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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님의 서재입니다.

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WritingBot
작품등록일 :
2020.05.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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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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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3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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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괜히 말한 것 같은데.'



정말로 낮은 확률이지만, 아눕롤의 테이머가 순환에너지 개론의 토납법을 못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 반면에 자신은 일단 이득을 보는 게 확정된 상태. 지금 아눕롤의 태도를 봐서는 단순한 토납법을 넘어 상황에 따라 맞는 종합 단련법을 못해도 3개는 알려줄 기세다.



그렇기에 우선은 자신이 먼저 주는 게 우선이다.



그조차도 어쩌면 아눕롤의 테이머가 못 익히기는 게 더 낫지 않을까란 못 된 생각이 든다. 잠깐은 관계가 나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그게 덜 부담스러울 관계가 되지 않을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충대충 알려줄 수도 없으니 토납법을 알려주는 시우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했다.



과연 아눕롤의 테이머는 자신이 알려준 토납법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우선 첫 표정은 굉장히 못마땅한 표정이다. 구체적으로는 사이비에 살짝 질려있는 표정. 과장이 잔뜩 섞인 광고를 듣고 산 건강식품에 호되게 당한 경험으로 인한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표정도 잠깐. 근처의 헌터들도 놀랄 정도로 움찔거린 것을 보면 시우를 통해서 알려준 아눕롤이 크게 호통이라도 친 모양이다.



이제는 기다릴 수밖에 없다. 아눕롤의 테이머의 입이 살짝 열리고, 들이쉬는 숨과 내쉬는 숨에는 색이 칠해진 것처럼 보이는 것 같다. 그리고 흘러나오는 내공을 통해서 시우는 그가 상당히 재능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숨을 쉴 때마다 흘러나오는 내공



원래라면 저 내공의 대부분이 바깥으로 흘러나오는 게 아니라 단전의 안쪽에 쌓여야 한다. 상대적으로 시우보다 성취가 느린 마경태와 박미소도 쌓이는 내공의 양이 적을 뿐이지, 쌓이자마자 흘러나오지는 않는다.



심지어 흘러나오는 양을 빼고도 처음 생기는 양조차도 아눕롤의 테이머는 그 둘 보다 적다.



더 가관인 것은 그것마저도 대단하다는 듯이 커지는 눈동자. 그 눈동자로 자신을 보자 시우는 멍히 하늘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아...'


'감사하옵니다! 감사하옵니다! 이 은혜를 어떻게...'



.


.



"자, 이제 어떻게 할 까."


"..."


"..."



모두가 휴식을 위해서 깊게 잠든 밤. 아눕롤의 테이머가 진단한 바에 따르면, 아눕롤 조차도 일종의 절전모드에 들어가 있는 상태다. 지금 깨어 있는 건 시우와 아이언 스파이더의 남매. 그리고 사령마라서 진짜로 잠을 자지 않는 적운흉풍 뿐이었다.



그 와중에 깨어있는 남매의 눈동자도 초롱초롱 빛나고 있다. 그 빛나는 눈동자에 차 있는 것은 미묘한 동경심.



"당신들... 나보다 선배들이라고... 특히 그 쪽의 팀장님. 그 쪽은 나보다 연상인 거 아시죠?"


"헌터 직종에서 나이와 경력은 중요하지 않아. 실질적인 경험이..."


"나이는 몰라도 경력은 중요하다는 거 잘 알고 있거든? 저기요 제 가족이 손시훈만 있는 건 아니거든요?"



평상시에는 허당 같은 마경태가 책임자의 자리에서 안 잘리는 동시에, 높은 사람들에게는 신뢰를 받는 이유가 그 경력 때문이다.



거기다가 시우의 말대로 시우의 가족은 손시훈만 있는 게 아니다. 비공식적인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형인 손시훈이 있다면, 반대로 공식적인 경력의 중요함을 알려주는 가족으로는 동생인 손시연이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중앙 헌터 협회의 헌터팀이 공식적이지 않다면 뭐가 공식적일까.



그러니 자신을 부담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건 그만했으면 좋을 것 같은 시우는 당연한 사실을 말하며 투덜거렸다.



"아니, 딱 하나의 토납법이에요. 말이 한자가 거창하게 섞여있지, 글자를 바꾸면 호흡법과 같고, 더 쉽게 말하면 숨 쉬는 방법이라고요. 보니까 심법은 호흡반 있다고 되는 게 아니더구만."



호흡과 그 호흡을 이끌어내는 신체를 공명시키는 움직임인 초식, 그리고 무의식과 의식을 하나로 합치는 구결까지. 그 모든 것을 합칠 때 진정한 심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니 엄밀한 기준에서 따지면 시우가 내준 것은 완벽한 심법의 기준에서 반 쪽 짜리.



그러나 그 반쪽짜리도 너무나도 감지덕지 한 게 남매의 사정이었다.



"우리는 그 완전한 심법 중 어느 하나도 제대로 배우지 못했으니까.."


"즉, 우리의 재능이 모자란다, 그 쪽의 재능이 넘친다. 둘 중 하나거나 둘 다."


"살다살다 비적합자가 재능 있다는 소리는 처음 듣네."


"그런데 그게 사실이라서"



그 사실을 기반으로 눈빛에 존경을 담는다.



이러한 되도 않는 존경을 조금이라도 억누르기 위해서 시우는 걱정되는 추측을 말했다.



"제가 너무 독보적으로 나가도 곤란해요. 아눕롤이 방향성을 조금 바꿔서 아이언 스파이더를 그만 두려고 할 수도 있다구요."


"그 이야기는 끝난 거 아니었어요?"


"아니, 아눕롤이 아이언 스파이더를 나오지 못하는 건 나를 위해서 현생의 인연을 망치지 말아달라는 형의 부탁 때문이었죠. 편지 같이 들었으니 기억나죠?"


"음, 네."


"이전까지는 아눕롤과 저 사이의 간격이 좁아지면 저만 좋아지지 여러분들은 여러모로 찝찝한 상황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조금 바뀌었다구요. 내가 너희들 형이나 아빠 포지션이 된다고."


"그럼 엄마나 누나는 누군데?"



웬만해서는 어이가 없어서 아예 말을 하지 않겠다는 태도로 받아들일 것이다.



하지만 시우는 이미 비슷한 사고방식이 평상시의 습관이 돼 버린 경우를 알고 있다. 그 경우를 바탕으로 판단해보면 이건 현실 회피에 가까운 반응. 이럴 땐 살며시 노려보는 게 최선의 대답이다.



"아니 그, 시우 형은 진짜 형 맞잖아..."


"시우 형?"


"이 쪽이 더 편하고 좋지 않아? 말 놓은 게 불편한 건 아니지?"


"좋아요, 팀장님은요?"


"설령 아눕롤이 안 떠나도 친하게 지내야 할 텐데. 나도 말 놓으면 돼?"


'이 양아치들이'


"아눕롤 앞에서만 좀 말을 조심하면 되지 않을까?"


"그래! 존댓말로만 대화를 나누는 건 형도 불편하잖아!"


'니들 마음대로 해라 해...'



일방적으로는 아이언 스파이더의 팀장 남매쪽만 편한 분위기가 되었다. 그래도 양 쪽 모두 불편했던 과거의 분위기에 비하면 발전이 있었던 것은 사실. 일단은 이것도 나름대로 진척이라고 생각하면서 만족하는 게 편할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며 대화를 마무리 지은 시우는 잠깐 헌터들이 잠든 곳에서 자리를 옮겼다.



.



쥐고 있는 것은 한 자루의 검. 등에 매고 있는 것은 한 자루의 창.



이렇게나 빨리 수련을 위해서 쓸 거란 예측까진 안 했지만 혹시나 몰라서 준비해 뒀던 무기들이다.



그리고 적운흉풍은 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들었지만, 일단은 타지 않기로 했다. 마나없는 순수한 자신만의 내공을 느끼고 싶었으니까. 단기적이든 장기적이든 효율은 떨어지겠지만, 홀로 무공을 쓰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 그 시작으로 자신도 기초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보려고 하는 시우였다.



살짝이지만 시간이 느려진 감각과 함께 위에서 아래로 한 번 내려치고



시간이 느려진 감각 속에서 부드럽게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베자 횡과 종의 십자가 그려진다.



마지막 찌르기는 그 십자의 정 가운데를 내지르자 시간이 완벽하게 멈춘 감각과 함께 시우는 형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삼재검법(三才劍法)은 그 한 걸음으로 괜찮지. 창에 란나찰이 있다면 검에는 삼재가 있다.'



가볍게 목소리만 들리는 정도. 적운흉풍을 타고 있는 상태가 아니라서 외부적인 자세의 교정도, 내부적인 내공의 조절도 없다. 그러나 목소리만으로도 자신이 제대로 하고 있다는 확신이 있기에 시우는 침착하게 검을 반복해서 휘둘러 나갔다.



종베기, 횡베기, 찌르기. 더 세세하게 나눠도 위와 아래의 시작을 바꾸고, 오른쪽과 왼쪽의 시작을 바꿔서 5가지의 동작이다. 이 단순한 동작들을 계속해서 무한히 반복하는 것은 겉으로 보기에도 꽤나 지루해보이는 일. 하지만 그것으로도 사람의 체력이 꽤나 소모되기에 시우의 이마와 등에는 금새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이제는 내공을 끌어올릴 차례다.



'호흡을 차례대로.'



순환에너지 개론의 토납법을 알려준 대가로 단순히 많은 수준을 넘어서 지나치게 많은 수의 호흡법을 들었다.



그 양은 내용을 간신히 기억을 할 수 있을 정도. 그 기억을 천천히 되감아가면서 호흡을 바꿔가던 시우는 자신을 잠깐 멈추는 형의 목소리를 들었다.



'좀 전의 그것. 다시 해 봐.'



세로로 베면서 숨을 들이마신 다음


가로로 베면서 숨을 머금고


찌르면서 숨을 내뱉는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호흡에 맞춰서 삼재검법의 초식이 이루어졌다



'청성파(靑城派)의 천지일기공(天地一氣功). 이게 적합하겠군.'



삼재검법의 제 1초식인 세로베기(ㅣ)는 하늘(天)을


삼재검법의 제 2초식인 가로베기(ㅡ)는 땅(地)을


삼재검법의 마지막 초식인 찌르기(ㆍ)는 사람(人)을 상징한다.



그렇다고 천지일기공이 삼재검법을 위해서 마련된 심법도, 반대로 삼재검법이 천지일기공을 위해서 마련된 검법도 아니다. 이렇게 잘 맞는 건 그저 우연. 그래서인지 시훈의 영혼은 나중에 진짜 자신에게 이 일을 잊지 말고 전해달라는 부탁을 하고 있었다.



시우에게도 딱히 귀찮은 부탁은 아니다. 지금은 정말로 간단한 설명만 하고 있지만, 진짜 손시훈에게 물어보면 나름대로 흥미로은 역사 이야기까지 해 줄 테니까.



그 이야기를 기대하면서 천지일기공의 호흡에 맞춰서 시우는 한참 동안 검을 묵묵히 휘둘렀다.



.



"오늘은 적운흉풍을 타지 않으시겠다고요?"


"네."


"아니, 그 갑자기 조금 더 건강해진 것 같기는 한데..."


"평범한 비적합자들과 다르게 강하기도 하고..."


"저기, 저 그래도..."



걱정되는 게 당연한 반응. 비적합자나 D랭크의 적합자들보단 낫지만, 역시 여기 있는 헌터들과 비교해보면 정말로 맨 밑바닥의 실력이다.



천지일기공을 통해서 내공단련을 했다곤 해도, 헌터들이 지적한대로 조금 더 건강해진 수준. 영약을 먹는 것도 아니고 하루이틀 사이에 급격히 강해질 리가 없다.



그러나, 그 약함을 거꾸로 이용해서 한 가지 상황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공권력이 약한 현지에는 헌터들이 팀이나 파티보다는 민병대와 비슷한 조직으로 운영되죠. 물론 수준은 꽤나 떨어지는 편입니다. 그 민병대와 함께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강조하자면 최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할 민간인이 아닙니다."


"무슨 뜻인지는 알겠는데, 위험하지 않을까요?"


"흠..."


'제가 시범을 도와드려도 되겠나이까?'




아눕롤의 목소리에 고개를 끄덕인 시우. 그러자 적운흉풍이 헌터들의 눈앞에서 먼저 말끔하게 사라졌다. 말 그대로 뿅 하고 사라진 모습에 조금씩 반응을 보이는 헌터들. 그 헌터들을 향해서 시우가 안전 대책을 설명했다.



"허상화를 통해서 적운흉풍은 사라진 것처럼 보일 수 있죠. 물론 제 곁을 계속해서 지키고 있을 겁니다. 아눕롤, 잠시 저를 공격해 보시겠습니까?"



자연스럽게 부탁을 하자 아눕롤은 망설임 없이 시우를 향해서 달려들었다.



그 모습은 미리 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눈을 질끈 감게 만들만한 위협적인 돌진. 하지만 적운흉풍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버틴 시우는 한 쌍의 쇠몽둥이가 기묘한 각도로 서로를 때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적운흉풍의 뒷발굽이 아눕롤의 앞다리를 받아쳤는지, 아눕롤의 앞다리가 적운흉풍의 뒷발굽을 내리쳤는지 구분할 수 없는 소리. 그 소리와 함께 공중제비를 돌면서 뒤로 물러나는 것과 함께 적운흉풍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안전 대책은 확실합니다. 물론 적운흉풍이 직접 나설 정도까지 간다면 여러분들 중 대다수는 탈락이겠죠."



시우가 아주 약하지 않고, 그룹 안에는 A+급의 아눕롤도 있으니까.



"어쩌면 이게 결정적인 테스트가 될지도 모르겠군요. 적당히가 가장 어려운 거 아시죠?"



기본적으로 민간인은 보호의 대상이다. 그러나 민병대는 엄밀히 따지면 협력의 대상



뒤쪽에 진짜 민간인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민병대를 보호한다고 주 작전을 내팽개쳐서는 안 된다. 시우의 말대로 적당히가 가장 어렵다는 말을 적용하기에 딱 좋은 상황. 이해를 했는지 헌터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골치 아프다는 표정이 빠르게 퍼졌다.



그런 헌터들을 뒤에 두고 시우는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는 던전의 중심을 향해서 고개를 돌렸다.


작가의말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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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해방자3 20.08.06 4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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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해방자 20.08.04 42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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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영입4 20.07.31 54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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