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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님의 서재입니다.

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WritingBot
작품등록일 :
2020.05.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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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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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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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입5

DUMMY

나지막한 한 마디



그 한 마디를 마치자마자 시작되는 공격은 엄청난 다채로움을 품고 있었다. 시작하는 첫 번째 공격에서만 몇 번의 변화가 있었는지를 시우로써는 도저히 다 셀 수 없었을 정도로 말이다.



미묘하게 파도를 치는 듯 한 부드러운 움직임, 이전에 헌터들을 두들겨 팼던 딱딱한 모습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예전의 그 기억을 더듬어서 시우가 칼을 어색하게 쳐내자 블루베리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다시 말하지만 전 지금 무공의 움직임을 따라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무공을 말입니다."



인간의 무공, 인간의 움직임. 일부로 자신이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보여줬든 등속, 꾸준한 가속의 움직임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



"박자입니다 박자. 주인님의 강조를 떠올리시길."



칼을 한 번 더 어색하게 쳐내자 이어지는 두 번째 조언. 거기까지 듣고서야 시우는 자신의 본래 박자를 되찾을 수 있었다.



"바로 그거임다."



이번에는 풀린 목소리. 평상시에는 밉상인 그 목소리를 들으니 살짝 이지만 안심이 된다. 하지만 안심하는 마음과는 달리 상대의 칼을 쳐내기 위해서 시우의 팔은 더 빨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알고 있는 검법이 크게 세 동작뿐인 삼재검법이지만, 일단 기본적인 방어는 어떻게든 된다. 진짜 기본밖에 없지만 그 기본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아슬아슬하게 막아내는 수준. 솔직히 말하면 창으로 막는 게 더 쉬울 것 같다.



하지만 편한 길만을 선택할 수는 없는 법. 그런 아쉬움을 표출하는 대신 상대방의 움직임을 보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 그 움직임을 잘 보기 위해서 눈동자를 움직이는 시우에게로 블루베리의 조언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검은 팔로만 휘두르는 게 아닙니다. 뼈와 관절이라는 토대를 근육이 감싸고 있죠. 검의 움직임을 보려면 시야를 늘려야 합니다."



말과 함께 한 걸음 뒤로 물러서는 블루베리였다. 이건 본인이 직접 공격을 해 보라는 뜻이다. 그를 이해한 시우는 이때까지의 수세를 만회하는 듯이 매섭게 블루베리를 치기 시작했다.



시작은 동작을 그대로 따라하는 천지인, 그리고 자신만의 박자를 만들어서 패턴을 섞어본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블루베리가 자신의 공격을 어떻게 보고 막고 피하는지를 아는 것. 그를 위해서 블루베리의 눈동자를 본 시우는 그녀의 눈동자가 확실하게 움직인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었다.




자신이 보기 위해서 과장된 건 알겠지만, 그 의도를 이해하기에는 충분하다. 허리와 무릎을 보면서 빠르게 몸이 다가오는 방향을 파악하고, 어께의 움직임으로 전체적인 검로를 파악한다.



이미 어께를 뒤로 뺀 시점에서 전체적인 검로는 정해졌으니까. 팔꿈치로 할 수 있는 것은 그 검로를 최종적으로 내지를지 말지를 정하고 손목은 약간의 수정을 가하는 것에 불과하다.



"확인하셨나요?"


"그래"



대답을 하자마자 다시 공세와 수세가 뒤바뀌는 모습에 조미선은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뭐야, 처음 모습은 딱 봐도 지원가 인상이었는데 무투파였어?"


"무투파...시우의 말로는 '마법사'인 동시에 '방패'라고 하더라고"


"마법사? 적합자중에 따져보면 마법사가 아닌 사람이 어디 있다고. 우리 입장에서 말하는 마법사는 한 걸음 뒤에서 물러서서 싸우는 사람을 말하잖아. 조금 거창한 예시를 들자면 카푸스처럼"


"그 카푸스를 마법을 사용한 반격으로 이긴 사람이야."



자신은 예시를 들었을 뿐인데 이런 말을 듣게 되었을 줄 누가 알았을까.



평상시의 블루베리라면 그 말을 듣자마자 바로 그렇다는 모습을 보여줬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시우의 교육을 하고 있는 상태. 그래서인지 그녀는 가볍게 눈을 찡긋 이며 들었다는 표시만 하고는 계속해서 시우를 몰아붙였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검이 부딪히는 지점이 아래로 내려오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서로 윗부분만 부딪히던 두 검이었지만 점차 블루베리의 검 끝이 시우의 검 아랫부분을 치기 시작한 것이다. 거의 손을 감싸는 코등이의 근처를 칠정도



반대로 시우의 검 끝이 치는 것은 블루베리의 검 끝 뿐. 도저히 아래로 내려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처음에는 별 생각이 없던 시우였지만, 블루베리가 일부로 검 아랫부분을 먼저 쳤다는 것을 알자 그 의미를 알 수 있었다.



만약에 실전이었다면 상대는 검을 치는 대신 자신의 손목을 칠 수 있었다는 것을



"기본기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기본만 할 줄 알았다가는 너무 뻔해지게 되죠."



블루베리가 시우와 속도를 맞춰주고 있는데도 검 아랫부분을 먼저 치는 까닭이 그것이다.



너무나도 뻔한 검로. 그 검로는 어께를 덜 보고도 검로를 예측할 수 있게 해 준다. 때문에 상대방의 빈틈을 미리 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 빈틈에 대한 해답은 바로 눈앞에 있었다.



"물론 제가 보여드리는 해답은 반쪽짜리입니다. 느껴지시죠? 한 푼의 내공도 없다는 것. 이 검의 움직임에 맞는 박자, 그리고 그 박자에 맞는 내공의 움직임과 유지. 그는 도련님께서 스스로 알아내셔야 합니다."



알고 있기에 우선은 호흡부터 가다듬는 시우였다.



자신에게 있어서 가장 편한 호흡법은 순환에너지 개론에 적혀있는 그 토납법. 하지만 그 호흡은 누구나 배울 수 있게 맞춘 토납법이라 개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마치 아눕롤이 아이언 스파이더의 남매에게 가르쳐준 무공과도 같다.



여기서는 지금의 자신에게는 호흡이 좀 빠르더라도 천지일기공(天地一氣功)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다음 단계로는 삼재검법이 도화지라면 천지일기공은 색이라는 가벼운 상상과 함께 둘을 합친다.



마지막 단계로 지금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블루베리의 검초를 자신의 삼재검법으로 만들어내는 검초에 더한다.



갑자기 난이도가 급상승했지만 할 수 있다. 그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집중하면서 시우는 앞서 말했던 조언들을 다시 떠올렸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봐야 하는 것처럼 봐야 하는 건 검을 휘두르는 팔 뿐만이 아니라 전체적인 움직임. 어떻게 해야지 끊임없이 변화하는 칼끝에서 힘이 실린 공격을 집어넣을 수 있을까.



나름대로 그 해답을 찾은 시우의 어께와 무릎에 힘이 살짝 빠졌다. 힘이 잔뜩 들어간 상태에서는 변화의 속도가 느려지는 법, 끊임없이 공격을 변화시킬 속도를 유지시키려면 중심을 잡을 허리를 빼고는 힘을 살짝 빼 놓은 상태를 유지시켜야 한다.



힘이 빠져있는 무릎과 어께에 힘이 들어가는 건 마지막으로 공격을 집어넣는 순간



생각하던 대로 검을 움직이자 처음으로 시우의 검이 처음으로 블루베리의 칼 중간을 칠 수 있었다.



"휴우"


"수고하셨습니다. 오늘은 첫 날이니까 맛보기 식임다!"



정중한 인사. 이만하면 합격점인 모양이다. 다음에 이어지는 말투가 바로 풀린 것을 봐서는 오늘은 이걸로 끝이다.



"그럼, 조미선씨에게 그 칼을 주시고 여유롭게 휴식하시면 되겠슴다, 도련님"


"여기요."



칼을 공손히 내미는 시우를 향한 조미선의 표정이 좋지 않다.



"내가 좀 전에 니 이름을 부르면서 살려달라는 목소리를 들었는 것 같은데."


"사람을 뭐로 보시는 검까."


"저기요, 카푸스를 이겼다는 말에 눈을 찡끗 이셨잖아요."


"거짓말은 아니니 그랬슴다."



진짜 눈이라도 찡끗거리지 않았다면 안심이라도 시켜주련만, 그 행동 때문에 차마 말을 하기가 힘든 시우였다.



"괜찮슴다! 아직 거기까지만 얘기를 했으니 제가 어떤 방패인지는 모르지 않슴까? 그리고 두 사람도 아직 제가 어떻게 싸우는지 잘 모르고."


"실전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이미 카푸스를 어떻게 이겼는지도 대충 알고..."



정중히 사양하는 두 명의 남자. 그런 두 남자를 향해서 블루베리는 시장에서 덤을 넣어주는 푸근한 상인 같은 태도로 말을 이어나갔다.



"저번에 보여준 게 10%라면 이번에는 40%! 궁금하잖아! 그렇지 않슴까?"


"내 목숨을 생각해 줘...."


"형태만! 당연히 진심을 내 줄 리가 있겠슴까?"


"살려줘."



좀 전의 마경태의 그 추한 태도로 간절히 말하는 조미선. 그래도 저번과는 달리 이번에는 당사자를 설득하는 예의를 보여준다.



문제라면 마법을 이것저것 알려주겠다는 그 태도가 시우가 보기에는 사탕 쥐어주고 납치하려는 모습처럼 느껴진다는 것. 마경태도 비슷하게 느끼는지 시우에게 '저게 맞아?'라고 전음을 보낸다.



그러나 이만하면 블루베리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체념을 하는 조미선은 바로 투지가 살아난 눈빛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자세가 마음에 들었는지 블루베리 또한 정중한 자세를 한 다음 바로 거친 공세를 시작했다. 기본적인 자세는 이전의 칠십이파검, 하지만 본인이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려는지 기괴한 등속운동과 가속이 곁들여진다.



통상적인 생명체는 절대로 따라할 수 없는 박자가 바로 곁들여진다. 그 누가 상대해도 쉽게 적응할 수 없는 움직임, 그렇기에 벌써부터 받아치는 조미선의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다.



그래도 어떻게든 빈틈을 찾아서 검을 받아치는 걸 보면 이 사람도 확실한 베테랑. 그 뿐만이 아니라 단순히 검을 휘두르는 수준을 넘어서 인첸트를 걸어 소용돌이를 휘두르는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로 속도를 맞춰주고 있다는 건 알지만 순간적으로 압도를 하는 분위기가 날 것 같기도 하다. 반면에 블루베리는 박자가 기괴하건 것 말고는 크게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야 그러고 보니까, 우리가 카푸스를 쓰러트린 이야기를 자세하게 해 줬나?'


'쓰러트렸다는 것만 말해줬죠.'



알고도 신경이 쓰이는데 모르면 무조건 당하는 그 패턴



아니나 다를까 빈틈이 살짝 보이자 바로 칼을 내지른다, 웬만해서는 그게 정답인데, 블루베리의 입장에서는 그게 바로 기다리던 상황이다.



결정타를 잡았다고 생각한 순간 맨 손을 앞으로 뻗으면 그 누구나 무슨 짓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그리고 칼끝이 닿은 손끝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면 '이게 뭐지'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베테랑이라면 바로 잘못되었다는 것을 눈치 챌지도 모른다.



상대방의 반응이 어떻건 블루베리의 반격보다는 느리겠지만 말이다.



"버블 팝 카운터!"



신이 잔뜩 들어간 외침, 그 외침처럼 팡 하고 터지는 손끝의 풍선. 그와 함께 갑작스런 바람에 맞은 것처럼 뒤로 날아가는 조미선이었다.



잠깐이지만 마경태가 팍 굳어버릴 모습. 그래도 날아가던 와중 자세를 급격히 잡는 걸 보면 조절을 나름대로 한 모양이다.



"이거 실전이었다면 죽는 거 맞지?"



본인의 불평은 막을 수 없었지만 말이다.



"이래서는 초전에 한정해서는 절대로 질 리가 없을 것 같은데."


"저장할 수 있는 피해량에 한계가 있어서 만능은 아님다."



그 저장할 수 있는 피해량이 카푸스의 일격조차도 받아낼 만큼 너무 높을 뿐이다.



"아무튼 전 만족했슴다.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듬다!"


"니가 잘 지내자고 하면 잘 못 지낼 사람이 누가 있겠니. 카푸스와 그 가족 빼고"



뼈가 있는 시우의 말에 잠깐 블루베리의 몸이 굳었다.


작가의말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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