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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님의 서재입니다.

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WritingBot
작품등록일 :
2020.05.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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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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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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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워크

DUMMY

고블린이라면 몬스터와 이세계인의 가운데에 있는 몬스터. 쉽게 말하면 사람과 짐승의 경계선에 있다고 할 수도 있겠다.



동시에 그들은 게이트가 열린 이후의 세계를 위한 무공을 단련하기에는 훌륭한 상대이기도 했다.



무공은 원래 도구나 기술을 쓰는 지성체끼리의 싸움을 전제하고 만들어진 것이니 말이다. 순수한 형태의 무공을 완전한 짐승에 가까운 몬스터들을 상대로 쓰기에는 여러모로 어색한 점이 있으니까.



물론 시우가 단순히 삼재검법과 란나찰을 단련하기 위해서만 앞으로 나선 건 아니다. 아무리 민병대 역할이라지만 그건 주변의 헌터들에게 너무 민폐. 적운흉풍 말고도 충분히 전력이 될 만한 방법은 충분히 있다.



"삐-익!"



생각해보면 충분히가 아니라 압도적인 전력이 될 수도 있겠다. 겉모습은 평범한 송골매지만, 내용물은 무려 한 세계에서 먹이사슬의 정점에 위치하는 몬스터. 고블린의 목 따위는 가볍게 급강하와 함께하는 발차기로 꺾어버린 걸 보면 어리다고 해도 흉흉한 걸 잘 알 수 있다.



그 몬스터가 자신의 팔뚝 위에서 가벼운 애교를 부리고 있다는 걸 본 시우는 여러모로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이게 진짜로 테이밍 몬스터와 테이밍 헌터의 이상적인 관계가 아닐까. 솔직히 적운흉풍과 자신의 관계는 테이밍 몬스터와 테이밍 헌터의 관계하고는 상당히 다른 느낌이다.




SF에서 나오는 시스템의 문제로 아무나 다루지 못하는 슈퍼 로봇. 그리고 그 로봇에 재능이 맞아서 우연히 탑승할 수 있는 파일럿. 형이 농담 삼아서 꺼낸 말이지만 시우는 진짜로 그 비유가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아마 자신과 비슷한 경우는 미래와 과거의 지구를 포함해서 형이 구경한 수많은 세상에서도 손이 꼽히게 드물 것이다.



라고 비유를 듣자마자 질문을 날렸을 때 자신의 형, 시종, 사령마 모두가 고개를 돌린 건 절대로 잊을 수 없다.



그에 비해서 자신과 하늬와의 관계를 가진 경우는 적운흉풍과 만나기 전부터 알고 있던 시우였다.



경우는 다양하다. 예전의 시우가 집에 쌓여있는 금괴를 보고 말한 것처럼 엄청난 가격의 몬스터를 샀거나, 혹은 헌터인 지인이 우연히 구했거나, 정말로 드물게 게이트에서 넘어온 것을 몰래 숨겨서 키웠던 경우. 공통점은 테이밍 몬스터가 어렸을 때부터 테이머와 같이 유대를 쌓은 경우다.



이 때문에 게이트 너머의 생명체를 너무 마나와 지성으로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어렸을 때부터 테이머와 관계를 쌓은 몬스터는 흉폭하다고 알려진 몬스터는 테이머가 적합자든 비적합자든 가리지 않고 따르니까. 반대의 경우는 대표적으로 가벼운 수준으로 언어가 통하는데도 인간과의 긍정적인 교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고블린이 있다.



"삑!"


"아, 그래 생각이 길었어."



살짝 감상에 빠져드는 시우를 짧게 울어서 깨운 하늬였다. 현재 위치는 게이트 안이고 눈앞에는 던전의 중심으로 이어지는 숲이 하나 보인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헌터 그룹의 평가.



느긋한 감상에 빠지는 것은 모든 게 끝나고 난 다음에 해도 되니 전장을 분석하는 시우의 옆에서 한 헌터가 말했다.



"하늬가 날기에는 부적합한 환경이 아닐까요?"


"확실히 편한 장소는 아니죠."



거대한 나무가 여기저기 솟아난 숲. 꼭대기에만 대부분 펼쳐진 나뭇가지들이 거대한 그늘을 만들어내는 게 은근히 고대 그리스 신전과도 비슷한 인상을 주었다.



약간의 장애물이 있어도 전후좌우로 움직이기에는 크게 불편하지 않을 여유는 있다. 하지만 상하로 움직이기에는 헌터의 말대로 제약이 있는 환경. 간단하게 상승 후 급강하를 반복하는 싸움은 하기 힘들다.



"도심지의 환경도 비슷하잖아요?"



냉철하게 비교해보면 세밀한 차이점이 있다.



일단 2차원 평면에서의 장애물은 상가와 고층 빌딩이 이리저리 뒤섞인 도심지가 훨씬 더 복잡하다. 반면에 저 숲은 거대한 소수의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3차원의 영역의 장애물은 거의 없는 도심지와는 달리, 저 숲은 서로의 나뭇가지들이 얽힌 거대한 천장이 있다.




어느 쪽이든 새가 날기 힘들어 보이는 환경이지만



"도심지보다 더 심각할 수 도 있습니다."



한 헌터가 괜히 그런 말을 하는 건 아니었다. 비둘기라도 있는 도심과는 달리, 저 숲에서는 고요함만이 흘러나오고 있으니까. 저 천장의 빽빽함은 사실상 하늘과 땅을 구분하고 있다고 봐도 좋다.



-잠.깐 환경 분석을. 하.겠습니다.



그 빽빽함이 어느 정도인지는 살아있는 기계분이 정확히 판단해 줄 것이다.



-내.부 습도가. 낮군요. 거.기다.가. 통상.적인 토양 표.면보다, 저 숲.의 토.양 표.면이 훨씬. 더 건.조합니다. 그.늘도 그늘이.지만, 수.분 문제가 저 숲.에서 생.육할 식물에.게 더 큰 문.제입니다.


"그럼 어떻게 저렇게 크게 나무가 자라는 거죠?"


"맞아. 저 숲의 모든 나무가 동시에 자란 건 아닐 거 아니야."


-잠시...



숲의 입구에서 카메라 렌즈와도 같은 눈을 움직이던 아눕롤은 자신의 한 다리를 숲의 기둥에 꽂았다. 그리고 그 나무에서 난 소리에 헌터들은 자신도 모르게 눈과 귀를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푹신한 무언가를 뚫고 단단한 무언가에 막히는 2중으로 갈려서 나는 소리. 마치 스펀지로 감싼 철판을 꼬챙이로 찌르면 날 것 같은 이 소리는 절대로 지구의 나무를 찔러서 날 법한 소리는 아니다.



-들.으셨다.시피 색.과 겉.모습은 지.구의 거대 침엽수.와 비.슷합니.다만, 구조.는 상.당히 다.릅니다. 흥미롭.군요. 줄기가 이렇.다면 잎도. 마찬.가지겠.죠.


"뿌리 대신에 잎과 줄기로 물을 흡수하는 건가요?"


-그.렇겠죠. 표면. 분석을. 해 보.면 이 숲.은 몇 년 가까.이 표.면에 물이. 한 방.울도 떨.어진 적.이 없습니다.



즉 저 숲은 처음 인공 던전을 구축할 때 이후로 단 한 방울의 물도 바닥에 떨어진 적이 없다는 거다.



"뭔, 저 숲 안의 생명체들은 물 없이 어떻게 사는 거야?"


-하층부는 바싹 마른 스펀지 같습니다만, 상층부는 촉촉히 젖은 스펀지겠죠. 또한 찾아보면 내부에 호.수 한 두개.는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룹이 한 번 격퇴한 고블린 무리는 내부의 싸움에 밀려서 쫓겨났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아눕롤은 상황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싸움이 있었다면 당연히 양 측 모두의 손실이 있었을 테니까. 약해진 상태라면 충분히 어린 하늬라도 무난히 상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이번. 기.회에 테이밍. 몬스터.와 팀.워크를 맞.추는 법을. 배우는 게. 좋.겠군요.


"누나는 그럴 필요가 없지 않나?"



누굴까?



시우도, 아눕롤의 테이머도 아니다.



실수로 할 수는 있지만, 분위기를 싹 얼어붙게 만들기에는 좋은 말. 아눕롤의 눈동자가 초점을 맞추는 것처럼 줄어드는 걸 보면 그녀는 충분히 누군지 아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 분위기에 누구를 따질 이유는 없다. 그렇기에 누구인지를 말하는 대신 본 주제로 다시 분위기를 넘기는 그녀였다.



-모.든. 전투. 상황.에 전.자기기.가 작동한.다는 기대를. 할 수.는 없습.니다. 일부 세계.에서는 아예 생.체 발.전을. 제외한 인.공적인 발.전수.단까지 세계의. 규.칙으로 금지당.한 경.우도 있.습니다. 저와. 감.각 .공유를 한.다면 좋.겠지만, 모든 사람.이 그런 건 아.니죠.



모두가 아눕롤을 보는 가운데, 시우와 아이언 스파이더의 팀장만이 시선을 누군가에게 돌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시선을 살짝 아래로 깔았다. 그 누군가처럼 확실히 모든 사람이 아눕롤과 감각을 공유할 수 있다면 심안이고 팀워크고 필요없기는 하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한 법. 수 많은 세계를 돌아다닌 아눕롤의 경우가 아니어도, 손쉽게 전자기기가 파손된 상황 정도는 시우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아이언 스파이더에서 아눕롤과 직접 연결이 된 건 계약자인 테이머 하나 뿐. 그나마 팀장이 아눕롤이 전음으로 말을 해줘서 동료처럼 싸울 수 있는 배려를 받는 사람. 당연히 다른 아이언 스파이더의 팀원들은 현장에서 테이밍 몬스터와 싸우는 것처럼 손발을 맞춰서 싸워야 한다.



-테.이밍 몬.스터와 싸.운다는 건. 테.이머에게만. 모든 걸. 맡겨.서는 안.됩니다. 물.론 전. 사실.상 이.세계인이라 특.수한 경우입니다만....



하늬는 진짜로 몬스터. 아눕롤이 말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 비해서 진짜로 말을 하지 못한다는 점은 적운흉풍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거기다가 아직 하늬는 여러모로 미숙한 점도 있다. 그래도 하늬 정도면 충분히 양반이라고 설명하는 아눕롤의 테이머였다.



-대.한민국에.도 테이밍 몬.스터. 협회.가 있.는데, 가. 보면. 좀. 난.장판입니다. 주.인 말만 .듣는. 고양이.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 같.아요. 도...시우.님은 아.실 겁.니다.



잠깐 도련님이라고 말할 뻔 했다가 '님'이라는 호칭을 붙이는 것으로 정리한 아눕롤. 그러나 그보다도 테이밍 몬스터 협회라는 것을 처음 들은 시우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게 있어요?


-모.르셨습니.까? 메.세지.가 왔.을 텐.데요.


"어, 최근에 바빠서. 무심결에 삭제한 것 같은데..."


-이런. 좀. 안 좋.게 .보일 우려가. 있.네요.



거짓말은 아니지만 테이밍 몬스터 협회의 사람들에게는 변명처럼 들릴테다. 아마도 A랭크 테이밍 몬스터가 두 개나 있다고 잘난 척 하는 것처럼 보이는 건 아닐까.



다른 헌터들도 그런 오해를 샀다고 생각하는지, 비적합자라서 몰랐다는 핑계를 대라는 말을 한 마디씩 던지고 있었다.



'걱정마시옵소서. 그에 대한 문제는 나중에 이 순례자와 같이 돌파하면 될 것 같사옵니다. 안심하시옵소서.'


'더 불안해졌어...'



전음은 듣지 못했지만, 아이언 스파이더의 남매도 눈치로 시우와 비슷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자신의 일은 아니기에 아눕롤의 테이머는 침착함을 먼저 되찾고 테이밍 몬스터와 함께하는 분위기를 설명해 주었다.



"우선 다른 동료들과는 달리, 테이밍 몬스터는 주인을 우선시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해요. 바로 옆에 있는 나의 큰 위기보다도 전투 도중에 거리가 살짝 떨어진 테이머의 가벼운 위기에 더 민감히 반응하죠. 이건 오히려 교육을 잘 받으면 잘 받을수록 그런 경향이 심해져요."



괜히 아눕롤이 주인 말만 잘 듣는 고양이라고 말한 게 아니다.



즉, 동료처럼 생각하고 의지를 해서는 굉장히 곤란하다. 의도치도 않은 뒤통수를 맞을 위험이 있다는 것. 헌터들이 그를 인식하고 고개를 끄덕이자 아눕롤의 테이머는 고개를 시우와 하늬를 향해서 돌렸다.



"그러니까 테이머는 쉬지않고 꾸준히 명령을 내리고, 주변의 상황을 파악해야 하죠. 비적합자인 건 둘째쳐도, 형은 칼이나 창을 들고 싸우니까 더 조심해야 해요."


"알겠어요."


"일단은 그것부터 명심하고 앞으로 나아가죠. 훈련이니까 상황에 맞춰서 하나하나씩 더해가는 식으로 해도 좋죠?"



이 분야에서는 아눕롤의 테이머가 월등히 선배다. 본인은 정상적인 테이밍 몬스터-테이머의 관계를 이루고 있지 않지만, 협회라는 게 있다고 하니 충분히 상황을 알겠지. 약은 약사에게라는 말이 있듯이 이럴 땐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최선



"삐-익"



그리고 하늬를 멀리 날려 보낸 시우였다.



"삑-삐익!"



이어서 숲 속에 기묘하게 울리기 시작하는 하늬의 울음소리. 일부로 소리를 내서는 숲 속의 다른 몬스터들의 주목을 끈다.



"새가 없는 숲이니까 새의 울음소리는 처음 듣는 호기심을 이끌어내겠죠. 그 호기심에 이끌린 동안 우리는 다양한 선택지를 고를 수 있고요."



살짝 위험할 수 도 있는 행동. 그래도 하늬라면 이 숲의 몬스터들에게 쉽게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헌터 그룹은 하늬의 울음소리를 중심으로 천천히 나선형으로 회전을 하면서 이동했다.



과연 처음으로 하늬의 울음소리에 이끌려서 몰린 몬스터들은 어떤 몬스터들일까.



상당한 시간을 돌아서 이동한 헌터들이 중심에 도착했을 때, 그들은 상상했던 것을 조금 뛰어넘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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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해방자 20.08.04 42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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