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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님의 서재입니다.

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WritingBot
작품등록일 :
2020.05.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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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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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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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입4

DUMMY

그 와중에 마경태는 시우에게 '내가 그렇게도 결혼 안 한 게 신경 쓰이냐'란 질문을 던지고 있다.



나름대로 감동할만한 분위기인데 굳이 깨트려야 할 까?



그러나 고개를 살짝 돌려 마경태를 본 시우는 다시 한 번 생각을 해야만 했다. 방금 전 마경태의 말은 '나도 결혼 안 한 게 신경 쓰이냐.' 가 아니었으니까. 좀 전의 그 말은 누구에게 듣고 신경이 쓰여서 한 말이다.



범인이라면 아마도 은근히 카메라 렌즈 같은 눈동자를 슬며시 돌리는 한 여성분이겠다. 마경태는 그저 뜬금없이 전음으로 두들겨 맞은 피해자일 뿐.



그렇기에 이 일은 그냥 묻기로 생각하고 부부가 잠시 둘 만의 대화를 하도록 내버려 둔 시우였다.



"흠흠"


"흠, 그래서 그게..."



이윽고 곧 중년을 바라보는 부부는 무안한지 주변의 분위기를 살폈다.



마경태만큼 극단적인 경우는 아니지만 조미선도 조금은 동안이다. 하지만 그 남편 분은 딱 그 나이대의 비슷한 얼굴.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겉으로 보기에는 제일 나이가 많아 보인단 뜻이다.



그런데 칠칠맞게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들 앞에서 눈물을 보여 버렸다. 이건 당사자든 주변의 사람들이든 말을 때기가 힘들다.



여기서 남매는 아눕롤에게 은근히 눈치를 보내고 있었다. 제일 연상이니 어떻게든 해보라는 것. 시우도 잠깐 그런 시선을 보낼 뻔 했지만 금속 거미가 위로를 했다가는 더 어색해질 것 같다.



여기서 말문을 새로 틀어야 하는 사람은 마경태 뿐. 얼굴만 따져보면 여기서 제일 어려보이는 편이지만 한 조직의 책임자니 그가 여기서 한 번 더 나서야 하지 않을까?



'나 지금까지 많이 했잖아...'


'원래 책임자라면 할 일이잖아요.'



떠넘기는 게 아니라 당연한 소리다. 이때까지의 마경태가 근무 태만이었던 거다.



물론 말로만으로는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이 사람은 몇 년 동안 사무실 직원들의 속을 이렇게 썩인 사람. 그러니 적운흉풍이 마경태의 머리 옆에서 스윽 얼굴을 들이미는 압박도 곁들인다.



여기까지만 해도 소름이 좀 돋기에 충분하다. 거기다가 몸을 살짝 떠는 걸 보니 남매의 압박에 아눕롤이 전음으로 조금 갈구는 모양이다. 신병의 한 마디로 시작되는 내리갈굼의 분위기. 물론 부부에게 강압적으로 말할 수는 없으니 부드럽게 진짜로 위험한 일은 없을 거라는 마경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합자보다 강한 비적합자가 동원될 정도면 심각한 게 아니냐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그 방법이란 게 설마 심각한 신체 개조라도 한 게 아니냐는 의심은 덤이다.



이런 남편의 의심을 조금 거드는 조미선이었다.



"발목이 좀 불편하긴 하지만 거창한 수술까지 받는 건 사양인데. 여기 설마 폐차장으로 위장한 연구소 같은 곳은 아니야?"


"연구소라기보다는 사실상 간이 신전인데. 아얏!"



동상들을 보면서 테이머가 중얼거리자 발을 밟는 아눕롤이었다. 과연 발을 밟는 이유는 쓸모없는 말을 해서일까, 아니면 모독이 괘씸해서일까?



"이세계의 신하고 계약해서 얻는 힘은 아니지?"


"참고로 말하자면 저기 있는 동상들 중에서 신은 단 한 사람도 없어요."



자신의 형은 있지만 말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진짜로 최고 기밀이라서 자연스럽게 내공의 이야기를 꺼내는 시우였다.



이제는 완전히 외우고 있는 순환에너지 개론의 토납법 전반부. 그것 하나만큼은 누구에게든 가르쳐 줄 수 있다. 과연 이 부부는, 조미선의 재능은 얼마만큼 될 것인가. 여러모로 초보인 자신이라고 해도 첫 토납법의 호흡을 통해서 대충 눈치는 챌 수 있다.



'이 쪽은 평범하고...'



상당량의 내공이 흩어지지만 괴멸적인 재능을 가진 남매에 비하면 양반이다. 아마도 이쪽은 진짜로 평범한 수준의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 그 판단을 하고 있는 시우에게 아눕롤의 약간의 놀라움과 안타까움이 뒤섞인 전음이 들려왔다.



'도련님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한 재능이옵니다! 발목만 다치지 않았다면 무공 사용자로써 본인을 넘어 한 가문의 이름을 떨칠 시조, 혹은 전환점을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았을 텐데...'


'어렵지 않지, 불가능한 건 아니잖아요? 미래는 모르니까. 그리고 이 사람은 그런 건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니 괜찮을 거예요.'



남편과 남편의 출신인 복지원만 잘 되면 소소하게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사람이다. 그건 아눕롤이 봐도 그런지 더 이상의 안타까움을 표시하지 않았다.



두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는 가운데 놀라운 표정을 짓는 걸 보니 자신의 재능을 깨달은 표정이다.



"이건, 이 힘은...?"


"내공이야."


"말 도 안 돼. 특정한 생각에 집중하고 숨을 내쉬고 들이쉬는 것으로 힘을 간단히 쌓을 수 있다고? 이만하면 비적합자도 몇 달 이내에 C랭크에 닿을 수 있겠어. 어쩌면 B랭크 그 이상까지 올라설 수도 있고."


"실제로 제가 그런 경우기는 한데요, 간단히 쌓는 건 아닌데요?"



시우의 말에 바로 평범한 재능을 가진 자신의 남편을 느낀 조미선은 머쓱해진 표정을 지었다. 거기에 집중해줬으면 좋겠다. 지금 아이언 스파이더의 남매는 표정이 썩지 않기 위해서 온갖 노력을 다 하고 있으니까.



분위기가 또 다시 새려는 징조가 보이자 마경태는 빠르게 본 주제를 이어나갔다.



"아무튼, 흠! 비적합자 중에서 재능은 있는데 악용할 사람이 있을 수 있지. 그리고 방법을 억지로 가르치게 될 상황도 있을 수 있고. 이게 기밀인 이유야."


"저기 두 사람도 그런 엄청난 재능의 소유자야?"



이건 악의가 없단 걸 알아도 가슴이 아프다. 그래서 표정이 바로 썩어버린 두 사람의 모습에 당황하는 자신의 친구에게 마경태가 말했다.



"어...저 두 사람은 나도 물론이고 중앙 헌터 협회도 모르는 기밀을 알아서 그래."


'강제적으로 비밀 엄수를 하게 되는 계약만 한다면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괜찮아요."



말만 들어도 이게 진짜로 위험한 일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이어서 무언가가 새겨진 두 헌터의 혀를 보면 더더욱. 호기심으로 죽을 자리에 뛰어들 사람만 아니라면 누구나 거부할 말과 모습이다.



그래서 거부하는 것을 끝으로. 이렇게 간신히 한 사람을 영입할 수 있었다.



.

.

.



이렇게 힘들-게 한 사람을 영입한 것에 비해서 다른 한 사람을 영입하는 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파트너쉽 테스트 때 아눕롤이 말하는 모습을 봐서일까, 상대적으로 열린 자세를 가졌던 것이다.



물론 시우네 일행이 말한 정보를 상당히 차단한 이유도 있다. 대놓고 내공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알려준 조미선과는 달리, 레드 플래시에게는 간단히 특수 마법을 알려주는 혜택만 있다고 한 것. 그걸 감안해도 조미선하고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수월한 영입이었다.



그렇게 마지막 한 사람을 영입하고 난 다음 가진 만남에 조미선은 '이러면 자신이 너무 비싼 척을 한 게 아니냐'는 말을 중얼거렸다.



"유부녀가 말이지."


"틀린 말은 아닌데...노총각이 그런 말해도 되는 거야?"


"이번 생은 포기하려고"






얼굴은 20대지만 나이가 꽤 되신 분이 그런 말을 하니 뭔가 형용할 수 없는 느낌이 시우를 감쌌다. 시우만 그런 건 아닌지 하늬도 분위기를 살피다가 마경태의 어깨로 폴짝, 그 상태에서 한 날개로 머리를 미묘히 감싼다.



"하하, 괜찮아."


"설마해서 물어보는 건데, 얘 이전에도 현장과 후방의 괴리가 심각했거든. 요즘도 좀 그러니?"

"그게 고쳐졌다면 내가 결혼을 했지 않았을까?"



아아...



"내가 빨리 전음을 배우던가 해야지."


"하늬야, 친구가 벌써부터 날 따돌리려고 해-"


"삐익"



하늬가 울음소리와 함께 날개에 힘을 더 줘서 위로하는 사이에 시우는 그게 좋겠다는 눈짓을 조미선에게 보냈다. 그러자마자 시우는 끼어드는 눈빛을 느낄 수 있었다.



"오옷! 처음 보는 여자와 무슨 작당을 하는 검까?"



감탄사 하나, 문장 하나만 듣고도 소란이 느껴지는 목소리. 블루베리다. 시우와 같이 그걸 느낀 마경태는 '작당'이라는 말에도 집중하는 대신 몸이 굳을 뿐.



하긴 헌터 수 십 명의 필살기를 가볍게 막아내고, 그 다음으로 개 패듯이 헌터들을 팼으니 어쩔 수 없는 반응이다. 그건 상당히 상관없는 사람들에게도 트라우마를 심어줄만한 모습이니까.



아직 그걸 모르는 조미선은 상당히 경계하는 시선을 블루베리에게 보냈다.



"컨셉헌터?"


"흐음..."


"블루베리. 그거에 네 진심이 좀 담겨 있다는 건 잘 알고 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는 그렇게 보인다는 것도 알고 있겠지?"



알면서도 즐기기에 미리 차단하려는 시우. 그리고 그는 바로 용건을 물어보았다.



"별 거 없슴다. 그냥 새 팀의 팀원을 영입한 것 같으셔서 얼굴 좀 보려고 온검다."


"저기...누구신데요?"


"이 몸은 주인님의 삼원색 중 하나! 파랑이자 시종인 블루베리라고 함다! 그럼 빨강의 군마인 선배님도 모습을 드러내 주십쇼!"



결국 반 진심의 컨셉을 소개로 말해버렸다. 적운흉풍을 끌어들이는 건 덤이다. 그 부름에 마지못해서 모습을 완전히 드러낸 적운흉풍은 창피해 죽을 것 같은지 고개를 홱 돌리고 있었다.



이건 처음 경험하는 사람도 모습으로 그 마음을 바로 이해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누가 봐도 싫어하는 것 같은데..."


"하지만 부정할 수는 없슴다. 프로파간다 용이니까. 한 번 데인 마왕이나 그 잔당을 상대로는 벌벌 떨게 만드는 효과가 있슴다."



일단은 '아, 네'거리는 표정을 짓는 일행이었다. 아주 일리가 없는 건 아니다. 뜬금없이 듣는다면 진짜로 컨셉 헌터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한 번 데인 상대에게는 정말로 무섭겠지. 방금 전의 그 소개에 적운흉풍은 싫다는 티를 냈지만, 마경태는 살짝 소름이 돋는다는 표정을 지었으니까. 그런 친구의 반응으로 눈치를 챘는지 실력을 좀 경험해보고 싶다는 블루베리의 말에 조미선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상대방의 그 반응에 당사자가 아니라 친구와 자신의 선배를 설득하려는 건 무슨 심보일까. 조미선은 그 모습을 보면서 체념한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든 한 번 실력을 보겠다는 거네."


"눈치가 빠르셔서 좋슴다. 이게 조금 중요한 거라서."



블루베리가 말을 하자마자 잠깐 자신의 발목을 보는 조미선이었다.



"비교할만한 대상이 잘 할 지 보고 싶은 거군요."


"그렇게까지 말하진 않았슴다."


"마왕에게 저항하던 생존자인데 사지 멀쩡한 사람들만 있다고 생각할 순 없죠."



살짝 이지만 차갑게 말하는 조미선의 말에 블루베리는 더 이상 토를 달지는 않았다. 그 다신 위로 올린 손을 가볍게 튕길 뿐.



그러자 일행은 자신의 발밑에 거대한 마법진이 펼쳐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건 또 뭐하는 마법인지 비적합자인 시우는 알 수 없는 노릇. 그를 위해서 알려주려는 건 아닌 것 같은 마경태와 조미선의 당황한 목소리가 퍼졌다.




"전이마법?"


"긴 주문 없이 손가락 한 번 튕겨서 이게 된다고?"


"못 할 건 없슴다."



이것이 S랭크다! 라는 걸 보여주듯이 단번에 일행을 순간 이동시킨 블루베리. 그 장소는 저번에 양아치에 가까운 헌터들을 두들겨 팬 그 훈련장이었다.



거기서 그녀는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을 알려주듯이 정장을 입은 모습으로 몸을 바꿨다. 추가적으로 손에 들고 있는 것은 연습용 도검. 스펀지와 고무를 섞은 질감이 이전의 두들겨 패기 위한 몽둥이보다도 더 상냥하게 비쳐진다. 그걸 쥔 상태로 시우에게 또 다른 연습용 도검을 던져주는 블루베리였다.



"응? 나?"


"복합적인 목적임다. 싸우는 모습을 분석하는 것을 통해서도 그 기량을 알 수 있슴다. 마경태씨가 내 움직이는 원리를 분석한 것처럼 말임다."


"그러면 경태 형과 직접 대련을 하는 방법도 있잖아. 경태 형이 네 실력을 조금 더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시우야 살려다오! 앞으로는 프랑스어 공부 좀 할 테니까!"


"삐익!"



참 추하기 그지없는 마경태의 외침이었다. 그 와중에 열심히가 아니라 좀 한단다. 하늬가 같이 외치지 않았다면 억지로라도 끌고 왔을지도 모른다. 그런 외침을 무시하면서 블루베리가 말했다.



"둘째로는 도련님에게 검법 하나를 체험하기 위해서임다. 주인님께 듣자하니 청성파(靑城派)의 천지일기공(天地一氣功)을 다음 심법으로 익히겠다고 하셨슴다. 맞슴까?"


"그래?"


"신체적 특징으로 전 내공을 쓰지 못함다. 하지만 무공의 겉형태만큼은 완벽히 복제할 수 있습죠."



말을 마치자마자 자세를 날카롭게 잡는 블루베리. 단단히 자세를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변화하고 있다는 오묘함이 느껴진다. 그 자세를 시작으로 블루베리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청성파의 검법, 칠십이파검(七十二波劍)을 온 몸으로 느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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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해방자5 20.08.10 44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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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해방자3 20.08.06 4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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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입4 20.07.31 54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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