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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님의 서재입니다.

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WritingBot
작품등록일 :
2020.05.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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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3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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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입3

DUMMY

쩌적



'잘했어'



형의 말대로 과연 잘 한 짓인지 모르겠다. 그 증거로 탁자에는 누구나 볼 수 있는 금이 선명하게 쭉 가있다. 상대의 팔을 붙잡고 들어 올리면서 생긴 반동으로 금이 쫙 가버린 것이다.



여러모로 오래 쓰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형은 손재주가 많습니다. 고쳐줄 수도 있고, 아니면 내 돈으로 달아둬. 거기 주소 어디야?'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이제 그만 좀 가주라.'


'넹'



여기서 더 말이 길어지면 지나친 참견이다.



그래도 저번에는 차를 마시고 있니 이런저런 사담을 늘어놓는 것에 비하면 깔끔하게 사라진 편이다. 형의 사소한 문제는 이걸로 해결. 이어서 고개를 돌리자 시우는 휘둥그래진 눈으로 자신을 보는 두 사람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조미선. 그녀는 진짜로 믿기지 못하는 시선으로 시우를 바라보고 있다. 어쩌면 베테랑 헌터에게는 이게 정상적인 반응일지도 모른다. 그 반응으로 마경태 쪽이 지나치게 빠르게 이해한 편이라는 것을 이해한 시우였다.



위 아래로 자신을 빠르게 훑어보는 걸 보면 어디 숨겨진 아이템이라도 없나 찾는 모양.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기에 시우는 말없이 천천히 기다려주었다. 그 기다림 끝에 나온 대답도 일단은 가벼운 부정이었다.



"중앙 헌터 협회에서 일시적으로 적합자가 되는 약이라도 개발한 거야? 확실히 기밀이라고 할 만하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아냐, 그냥 어떻게든 짜낸 생각일 뿐이야. 마시는 형태의 약이라면 내장 부위에 마나가 느껴질 테고, 주사로 놓은 형태의 약이라면 주사를 놓은 부위에 특히 마나가 높이 나오겠지. 그런데 넌 어느 쪽을 봐도 그게 아니거든."


"이미 있는 약이에요?"


"적합자를 위한 약으로 일시적 마나 보충제가 있지."



일시적으로 사용자의 육체에 마나를 가득 채우는 약이다. 복용하는 타입은 부작용이 적고 지속시간도 길지만 효과도 적고, 주사로 놓는 타입은 효과가 강렬하지만 부작용이 크고 지속시간도 짧다.



공통점으로는 마나를 사용하지 못하는 비적합자에게는 효과가 없다는 게 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먹는 약이든, 주사로 놓는 약이든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것. 비적합자에게 놓으면 거의 생리식염수를 마시거나 주사하는 것에 불과하다.



때문에 비적합자는 마나를 보충하기 전에 적합자가 될 필요가 있다. 그러니 조미선의 생각은 틀렸지만 그 표현만큼은 맞는 말이었다.



"적합자는 마나의 흐름이 느껴지니 아니란 걸 알 수 있군요."


"그래"


"그럼 도대체 정체가 뭐야? 마나 없이 비적합자가 적합자와 맞먹는다고? 그게 가능해?"


"가능하니 기밀이지. 원장 선생님을 내보낸 것도 그 때문이고."



마경태의 말에 바로 부부의 눈동자가 착 가라앉았다.



말했다시피 이건 방법이지 도구가 아니다. 아이템이야 다시 수거를 하면 되지만 방법이 잘못 퍼져나가면 쉽게 수습할 수 없다.



"만능이고 쉬운 방법은 아니야. 적합자도 재능을 요구하는 것처럼 이 방법도 재능을 요구하지. 시우는 특별히 재능이 있는 편이야. 문제라면 그 재능이 비적합자와 적합자를 가리지 않는다는 거지."


"좋은 거 아냐?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서 적합자와 비적합자 차별을 가장 불쾌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너일 텐데?"



조미선이 그렇게 느끼는 것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시우였다.



저번에 마경태는 의학적 관점에서 적합자와 비적합자의 차이는 적응의 차이라고 말했었다. 적합자는 세상의 변화에 더 빨리 적응한 사람들이고, 비적합자는 조금 느린 사람이라고 말이다.



이것도 일종의 진화. 진화한 존재라고 기존의 진화하지 않은 존재보다 우월한 건 아니다.



그걸 잘 알아서인지 마경태는 무의식까지 적합자와 비적합자 사이에 차이만 있다고만 생각하는 사람이다. 단지 그게 나쁜 방향으로 표출돼서 종종 비적합자 소재를 가지고 몹쓸 농담을 할 뿐. 동시에 시우는 마경태가 왜 이렇게 신중할 수 있는지도 잘 알 고 있었다.



"힘이 없는 사람들이 갑자기 힘을 가지게 되면 어떤 일이, 불상사가 발생할지 모르죠."


"너도 비적합자 아니야?"


"비적합자라서 할 수 있는 말이에요. 그리고 형은 다른 관점에서 힘이 없는 사람들을 많이 봐 왔고요."



게이트가 열린 이후, 개발도상국에서 갑자기 적합자가 된 사람들이 난폭한 행위를 한다는 건 흔한 클리셰가 되었다. 그것이 개발도상국이 아닌 전 세계에서 일어난다면 혼란의 정도가 비교도 안 될 게 분명하다. 재능 있는 비적합자가 재능 없는 적합자에게 보복한다는 일이 생길 테니까.



그럼 무공은 언제쯤 공개하는 게 좋을까?



비적합자들의 자식들 사이에서도 적합자가 태어나고, 온 세상의 사람들은 대부분 적합자가 될 것이다. 그 때 쯤 되면 인류 평균은 C랭크에 닿겠지. 그 때까지 힘의 중요성을 아는 소수에게만 무공을 공개하는 게 좋겠다는 것이 손시훈의 의견이었다.



"내가 좀 봐서 아는데, 여기 애들 중에 도둑질을 할 아이는 없지만, 힘이 생기면 한 때 때릴 위험이 있는 아이들은 좀 보이거든."



틀린 말은 아닌지 부부의 얼굴에 불쾌감이 잠시 드러났지만, 반박의 말은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조미선은 다시 한 번 더 고개를 저은 다음에 믿지 못하겠다며 중얼거렸다. 정말로 운동을 열심히 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중얼거림



얼핏 보면 남편의 능력을 평가절하 하는 것 같지만, 당사자도 실전압축근육 어쩌구 하는 단어와 함께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었다.



"그게 뭐에요?"


"크기에 비해서 훨씬 더 강한 근력을 이끌어내는 근육을 말하는 거야. 왜, 오랑우탄이나 고릴라는 똑같은 체중의 인간에 비해서 몇 배나 힘이 세다는 말이 있잖아."


"오, 일리 있어요?"


"아니. 인간 개인 간의 근육 자체에 존재하는 질적 차이는 현대 스포츠 의학에서 없다고 봐. 종족과 종족의 차이에 비하면 거의 0에 가깝지."



하지만 마경태의 말에도 아직 의심은 완전히 가시지 않은 모습이다. 그래도 그만 들으려는 기색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더 확실하게 이해를 해 주겠다고 말하는 마경태였다.



.


.



"미안하게 됐어"


'아니옵니다. 편히 쓰시옵소서!'



중앙 헌터 협회도 아니고, 의사회 건물에 있는 훈련장도 아닌 아이언 스파이더의 사무실이 있는 폐차장. 아이언 스파이더와는 별개로 폐차장의 일도 있는데 여길 함부로 써도 되는지 걱정이다.



특히 사장으로 짐작되는 아저씨의 표정이 좀 좋지 않다.



'어차피 이 폐차장에는 제 손 끝이 너무 많이 깃들어 있사옵니다.'



사실이긴 한데. 민폐는 민폐다. 그나마 주변의 다른 직원들이 갑자기 생긴 조기 퇴근에 기뻐할 뿐이었다.



폐차장에서 일하던 모두가 자리를 비우고 시우네 일행을 빼면 남은 것은 아이언 스파이더의 남매와 아눕롤 뿐. 그를 본 조미선은 테이밍 몬스터의 힘을 평상시에도 사용하는 방법이라는 새로운 추측을 꺼내들었다.



테이밍 몬스터는 테이밍 몬스터란 생각을 기반을 둔 추측. 이세계인이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하고 있을 거다. 그러던 조미선이 갑자기 눈을 휘둥그레 떴다.



"말, 말했어?"


"말 했다니?"


"방금! 말했어! 자기는 안 들린 거야?"



남편은 물론이요 다른 사람들도 듣지 못했다. 아마도 전음을 통해서 말한 모양. 그걸 분위기로 파악한 시우는 부부를 향해서 똑같이 전음으로 말했다.



'조금 다른 방식의 응용이지만, 그 방법을 익히면 이런 것도 가능하죠.


“똑같이 말했어!”


"입술을 열지 않고 말한다고?"


"자세히 보면 성대도 떨리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지."



마경태의 지적에 시우의 목을 뚫어져라 보는 부부였다. 물론 뚫어져라 본다고 못 할 건 없기에 시우는 부부 양 쪽 모두를 향해서 전음을 보냈다.



당연히 이 와중에도 여기 있는 사람들 중 특별한 마나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이것도 뭐 따져보면 속임수가 있지 않을까 의심할 수 있지. 멀리서 특수한 스피커를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말이야."



이번에는 마경태가 아예 의심을 하기 전에 먼저 가능성을 제시했다. 아눕롤을 보는 노골적인 시선은 덤이다. 그러나 아직 마경태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직접 싸워본다면 그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겠지. 미선아, 우리는 많은 경험을 했지? 자신의 힘으로 싸우냐, 타인의 힘으로 싸우냐 정도는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야."



이 질문에 조미선은 이게 마지막이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의심이 강한 자일수록, 한 번 받아들이면 무너지지 않는다. 지금 자신은 그 받아들이기 위한 마지막 설득을 하고 있다. 몇 번을 중요하다면 그렇게 되새기는데도 이번에는 긴장되지 않은 시우였다.



힘으로 대등하게 싸울 수 있다면 지지 않을 수 있다는 확신. 형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기에 오히려 더 고요한 마음으로 집중할 수 있다.



마음을 이런 긍정적인 방향으로 다잡는 시우의 손에 연습용 봉이 하나 쥐어졌다. 겉으로는 묵직하지만 쥐어보니 폭신한 감각이 세게 치더라도 쉽게 다칠 것 같지는 않다.



온갖 자제가 모여드는 폐차장이다 보니 아눕롤은 용케 이런 걸 만든 모양. 남매가 그럭저럭 잘 싸우는 데에는 나름대로 다 이유가 있다.



상대방을 다치게 할 염려도 이것으로 끝. 한결 더 편해진 마음으로 어께 넓이로 발을 펼치면서 자세를 다잡자 시우는 자신과 반대로 긴장한 상대방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걱정기도 섞여 있는 걸 보면 이렇게까지 했는데 지면 어떠나 싶은 감정이 드러난다. 아무리 아내가 베테랑이라 이해해준다고 해도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지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싫은 게 사람의 마음이다.



그러나 이쪽도 마경태와 아눕롤이 바라보고 있는 앞이라 봐줄 수는 없다. 카푸스가 그토록 말한 것 까지 생각하면 자신의 행보 하나하나에 수많은 사람들의 미래와 행복까지 결려있는 상황. 자신 또한 밀릴 수는 없기에 시우는 상대방을 매섭게 노려보고는 들리도록 중얼거렸다.



"갑니다."


"으아아아!"



이건 도발이 아니었다. 상대가 들으라고 한 말도 있지만 자신에게 각오를 다지기 위한 말이기도 했다. 그 중얼거림을 조미선의 남편은 도발로 받아들였는지 위로 치켜든 창을 시우를 향해서 거칠게 내리치고 있었다.



뻔히 보이는 궤적, 이건 나름대로 경지를 뛰어넘기 전의 자신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 시우는 살짝 비어있는 틈을 향해서 봉을 내지른 다음 밀듯이 허리의 반동을 실어서 팔을 튕기며 상대방의 봉을 바깥으로 튕겨내듯이 막았다.



이어서 찌르기. 실전이라면 상대는 이미 한 번 죽었다.



하지만 대련이라는 기본 환경과 푹신한 연습용 봉이란 설정은 죽음을 허락하지 않는다. 입술 사이로 숨을 살짝 내뱉은 걸 보면 충격이 없는 건 아니지만 봉을 휘두를 힘은 충분히 남아있다.



물론 힘이 남아있는 건 시우 또한 마찬가지. 살짝 있는 대로 내지른 봉이라 무슨 의도로 내질렀는지는 몰라도 끝을 가볍게 누르는 건 쉽다. 그 다음에 찌르기 또한 마찬가지다.



이걸로 두 번



여기서 베테랑과 일반인의 차이가 드러난다. 마경태가 손시훈을 상대로 좀 전의 상황을 맞이했다면 깔끔히 '졌습니다.'라고 말했겠지. 그러나 일반인에 가까운 조미선의 남편은 포기를 모르고 시우를 향해서 달려들었다.



찌르고, 찌르고 또 찌르고. 그리고 찌르기에 익숙해져서 한 번은 창날로 베듯이 한 번 쳤다. 이만하면 이해를 한 듯 한 표정이 나온다. 하지만 표정과는 별개로 봉을 휘두르는 그의 팔은 멈추지 않았다.



결국 그의 몸을 뒤에서 감싸 않으며 멈춘 건 아내인 조미선이었다.



"그만, 충분하잖아?"


"그래도, 하지만..."


"이만하면 자기도 알잖아. 힘도, 속도도, 기량도 상대는 자기를 확실하게 앞서고 있어. 상대가 이상한거지 자기가 뭔가 문제 있는 게 아니라고?"



여기까지는 시우도 딱히 기분 나쁘지 않았다. 무공이란 게 지금 세상 기준으로는 그런 힘이니까. 다만 이어지는 남편분의 말과 행동이 굉장히 신경 쓰이게 만든다.



"비적합자인데도 저런 괴물 같은 사람이 포함된 소집령이면 뭔가 심각한 일인게 틀림없어. 당신을 그런 데에 보낼 수 없다고!"



말 뿐만이 아니라 살짝 눈시울이 붉어진 것에서 진심이 드러난다.



'어라, 우리가 잘못한 건 아니지. 그치?'


'그렇죠.'


'내가 은근히 동안이라는 걸 자랑하는 건 아닌데, 나도 모르게 삼촌이나 아는 형을 울려버린 느낌이 들어서...'



그러나 실제 나이는 마경태가 연상일 것이다. 그건 둘째쳐도 자신의 입장에서는 진짜로 처음 보는 연상의 남자를 울려버린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걸 부정할 수 없는 시우는 찌푸려지려는 표정을 참기 위해 얼굴에 힘을 확 줘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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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해방자2 20.08.05 40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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