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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님의 서재입니다.

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WritingBot
작품등록일 :
2020.05.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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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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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8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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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누나들?6

DUMMY

"이만하면 슬슬 일어날 일이긴 하지."



다르다는 게 잘못된 건 아니다. 다만 눈에 띄는 건 어쩔 수 없다.



"예를 들자면 나는 결혼을 좀 늦게 해서 해당이 안 되는 이야기인데, 내 또래쯤 되면 아이가 있어도 이상하지 않잖아? 빠르면 초등학교에 다닐만한 때고."

"네, 허억, 네"

"그래서 친구들끼리 이야기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어색할 때가 있어. 말했다시피 육아 이야기 이런 거. 다들 그 이야기를 하면 나는 어색하게 웃을 수밖에 없거든. 무슨 말인지 알지?"

"네, 네. 그렇겠죠. 미선이 누나..."

-잠깐. 미선씨가 우리 계약자에게 말을 할 때는 쉬어도 된다고 했나요?

"안 했죠. 팔 제대로 움직여, 김송현!"

"끄흐으윽."



지금 김송현은 등 위에 타이어를 올려두고는 푸시업을 하고 있다.



그것도 승용차용 타이어가 아닌 대형 타이어다. 폐차장을 부업으로 하고 있는 아이언 스파이더가 아니면 구하기도 쉽지 않은 물건. 그걸 김송현은 몸 위에 2개나 얹은 채로 땀을 흘리며 푸시업을 하고 있었다.



제발 타이어를 하나는 빼 줬으면 좋겠다. 그러나 눈 앞에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조미선의 기세 때문에 그는 묵묵히 설교를 들으며 푸시업을 해야만 했다.



지금 조미선은 금속으로 만들어진 휠까지 들어가 있는 대형 타이어를 양 팔에 하나씩 들고 스쿼트를 하고 있었으니까. 그녀의 한 쪽 발목이 의족인 것을 감안하면 경이롭다는 말 밖에 안 나온다.



2개의 타이어와 함께 푸시업과 스쿼트를 하는 이 모습은 보기만 해도 기괴하다. 근처를 지나가는 폐차장 직원들이 힐끗힐끗 보고도 남을 장면. 그러나 몇몇 직원들은 이 장면을 없는 것처럼 철저히 무시하고 있었다.



단순한 폐차장 직원들이 아닌, 아이언 스파이더의 헌터들이다.



물론 기밀의 기자도 모르는 사람들이니 저렇게 몰아붙이는 훈련은 하지 않을 거다. 등 위에 올리는 건 일반 타이어가 되겠지. 그래도 땡볕에 고생을 하기는 싫은 게 사람의 심리다.



모든 게 김송현의 잘못, 입방정에서 시작된 거였으니까.



"머리가 있으면 말하기 전에 생각을 한 번 더 해야 하지 않겠니? 시우와 있었을 때의 경태는 그래도 본인의 잘못이 불러온 거지만. 너는 뜬금없이 꺼내는 거잖아. 이게 몇 번째니?"

"죄송합니다..."

"친구 사이에서도 불편해서 잘하지 않는 말이야. 그런데 너랑 경태랑 나이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알잖아? 그리고. 니가 미래에 잘 나갈 거라는 보장이라도 있어?"

-가능하면 목숨은 몇 번이고 구해주마 나의 계약자여. 하지만 그쪽으로 나를 이용하려 했다가는 국물도 없을 줄 알아라.

"알겠습니다..."



.

.

.



이런 사정을 대폭 생략하고 시우는 아눕롤은 김송현을 '단련'시켜주고 있다는 이야기만 했다.



지금 이 자리는 학부모와 예비 학부모가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다. 거기에 괜히 노총각과 철부지의 씁쓸한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다.



그러자 아쉽다는 목소리리가 이곳저곳에서 나왔다.



"이야기하다가 뭔가 막힐 게 있을 때 아눕롤이 있으면 편한데."

"몸은 기계고, 목소리는 젊은 여자지만, 할머니처럼 부드러운 점이 있단 말이에요."

"그러고보니 분신체가 있지 않나요?"



사실만을 이야기하며 아쉬워하는 사람들에게 시우는 분신체도 고생을 하고 있다는 아쉬운 답변을 할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다. 총책임자라는 장식물에 불과한 마경태와는 달리, 시우와 카닌은 사무실에서 나름대로의 일도 많이 하는 사람들이다. 그 두 사람이 빠졌으면 누군가가 대타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아무리 사무실 직원들이 꼬맹이 너커를 귀여워하고 있지만 시우와 카닌이 동시에 빠지는 건 쉽게 허락할 수 없다. 그런데도 둘이 이렇게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아눕롤이 두 사람의 업무까지 해 주겠다고 나선 덕분이었다.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꽤나 귀찮겠지. 평범한 사람으로 따진다면 몸을 반으로 쪼개서는 2개의 일을 동시에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도 수고를 해주는 그녀에게 잠시 감사하는 시우와 카닌이었다.



여기에 한 명 더 감사해야 할 사람이 있다. 내용물은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짐승에 가까운 한 꼬맹이를 말하는 거다.



표정은 썩 밝지 않다. 상상하고 있던 그 '누나'가 오지 않은 탓. 주변에 있는 건 초등학교에 다니거나, 곧 갈 만한 아이들이었다.



하지만 이건 카닌의 입장도 생각해 줘야 한다. 자식이 중학생 쯤 되면 인간의 나이대로는 웬만해서 중년. 그런 사람들 사이에 아직 결혼도 안 한 숙녀분이 끼어있는 건 좀 너무하는 일이다.



거기에서 따지면 따질수록 꼬맹이 너커의 불만은 배가 부른 불만이었다. 엠피티어 혼혈 소녀는 그 손시훈이 객관적으로 미녀라고 평가할 정도였으니까.



주인님이 그렇게 평가하니 블루베리가 호기심을 안 가질 리가 없다. 그래도 그녀의 처음 예상은 한 세대에, 몇 명은 있을만한 미녀일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주인님이 여자와 거리를 좀 둔지 꽤 됐다보니 살짝 민감해졌을 수도 있다고 말이다.



이 말과 함께 전이마법으로 사라진 그녀는 5분 뒤 '엄... 엄청난 미인!'이라는 외침과 함께 돌아왔다. 그리고 다음으로 말은 손시훈도 한 적이 있는 '이번 생에 도대체 뭐가 있나?'라는 중얼거림이었다.



한 세대가 아니라, 한 시대에 한 명이 나타날까, 말까 할 정도의 미녀라는 점은 확실해졌다. 아직 피지 않은 꽃이라 그 진가를 눈치채지 못한 사람들이 많을 뿐.



지금 꼬맹이 너커의 근처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충분히 동화에 나올만한 귀여움을 가졌다고 말할 수 있다. 정령계에서 허구한 날 근처의 정령을 괴롭히면서 살던 녀석에게는 과분한 아이들이다.



주변에서 그렇게 하하호호 웃고 있는 분위기에 녀석은 한 쪽에 떨어져서는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진짜로 관심이 없다는 티를 팍팍 난다. 이런 무관심한 꼬맹이에게 어떻게든 장난을 치려고 하는지, 한 아이의 손에서 작은 물방울이 생겨났다.



적합자라고 하더라도, 인간 아이에게는 꽤나 수준이 높을 마법을 쓴 장난이다. 단순히 물방울을 만드는 건 쉽지만, 그것을 장난으로 끝날 수준으로 만들어 내는 건 어려우니까.



이 고난이도의 마법이 곁들여진 물방울이 물풍선처럼 너커를 향해서 날아왔다. 그리고 잠시 뒤 작은 웃음소리들 사이에서 큰 울음소리가 퍼지기 시작했다.



"흐아아앙!"



수준이 너무 높은 대응이다. 자신을 향해서 날아온 물방울을 작은 비구름으로 바꿔서는 상대방의 머리를 졸졸 따라다니게 하는 것.



직접 조종하는 것만 해도 수준이 높은데, 자동으로 추적을 하게 만들었다. 그 비구름에 머리와 어깨는 촉촉하게 젖지, 주변의 아이들은 자신을 보고 웃지. 은근히 여린 아이라면 충분히 울 만하다.



아직까지는 장난이지만, 자신의 아이가 그렇게 울고 있는데 속이 편할 부모란 없다. 일단 자신의 아이를 촉촉하게 적시는 구름부터 손을 대는 게 우선. 그 생각에 손을 뻗은 아이 엄마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해제가 안 된다.



눈에 띄는 마법진이 없기에 가볍게 흩어버릴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다. 마치 가벼운 스티로폼 상자인 줄 알았는데, 그 안에 납덩어리가 들어있는 꼴이다. 그걸 빠르게 눈치챈 시우와 카닌의 손이 움직였다.



우선 시우의 손이 꼬맹이 너커의 머리에 내공을 실은 딱밤을 날리고, 이어서 카닌의 손짓에 비구름이 흩어진다. 그렇게 상황이 수습되자 너커는 뻔뻔한 소리를 내뱉었다.



<이만하면 장난이라는 범주 안에서 정당방위 아니야?>

"애가 울먹거렸을 때 그쳤다면 말이지. 그리고 그 마법. 카푸스의 것이지? 연구를 도와달라고 알려준 거지, 애들 괴롭힐 때 써먹으라고 알려준 건 아닐 텐데."

<정당범위... 아야!>



내공을 손 끝에만 집중해서 한번 더 딱밤을 날린다. 그 딱밤을 날리며 여러모로 착잡한 시우였다.



정밀하게 내공을 다루고, 그 효율성이 증가한 건 좋은 일. 그러나 그 방법은 땀을 흘리는 훈련도 아니고, 진심을 다한 승부를 통한 성장도 아닌, 이 꼬맹이의 체벌을 통해서다.



이런 시우의 속마음을 읽었는지 꼬맹이는 망언을 이어나갔다.



<모두가 잘 됐으니 좋은 게 아닐까?>

"누구 때문에 운 사람이 있는데 모두라고?"

<저 친구도 좋은 교훈을 얻었을 거야! 밥 먹을 때는 개도 건드리지 말라는 말이 있잖아?>

"니가 개냐?"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는데, 스마트폰이면 충분히 현대 지구의 책이라고 할 수 있지.>



말을 하면서 스마트폰을 보여주는 꼬맹이. 그 사이에 인터넷 위키백과로 장미에 대해서 검색을 해 놓았다. 덤으로 '친구'라는 표현을 보아 망언의 내용도 딱 손시훈식의 논리를 그대로 가져온 걸 알 수 있다.



블루베리가 망가질 때 까지는 못해도 몇백 년이 걸렸는데...



처음부터 조금 망가진 녀석이라서 빨리 그 영향을 받은 듯하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싫더라도 그 영향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시우였다.



화난 표정은 금물



그와 함께 자신은 지금 이 순간 손시우가 아닌, 마나를 억제하고 있는 손시훈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살며시 분노를 억제하고 있는 웃음을 보여주자.



효과는 충분했는지, 너커가 몸을 덜덜 떨면서 쭈그리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사과해야지?"

<네, 죄송합니다. 너무 과했어요.>



생명의 위협을 느꼈는 모양이다. 꼬맹이는 눈치 좋게 시우가 아니라 울려버린 아이와 그 엄마를 향해서 사과를 하고 있었으니까. 이걸로 간신히 사고가 작은 사건으로 끝났다.



하지만 시우는 이게 끝이 아니라 시작임을 알 수 있었다.



지능과 지성의 문제 이전에 교육과 경험의 문제. 이 녀석은 적운흉풍처럼 참는다는 것을 못 한다는 게 확실해졌다.



그렇기에 뭔가 자극을 받으면 그에 대한 반응을 이 녀석은 반드시 한다. 학교에서 다툼이 일어난다면 분명히 자신이 나름대로 기세를 제압했다고 생각할 때까지는 절대로 멈추지 않을게 뻔하다.



더 골치 아픈 건 이 녀석이 꼼수와 후퇴에도 능하다는 것. 어설프게 배우기만 해도 평범한 학생들은 절대로 이 녀석을 당해낼 수 없다. 초등부라면 장난 수준에서 끝나지, 중등부나 고등부의 경우 '위협'을 느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감당이 안 된다.



그 생각에 골치가 아픈 시우를 향해서 한 학부모가 말했다.



"저기. 러시아에서 선생님이 오신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그 선생님이라면 감당이 가능할까요?"



.

.

.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

<그렇지! 그럴 리가 없지! 학교에 흉흉하게 문신이나 새긴 사람을 선생님으로 들일 리가 없잖아!>

"그건 상관 없는데? 문신이야 지우면 그만이니까."



손시훈의 말에 꼬맹이가 딱딱하게 얼어붙었다. 처음 학부모가 러시아의 선생님 이야기를 꺼냈을 때와 비슷한 반응이다.



보기만 해도 속이 시원해지는 반응이다. 뜨거운 속에 시원한 냉수를 들이키는 것 같다. 그러나 그 사적인 반응과는 별개로, 공적으로는 안 될 일이라는 건 꼬맹이의 말대로 맞는 말. 그래서 추궁 삼아 시우는 형을 빤히 바라보았다.



동생의 그 시선에 손시훈은 우선 생각을 살짝 하는 표정을 지었다.



변명을 하려고 하는 표정은 아닌 것 같다. 만약에 그렇다면 왜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짐작하는 표정이다. 그리고 잠시 뒤 자신의 추론을 이야기하는 손시훈이었다.



"갈리나가 별개로 보고를 한 사항에, 지휘부에서 파견을 고려했을 수도 있지."

"불곰 대원이나 해골장미 대원을 선생님으로?"

"못할 건 없어. 해골장미만 해도 갈리나와 동급, 혹은 그 이상이면서 선생님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그보다 급을 조금만 낮추면 후보들이 확 늘거든."



범죄조직 출신들인 해골장미들이 그런데, 불곰들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선생님을 할 수 있다고 해서 학교에서 다 받아주지는 않는 노릇 아닌가?



"중앙 헌터 협회와 러시아 헌터 협회 사이에서 협상이 있었겠지. 만약에 이 꼬맹이가 학교에 입학하면 관리 삼아 해골장미나, 불곰 대원을 보내기로, 양 쪽 모두에게 좋은 이야기잖아?"

<어째서?>



미치기 일보 직전의 꼬맹이와는 달리, 시우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해골장미나 불곰 대원의 입장에서는 선생님의 얼굴을 볼 수 있어서 좋고, 한국의 입장에서는 위험한 용종의 관리 인원이 늘어난다.



"물론 우리 꼬맹이가 학교에 가지 않는다면 없는 이야기지. 물론 그럼 예쁜 누나를 가까이서 볼 기회도 포기해야겠지만. 하하!"

<으으으>

"자 꼬맹아. 선택의 시간이다. 인생은 B(Birth, 탄생)와 D(Death, 죽음) 사이의 C(Choice, 선택)라는 말도 있거든. 어떻게 할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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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 뻔뻔하게2 20.11.05 25 0 13쪽
152 뻔뻔하게 20.11.04 2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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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누나들?9 20.11.02 23 1 13쪽
149 누나들?8 20.10.30 22 0 13쪽
148 누나들?7 20.10.29 23 0 13쪽
» 누나들?6 20.10.28 26 0 13쪽
146 누나들?5 20.10.27 25 0 13쪽
145 누나들?4 20.10.26 26 1 14쪽
144 누나들?3 20.10.23 25 0 13쪽
143 누나들?2 20.10.22 29 1 13쪽
142 누나들? 20.10.21 38 0 13쪽
141 정령용6 20.10.20 43 0 13쪽
140 정령용5 20.10.19 23 0 14쪽
139 정령용4 20.10.16 29 0 14쪽
138 정령용3 20.10.15 33 0 13쪽
137 정령용2 20.10.14 26 0 13쪽
136 정령용 20.10.13 28 0 13쪽
135 정령과 용5 20.10.12 35 0 13쪽
134 정령과 용4 20.10.09 31 0 14쪽
133 정령과 용3 20.10.08 34 0 13쪽
132 정령과 용2 +1 20.10.07 35 1 13쪽
131 정령과 용 20.10.06 31 0 13쪽
130 인솔자들5 20.10.05 25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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