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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님의 서재입니다.

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WritingBot
작품등록일 :
2020.05.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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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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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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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사전 준비

DUMMY

팀에 첩자가 섞이기 전에 먼저 빈자리를 전부 채워라. 그 논리 자체는 타당하다. 다만 그렇게 채워진 빈자리의 사람은 졸지에 위험한 일에 휘말린 셈이 된다. 시우만 그렇게 생각한 건 아닌지, 고개를 돌린 그는 '괜찮을까?'란 표정을 짓는 마경태의 얼굴을 마주 볼 수 있었다.



그런 두 사람을 향해서 시훈은 씩 웃으면서 말했다.



"당연히 나름대로의 지원은 할 생각입니다. 시우야! 난 이상한 사람이지만 양심이 없는 건 아니야!"


""무공을 바로 건네주는 건 안 돼.""



너무나도 당연한 소리였다. 그렇기에 마경태와 자신이 동시에 말한 것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한 시우는 묵묵히 형을 바라볼 뿐이었다.



무공이 만능인 힘은 아니다. 아이언 스파이더의 팀장과 계약자 남매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들은 시우가 전해준 안정적인 토납법으로도 간신히 내공을 쌓고 있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공은 굉장히 위험한 힘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이 세상 사람들의 상식 밖에 존재하는 힘. 박미소와 마경태가 그걸 받아들일 수 있었던 건 죽음의 위기까지 경험한 베테랑이기 때문이고, 아이언 스파이더의 남매가 받아들인 건, 그들이 더 한 비밀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굉장히 혼란스러워 하겠지. 천천히 알려주는 거라면 몰라도 바로의 위기를 대처하기 위해서 넘겨주는 건 옳지 않다.



그건 자기도 잘 안다는 듯이 바로 전이마법을 남발하는 손시훈이었다.



"죄...죄송합니다.."


"그만! 알겠으니까, 그만해!"


"보시다시피 나는 마법에도 능하다는 거. 그리고 그 외에도 전문가가 두 명이나 있지 않습니까?"



땀이 이마에 송글송글 맺히도록 전이마법을 쓰면서 말하는 형의 모습을 보며 시우는 일단 미간을 찌푸렸다.



전문가 두 명이라. 하지만 그 전문가 두 명의 사이가 상당히 나쁘다는 게 문제다. 카푸스는 블루베리 이야기만 나오면 이를 갈고 있고, 블루베리는 살짝이지만 카푸스를 어린 아이 보듯이 깔보는 분위기.



실제로 나이로 따진다면 블루베리가 카푸스보다 훨씬 더 많을 수도 있겠지만 단순히 나이의 문제가 아니다. 나름대로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 이대로는 둘 사이에 원활한 협력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도 뻔히 보이는 시우였다.



일단 자신이 상상하는 가장 안정적인 팀의 형태는 마경태가 팀장이고 박미소가 부팀장인 컨트롤 타워를 갖춘 팀. 이 분위기에서 그게 될 까?



이건 마경태도 짐작할 수 있는 사실이다. 카푸스의 혈족인 카닌이 블루베리를 풀 네임인 '시를라 틴 캅생트' 혹은 '그 여자'라고 부를 정도니까. 이래서는 카닌은 물론이고 박미소도 힘들게 영입해도 어색하기만 할 테다.



거기다가 중앙 헌터 협회라면...



"시연이가 절대로 중앙 낮은 위치는 아니잖아?"


"그럴걸?"


"블루베리가 준 책임자 위치일 수 있고. 블루베리는 아눕롤하고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형의 측근이니까."


"흠, 그건 보고를 받아야 하겠는데."



더 이상 볼 것도 없다. 시우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닌지 마경태는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카닌과 미소씨는 어떻게 하나..."


"어쩌면 카닌은 더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요새 블루베리가 교관 역할을 한다는 소리를 들었거든요. 어쩌면 할아버님을 팬 그 여자에게 한 방 먹이고 싶어서 열정을 보일지도 모르죠."


"참 위안이 된다."



절대로 좋은 계기는 아니다. 이럴 때가 반어법을 쓰기 적절한 때



동시에 지금 마경태처럼 한숨을 내쉬는 게 좋을지, 참는 게 좋을지 전혀 모르겠는 상황이기도 하다. 일단 형의 안목을 봐서는 두 사람이 빠지지 않을 게 다행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렇게 분란의 씨앗을 내버려둬서 괜찮은 걸까?



"뭐, 다른 방향으로 불만을 가진 건 다른 헌터들도 마찬가지죠. 그 헌터들이 절대로 블루베리를 무시할 수 없는 이유를 알려줄 겁니다. 그걸 바탕으로 스스로 판단해 보시길."


"하긴 블루베리씨는 중앙 헌터 협회 입장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헌터들의 기준에서도 굴러온 돌이니까요."



이럴 때는 또 냉철하게 말하는 마경태였다.



굴러온 돌



시우가 생각하기에도 비슷하게 느껴졌다. S랭크인 카푸스도 처음 랭크 판정을 받았을 때는 이런저런 견제가 들어왔었다. 본인이 중앙 헌터 협회하고 선을 두는 등 조용히 있었음에도 말이다.



반면에 블루베리는 원래부터 중앙 헌터 협회의 중요 관계자인 손시연의 시종을 자처하는 상태. 거기에다가 책임자의 위치까지 나선다면 분명히 좋게 보지 않을 사람이 나타난다.



"하지만 뭘 어쩌겠습니까. 학술적인 영역에서 카푸스는 분명히 블루베리보다 몇 수 윕니다. 그런데도 블루베리가 카푸스를 깔보는 건 블루베리가 카푸스보다 전투적인 영역에서 한 수 위이기 때문이죠."


"그러니까...전에 카닌에게 들은 적이 있거든요. 블루베리와 카푸스가 결투를 했다고."


"네."


"카닌의 뉘앙스로는 블루베리가 비겁하게 속임수를 써서 카푸스를 이겼다고 했어요."


"카푸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죠."


"그런데 시훈씨의 말대로라면 정정당당하게 승부해도 블루베리가 카푸스를 이길 수 있었다는 거네요? 힘들게 이기느냐, 쉽게 이기느냐의 차이지."


"너무 쉽게 이겨서 그 친구에게 말 못할 뿐이지,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거침없이 대답한 시훈의 얼굴을 빤히 보는 마경태였다.


그리고 고개를 다시 돌린 마경태는 시우에게 질문을 했다. 형식상으로는 S--지만 실질적인 능력은 S급의 대마법사가 아니냐고.



시우는 그 대답으로 '그럼 블루베리는 S급 이상인가 보죠.'란 의미를 담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면, 또 다시 새로운 걱정을 할 때다.



"프레젠테이션 도중에 죽는 사람이 나오지는 않을까요?"


"경태형...그 걱정은 선을 좀 넘은 것 같아요."


"아니 시우야. 진짜 그럴 가능성이 있어. 나나 의사회 헌터만 보고 베테랑 헌터가 온순한 괴짜인가 보다, 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베테랑 헌터들 중에는 진짜 거친 사람이 많아. 프레젠테이션에서 갑자기 대련으로 넘어가는 걸 내가 한두 번 봤겠냐?"


"괜찮아요. 블루베리가 카푸스를 죽일 뻔 한 건 특성 문제와 실력이 한 수 차가 나서 그런 거고요. 제가 아는 한에 블루베리가 실수로 죽일 실력의 헌터는 대한민국 안에 없습니다. 기껏 해봤자 중앙 헌터 협회장이나 완전히 성장한 시연이 정..도?"


.........


"두려워져요..."


"경태 형. 나를 보면서 말하지 마. 나도 두려워지고 있으니까...."



그러나 시훈이 하고 있는 말은 이미 정해져 있는 사실의 이야기. B랭크의 베테랑 헌터와 이제 막 무공을 배워나가고 있는 비적합자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없었다.



.


.



이래서는 괜찮은 마법 서적을 얻었다고 해서 안심할 수 있지 않다. 물론 마경태와 시우의 팀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충분한 보상이 되겠지. 그 사람도 금방 채울 수 있다.



그러니 지금은 자신들보다는 남의 걱정을 우선해야 할 때다.



박미소와 카닌도 블루베리의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한 말이 '잘못 깝치면 죽을 텐데?'란 반응. 하지만 현재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으니 묵묵히 불안한 마음을 가슴속에 품고 일상을 보낼 수밖에 없다.



여기서 긍정적인 점이 있다면 마경태가 조금 더 열심히 사는 태도를 보여준다는 것 정도? 농담이 아니라 그는 주변에서 지적도 하기 전에 먼저 프랑스어 교재를 붙잡거나, 전산 시스템을 알아보는 행동을 보여주고 있었다.



마치 열심히 착하게 살면 벌을 받지 않을 거란 기대심리에서 나온 행동



그랬던 그가 한 편지를 쥔 표정은 마치 사형 선고를 받은 죄수 같았다.



"형, 우리가 죽는 건 아니야."


"우리 말고도 죽는 사람은 없겠죠."


"삑삑-"



발신자는 '중앙 헌터 협회'. 그것을 보고 정확한 현실을 말하는 시우와 카닌, 그리고 하늬의 옆에서 사무실 직원들은 온갖 호들갑을 떨고 있었다.



"이거 설마 소집령이야?"


"소집령인가 보네?"


"잘 됐네! 요즘 들어서 열심히 사시더니 이런 날이 오네요, 경태씨!"



침울한 세 사람과 한 마리의 크호콘펠과는 달리 제대로 들뜬 사무실의 분위기. 원래라면 기쁜 일인가 보다. 그걸 비적합자라서 알 리가 없는 시우는 아주 자연스럽게 그 이유를 물어보았다.



"원래 B랭크에서도 본격적인 B급 이상의 헌터들은 중앙 헌터 협회 소속이 아니더라도, 소집령에 응해야 하거든요."


"위기 사항, 혹은 중요 사항을 위한 조력을 구하는 거죠."


"옛날 군대 영장하고는 비교해서는 곤란해요. 그리고 조건을 만족한다고 무조건 날아오는 것도 아니고. 가인씨는 상대적으로 신입이라서 받지 못했잖아요? 뭐 의사회 소속이니 간접적으로 받은 거나 마찬가지긴 해도요."


"간접적으로 랭크나 급의 상승심사도 하고..."


"이걸로 우리 의사회 대한민국 지부의 신뢰성이 더 높아질지도 모르죠. 경태씨, 이번 기회에 책임자로써 밥값 좀 해요!"



웬만해서는 일리있는 말이라서 기뻐해주겠는데...미리 들은 말이 있기에 그러질 못하겠다. 지금 그 당사자가 옛날 군대 영장을 받은 표정을 짓고 있는데 어떻게 이 분위기에 맞춰 기뻐하겠는가?




그 분위기 속에서 소집령과 군대 영장과의 차이점을 말해주는 마경태였다.



가장 궁극적인 차이점은 거부권의 차이다. 소집령이 날아오더라도 중앙 헌터 협회 소속이 아니면 한 번 정도는 거부할 수 있다. 그리고 거부한다고 해서 특별한 불이익도 가할 수 없다. 물론 마경태에게, 정확히는 시우에게 거부권은 없다. 마경태가 거부를 했다가는 처음 보는 사람을 팀장으로 둬야 할 판이니까.



이건 어디까지나 소수의 사정. 그 사정을 알 리가 없는 사무직 직원들은 소집령의 내용을 들뜬 채 물어보는 중이었다. 확실히 주변의 이런 모습을 봐서는 평상시에는 소집령이라는 딱딱한 이름과는 달리 무난히 받을 일인가 보다.



실전 지향주의 성격인 평상시의 마경태라면 싱글벙글하면서 받았겠지. 그 모습을 자신도 아는지 마경태는 억지로 텐션을 끌어올려서는 이리저리 설명을 해주었다.



마경태의 그 억지 텐션이 사라진 건 시우와 카닌을 데리고 사무실 밖으로 한 걸음을 내딪자마자였다.



"진짜 내 군대 영장 나올때도 이렇게 긴장되지는 않았는데."


"에이."


"카닌씨, 카닌씨는 대한민국의 과거 군대를 몰라. 게이트가 열리기 이전의 군대는 좀...개판이었다고."


"할아버님의 말대로라면 손시훈씨가 내가 살다살다 사병을 그렇게 대하는 국가는 열 손가락 안에 꼽겠다고 말했는데요?"


"흠,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손시훈이 환생자인 것을 몰라도, 통찰력은 배 이상이라는 것 정도는 쉽게 알 수 있다. 그렇기에 바로 납득을 하는 마경태를 두고 시우가 말했다.



"그래서 어떻게 하죠?"


"어떻게 할 게 뭐가 있겠냐. 가야지. 소집령을 봤는데 좀 심해. 노골적으로 나를 때놓으려고 하는 것 같아."


"그 정도로요?"



자신이 소집령을 받아본 적도 있고, 소집령을 받은 헌터의 부탁도 들어준 입장에서 심하다고 말하는 마경태였다.



보통 소집령을 받는 건 임시 팀장. 그렇기에 프레젠테이션 전에 미리미리 팀원을 파악하게 여유롭게 시간을 준다고 한다. 평균적으로는 대충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의 시간. 그 이후에도 팀원을 모을 시간을 준다지만, 사람이 부른다고 바로바로 갈 수 있는 건 아니니까.



그런데 지금 소집령에 적힌 프레젠테이션은 바로 삼 일 뒤였다.



"9-13인 팀. 이건 시간을 더 줘야 해. 과거의 나라면 상황을 보고 다음 기회로 넘길 수 도 있을 정도야."


"9명이라. 우리 주변의 인물들로만 꽉 채워넣으면 저, 카닌, 경태형, 아이언 스파이더 까지 더하면 6명..."


"아눕롤은 빼야 해. 공식적으로는 테이밍 몬스터니까."


"그럼 5명."


"제가 있다고 하면 할아버님이 오기 좀 껄끄러운 면이 있어요. 미소 언니까지는 어떻게든 되겠지만."


"더 해서 6명. 레드 플래시의 회복 능력 적합자까지 생각하면 8명. 두 명만 더 채우면 되겠는데요?"


"9명은 정말로 최소의 인원이야. 아이언 스파이더의 남매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그 둘은 사실상 아눕롤의 부속품이잖아?"



파트너쉽 평가의 감점 원인이 대부분 거기서 나왔다.



이런 사정 때문에 보통 팀을 꾸리면 최대 인원을 무조건 채우려고 노력한다. 최소 인원을 꾸리는 건 팀원 전원이 팀장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수준일 경우에만 가능한 일. 만약에 팀원이 모자란다고 중앙 협회가 판단하면 어떻게든 인원을 집어넣어서도 채워준단다.



"일단은...일단은 프레젠테이션부터 가보고 생각하자. 분위기를 좀 봐야겠는데?"



누구 하나 죽을 지도 모르는 그 프레젠테이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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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해방자 20.08.04 42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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