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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님의 서재입니다.

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WritingBot
작품등록일 :
2020.05.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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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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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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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정령용2

DUMMY

"내가 봤을 때는, 흠, 그래도 화가 났을 때는 형이 블루베리보다 훨씬 더 위험한데."



어쩔 수 없다. 손시훈이 워낙 강한 탓이다. 그리고 블루베리의 뒤틀린 성격은 전부 다 손시훈에서 온 거다.



하지만 평상시에는 블루베리가 손시훈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종자인 입장에서 그녀는 손시훈을 대신해서 행동하는 면이 있으니 말이다. 어쩌면 정령들의 뒤처리는 그녀가 맡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지금 당장 '철 지난 유행어와 함께 블루베리 두둥등장!'이라는 말과 함께 나타나도 이상하지 않을 사람이다.



"왜 그러세요?"

"블루베리가 전이 마법으로 등장하는 상상을 해버렸어. 과거의 자신인 시를라 틴 캅생트의 흔적은 찾아볼 수도 없는 모습으로 말이야"

-시를라님께는 미안하지만 누구에게든 충분히 몸을 가볍게 떨만한 상상이군요.

-"흠, 저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문제가 생긴다면 다시 연락을 주십시오."-



슬슬 빠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지 연락을 끊는 제프 카넬리스였다. 덤으로 카닌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방금 그 말은 카푸스였다면 제발 그런 건 속으로만 생각하라고 핀잔을 줬을 소리니 어쩔 수 없다.



아무튼 이걸로 의사회가 나선다면 결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모두가 알게 됐다.



그리고 정령들은 단순히 그 사실을 알았다고는 믿기기 힘들 정도로 협력적인 태도를 보여주었다. 아무래도 정령용의 목을 쑤시기 위해서 팔을 일부로 내주는 인간이 있다는 건 여러모로 충격이었나 보다.



덕분에 지난 며칠 동안 얻어냈어야 할 정보를 몇십 분만에 한꺼번에 얻어낼 수 있었다.



-정령용의 외적 형태는 너커(Knucker)로군요.



실루엣만 힐끗 본다면 용종의 대표주자인 드래곤과 너커의 모습은 상당히 유사하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몸체는 드래곤보다 빈약하고, 팔다리는 조금 더 짧고 가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결정적으로 드래곤이 가지고 있는 날개가 그들에겐 없다.



물론 극한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용종인만큼 그를 대신할만한 나름대로의 방어수단이나 장기를 가지고 있다. 반드시 가지고 있는 건 어깨나 허벅지에 달린 지느러미나 골판, 뿔 같은 부속 장기들. 드물게 덩치가 작은 뱀들의 자기 보호 수단처럼 독을 가진 경우도 있다.



-그래도 러시아에서 진행됐던 호미와 가래 작전의 상황보다는 양호한 형태입니다.



러시아에서 손시훈이 처리했던 용은 드레이크(Drake). 드래곤(Dragon), 와이번(Wyvern)과 함께 용종중에서도 한 수 위로 취급받는다는 상위 용종 중 하나다. 확실히 그와 비교하자면 너커는 손쉬운 상대다.



"문제는 도주하는 걸 어떻게 잡느냐는 건데..."

-아직까지 사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이유지요.



만약에 진작에 죽이려고 했다면 중국 측에서도 어떻게든 죽일 수 있었을 것이다. 명색이 지구 1위의 인구수를 가지고 있는 국가인데, 아무리 정령용이라지만 너커 하나를 잡지 못하는 게 말이 안 되는 소리다.



하지만 어떻게든 너커를 생포하려는 행동이 지금까지 상황이 악화되기만 한 이유다.



-생포는 포기해야 합니다.



이론상 매혹적인 선택지 기는 하다. 단순히 S랭크의 몬스터를 테이밍 했다는 일은 국가의 자랑으로 삼아도 될 업적이다.



특히 지맥을 개발하는 중국에게는 지금까지의 모든 뻘짓을 역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적극적으로 이세계를 개발하는 중국에 있어, 환경을 마음대로 제어할 수 있는 정령용의 가치는 다른 국가에 비해서도 훨씬 더 크다.



거기다가 이미 비슷한 예시가 있어서 될 것 같다.



이미 지구에 용종과 관계를 맺은 테이밍 헌터도 있기 때문이다. 정령이 다른 이세계인이나 몬스터들보다는 인간보다 훨씬 더 친화적이니 정령용이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착각을 할 수 있다.



-아닙니다. 절대로 아닙니다. 그러니 제발-제발-제발-제발 그런 유혹에 혹시라도 빠지지 말아 주시길 바랍니다.

"혹시라도 몰아붙인다면..."

-그쪽이 먼저 배를 깐 다음 제자리에서 네 다리를 바둥바둥거리면서 항복 의사를 표시해도 의심해야 합니다.



제발-제발-제발-제발, 배를 깐 다음 제자리에서 네 다리를 바둥바둥거리면서. 평상시의 아눕롤하고는 목소리와 성격 모두 맞지 않는 표현이다. 분명히 이건 키잔트헤임의 데이터베이스에 기록된 것들이다.



아마도 키잔트헤임에서는 너커의 교화 가능성을 드레이크보다도 아래로 두고 있지 않을까. 그렇지 않고서야 기록을 한 사람의 빡침이 담긴 표현을 그대로 내버려 뒀을 리가 없다.



경고 및 정보 정리는 여기까지. 드디어 헌터들이 행동에 나설 때가 됐다. 그 행동이 시우에게는 어딘가 익숙한 구도로 다가왔다.



"또 이렇게 한 팀이네요!"

"그러게요..."

"시우씨는 그때 제 학생이었던 풋내기 헌터였는데 말이죠. 이제는 등을 기댈 수 있는 동료가 되다니... 청출어람을 경험하는 선생님의 마음이 이런 걸까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가벼운 농담이다. 각 의사회 지부의 에이스들이 모인 팀에 끼인 시우에게, 이본 보네르는 선생님의 역할을 해 주었다.



문제는 그 농담을 하기에 민감한 사람들이 좀 있다는 거다.



흥미를 보이는 카닌의 반응이 가장 양호한 반응. 가볍게 몸을 떠는 아눕롤의 분신체에서는 부럽다는 감정이, 뒤쪽에서 째려보는 갈리나의 시선에는 시기와 질투가 느껴진다.



'우리 만난 지 한 달도 안 됐어....'



그런데 왜 저 쪽은 그냥 친한 아줌마고, 자신이 진짜 이모나 고모라는 반응을 보내주고 있는지 모르겠다. 명색이 이본도 S랭크에 닿을락 말락 하는 헌터인데 너무 노골적이지 않나?



시우의 생각이 맞는지 이본은 바로 갈리나의 어깨에 자신의 팔을 걸쳤다.



"질투했어?"

"... 아냐."

"그런 것 같은데? 네 위치쯤에 있으면 내가 누구 명령으로 시우 씨에게 접근했는지도 알 텐데 말이야."

"몰랐는데. 니가 이렇게 말해서 알았어."

"몰라도 내가 말하기 전에 먼저 짐작을 해야 하는 게 네 위치지. 네 친구들 고생이 훤히 보인다, 야."

"그만해."



시선을 맞추려는 이본과, 그 시선을 피하는 갈리나. 마나를 뿜어내면서 나름대로 저항을 하고 있는데도 맥을 못 추고 있다. 그 상태로 격려를 한 마디, 압박을 한 마디 집어넣는 이본의 모습에 아눕롤은 감탄의 전음을 시우에게 내보냈다.



'당찬 모습이 마치 몇몇 성인과 현자분들의 자손분들을 보는 것 같군요. 저 소녀도 현자분의 제자이옵니까?'

'형이 목숨을 구해주고 대화도 종종 나눠본 사람이긴 한데, 원래 성격이 저래요.'



조금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그 성격을 믿은 자신의 형이 일부로 악우(惡友)의 역할을 맡겼다는 생각이 든다.



지인들을 꽤나 생각하는 손시훈에게 있어서 인간관계의 형성에 꽤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골장미 대원들은 충분히 걱정할만한 대상. 어떻게든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부탁할 수 있다. 이본에게도 그다지 거리끼는 부탁은 아니었을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을 하고 보니 이본에게 몰리는 이 상황이 그렇게 싫지는 않아 보이는 갈리나였다. 꽤나 어색하지만 나름대로 인간적인 온기를 느끼고 있는 모양이다.



그래도 상황이 다급하니 이만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시우였다. 저 두 사람은 명색이 정령용 토벌전의 대장과 부대장으로 선발이 된 사람들이다.



"흠흠"

"좋아! 잘 부탁해 갈리나! 시우 씨도 있는데 잘해보자!"

"그래."



본격적인 시작의 분위기는 친한 사람들끼리 어설프게 모인 헌터팀의 분위기. 그러나 본격적으로 '작전'이라는 것을 인식하자마자 갈리나의 눈빛이 완전히 바뀌었다.



러시아의 범죄 조직들이 한 번 가공하고, 손시훈이 완성해낸 인간 병기들. 그 예리한 면모를 갈리나는 거침없이 드러냈다.



그리고 부대장의 이본은 그 예리한 면모를 칼집처럼 부드럽게 감싸주고 있었다. 이런 세계 S랭크 연맹의 회원들의 모습에 밀리지 않게 국제 헌터 연합 소속의 헌터들도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



속으로는 다들 불편해하겠지만 겉으로는 완벽하게 팀워크를 이루고 있다



'현자님의 안목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자'

'네.'



겉만 본다면 손시훈이 함박웃음을 짓고도 남을 현상이다. 좋을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는 게 최선. 그 건과는 별개로 작전이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그들은 점점 험난한 곳으로 발을 딛고 있었다.



물이 풍부하다 못해서 넘쳐나는 땅. 흙이 반이고 물이 반인 늪지대가 가면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사람의 호흡을 방해할 정도의 후끈한 열기와 습기는 덤. 그와 함께 자연스럽게 태어나는 정령들은 끊임없이 헌터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었다.



팀원 중 카닌이 있다는 게 정말로 다행일 지경이었다. 물의 속성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녀가 어떻게든 지성을 부여해서 대화를 시도할 수 있으니 말이다.



자기네들의 대장은 강하다는 헛소리가 빠지지 않는 대화. 그 헛소리를 어떻게든 이용해서 신출귀몰하게 움직이고 있는 너커에게 조금씩 접근을 한 헌터팀은 드디어 그 모습을 눈에 직접 담을 수 있었다.



자신이 직접 만들어낸 늪에 몸을 푹 담그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태평하게 드러누워서는 얼굴을 늪 밖에 드러내고는 푹 쉬고 있는 게 정말로 한가로워 보인다.



-안전이 보장되었다고 생각하니 저 여유가 나온 거겠지요.



공격을 받으면 늪 밖에 드러난 얼굴을 바로 푹 담근 다음 녹아내린 땅을 파서는 굴을 만들어 도망치면 그만. 지금까지 그 방법으로 여유롭게 도망쳐 왔고, 그걸 저지하는 게 공략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시작은 손을 까닥이며 수신호를 보내는 갈리나의 손. 그리고 제일 먼저 카닌이 손을 앞으로 뻗으며 하늘색에 가까운 마법진을 만들어냈다. 그를 따라서 A랭크의 헌터들 또한 비슷하게 하늘색의 마법진을 펼치고 있다.



늪 아래의 땅바닥부터 천천히 얼려버리는 사전작업이다. 그렇게 자신의 퇴로가 틀어막히고 있는 줄은 꿈도 모른 채 여유롭게 숲을 들이쉬고 있는 너커가 숨을 내쉬자 뿌연 연기가 숨에 섞여 나왔다.



-원시적인 형태의 저농도 질식 작용제가 감지되었습니다.



바로 대응을 하는 헌터들. 사용하는 마법은 광범위한 정화 마법이 아닌, 개개인에게 적용되는 저항 마법이다. 혹시라도 너커가 주변의 환경 변화를 감지할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그렇게 저항 마법의 효과와 함께 텁텁한 공기를 뚫고 너커를 완벽하게 감싸는 포위망을 펼친다.



"자, 그럼 화끈하게 잠을 깨워 보실까."



시작으로 평상시 하고는 조금 다른 인챈트를 자신의 검에 휘두르는 이본. 파직 거리며 푸른 전깃줄이 흘러나오는 칼날이 서서히 늪에 가까워진다.



준비는 다 되어있다. 그물로 감싸듯이 이본의 칼날에서 흘러나온 고압 전류는 너커의 주변에만 맴돌 것이다. 명색이 용이니 물고기가 배를 드러내면서 둥둥 떠오르지는 않겠지. 그래도 바로 펄쩍 튀어나올 충격은 주고도 남는다.



<!!!!!!!!!!!!!!!>



일단 첫 반응은 그 예상대로였다. 전기로 온몸의 근육이 조이는지 부르르 떨리는 머리에서 비명 소리가 끓듯이 흘러나온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고개를 내밀기는커녕 늪 아래로 푹 담그는 너커였다.



적잖은 전기 충격을 받고 있는데도 늪 아래로 도주를 하려는 걸 보면, 첫 선택지가 도망인 게 그냥 습관이다. 아눕롤이 단호하게 생포를 포기해야 한다고 말한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위험한데...

"땅을 얼렸는데, 도망친다고?"

-단순한 지느러미로는 불가능하지요. 그런데 저 녀석은 어깨와 고관절에 뿔이 하나씩 돋아 있사옵니다.

"그렇겐 안 되지."



나름대로 미간을 찌푸리면서 집중하는 헌터들 사이에서 손동작을 바꾸는 카닌. 그리고 딱 봐도 어뢰(魚雷)처럼 생긴 물건들이 늪 속으로 쏘아졌다.



"잘못해서 터트리면 늪 밑바닥이 깨지는 거 아닌가요?"

"그러니 얼려야죠."



말하기 무섭게 서리가 늪 위를 덮기 시작한다. 그렇게 얼어붙은 늪을 4개의 뿔로 깨트리며 너커는 그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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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누나들?9 20.11.02 22 1 13쪽
149 누나들?8 20.10.30 21 0 13쪽
148 누나들?7 20.10.29 23 0 13쪽
147 누나들?6 20.10.28 25 0 13쪽
146 누나들?5 20.10.27 25 0 13쪽
145 누나들?4 20.10.26 26 1 14쪽
144 누나들?3 20.10.23 25 0 13쪽
143 누나들?2 20.10.22 29 1 13쪽
142 누나들? 20.10.21 38 0 13쪽
141 정령용6 20.10.20 43 0 13쪽
140 정령용5 20.10.19 23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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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정령과 용2 +1 20.10.07 35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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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인솔자들3 20.10.01 35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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