다는 게 시훈의 의견이었다.



'앞으로 창과 검으로 나눠서 싸울 생각이지?'


'그래.'


'똑같은 기병, 혹은 강한 한 소수의 적을 상대할 때는 창으로, 진짜로 복잡한 난전에서는 검을 쓰는 편이 더 나을 거야.'



정석적인 운용법이 그렇다. 그럼 한 번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라고 생각하면서 검을 창으로 바꾸자마자 마왕의 잔당들은 바로 말에서 내려서 시우를 감싸고 있었다.



'이 새끼들이?'



기병에서 보병이 되자마자 주변을 감싸는 밀도가 증가했다. 이렇게 시우가 창을 들자마자 복잡한 난전을 시도하려는 걸 보니 정석적인 운용법은 맞는 모양이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난감하다고 할 만한 상황.



하지만 일일이 창을 집어넣고 검을 드는 게 아니라, 창과 검을 금방 바꿀 수 있는 상대에게는 악수일 뿐이다.




'그래도 형 잘했지? 덕분에 저런 바보 같은 행동을 하잖아'



앞의 자신의 형이 '이 새끼들이?'란 험한 말만 안 했어도 동의를 위해서 고개는 끄덕였을 시우였다.



손시훈의 말대로 저런 악수를 두는 건 경험 있는 장교들이 죄다 손시훈의 비아취월에 갈려 나가서 책에 읽힌 대로만 행동하는 탓. 전에 손시훈이 괜히 마왕들에 맞서서 헌터들을 지키기 위해 싸운 게 아니다.



아무튼, 자신이 대응은 간단하다. 다시 검을 창으로 바꾸면 그만이다. 그에 눈에 띄게 당황하는 상대들을 보면서 시우는 형에게 질문을 할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왜 저렇게 한 걸까?'


'여러 제한이 있다고 생각했겠지. 처음에 창을 들지 않고 검을 들었잖아.'


'내가 비효율적인 수단을 써서 그렇게 생각한 거라고?'


'아마도.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속임수가 되었네.'



그 말대로다. 그렇게 생각하니 상대가 조금은 이해가 된 시우였다. 왜, 몇몇 게임에서도 무기 전환 스킬을 쓰면 쿨타임이 따로 돌지 않는가. 비슷한 개념으로 접근한 모양이다.



불행히도, 그건 진짜로 우연과 자신의 착각이었다는 걸 알려줘야 하겠지만 말이다. 그렇기에 시우는 가면 속으로 살짝 씁쓸한 표정을 지으면서 검을 휘둘렀다.



그리고 잠시 뒤, 선 채로 남아있는 건 적운흉풍과 그를 탄 시우와 잔당들이 타고 온 몇몇 말들뿐이었다.



'저것들은 어떻게 해야 해?'



마구잡이로 죽이기는 조금 찜찜하다. 잔당과는 달리, 저 말들은 조금 튼튼한 짐승으로만 느껴지니까. 거기다가 자신도 적운흉풍을 타고 있는데 함부로 말들을 죽이기는 그렇다.



웬만해서는 그냥 풀어주고 싶다. 적운흉풍처럼 몬스터들을 씹어 먹고 혼자 살 정도는 아니겠지만, 훌륭한 군마들이니 어지간히 잘 살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시우의 생각과는 달리 군마들은 은근히 따라올 기색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살짝 생각지도 못한 반응에 형에게 말을 걸어보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다.



'진짜 필요한데...'



솔직히 창기병이니 검기병이니 하는 조언은 지금 필요한 조언이 아니었다. 어쨌든 자신은 상대방보다 훨씬 강하니 말이다. 시우의 능력 범위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



반면에 전투 후 살아남은 말들이 따라오는 건 자신의 능력 범위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지금 피난민들을 보살펴야 하는데 말까지 먹일 틈은 없다. 그러나 연결이 끊겼는지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한 번 더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는 시우. 그런 시우에게 '메에에-'거리는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뭐- 하심까- 도련니임-"


"아, 블루베리"



.


.


.



"오늘은 이렇게 됐지만, 가장 무난한 방법은 도축이라는 점을 명심하시길 바람다, 도련님."


"피도 눈물도 없어 진짜."



주변의 냉혹한 시선. 자신도 비슷하게 생각하는데다가, 여기서 블루베리에게 한 마디를 할 수 있는 건 자신뿐이기에 거침없이 말한 시우였다.



"그래도 뻔뻔하게 말을 타면서 도축 운운하지는 안잖슴까 도련님."


"분명히 내가 지금 타고 있는 선배님은 누가 봐도 말인데?"


"사령마니 괜찮슴다. 귀신을 앞에 두고 같은 종족인데 살리니 죽이니 하는 말이 얼마나 우습슴까?"



시선을 돌리는 걸 보니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설령 그렇더라도 자신은 빼줬으면 좋겠다는 기색이 느껴진다.



이걸로 블루베리를 막을 수 있는 건 자신 혼자다. 이 사실에 한숨을 푹 쉬는 시우를 향해서 블루베리가 툴툴거렸다.



"도련님! 객관적으로 일이 이렇게 잘 풀리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는 검까?"


"그건 맞는 말이지. 그건 맞는 말이야."



일단 블루베리의 약탈은 성공적이었다. 들염소들이 끄는 수레를 몇 개나 챙겼는데, 어디서 챙겼는지 궁금할 정도. 다만 문제가 하나 있다면 들염소들을 혹사시키고 있었다는 것이다. 블루베리는 딱 봐도 3-4마리가 끌 만한 큰 수레 그 반 밖에 안 되는 수의 들염소에게 끌게 하는 중이었다.



그 빈자리를 남아있는 말로 채웠으니 결과적으로는 말들을 살려서 데려갈 수 있게 되었다.



"그래도 다 듣는데 도축을...아니다 경태형. 표현을 몰라서 저는 도저히 매몰차게 못 몰아붙이겠어요. 저를 대신해서 한 마디 해 줘요."


"어떻게 이 똘망똘망한 눈을 보고도 그럴 수 있냐....이러면 돼?"


"네, 잘 하셨어요."



진짜로 살아있는 말 특유의 똘망똘망한 눈. 이 눈을 보면 한 번 쯤 마음이 약해지는 게 정상인의 마음이다.



"저도 사실 할머니라서 어쩔 수 없슴"


"푸릉"



그 누가 들어도 '그만'이라는 뜻이 담긴 적운흉풍의 울음소리. 드디어 선배님이 제지를 하자 '넹'하면서 멈춘 블루베리였다.



이 건은 이걸로 끝



다음 이야기의 주제로 자신의 이야기가 시작됐지만 오히려 그것을 반기는 시우였다. 이야기가 시작된 원인도 자신의 행동 때문이고, 필요성도 자신이 느끼고 있으니까.



"창과 검으로 나눠서 사용한다라. 으음"


"문제 있어요?"


"일반적인 헌터들에게는 잘 안 그러거든. 근데, 음, 넌 문제없겠다. 너는 그 쪽이 더 낫겠어"



일반적인 헌터들은 주 무기를 한 개로 두고, 그 주 무기를 사용하기 좋지 않은 상황이면 마법으로 해결을 하는 게 대세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거겠지만, 여러 무기를 전문적으로 다루기는 꽤나 어렵기 때문. 두 무기의 달인이 되는 것 보다 한 무기의 달인에 마법으로 약점을 보완하는 쪽이 더 효율적이다.



이는 랭크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일부 베테랑이나 고랭크 헌터들 중 컨셉 헌터들을 경멸하는 사람이 있는 이유기도 하다.



물론 시우에게 해당되지는 않는 이야기다. 마법을 쓰지 못하는 비적합자인 시우에게 마법으로 약점을 보충한다는 선택지의 이야기를 꺼낼 수 는 없는 노릇. 시우도 충분히 이해를 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너희 형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네. 솔직히 제일 전문가는 니 형이 아니겠냐?"


"주인님께서는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고 하셨슴다."



끝까지 극도를 밀고 나가면 그 나름대로의 우직함이 있고, 반대로 검과 창으로 나눈다면 현명한 안목이 있는 것. 말 그대로 어느 쪽을 고르든 자신의 선택이 중요하다고 했었단다.



"공적으로는 그렇슴다. 똑같은 재능이 보인다면 자신이 직접 선택해야 더 노력할 건 당연한 일 아니겠슴까?"


"공적으로? 그럼 사적으로는?"


"뭐, 제 개인적인 취향임다만, 주인님과 도련님이 구분됐으면 좋겠으니 저는 따로따로 나누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했슴다."



달걀은 여러 바구니에 나누어 담고, 건물을 받치는 기둥은 많을수록 좋은 이치



"그래서 지금 저는 이런 새 이미지에 걸맞은 주인님의 가면은 어떤 게 좋을까 생각하고 있었슴다."


"그래, 언제 주제가 또 새나 싶었어."


"농담이 아님다! 상징은 매우 중요한 문제란 말임다!"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겠다. 대충 형을 따라하지 않는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서도 좋은 것이겠지. 다만 평상시에 하는 행동 때문에 진지하게 느껴지지 않을 뿐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겠는데, 마경태은 상대방의 현재에만 집중해서 맞춰줄 수 있는 사람이다.



"그래, 상징은 중요한 문제지. 중앙 헌터 협회에 소속된 헌터들은 컨셉 활동을 금지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컨셉 헌터들이 홍보대사로 있는 이유는 다 있지. 이건 좀 진지하게 들어야 할 것 같다, 시우야."


"어차피 우리끼리 이야기를 하는 것 보다,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더 낫지 않나요?"


"아, 걱정하지 마십쇼, 주인님! 제가 또 그런 영역의 전문가임다."



귀족의 교양이자 취미라는 소리를 하는 블루베리. 그 말을 듣자 고개를 끄덕이면서 블루베리에게 모든 걸 맡기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말하는 마경태였다.



여기서 본인 이야기 아니라고 막 말하지 말라고 대응하는 건 하수다.



"일단 본격적인 시작은 내가 아이디어를 제공한 이후가 돼야 하지 않을까? 내 가면인데."


"호오, 시간을 끄시는 검까?"



완벽히 넘기는 건 불가능. 인정할 껀 인정하자.



"조금은 그런 생각도 있고. 대충 내가 생각할 때 너무 과하지 않으려면 좀 골라야 하지 않겠냐?"


"인정하겠슴다만 너무 질질 끌면 저와 주인님이 순식간에 만들어서 씌워버릴지도 모르겠슴다."



이 새어버린 주제로 시작된 이야기도 이걸로 끝. 뒤늦게 정찰을 마치고 합류한 아눕롤의 모습을 보니 이 이야기가 정말로 빨리 끝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련


'말조심!'


-이.제 .슬슬 도.련님이라.고 해도. 되지 않.겠사옵니.까? 장형분.께서 엄.청나다는. 사실은. .이제 모두.가 인정.할 수 밖.에 없는데.


"우리 그럼 성대한 대접이라도 받나?"



속이 보이기는 한데 9살짜리가 할 법한 순수한 기대라 뭐라 따지기도 힘든 마경태의 말이다. 그 기대가 담긴 말에 아눕롤은 허용범위 내에서 찬양을 하고 있었다.



거기에 정상인이든 텐션이 높은 쪽이든 갑자기 응원을 시작한 일행의 목소리, 저 멀리 보이는 산맥의 모습에 정신이 다시 아득해지려는 시우였다.


작가의말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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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귀빈 20.08.11 44 1 13쪽
» 해방자5 20.08.10 45 1 13쪽
89 해방자4 20.08.07 63 1 13쪽
88 해방자3 20.08.06 46 1 12쪽
87 해방자2 20.08.05 40 1 13쪽
86 해방자 20.08.04 42 1 12쪽
85 영입5 20.08.03 54 1 12쪽
84 영입4 20.07.31 54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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