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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님의 서재입니다.

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WritingBot
작품등록일 :
2020.05.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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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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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8,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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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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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난관5

DUMMY

진짜 사적인 감정이 실렸다는 건 이런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런 동생에게 풍겨 나오는 살기를 느낀 시우는 자신도 모르게 사과를 던지고 말았다.



"미안하다! 시연아 미안해! 내가 그런 의도는 아니었어!"

"호오. 뭐가?"

"아까 전에 불편함을 느낀 거! 네가 나보다 딱히 힘이 센 건 아니니라는 말에 기분이 나빴어. 그래서 틱틱거렸다! 미안해."

"그게 왜?"



잠깐 표정이 의문에 의해서 살짝 풀린다. 그리고 스스로 해답을 찾자마자 시연의 더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그래. 그랬구나. 은근슬쩍 비적합자 차별을 한다고 느꼈구나."

"어, 저기 그게..."

"근데 그거 알아? 마나하고 힘은 완전히 별거라는 거. 알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직 몰랐는 모양이네. 그렇게 원하던 옥스 발처 써줄게. 힘싸움이 그렇게 하고 싶었나 보지?"

"잠깐..."



작은 오빠가 이렇게 말하든 말든 시연은 사정없이 옥스 발처를 마음껏 휘둘렀다.


.

.

.



-그, 저기

"..."

-뒤늦은 말이옵니다만, 옥스 발처는 기초는 쉽지만 숙련은 엄청나게 어려운 검법 중 하나이옵니다. 수수한 겉모습 때문에 눈에 잘 띄지 않을 뿐, 숙련된 검사는 1 대 1의 진검승부에서 힘으로 밀릴 일은 거의 없게 되지요.

"나는 동생에게 말도 안 되는 도발을 했던 것인가..."

-네



아무리 마이너하고 실전성과는 거리가 좀 있는 무술이라고 해도 그걸 제대로 익힌 사람은 일반인보다 강한 법. 그를 넘어 완전히 실전적 기술을 익힌 사람을 향해서 섣불리 날린 도발은 만용이라고 부르기에 충분하다.



이런 만용의 결과로 시우는 엉망진창으로 당한 채 뻗어버렸다. 단순히 몸만 당한게 아닌지 뻗어서 하늘을 바라보는 눈동자에는 힘이 살짝 빠져 있다.



그 옆에서 시연은 살짝 상처가 나 있는 자신의 검을 손보고 있었다. 그런 시연을 향해서 아눕롤이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저기, 아가씨. 화는 풀리셨는지요?

"누구에게 말이죠?"

-저나 도련님요.

"아직 오빠에게 화는 조금 덜 풀렸는데요."



동생의 말에 살짝 눈치를 살피던 시우의 고개와 시선이 바로 하늘로 돌아간다. 그런 작은 오빠를 흘겨보면서 시연이 자신의 불만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아눕롤도 들으셨겠지만, 저희 아버지는 저희를 제대로 가르쳤거든요. 그중 하나는 적합자로써 재능이 있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을 깔보지 말라는 것도 있었어요."

-그랬었지요. 칠현님께서도 말씀하신 적이 있사옵니다.

"그래서 나는 오빠를 비적합자라고 깔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는 것 같은데. 그나마 보호를 했다지만 그때의 오빠는 진짜 아무것도 없는 비적합자였었지?"

"미안해, 시연아!"

"설령 내가 깔봤다면 아빠가 그걸 몰랐을 리가 없고."

"죄송합니다, 아버지!"

"그런데 오빠는 나를 순간적으로 그런 쓰레기처럼 생각했다는 거네."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하늘을 바라보며 진짜 미안하고 죄송하다는 말 말고는 할 말이 없다.



시연의 말은 빈 말이 아니니까. 거기다가 비적합자에 대한 차별은 손시연이 손시훈을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기도 하다. 손시훈이 개인적으로 비적합자 차별을 하는 건 딱히 아니지만, 그가 의도적으로 비적합자 차별을 방치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런 동생에게 있어 비적합자 차별을 한다고 틱틱거린 건 굉장한 실례나 마찬가지였다. 이걸 알면 알수록 낯이 뜨거워지는 지라 시우는 조용히 아눕롤에게 전음으로 부탁했다.



'적당하게 말머리 좀 돌려주세요...'

-아가씨. 도련님께서 진짜로 아가씨의 말에 진지하게 그런 생각을 하셨겠습니까. 그냥 무의식적인 반발 때문에 한 언행이었겠지요.

"그래서 '그 녀석'과는 달리 '오빠'라고 불러주고 있잖아요? 나도 오빠에게 상당히 책임감을 느끼니까 여기서 끝난 거예요."

-흠흠, 그래서 저한테 난 화는... 풀리셨는지요?

"아눕롤에게는 제가 사과해야겠네요. 그때 말로 해도 됐었는데. 뭔가 그 때 짜증이 나서 좀 과격한 대응을 했어요."



한번 더 미안하다고 말하는 시우. 그런 오빠에게 시연은 당장 일어나라고 말했다.



아직도 서슬이 퍼런 분위기. 그 분위기에 시우는 일어나는 것을 넘어서 자세를 굳세게 다잡는 반응을 보여주었다. 그런 시우를 향해서 시연은 영혼이 들어가서 그런지 이런 면에서는 또 닮았다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솔직히 그런 면에서 따진다면 급발진을 한다는 점에서 시연이 시훈을 더 닮은 편이긴 하다. 이쪽은 왜 영혼도 복제된 게 없는데 이러는 걸까?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던 아눕롤. 그러다가 시연의 눈동자와 렌즈가 마주친 그녀는 회로에 정전기가 스쳐 지나가는 듯 한 짜릿함을 느낄 수 있었다. 도둑놈이 발 저린다고, 그녀는 바로 스피커로 시우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도련님. 좀 전의 아가씨의 그 검술에 대한 최고의 대처법은 무엇일까요?

"괜찮은 갑옷?"

-엑사크.. 정답이옵니다.



자기도 모르게 시우에게 말하는 시훈의 흉내를 낼 뻔한 아눕롤. 그 시도는 번뜩이는 시연의 눈빛과 함께 저지되었다.



그렇게 손시연이 노려보는 가운데 아눕롤은 해설을 이어나갔다.



-그렇지요. 속도를 엄청나게 살린 검이지만, 무게가 없사옵니다. 그렇기에 훌륭한 수준도 아닌, 괜찮은 수준으로도 대비가 충분하옵니다. 어찌됐든 그 부위들은 생명이 위험한 급소는 아니니까요.



일행의 주변에는 이미 극한의 예시가 있다.



바로 조미선. 따져보면 살짝 안 맞는 예시기도 하다. 어지간한 헌터라면 진작에 은퇴하고도 남을 부상을 입은 상태니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발목이 날아간 몸으로도 아직 현역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지금도 중앙 헌터 협회의 직원들과 함께 해골장미의 훈련을 받고 있지 않은가.



갑옷을 입고 있다면 그런 부상을 입을 걱정이 확실히 줄어든다. 몸으로 밀고 들어와서 상대방을 부술 수 있는 것이다.



-눈 또한 크게 보자면 그런 부위이옵니다.



그렇다. 눈이 위험한 건 눈의 부상이 곧 뇌로 이어지기 때문이지, '눈'만 없다고 해서 목숨을 잃지는 않는다. 거기까지 분석한 시우는 시연이 좀 전의 살벌한 검술을 썼던 의도를 말할 수 있었다.



"갑옷을 대신해서 내공으로 받아내라는 건가."

-그렇지요. 신체 전체를 강화할 필요는 없사옵니다. 그 부위만 강화하면 되지요. 호신강기까지도 필요 없사옵니다.

"그리고 그 요령을 눈에다가 적용한다."

"그래. 내가 처음 머릿속에 짠 계획은 그거였어. 최고의 상황은 오빠가 아눕롤의 힌트 없이도 그걸 떠올리는 거였지. 오빠가 쓸데없는 착각을 한 것에다가 아눕롤이 은근슬쩍 힌트를 줘서 이렇게 됐지만 말이야."



자연스럽게 자신의 급발진은 빼먹는다. 그에 오빠가 눈썹을 살짝 올리든 말든 시연은 자신의 할 말을 계속했다.



"옥스 발처는 쓸 필요가 없어. 마나의 압박에 대한 대처법은 힘싸움의 문제가 전혀 아니니까. 만약에 마나의 압박을 그렇게 쓸 정도라면, 그냥 아무 마법이나 쓰는 게 더 효율적이겠지. 이해했어?"

"대충"

"좋아"



동생의 신호와도 같은 말에 바로 내공을 움직여 표범과도 같은 무늬를 흩뿌리는 시우. 그러나 이어지는 시연의 동작에 시우는 바로 내공의 움직임을 비틀어 평범한 무지개무늬로 바꾸었다.



자세도 확실히 다른 자세지만, 몸의 여러 곳에 균형 있게 힘이 배치된 걸 본 거다.



저래서는 약점만을 살랑살랑 노리는 속도가 나올 수 없다.



대신 공격 하나하나의 연계가 훨씬 더 부드럽게 이루어질 것이다. 마치 먹잇감을 사냥하는 뱀이 사냥감의 방어를 파고들어 무는 것처럼 말이다.



이에 맞서려면 자신 또한 몸에 긴장을 빼고는 유연함을 불어넣어야 한다. 그 생각과 함께 일반적인 형태의 무지갯빛 무늬는 다시 형태를 바꾸었다.



마치 쇠사슬처럼 이리저리 꼬여서는 늘어진 무늬. 자신의 오빠가 그렇게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느낀 시연은 우선 시우를 향해서 일직선으로 달려들었다.



과연 어디로 방향을 틀 것인가. 오른쪽인가, 왼쪽인가, 상단인가, 하단인가. 아무튼 자신은 거리가 긴 창이고, 저쪽은 상대적으로 거리가 짧은 곡도니 결국 방향을 틀어야 한다는 것 정도는 확실히 알고 있다.



집중을 그렇게 하자 시간이 쭉 늘어나는 것 같다. 그리고 시우는 자신의 눈동자가 동생의 어깨와 무릎, 마지막으로 발목을 잡아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기본은 왼쪽으로 파고드는 것.



공격이 예상되는 부위는 손목이다. 목숨에는 지장이 없지만, 전투에는 지장을 주기는 충분한 부위 말이다.



하지만 힘이 들어간 무릎과 발목을 변화한 중심을 다시 정면으로 되돌릴 힘이 충분히 있었다. 창날로 곡도가 치고 들어올 궤적을 미리 막는다면, 바로 힘이 실린 다리로 땅을 박차며 태클을 날리겠지.



이 매서워 보이는 공격에 아눕롤의 한 렌즈가 살짝 확장되고, 시우의 입꼬리가 슬그머니 올라갔다. 그리고 그 둘은 똑같은 한 사람을 떠올리고 있었다.



비탈리아.



해골장미 내부와 불곰 대원들 사이에서는 기술의 비탈리아로 불린다고 했던가?



시연을 상대해보니 시우는 그 이명이 너무나도 잘 붙인 이명이라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비탈리아의 공격기 중 태반이 죄다 그런 공격들. 시우가 받은 기본기 훈련들은 죄다 그런 것들을 대처하는 방법을 스스로 깨닫는 것이었다.



동생분에게는 불행히도, 서순이 조금 안 좋았던 것이다.



확실히 창날로만 대응하려면 하면 어려운 공격이 있는 건 사실. 그러나 봉(棒)으로 생각하고 대응하면 어렵지 않은 것들이 많다. 이제는 그걸 잘 아는 시우는 창을 고쳐 잡고는 창대와 몸을 통째로 전진시키면서 대응하고 있었다.



결국 공격을 통째로 포기하고 물러나면서 중얼거리는 시연이었다.



"기술의 비탈리아..."



그리고는 고개를 돌린다. 그 고개가 향한 방향은 비탈리아가 지금쯤 있을 방향이다. 거기서 다시 고개를 돌린 시연이 중얼거렸다.



"나중에는 카리나하고 교대를 하던가 해야겠네."

"예? 저기, 아직도 화가 안 풀렸니?"

"그게 아니야. 힘의 카리나에게 훈련을 받아낼 수 있을 정도면 오빠는 눈부신 성장을 이룬 상태가 아닐까?"

"뭔가 평상시에 내가 너한테 섭섭한 거라도 한 적이 있냐?"

"아니라니까. 단지 욕심이 조금 있을 뿐이야. 오빠는 물론이고, 다른 팀장들도 지금 비탈리아와 함께 훈련을 하고 있을 것 아니야. 그런데 나는 못 받았잖아? 나도 한 번 직접 경험해보고 싶어서 그래. 헌터라면 당연한 욕심 아니야?"

-두 번 욕심냈다가는 작은 오라버님을 잡으실지도 모를 것



시우의 심정을 대신 표현해주는 아눕롤이었다. 뼈를 부러트리지는 않았지만, 카리나는 이미 시우를 기절시킨 적이 있으니 말이다.



그런 타당한 말을 하는 아눕롤을 시연은 째려보았다. 마치 좀 전에 자갈돌을 빠르게 쳐서 날리던 때의 그 눈빛이다. 이에 알고리즘 수준의 위협을 느끼는지 아눕롤은 말을 조금 돌렸다.



-같사옵니다만, 적합자가 아닌 헌터라면 어쩔 수 없는 욕심이겠지요... 그래도 다른 해골장미 대원들이 많을 텐데, 굳이 그 힘의 카리나를?

"모두가 기뻐할꺼야."

"뭐? 이건 니가 화내도 말해야겠어. 전부터 종종 느끼곤 했던 건데, 나보다는 니가 으근히 형을 더 닮았어."

"갑자기 그런 심한 말을? 내가 오빠보다 그 녀석하고 더 비슷하다고?"

"아냐? 형의 그 공리주의 사고방식이나, 너의 모두가 기뻐할테니 카리나와 교대를 하겠다는 말이나 뭐가 달라?"

"그, 다시 말하지만"

"듣기 싫어. 나한테는 평상시의 형이 늘어놓는 개소리 같거든."



본인도 딱히 부정하기는 힘든 모양이다. 얼굴이 꿈틀거려도 변명의 말은 바로 나오지 않고 있다.



동생이 그 반응에 시우는 자신의 기세를 끌어올렸다.



그리고 내공과 마나가 부딪히는 형태가 또 다시 바뀐다. 위에서의 아래로의 무늬가 아닌, 앞에서 뒤로 늘어지는 무늬, 그 용도는 본격적인 힘싸움을 위한 무늬다.



무늬뿐만이 아니라, 창을 자신에게 겨누면서 다리에 힘까지 준다. 이 모든 의도를 파악한 시연이 살짝 당황한 목소리를 흘렸다.



"잠깐, 나한테 돌진하겠다는 거야? 여기서 급발진 하겠다고?"

"니가 먼저 시작했어!"

"아니.."



피차일반이라고 시연이 말하기도 전에 시우의 발이 거칠게 땅을 박찼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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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진짜와 가짜 21.01.27 21 1 13쪽
211 우직하고, 굳세게4 21.01.26 19 1 14쪽
210 우직하고, 굳세게3 21.01.25 24 1 13쪽
209 우직하고, 굳세게2 21.01.22 21 1 13쪽
208 우직하고, 굳세게 21.01.21 26 1 13쪽
207 난관6 21.01.20 24 1 13쪽
» 난관5 21.01.19 24 1 13쪽
205 난관4 21.01.18 20 1 13쪽
204 난관3 21.01.15 22 1 14쪽
203 난관2 21.01.14 21 1 13쪽
202 난관 21.01.13 23 1 13쪽
201 전력을 다해5 21.01.12 21 1 13쪽
200 전력을 다해4 21.01.11 27 1 14쪽
199 전력을 다해3 21.01.08 41 1 13쪽
198 전력을 다해2 21.01.07 20 2 13쪽
197 전력을 다해 21.01.06 23 1 14쪽
196 잠깐의 평온6 21.01.05 24 1 13쪽
195 잠깐의 평온5 21.01.04 30 1 14쪽
194 잠깐의 평온4 21.01.01 29 2 13쪽
193 잠깐의 평온3 20.12.31 28 1 14쪽
192 잠깐의 평온2 20.12.30 29 1 13쪽
191 잠깐의 평온 20.12.29 29 1 14쪽
190 한 세계의 최후와 멸망9 20.12.28 41 2 13쪽
189 한 세계의 최후와 멸망8 20.12.25 24 1 13쪽
188 한 세계의 최후와 멸망7 20.12.24 27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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