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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님의 서재입니다.

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WritingBot
작품등록일 :
2020.05.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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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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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안 그래도 어려운 과제. 그 과제의 난이도가 한 층 더 높아졌다. 우선 구해야 할 헌터는 1명. 그리고 레드 플래시의 회복능력 적합자가 합류하지 못한다면 또 1명을 더 구해야 한다.



"이런데도 용케 적절한 사람들을 찾아냈네요?"



사람들. 한 명이 아니라는 소리다. 사람의 수는 크게 걱정이 없어서 다행이라는 시우의 표현에 처음 블루베리의 말을 들은 것처럼 한숨을 내쉬는 마경태였다.



"몰라, 모르겠어. 당사자들은 괜찮다고 할 사람이 있는데 말이야. 그 주변 사람들이 괜찮다고 할 지..."


"그럼 적절한 사람이라고 말하기에 애매하지 않나요?"


"너도 비슷한 사례잖아. 당사자는 괜찮은데 주변 사람이 절대로 괜찮아하지 않았던 경우 말이야."


"아"



알고 보니 시우가 재능이 있는 편이긴 했다. 설령 재능이 없더라고 해도 단순한 테이머 헌터로 활동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적운흉풍은 훌륭한 사령마고, 시우 본인도 머리가 꽤나 좋은 편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우의 어머니는 걱정하는 마음에 반대를 했었다.



물론 시우의 어머니가 좀 극성인 경우기는 했다. 하지만 가족이라면 다들 비슷하게 한 번 쯤 걱정을 하는 게 당연하다. 마경태쯤 나이가 되면...



"아이가 있어도 이상하지 않고, 없어도 결혼은 할 만한 나이잖아? 솔직히 나처럼 솔로로 막 사는 경우가 얼마나 있겠냐?"


"형이 출발하기 전에 '아 프랑스어 공부 너무 힘들다!'만 안 했어도 너무 슬플 것 같은 말이네요."


"니가 있는데 프랑스어 공부를 할 필요가 없잖아!"



사실이긴 하다. 거의 원어민에 가까울 정도로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시우가 있는데 프랑스어 공부를 죽어라고 할 필요는 없다. 그래도 굳이 타박을 하는 사무실 직원들에게 그 논리를 말하는 건 어른답지 못한 행동이다.



카닌도 '이건 좀'이란 표정을 지을 정도면 말을 다 했다고 볼 수 있다.



"나에겐 이제 하늬밖에 없어."


"삐익-"



그걸 날개로 또 쓰담쓰담 위로해주는 하늬였다. 이건 하늬가 오히려 마경태의 버릇을 나쁘게 만든다고 생각될 정도.



이런 쓸모없는 생각은 밀쳐두고 시우는 자신의 눈앞에 있는 건물을 보았다.



=소망 복지원=



살짝 낡은 티가 나기는 해도 그럭저럭 잘 관리가 된 건물 그 너머의 벽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 웃음소리를 들으며 시우가 말했다.



"기부를 하려고 하면 의사회 말고 다른 헌터팀에서 일 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요?"


"그렇긴 한데 말이야, 내 지인이 여기서 일하게 된 건 내가 의사회에 들어간 이후의 일이거든."


"그렇군요."


"그러니 농담이라도 친구들 중 '내가 기부금이 제일 적다.' 같은 소리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이런..."


"의사회의 봉급이 많은 편은 아니잖아."



이건 쫌 짠한 소리였기에 시우는 별 다른 감상을 덧붙이지는 않고 묵묵히 있어주었다.'



그런 시우에게 마경태는 하늬를 잠시 위로 높이 날려달라는 부탁을 했다. 학교에 가지 않은, 혹은 일찍 하교한 복지원의 아이들은 지나치게 하늬에게 관심을 가질 게 분명하다며 말이다.



어린 아이들은 순수한 것과 별개로 착하지는 않다. 이런 것을 냉철하게 말하는 걸 보면 헌터뿐만이 아니라 의사이자 봉사인 으로써도 마경태는 훌륭한 사람이다.



"자 그럼 잠시. 마음껏 천천히 날아봐."


"삑!"



하늬가 높이 날아오르자마자 '새다 새!'라는 어린 아이들의 외침이 들린다. 평상시에 하던 것처럼 시우의 어께나 팔뚝에 하늬를 들고 갔다면 잠시 작은 소란이 일어났을 것이다.



적운흉풍은 어떨까. 흠, 어느 쪽으로도 편한 반응은 나올 것 같지는 않다. 평범한 반응이라면 몬스터라면서 무서워 할 반응이 대다수. 하지만 어린 아이들이라 마냥 멋지다는 반응이 나올 수 도 있다. 어느 쪽이든 적운흉풍에게 편한 일은 아닐 테다.



나름대로 순해서 재롱도 부릴 수 있는 것을 고려하면 충분히 어린 아이들과도 어울릴 수 있겠지. 그러나 그건 시우가 싫다. 이 녀석은 블루베리조차도 '선배'라고 부르는 형의 심복. 가능해도 이런 일까지 수고를 해주는 건 너무 미안하다.



복지원의 문을 열자마자 보여준 반응은 시우의 그 생각을 더 굳게 해 주었다.



"삼촌! 경태 삼촌이다!"


"방금 멋진 새 봤어?"


"헌터잖아, 삼촌! 잡아줘!"


"사람을 해치는 몬스터 이외의 동물들은 함부로 잡으면 안 돼."


"에이~"



급격히 실망한 분위기가 아이들 사이에 퍼져나간다. 순진하다면 순진한 자신들의 욕망에 솔직한 모습



일단 하늬도 A랭크 수준의 몬스터니 아이들이 막 대한다고 해서 다칠 일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녀 또한 따져보면 어린 아이란 걸 감안하면 못 할 행동. 확실히 하늬를 미리 날려 보낸 마경태의 판단은 현명했다.




"그나저나 원장 선생님이나, 미선이 이모는 어디 있어?"


"삼촌! 또 까먹었다!"


"미선이 이모는 이미 결혼 했다고!"


"그래...나도 알아."


'앞으로는 나라도 형 앞에서 노총각 주제는 가능하면 꺼내지 말아야지.'


"미선이 이모는 삼촌이 색시랑 함께 오는 모습을 보고 싶대!"


"삼촌은 맨날 혼자, 아니면 남자들이랑 함께 오잖아?"


"오늘도 그래!"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단 말씀!"



다시 말하는데 어린 아이들은 순수한 동시에 착하지는 않다. 정말로 한 점의 악의 없이 순수한 말로 사람의 가슴에 상처를 후벼 파버리는 말을 하는 아이들. 그걸 또 '하하' 웃으면서 받아주는 마경태의 모습은 정말로 어른의 것이었다.



"일이 바빠서. 시우야?"


"안녕. 의사회의 손시우라고 해."


"아, 봤어요! 우리나라에 세 마리밖에 없는 제일 쎈 테이밍 몬스터의 주인이죠?"


"응? 뒤에서 온 공격도 피하고 때리는 헌터 아니야?"


"손시우라고 했잖아. 그 사람은 손시훈이야! 이 사람은 그 사람의 아직 비적합자인 동생이고!"



비적합자. 하지만 앞에 '아직'이라는 단어에 강세가 실렸다. 그걸 물어보는 시우에게 아이들은 힘이 들어간 목소리를 잔뜩 늘어놓았다.



지금 비적합자라고 해서 영원히 비적합자인 것은 아니다. 언제든지 적합자가 될 수 있으니 차별하는 건 나쁜 행동이다.



이런 말을 보면 이 복지원은 현실적인 동시에 참된 교육을 하고 있는 건 분명해 보였다. 가령 이 복지원에서 일하는 다른 사람이나 관계자를 가리키는 말 또한 마찬가지다.



'선생님' '이모' '삼촌'



어린 아이들의 빈자리를 가득 채우고자 '아빠'나 '엄마'같은 단어는 사용하지 않는다. 나중에 나이가 차면 어차피 알게 될 사실. 그걸 아직 어린 아이일 때부터 사용하는 단어로 자연스럽게 인식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단어 선정의 교육 덕분인지 비적합자라는 주제를 가지고 말을 길게 이어나가지는 않는 아이들. 다만 적운흉풍을 보여 달라는 때를 좀 쓸 뿐이다. 이것도 미리 허상화를 시켜서 정말로 다행이다. 거기서 마경태는 아이들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서 장식에 가까운 마법을 보여주는 센스를 발휘했다.



자연스럽게 손이 움직이는 걸 보니 하루 이틀 한 솜씨가 아니다. 최근 몇 달간은 바빠서 발을 못 붙였으니 잠시 이러는 것도 괜찮겠지. 그런 마음으로 마경태와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우에게 겉으로는 예의를 갖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의사회에서 오셨나요?"



속으로는 연하게 경계심이 느껴진다. 막을 수는 없지만 오지 말았으면 하는 손님을 본 느낌. 그 느낌을 받으며 고개를 돌린 시우는 짐을 이리저리 든 한 남자를 볼 수 있었다.



보아하니 장이라도 보고 온 듯한 모습이다. 자기도 모르게 짐을 들어주고 싶을 정도의 양. 그러나 괜히 경계를 하는 상대방에게 괜히 친근히 달라붙었다가는 더 경계만 살 뿐이다. 그에 인사를 먼저 하는 시우였다.




"예, 의사회의 손시우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좀 도와드릴까요?"


"아뇨 괜찮습니다."



선을 딱 긋는 걸 보니 확실히 경계하고 있는 게 맞다. 이래서는 농담 삼아서 악수를 위해서라도 한 쪽 짐을 들겠다는 소리도 못 하겠다.



이렇게 살짝 어색해하고 있는 시우의 등 뒤에서 '삼촌!'거라는 목소리들과 함께 마경태 또한 비슷하게 어색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랜만이네요. 그간 잘 지내셨어요?"


"이리저리 시끌벅적하긴 하지만, 미선이와 잘 지내고 있죠."


"아닌데!"


"요즘 미선이 이모 여러모로 심심해 보이는데!"


"경태 삼촌이 바쁜 만큼 자신이 한가하다고 말했어!"



어린 나이라면 당연히 없을 눈치로 이리저리 끼어드는 아이들의 모습에 남자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어갔다. 그를 두고 전음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우와 마경태였다.



'왜 저런 거예요?'


'나를 못 믿어서 그래. 그게...전에 내가 제대로 재기할 수 있게 용기를 준 헌터 이야기 기억 나냐?'


'그 사람이에요?'


'그래. 나 때문에 발목을 잃었다고는 생각 안 해도, 내가 위험한 곳에 끌고 갔을 때 지켜줄 수 있다고도 생각을 안 해.'


'어떤 관계죠?'


'신혼이라고 하기에는 좀 결혼한 지 좀 된 부부야. 아직 아이는 없지만.'



충분히 이해가 되는 사정을 가진 사람이다. 그와 함께 시우는 블루베리가 말했던 여러 기준들을 떠올렸다.



아는 범위 내에서 자신보다 능력 있는 사람을 고르든지 -> 나름대로 능력이 있음


의사회에서 봉사하는 헌터들보다도 더 정의감에 차 있거나 -> 확실히 정의감에 차 있음


모든 기밀을 말해줘도 될 정도로 신뢰할 수 있으면 좋고 -> 마경태의 입장에서는 신뢰도가 차 있음


특별히 챙겨주고 싶은 사람을 찾아가도 좋다. -> 정말로 챙겨주고 싶음



아직 보지는 않았지만 시우의 입장에서도 나쁠 건 없다. 다만 남편분이 이런 입장인데 함부로 끌고 가는 게 아닐까 좀 망설여진다.



이래서는 소집령의 '소'도 못 꺼낼 것 같다. 미선이라는 사람은 충분히 도와주겠다고 하겠지만, 그랬다가는 이 사람이 걱정과 우려를 잔뜩 담긴 눈빛을 쏠 게 분명하다.



그렇다면 우선은 가볍게 인사만 하고 돌아가는 게 더 낫지 않을까. 몇 달 간 바빠서 오지도 못했으니, 인사를 할 이유는 충분히 있다. 거기다가 이 사람만 있는 건 아니다. 어찌됐든 마경태도 베테랑 헌터고, 나름대로의 인맥이 있으니까. 그러니, 마경태한테 먼저 그 생각을 말하려는 시우였다.



"어? 경태야! 오랜만이야!"


"아, 응...오랜만이다, 미선아..."



하지만 먼저 들려온 마경태를 부르는 목소리가 그 타이밍을 끊어버렸다.



일단 이렇게 된 것 대충 살펴보기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시선을 돌린 시우. 그러자 어딜 봐도 활기차고 건강해 보이는 한 여성의 모습이 눈동자 안에 들어왔다.



바지로 가려져 있어도 자연스럽게 달려오는 게 대충 봐서는 발목을 잃었다고는 볼 수 없는 움직임이다. 그리고 내공과 깨달음으로 감각이 예민해진 시우는 속으로 약간의 감탄을 삼키고 있었다.



허리부터 발목까지의 완벽한 힘의 배분. 내공을 익히지 않았음에도 신체의 제어능력이 상당수다. 살짝 이지만 이 사람이 '내공을 익힌다면 얼마나 강해질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길 정도로 말이다.



그런 호기심을 억누르고 자기소개를 하는 시우의 손을 미선이라는 여자는 꽉 잡으면서 악수를 했다.



"반가워! 조미선이라고 해! 한 때는 저기 저 녀석과 같은 팀이었지. 그런데 심안 동영상 주인공의 동생 맞아? 얼굴이 완전 똑같애!"


"어, 네."


"딱 보아하니 동생도 꽤 단련이 되어 있으니, 그 형도 단련이 되어 있겠지!"


"어, 네."



분위기를 은근히 자기 주도로 이끌어간다는 점에서는 마경태와 비슷하다. 그리고 그 와중에 냉철한 분석을 해낸다는 것 또한 말이다.



"그나저나 몇 달 간 얼굴도 비치지 않더니 무슨 일이야? 아직은 의사회에 붙어 있는 것 같은데."


"아직 이라니."


"소문을 들어보니 사무실 안에서 늘어지는 버릇은 못 고친 것 같던데. 그렇지, 시우씨?"


"프랑스어는 제가 번역하면 되니까요..."


"그럼 못 써. 어른이 돼서 하나하나 다 챙기다가는 이 녀석 진짜로 평생 노총각으로 늙어 죽을걸?"


"이렇게 살다가..."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몸을 부르르 떠는 마경태의 모습으로 봐서는 적운흉풍이 허상화한 몸을 겹치기라도 한 모양이다. 허상화를 하고 있는 상태에서 기운을 넣으면 한기로 온 몸에 소름이 돋으니까.



"그래서 용건은 뭐야?"

"그게..."



뒤쪽에서 빛나는 남편 분의 눈빛에 말을 망설이는 마경태. 그를 받아서 힘겹게 '소집령'이라는 단어를 꺼내자마자 시우는 자신의 가슴을 뚫어버릴 것 같은 눈빛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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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해방자 20.08.04 4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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