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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님의 서재입니다.

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WritingBot
작품등록일 :
2020.05.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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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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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2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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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누나들?2

DUMMY

그렇게 적운흉풍이 시우의 얼굴을 핥는 동안 모두가 기묘한 침묵 상태를 유지했다.



일단 위쪽은 계속해서 잠잠하다. 분위기가 어떻게든 진정이 된 모양이다. 그래도 이미 도망쳐 나온 시점에서 돌아가는 건 현명하지 못한 짓이다.



지금까지 잘 해온 게 있기에 하루 정도는 자리를 완전히 비워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다.



-어쩌면 며칠 정도 자리를 자주 비워도 될 정도 아니옵니까? 출장이라는 그럴듯한 이유가 있사옵니다.

"그럴듯한?"

-채가인과 계약을 맺은 테이밍 몬스터의 사회성 증진의 탐색. 맞는 말 아니옵니까.

"당분간 형 방식의 논리는 쓰고 싶지 않은데요..."

-도련님이 현인분의 영혼을 일부 가졌다는 점에서 거부감을 느끼시나 본데, 그 논리에도 깊은 지혜가 있사옵니다. 환생자의 지혜가 아니옵니까?



아눕롤의 말에 옆에서 눈치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김송현은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다.



-저에게 더 좋은 상황은 따로 있사옵니다. 저희 폐차장에서 우리 계약자 남매와 함께 특훈을 하는 거지요.

"어? 아눕롤? 누나? 시우 형은 그렇다고 쳐도 나는 왜?"

-무공에 도련님 만큼이나 재능이 꽤 있는 조미선 씨도 초청해서 같이 특훈을 하면 좋겠군요. 요즘 기부도 많이 들어와서 사정이 넉넉하다던데 말이옵니다. 넷이서 같이 무공의 공부를 하면 자극도 받고 좋지 않겠사옵니까?



아까 전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의 배 이상 되는 속도로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김송현이었다. 그 모습이 하도 어처구니가 없는 시우는 몇 마디를 꺼낼 수밖에 없었다.



"경태 형은 의사에 나름대로 B랭크의 베테랑 헌터인데, 너는 아무것도 없잖아. 뭐라도 좀 배워야 한다는 생각은 안 하냐?"

"나 혼자서도 잘할 수 있는데."

-잘 하기는 뭘 잘하느냐. 네 성취는 진짜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박미소씨와 비슷한데 말이다. 최소한 바로 옆에서 비교될 대상이 있어야지 노력의 필요성을 느끼겠지.



아눕롤의 당연한 말에 김송현은 얼굴을 찌푸리며 공부하기 싫은 청소년의 표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 표정이 아눕롤을 더 못마땅하게 만들었는지 순식간에 뒤에서 나타난 아눕롤의 본체가 김송현의 몸을 낚아챘다.



-안 되겠다. 우리 계약자는 틈틈히 훈련이라도 시켜야겠구나. 하루하루 지나면 지날수록 불안한 게 왜 이리 아이같은지. 거기다가 꼬맹이 너커도 있는데, 뭔가 성장을 한다는 시늉이라도 내야 하지 않겠느냐.

"혼자서 잘 할 수 있는"



변명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아눕롤이 전기충격으로 바로 기절을 시켜버린 탓이다. 그대로 축 늘어진 자신의 계약자를 아눕롤은 가볍게 등에 수납했다.



"경찰이 신고받고 헌터가 출동할 모습인데."

-신분증도 있고 하니 괜찮사옵니다. 우리 계약자보다는 덜 철부지인 누이가 증인이 되어 주겠지요. 훈련이니 특훈같은 이야기들은 이 철부지의 누이가 꺼낸 것이니까요.



진짜 가족까지 원한 것이면 어쩔 수 없다. 그렇게 먹잇감이나 제물 비슷한 꼴로 실려가는 김송현을 손을 흔들면서 배웅해 준 시우였다.



-좋습니다. 그럼 우리는 우리의 일을 하지요. 테이밍 몬스터 협회에 등록은 되어 있으니까요.

"기억에 없는데?"

-중앙 헌터 협회에 테이밍 몬스터 등록을 하면 자동적으로 테이밍 몬스터 협회에도 임시등록이 되옵니다. 설명서의 한 쪽 구석에 보험 약관처럼 정말로 작게 적혀 있어서 지나치신 모양이옵니다.



정식 등록은 인터넷 사이트에서 하면 된다고. 사실 어지간해서는 테이밍 몬스터 등록을 하자마자 하루만에 협회에도 정식 등록을 한다고 한다.



대부분의 헌터들, 혹은 비적합자면 테이밍 몬스터 등록 이전에 이런저런 조사를 하게 되어있다. 그 과정에서 테이밍 몬스터 협회나 그와 연결된 각종 단체에 대해서도 알게 되는게 당연한 순서다. 시우처럼 갑자기 사령마를 덜컥 받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앗"

-왜 그러사옵니까?

"생각해보니까, 저번에 알 수 없는 단체에서 메일이 잔뜩 왔던 적이 있었거든요."

-아

"스팸 메일 처리했는데, 그게 그 쪽 메일이었나 보네요..."

-이런

"이렇게 된 이상, 나는 끝까지 안 하는 게 더 그렇지 않을까요?"

-어...



이건 아눕롤도 예상하지 못했는지 좀 당황하는 것 같았다. 하긴 여러 단체들의 입장에서 비적합자 테이머가 자신들의 모든 메일을 씹어버리면 그쪽도 적지 않게 당황했을 것이다.



'도대체 이 인간은 뭐 하는 인간이지?' 하는 생각을 하고도 남겠지. 똑같이 그 상상을 하면서 잠시 말이 없어진 두 사람이었다.



-동생과 형이 안 알려줬다... 어떻사옵니까?

"형의 논리는 그만 하라니깐요."

-거짓말은 아니잖습니까. 비적합자였는데 안 알려주면 어떻게 알겠사옵니까.



가슴이 아프지만 맞는 말이다. 안 알려줘서 지금까지 몰랐으니까. 거기에 바빴다는 핑계를 더하자는 아눕롤이었다.



적운흉풍을 받자마자 가출이나 마찬가지인 형태로 의사회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하필이면 상사인 사람은 사무실에서는 0인분이나 마찬가지였던 사람. 거기에 의료 봉사니, 파트너쉽이니... 여유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그건 기나긴 튜토리얼에 불과했다. 비록 부서진 영혼과 복제된 육체를 가진 유사품이었다지만, 마왕은 마왕. 그런 그런 존재와 마나의 맹세를 하고 결투까지 했다.



"아, 잠깐. 아직 2/3만 회상했는데도 머리가 지끈거리는데요."

-2/3라. 그다음의 바캉스도 그냥 쉬는 건 아니었지요.

"바캉스..."



결투의 여파로 앓아누웠다가 회복되자마자 한 바캉스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결말은 좋게 끝났다만 아눕롤의 말대로 그냥 쉬는 건 아니었다. 그리고 그 바캉스가 끝나자마자 다시 해외 봉사에 용종의 제압까지.



적운흉풍을 만나고 난 이후 제대로 된 휴식은 없는 것 같다. 심지어 지금도 따져보면 업무의 연장선 위에 서 있다.



"취준생 시절에는 헌터가 이렇게 바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어, 그건 도련님이 유별나게 바쁜 것이라고 생각되옵니다. 저희 사정만 봐도 알지 않사옵니까?



아이언 스파이더의 전신인 아이언 소드는 폐차장의 일을 부업을 했었다. 수입과는 별개로 헌터의 일이 그렇게 바쁘다면 사무 노동도 아닌 폐기물 처리업을 부업으로 삼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진짜로, 쉬는 느낌으로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장담드릴 수 있사옵니다! 절대로 저번 다과회와 같은 일은 없을 것이옵니다!




본인이 생각해도 평화유지군과 의사회의 사람들이 모였던 다과회는 좀 아니었던 모양이다. 말이 다과회지 시우에게는 반 쯤 냉탱과 열탕을 오고가는 청문회나 비슷했으니까.



그렇다고 해서 온탕이었던 카닌과 갈리나의 분위기가 딱히 부럽지는 않았다. 그리고 카닌도 하늬와 관련된 일이 아니라면 그런 온탕의 분위기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을 거란 짐작이 든다.



질색하던 김송현의 반응을 보면 젊은 엄마들이 모인 맘카페의 분위기 같은데... 거기에 자신이 가서 뭘 하겠는가. 차를 즐기는 취향이 있는 손시훈이라면 모를까, 자기와는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시우였다.



그냥 바로 카닌에게 소개를 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시우가 그런 망설임을 드러내자 한 번은 직접 경험해보라고 말한 아눕롤이었다. 그 태도가 마치 '헤이! 츄라이! 츄라이!'같은 느낌이라 본능적인 거부감이 든다.



본능적으로 결과물은 괜찮은데 과정이 찜찜할 것 같은 느낌. 마치 손시훈이 바캉스를 입에 담았을 때의 그 찝찝한 느낌이 시우의 몸을 감싼 것이다.



이제는 직감이라고 불러야 마땅할 그 느낌이다. 그 직감은 상황이 흘러감에 따라서 작아지기는커녕 더 커지고만 있었다. 정식으로 인터넷 사이트에 등록을 한 지 10분도 되지 않아서 인터넷 메일이나 SNS 메시지가 날아오기 시작했으니까. 해외 이민 브로커 사이트도 있는 게 마치 계속해서 정식으로 등록하기만을 기다렸다는 반응이다.



그에 아눕롤은 빠르게 자신의 능력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미 시우는 살짝 질렸지만, 더 질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 온갖 애를 쓴 것이다. 그 덕분에 빠르게 필요한 단체의 초청장만을 확인할 수 있는 시우였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이세계인들의 인권을 보장하지 않는 나라 아니었나요? 이렇게 이세계인들과 엮인 단체가 많았다고요?"

-법의 허점을 쓰는 것이옵니다. 대한민국 출신의 이세계인에게는 인권이 없지만, 해외 국적이 있는 이세계인들에게는 인권이 있으니까요. 괜히 해외 이민 브로커가 메일을 보낸 게 아니지요.

"아하."

-일본 국적이나 동남아시아 국적이 제일 무난하기에 제일 큰 단체는 부산이 있사옵니다. 다만 의사회에서 거리도 멀고, 질도 살짝 떨어지는 편이옵니다. 그러니 인천 쪽을 추천드리옵니다. 홍콩과 마카오가 연결이 되어있고, 나아가 영국과 유럽권과 연결이 되어있지요. 무늬만 외국인인 부산과는 달리, 진짜 외국인들과도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을 것이옵니다.



질이 떨어진다. 사람을 가리키는 것에 있어서는 꽤나 좋지 않은 표현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아눕롤이 질을 따지지 않더라도 너커가 질을 따진다. 기껏 카닌 '누나'의 손을 잡고 따라나섰는데 하등 생물들만 가득하다면 쓸모없는 콧대만 높아지겠지.



-다만 걱정이 되는 게 조금 있다면, 질이 높으면 높을수록 현자님에 대한 관심도 크다는 것이옵니다.

"그렇겠죠. 이젠 놀랍지도 않아요."

-대다수는 현자님에 대해서 호의적이옵니다. 살짝 파괴적인 성향은 있지만 이 지구의 숨은 수호자라고 여기고 있지요. 대한민국에 일부로 머무를 정도로 말이옵니다.



이것도 딱히 놀랍지 않았다. 이본 보네르만 하더라도 손시연과 그럭저럭 친분을 쌓고 있다. 대한민국에 머무르는 정도면 가벼운 애교라고 봐도 좋았다.



-그게 살짝 걱정이 되는 점이기도 하옵니다. 어차피 그들이 말하는 현자님은 도련님이 아는 현자님에 비해서 가벼운 수준. 연맹과 연합의 다툼에 비하면 아이들 장난이겠지요.

"너커의 정신은 충분히 박살 낼 수 있겠죠."

-바로 그것이옵니다. 단순한 소개가 아니라, 누군가가 직접 이야기를 할 필요성이 있사옵니다. 그 꼬맹이 앞에서는 적당히 말 조절을 할 수 있게 말이옵니다.

"송현이도 그 자리에 데려갈 거죠?"

-도련님께서 원하신다면요. 안 되겠군요. 짧은 시간이라도 그 사이에 수련을 열심히 시켜야겠어요.



.

.

.



'죽으려면 혼자 죽을 것이지!'



수련의 결과가 나타나기는 했다. 아직 누나인 김송아도 다루지 못하는 전음을 해낸 것이다. 아눕롤은 진짜 실력은 늘지 않고 쓸모없는 잡기(雜技)만 는다고 투덜거렸지만, 대단한 성취라고 할 수 있다.



비록 그 성취가 소리 없이 시우에게 불평불만을 터트리기 위한 것임을 감안해도 말이다.



그래도 시우는 충분히 이해해주기로 했다. 카닌과 너커를 위한 선발대에 김송현은 필수적이지도 않았는데도 끼인 건 전부 시우의 탓이니까.



그리고 선발대가 맞이한 첫 모임의 분위기는 확실히 시우와 김송현에게 불편한 분위기였다. 종족을 가리지 않고 다들 나름대로 짝이 옆에 둔 가운데, 그들만이 홀로 있었으니까.



아눕롤의 경우 분신체로 중앙에 세워두는 게 한계고, 적운흉풍도 마찬가지로 허상화를 한 상태로 있다. 이러니 커플들 사이에 끼인 총각 꼴이 된 것이다. 원래부터 관심이 있든 없든 충분히 주목받을 모습.



거기다가 완전히 초면인 시우와는 달리, 김송현은 어쨌든 안면이 있다보니 대화도 그 쪽으로 자주 몰린다. 이러니 김송현은 충분히 시우를 원망할 자격이 있었다.



그 원망을 전음으로 크게 내뱉는 가운데, 주변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답하는 김송현이었다.



"저기, 송현씨. 간만에 보는데, 이번에는 누나분이 오지 않았네요?"

"저...누나는 팀의 관리로 여러모로 바빠서요..."

"그렇군요. 그런데 그 사이에 마나의 힘은 많이 커지지 않았지만, 생명력이 더 세밀해지셨군요? 무슨 비결이라도 있나요?"

"어...음..."



안쓰럽기 그지없다. 지금 김송현에게 말을 걸고 있는 건 진짜 엘프였으니까. 봄의 새싹같은 밝은 초록색의 머리칼과 뾰족하게 옆으로 난 귀, 그리고 인간의 기준에서는 꽤나 아름다운 미모를 가진 그 종족 맞다.



남성인데도 여성스러운 외모와 그 외모에 걸맞는 조곤조곤한 말투를 이어가는 엘프에게 김송현은 뭐라도 잘못한 것처럼 기가 잔뜩 눌려있다.



이 불쌍하고 추한 모습을 여러모로 드러낸 덕분에 시우는 자신은 저러지 말아야 겠다며 마음의 준비를 제대로 할 수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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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 뻔뻔하게2 20.11.05 25 0 13쪽
152 뻔뻔하게 20.11.04 21 0 13쪽
151 누나들?10 20.11.03 21 0 13쪽
150 누나들?9 20.11.02 22 1 13쪽
149 누나들?8 20.10.30 21 0 13쪽
148 누나들?7 20.10.29 22 0 13쪽
147 누나들?6 20.10.28 25 0 13쪽
146 누나들?5 20.10.27 24 0 13쪽
145 누나들?4 20.10.26 25 1 14쪽
144 누나들?3 20.10.23 25 0 13쪽
» 누나들?2 20.10.22 29 1 13쪽
142 누나들? 20.10.21 37 0 13쪽
141 정령용6 20.10.20 42 0 13쪽
140 정령용5 20.10.19 23 0 14쪽
139 정령용4 20.10.16 28 0 14쪽
138 정령용3 20.10.15 32 0 13쪽
137 정령용2 20.10.14 25 0 13쪽
136 정령용 20.10.13 27 0 13쪽
135 정령과 용5 20.10.12 34 0 13쪽
134 정령과 용4 20.10.09 30 0 14쪽
133 정령과 용3 20.10.08 33 0 13쪽
132 정령과 용2 +1 20.10.07 35 1 13쪽
131 정령과 용 20.10.06 30 0 13쪽
130 인솔자들5 20.10.05 25 0 13쪽
129 인솔자들4 +1 20.10.02 30 1 14쪽
128 인솔자들3 20.10.01 34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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