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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님의 서재입니다.

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WritingBot
작품등록일 :
2020.05.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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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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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준비5

DUMMY

"이미 사람이 아닌 걸 알고 있지만..."



강병섭이 말을 하는 가운데에서도 몽둥이를 화려하게 휘두르면서 헌터들을 일방적으로 두들겨패는 블루베리였다.



진짜로 평상시의 메이드복을 입었다고는 믿기지 않는 활동성. 거기다가 옷도 겉모습인 양복보다는 부드럽게 몸을 따라서 움직이는 게 기능성 스포츠복 같다. 마치 살아있는 근육처럼 말이다. 그 모습을 보면서 강병섭이 말을 마쳤다.



"어떻게 원리로 움직이나 정말로 궁금하단 말이야."



그러자마자 모두의 시선이 일제히 마경태에게 집중됐다.



"갑자기 저는 왜?"


"의사잖나. 전부터 기회가 되면 물어보고 싶었어."


"의사라고 만능은 아닌데요."



자신없어하는 목소리와는 달리 블루베리의 몸을 지켜보는 마경태의 눈동자가 빛나기 시작했다.



그 앞에서 헌터들은 처절하지만 의미없는 저항을 하고 있었다. 어찌보면 적운흉풍의 테이밍 몬스터 테스트 보다도 더 처절하다. 짐승이기에 대치한 상대를 향해서 조금이지만 손대중을 한 적운흉풍과는 달리, 사람인 블루베리는 악감정도 배출하는 탓이다.



이런 사정은 둘째쳐도 블루베리의 움직임은 뭔가 기묘한 점이 있다. 헌터들의 움직임보다도 블루베리의 움직임에 먼저 눈이 갈 정도로 말이다.



이리저리 저항하는 헌터들보다도 빠르고 강하지만, 그 이상으로 느껴지는 어색한 인상. 그 원인을 마경태는 빠르게 파악해냈다.



"사지가 거의 등속운동을 하는데다가 가속은 부위를 가리지 않고 거의 일정해. 확실히 통상적인 생명체는 물론이고 슬라임도 불가능해."


"등속운동요?"


"사람의 근육은 하나가 아냐. 수많은 근육이 연계적으로 움직이지. 그래서 당연한 소리지만 신체부위의 움직이는 속도는 다 달라. 하지만 블루베리는 다르지. 다시 한 번 봐."



모든 몸의 부위가 부위에 따른 가속 없이 거의 똑같은 속도로 움직인다. 그걸 인식하자마자 등에 알 수 없는 소름이 쭉 끼치는 시우의 옆에서 카닌은 기분 나쁜 신음을 내뱉었다.



“끄으음”


"사람의 모습으로 사람이 할 수 없는 행동을 할 수 없단 걸 알고 보면 더 어색하지."


"사람은 둘째 치고 슬라임도 불가능하나요?"


"슬라임은 점액이야. 거의 액체지. 그런 면에서 슬라임은 신체의 가속이 사람보다 훨씬 더 부드러워. 그래서 사람의 수준으로 변형한 다음 흉내 내는 슬라임을 행동적 측면에서 빠르게 눈치 채는 건 힘들어."


"슬라임과 다르다는 생각은 나도 했네. 그래서 자네에게 물어보고 싶었어. 의사도 몇 명 알고, 실전에서 극도로 신중한 헌터도 알지만, 둘 다 해당하는 사람도 자네밖에 없거든."


"잠시만요. 더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괜찮네. 나도 슬라임과 다르다고 생각했지, 등속운동, 가속 이런 것 까지는 생각해내지도 못했거든."



역시 의사라는 직업에 걸맞게, 신체적인 특징을 통해서 블루베리의 독특함을 파악해 낸 마경태. 그러니 강병섭은 물론이고 다른 일행도 충분히 기다려 줄 수 있다.



"일단은 흠...시우는 비적합자라 슬라임에 대해서 잘 모르는 모양이고, 가인씨도 원래 살던 세계에서 슬라임 같은 몬스터가 있었어?"


"없었습니다."


"그럼 설명을 먼저 해야겠네."



슬라임은 다시 말하지만 점액, 액체에 가까운 육체를 가진 생명체다.



정확히는 액체에 가까운 내용물을 마나로 이루어진 껍질처럼 고정시키는 것. 일종의 물풍선이나 비닐봉투에 담겨있는 물을 생각하면 편하다.



대처하는 가장 편한 방법은 물을 세게 끼얹는 것. 대부분의 슬라임들은 물을 끼얹으면 몸의 농도가 점점 연해져서 약화되다가 죽어버린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대처방안은 존재한다. 액체라는 특성상 마나의 힘을 빌려도 유체역학의 법칙은 완벽히 거스를 수 없기 때문. 사람은 물론이고 다른 육체를 가진 종족보다도 가속이 훨씬 더 부드럽게 최고 속도를 가진 지점이 사실상 정해져 있다.



때문에 가까이든 멀리든 특정 거리에서 벗어나서 상대를 하는 게 정석이다. 이 규칙은 사람보다도 더 심하게 적용된다.



사람이 검을 휘두른다고 생각하자. 내려치는 검의 파괴력이 최대가 되는 부분이 존재할 것이다. 그래도 맨 몸으로 맞는다면 검의 끝이든, 검의 뿌리 부분이든 치명적인 건 마찬가지. 하지만 슬라임은 그 차이가 의외로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블루베리는 다르지. 저 팔에서 어디를 맞든 똑같은 충격을 받을 거야."


"그래서 결론은요?"


"몸이 거의 한 자릿수의 근육으로만 이루어진 생명체에서만 가능한 움직임이야. 그러니까...정말로 얇은, 머리카락마저도 동앗줄로 느껴질 만큼 가는 근육섬유들이 뭉쳐져서 만들어진 마나 기반 생명체...."


"엑사크타(Exacta)!"


'형이 이런 식으로 사람을 망치는군...'



몽둥이의 끝을 마경태에게 향하면서 외친 블루베리의 말이다. 풋내기 의사 출신 헌터라면 엉덩방아를 찍어도 이상하지 않을 기합. 거기다가 그 말은 전에 손시훈이 한 번 외친 말이다.



시우의 생각은 사정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그 누가 들어도 타당한 평가였다.



그런 대답과 함께 몽둥이를 들지 않은 손으로 헌터를 때리는 건 정말로 경이로울 뿐. 강병섭은 거기서 의문을 추가적으로 품고 있었다.




"마나 기반 생명체? 그게 중요한가?"


"중요하죠. 통상적인 생명체는 설령 몸이 근육섬유들로 뭉쳐져 있다고 해도 저런 행동은 못 합니다."


"일반적 생명체는 전기 신호로 몸을 움직이죠. 등속 운동에 이르는 반응속도가 나오지 않아요."



카닌의 분석에 마경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기 무섭게 블루베리는 카닌의 분석이 무슨 뜻인지를 다른 사람이 이해할 모습을 보여주었다.



일방적이라면 훌륭하게 피했다고 볼 수 있는 헌터의 움직임이다. 흐르듯이 움직이는 블루베리의 방망이를 피해서 안쪽으로 파고든 모습. 만약에 블루베리가 평범한 사람이라면 블루베리의 팔뚝을 뺨으로 밀면서 한방을 날릴 모습이 예상된다.



마경태의 말대로 사람이라면 가능하다. 팔뚝으로 밀칠 수 있는 속도와 힘은 팔꿈치나 주먹으로 밀칠 수 있는 속도와 힘보다 작으니까.



그런 상식적과는 달리 빠르게 움직이는 블루베리의 팔뚝에 맞은 헌터는 주먹에 맞은 것처럼 풀썩 쓰러져버렸다.



쓰러진 모습만 보면 주먹이 광대뼈에 정통으로 들어갔다고 봐도 이상하지 않다. 이래서 몽둥이는 사실 위협을 위한 장식이라고 봐도 좋다.



"어쩌면 그걸 알고 일부로 모습을 드러낸 걸지도..."


"사실 그렇다고 봐야지. 신체의 강도나, 만들어낸 몽둥이의 강도나 근본은 똑같은데 거기서 거기지 않겠나?"



원래부터 한 몸이었으니까.



어쩌면 더 빨리 패서 끝낼 수 있는데도, 힘의 차이를 보여주기 위해서 시간을 질질 끌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 생각을 하는 시우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이리저리 꿈틀거리는 헌터들과 유일하게 서 있는 블루베리뿐이었다.



.


.



"저도 이러기는 싫슴다."


"내가 어렸을 때 선도부장 선생이 딱 저런 말투였는데 말이야..."



모든 헌터들을 무릎 꿇린 블루베리의 목소리는 평상시처럼 풀려 있었다. 그러나 여기 있는 사람 모두가 풀린 건 목소리만 그렇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건 그렇고 강병섭이 어렸을 때라니. 아무리 일러도 21세기 이전의 일. 선생님이 학생의 볼을 꼬집고 흔들며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라고 말하던 때가 아닌가. 말투 빼고는 그 꼰대 선생님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주는 블루베리였다.



"그런데 여러분들이 저를 그렇게 만들지 않슴까. 아님까?"


"맞습니다..."


"알면서 왜 그러는 검까. 시작부터 끝까지 베테랑이 아니잖슴까. 민원을 보아하니 평상시도 그렇고..."



잔소리가 길게 이어진다. 그래도 그 잔소리는 필요한지 고개를 끄덕이는 강병섭의 옆에서 마경태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말'이라는 소리를 했다.



베테랑이라면 그런 말을 듣기 보다는, 그런 말을 해야 하겠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도 그다지 밝지는 않은 것 같아요."


"아냐.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네."


"진짜로요?"


"저 헌터들을 어떻게든 한 자리에 모은 중앙 헌터 협회의 능력을 보게나. 저 사람들을 뺀 나머지는 평상시에도 정신줄을 붙잡고 있는 마경태군에 가까워."



확실히 막 나가는 사람들이라도 소집령으로 단번에 모은 중앙 헌터 협회의 능력은 절대로 무시를 할 수 없는 수준.



다른 헌터들이 어쩔지는 모르겠지만 그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었기에 시우는 안심할 수 있었다. 그럼 이건 이것대로 일이 끝났으니 뒤의 일을 여러모로 물어볼 필요가 있다.



가령 팀원 수의 문제가 있다.



다른 팀들은 문제가 없다. 지금 블루베리에게 설교를 듣고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구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똑같이 기밀에 접근한 다른 사람들 말이다. 설교를 하는 블루베리도 헌터들에게 절대로 잊지 않게 그 말을 강조하고 있다.



정작 문제인 것은 마경태가 팀장이 될 시우의 팀. 9-13의 팀원을 모아야 하는데, 이 자리에 함부로 데리고 오기는 곤란하다. 진짜로 상황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최소한 두 명에서 세 명은 더 구해야하는데 누굴 데려올 수 있을까?



"아, 도련님. 걱정하지 마십쇼. 정 부를 사람이 없다면 딱 한 명만 더 데려오면 됩니다."


"한 명?"


"그 아는 헌터들을 다 합치면 여덟 명 아님까?"


"그래, 정원이 9-13 사이인데 겉으로 보기에 다른 팀과 비슷하게 보이려면 두 명이 더 필요하잖아."


"제가 들어가면 되지 않슴까. 혹시 부담됨까?"



엄청 부담된다. 강병섭도 비슷하게 생각하는지 차라리 자신과 자신의 지인이 끼이면 안 되냐는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그리고 블루베리는 깔끔하게 안 된다고 대답했다.



며칠 뒤면 각종 매체에 자원이 풍부한 세계와 연결되는 대형 게이트가 추가적으로 열린다고 발표할 계획이다. 대외적으로 알려질 이번 소집령의 목적은 자원 확보를 위한 게이트의 안정화 및 몬스터 제거를 통한 개척 및 탐사 작업.



대부분의 기밀을 파헤치다가 걸린 헌터들은 개척 작업에 동원될 예정. 일종의 형벌 부대인 셈이다.



"모두가 그런 형벌 부대인데 두 팀만 탐사를 하고 있다면 곤란합죠. 한 팀 더 있어야지 이목이 덜 끌림다"


"두 팀?"


"중앙 협회에서 구상한 탐사팀의 배분은 내용은 중앙 협회가 한 팀, 그리고 사설 팀이 두 팀입니다."



제 6 팀장인 전수빈의 보충설명에 강병섭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자신이 마경태의 팀으로 들어간다면 시선이 너무 끌릴 게 뻔하다. B랭크 헌터보다는 A랭크 헌터가 더 유명한 건 당연한 법. 강병섭을 부른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궁극적으로 중앙 헌터 협회가 원하는 도련님의 역할은 민심 안정임다. '마왕에게서 여러분들을 해방시킨 손시훈님이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신다! 그 증거로 똑같이 생기신 동생분도 와 주셨다! 그러니 힘내라! 힘내서 여러분들의 자유는 여러분들이 지키자!' 이런 동기부여를 주는 검다."



일방적으로 이세계인들에게만 좋은 이야기는 아니다.



마왕은 손시훈이 비아취월로 목을 날려버렸다만, 아직 그 잔당과 잔당이 부리는 몬스터들은 남아있다. 미래에도 꾸준히 그 잔당들이 나타날 가능성도 높다. 카푸스의 세계만 하더라도 종종 새로운 던전이 열리고 있으니까.



만약에 그걸 가만히 내버려 둔다면 그 잔당과 몬스터들이 지구로 넘어오겠지. 그걸 이세계인들이 직접 막을 여유와 용기를 주는 게 이번 소집령의 최종 목적이다.



시간이 지나고 교류가 이루어지면 공개적으로 발표한 것처럼 풍족한 자원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한 명의 팀원은 어떻게 구하는데요?"



팀장으로써 현실적인 고민이다. 이런 자리에 아무나 끼울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평범한 4명의 팀원을 구하는 것보다 더 힘든 일. 그걸 블루베리는 간단하다는 듯이 말했다.



"좋은 의미에서 끼리끼리 어울린다고, 정의감에 불타는 사람들 몇 명 있지 않슴까?"


"아니, 이 뭔."


"부려먹는 건 아니니까. 기준은 마음대로 정하십쇼."



블루베리의 말대로 손시훈이 미리 대가는 줬다. 그러니 블루베리의 말대로 선별의 기준은 다양하게 정할 수도 있다.



아는 범위 내에서 자신보다 능력 있는 사람을 고르던지

의사회에서 봉사하는 헌터들보다도 더 정의감에 차 있거나

모든 기밀을 말해줘도 될 정도로 신뢰할 수 있으면 좋고

특별히 챙겨주고 싶은 사람을 찾아가도 좋다.



물론 어느 기준을 두든 사람을 찾는 일 자체가 쉽지 않기에 한숨을 푹 쉬는 마경태의 어깨 위에 손을 올리는 시우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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