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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님의 서재입니다.

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WritingB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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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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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12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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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전력을 다해5

DUMMY

"눈"

"응?"

"싸우면서 어떻게 눈을 계속해서 뜰 수 있는 거죠?"



시우의 말에 잠깐 멍하게 '그건 당연한 게 아닌가?'라는 표정을 짓는 비탈리아. 이 표정에 자신의 설명이 모자랐다는 것을 알고는 보충의 말을 덧대는 시우였다.



"그러니까, 교관님이 변신해서 힘을 끌어올리면 마나가 떨려요. 그와 함께 공기가 떨려서 시야를 가리죠. 이해했어요?"

"아. 무슨 말인지 알겠어. 그러니까..."



잠깐 비탈리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마나를 인식하니 시우가 비적합자라는 것을 인식하는 모양. 하지만 시우의 지속적인 대화로 정신을 다잡은 그녀는 흔들리는 눈동자에 힘을 주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마나로 인해서 떨리는 공기가 눈을 자극하는것에 대한 대처방안을 말하는 거지?"

"네."

"일단 나 같은 경우에는 적을 계속해서 '보고 있지' 않아."



이번에는 시우가 잠깐 멍한 표정을 지었다. 물론 좀 전의 비탈리아처럼 당연하다는 생각에 멍을 때리는 게 아니다. 과연 그게 가능한지에 대해서 생각을 하는 거다.



그리고 그는 충분히 비탈리아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결론을 내렸다.



"공기가 떨린다... 교관님의 경우에는 시각이 조금 교란이 돼도, 공기가 떨리는 것을 촉각과 청각으로 느끼는 걸 통해서 상쇄하는 거군요."

"거기에 일종의 직감으로 느끼는 것도 더해지지. 이론....상 너도 할 수 있을 거야. 어쩌면 너한테는 이게 더 맞을지도 몰라."



마나를 다스리는 힘은 생각을 기반으로 한 사고력이다.



반대로 내공을 다스리는 힘은 생명력을 기반으로 한 힘. 감각의 반응속도는 이 쪽이 훨씬 더 압도적이다. 당장 손시훈만 하더라도 심안(心眼)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행동을 하니 말이다.



시우도 단순한 기척으로 적이 어디에 있는지 정도는 짐작이 가능하다.



"그리고... 다른 쪽의 대처방안도 너라면 충분히 가능해. 눈에다가 보호막을 치는 거지."



이건 진짜 무슨 소리인지를 모르겠다.



눈에다가 보호막을 친다고? 그게 그렇게 간단한 일이었다면 눈이 괜히 급소가 되었을까?



"곰곰히 생각해봐. 세포가 모여서 조직이 되고, 조직이 모여서 기관이 되고, 이 기관이 모여서 기관계를 이루고 한 개체가 되지. 이건 모든 동물이라면 똑같은 거잖아?"

"그렇죠?"

"그래서 모든 기관, 장기는 똑같이 강화할 수 있어. 단지 조직의 차이가 있어서 강화 효율의 차이가 다를 뿐이야."



그래도 마나로 떨리는 공기로부터 눈을 보호할 수 있을 수준으로는 충분히 강화가 가능하다.



수영을 할 때 물안경을 끼는 것과 비슷한 원리. 그게 비록 상어의 이빨에서 몸을 지켜주지는 못하겠지만, 소금이 잔뜩 섞인 바닷물로부터는 눈을 충분히 지켜줄 수 있다.



"단점도 물안경과 비슷하지. 갑갑하고 가만히 있을 때의 시야가 줄어들어."

"상황에 따라서 어느 쪽으로 자신을 보호할지 선택을 해야겠네요?"

"그래. 이론은 여기까지. 실전으로 넘어가 볼까?"



말과 함께 비탈리아의 온 몸이 비틀리면서 부풀어 오른다.



이제는 슬슬 시우에게도 익숙해지고 있는 괴수의 형태. 머리의 반이 잘려나간 염소 뿔 달린 사자머리를 마주하는 것도 이제는 담담히 해낼 수 있게 됐다.



갑자기 눈과 피부가 따가운 건 정신적인 문제가 아니라 물리적인 문제다.



"평소보다 압박이 더 크군요."

-"이래야지 확실히 체감이 될 테니까."



비탈리아에게도 상당히 부담이 된다. 입으로 숨을 내쉬는 거야 누구나 하는 일이지만, 입으로 바람을 내뿜어서 사람을 넘어트리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과 비슷한 이치다.



최대한 빨리 집중해서 실마리를 잡는 것이 모두에게 이로운 일. 그에 빠르게 집중을 시작하며 자세를 잡는 시우를 보며 비탈리아가 고개를 살짝 갸웃거렸다.



-"벌써 자세를? 나도 힘조절은 하겠지만 아직 준비가 덜 끝난 것 같은데?"

"언제나 준비된 싸움을 할 수는 없다. 교관님도 그런 말씀을 하신 것 같은데요."

"맞는 말이야. 몇 번이나 말했지만 80%의 계획을 20%의 즉흥성으로 보충해야겠지?"



...



50%의 큰-그림과 50%의 돌발행동. 손시훈의 그 사고방식을 그나마 다른 사람들에게도 사용할 수 있게 완화시킨 버전이다.



일리 있는 말이긴 하지만, 워낙 그놈의 형에게 데인 일이 많아서 순수하게 받아들이기 힘든 시우의 눈썹이 꿈틀거린다.



다행이라면 시우의 이 모습을 받아주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 변신한 겉모습은 괴수고, 평상시에는 일반인에게 엄청난 낯가림을 함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사고방식은 의외로 일반인에 가까웠다.



그렇기에 그녀는 시우의 변화한 표정에 구질구질하게 말을 덧붙이는 대신 함성을 질러 기합을 넣어주었다.



-"!!!!!!!!!"



한 치의 지성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짐승의 울음소리다. 그를 내질러서 기선을 제압한 괴수는 몸을 조용히 낮추고는 시우를 중심으로 삼아 원을 그리며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에 맞서 시우도 정신을 집중하면서 창을 쥔 손에 힘을 불어넣는다.



비탈리아와 며칠 동안 단 둘이서 함께한 시간은 시우에게 많은 자극을 주었다. 계속되는 패배라는 자극은 마냥 긍정적이지 않았지만, 더 강한 힘에 손을 뻗게 부추기에는 충분할 정도로.



이전까지는 자신이 단순히 아는 것 이내에서 공부를 했다면, 이제는 뭔가를 더 찾아 나설 정도로 말이다.



무공에 대한 전문적인 도서관은 없지만, 대신 그 데이터베이스가 있는 아눕롤이 있으니까. 그렇게 자료를 원하는 도련님에게 아눕롤은 마음껏 자신이 제공할 수 있는 모든 자료를 제공했다.



그렇게 받은 수 많은 자료들 중 하나를 떠올리며 시우는 숨을 깊게 마신 숨을 내뱉었다.



.

.

.




"야, 야, 야, 야. 마나 측정기 켜. 빨리."

"아, 알겠으니 때리지 마요!"



등을 두드리면서 닦달하는 시훈의 말에 집중을 하는 김송현이었다.



말이야 단순하게 측정기를 켜라는 소리. 하지만 하는 행동은 단순히 머릿속으로 스위치를 누르는 간단한 일이 아니니까. 그 과정은 꽤나 복잡하다.




요약하면 광학 센서를 마나 센서로 전환시키고, 정말로 미약한 마나의 잡음은 전부 차단. 거기에다가 이를 또 영상화시켜서 변환을 해야 한다.



"영상화 변환은 꼭 해야 해요? 무공은 아직 함부로 공개할 자료가 아니라면서요."

"중앙 헌터 협회에게 공개하는 게 함부로 공개하는 거냐?"

-하라면 좀 해라 계약자여. 너도 공부가 되고 좋은 일 아니겠느냐.



덧붙여지는 아눕롤의 닦달에 김송현은 쓰읍 거리면서 작업을 마무리했다. 그러자 한쪽에 설치된 거대한 모니터에 기묘한 영상이 출력되기 시작한다.



푸른색의 고운 입자가 휘날리는 바람이 투명한 무언가에 부딪혀서는 완전히 비껴 흘러가는 모습. 그 모습을 보면서 한 헌터가 질문을 건넸다.



"그런데, 그 홍류선법이라는 무공으로 흘러도 되는 거 아닙니까? 그 무공은 확실하게 내공과 마나를 충돌시키는 무공이라고 하셨잖습니까?"

"단순히 마나 차단이라면 그 편이 제일 효율적이겠지만, 시야를 너무 가리잖습니까."



홍류선법은 그냥 써도 휘황찬란한 무지갯빛을 휘날리는 무공이다.



손시훈의 이 핀잔에 머쓱한 표정을 짓는 헌터. 조금만 생각해봐도 스스로 이 답을 내놓을 수 있었을 것이다. 상당수의 헌터가 그런 시선을 담아 섣불리 질문을 던진 헌터를 본다.



그 시선을 다시 자신에게 집중시키기 위해 손시훈은 박수를 짝짝 쳤다.



"자. 아무튼 여러분의 불만은 이해합니다. 시우 혼자서 비탈리아를 독점하고 있으니까요."



러시아에서 온 해골장미 대원들은 총 다섯. 당연히 대한민국 중앙 헌터 협회의 헌터들 수가 더 많으니 일 대 다의 구도가 갖춰지고 있다.



여기서 예외 사항이 있다면 라자르가 담당하고 있는 김송현과 비탈리아가 담당하고 있는 손시우가 되겠다.



하지만 김송현은 여러모로 이해를 해 주는 중앙 협회의 헌터들이었다. 아무리 봐도 김송현은 특출난 재능을 썩히고 있는 편이었으니까. 저렇게 해서라도 정신을 차려야 하지 않겠냐는 공감대가 금방 형성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라자르라고 해서 계속해서 김송현만을 담당하고 있는 것도 아니며, 해골장미 대원들이 종종 테러리스트 역할을 한 훈련에서 김송현은 도저히 뭔 짓을 저지를 지 알 수 없는 인질 역할까지 해주고 있었다.



이와 달리 시우는 계속해서 비탈리아의 집중 교육을 받고 있다. 그에 자연스럽게 편애가 심하지 않냐는 소리를 흘리는 몇몇 사람들에게 시훈은 시우 또한 김송현만큼 특별하다는 무언가를 보여준 것이다.



"여러분이라면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겁니다. B랭크 상위권 이상의 헌터들이 마나의 압박을 견뎌내는 모습을 관측하는 걸 말이죠."



일반적인 경우라면 무슨 색이 됐든 간에 측정기에서 비탈리아의 마나에 저항하는 또 다른 마나의 움직임을 눈으로 관찰할 수 있다. 하지만 측정기에서 출력된 값을 표시해주는 모니터에는 지금도 비탈리아의 마나인 파랑색만 보여주고 있었다.



.

.

.




시야는 여전히 살짝 뿌옇게 흐려져 있다. 그래도 눈의 따가움은 완전히 사라졌다.



그렇게 선명하게 뜬 눈으로 천천히 자신의 움직임을 쫓아가는 시우를 보며 비탈리아가 말했다.



-"중간 단계까지는 해냈네."

"중간단계라."

-"적을 기척으로 계속해서 감지하는 것, 그리고 눈에다가 보호막을 치는 것. 둘 다 우선적으로는 전신에 마나...를"



시우의 경우에는 정확히 내공이지만, 큰 원리에는 변화는 없다.



다만 비탈리아의 인식에 살짝 문제가 있을 뿐. 낯가림이 다시 도지려고 하는 자신에게 '시우는 특별한 고유 마법을 가진 적합자다'라고 임시를 준다. 그렇게 진정을 한 비탈리아가 설명을 이어갔다.



-"전신에 마나를 흘린 것을 어떻게 연계하는지가 결정되지. 눈에도 제대로 마나를 흘리면 안구 보호막이 되고, 촉각과 청각과 연계하면 기척 감지가 되는거야."

"되고 있는 거 아닌가요?"



방금 그 질문은 비탈리아에게는 해서는 안 될 질문이었다.



질문 자체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질문인데, 받는 사람이 문제. 본래의 모습이었다면 정말로 잔잔한 미소였겠다만, 머리의 반쪽이 사라진 염소뿔 달린 사자괴수의 미소라 정말로 섬뜩하다.



악의는 없다는 것을 알지만 바로 후회를 하는 시우의 앞에서 비탈리아의 어깨가 뒤로 살짝 빠졌다. 아무래도 행동으로 알려주려는 모양. 그에 후회를 바로 집어던지고 빠르게 머리를 돌리는 시우였다.



공격 자체도 꽤나 까다로운 횡으로 휩쓸기. 상식적인 사정거리 바깥에서 팔을 쭉 늘리며 채찍처럼 휘두르는 공격이다.



더 까다로운 건 응용이 참 무궁무진하다는 것. 저게 단순한 휩쓸기라는 것만 알지 어깨가 뒤로 빠진 동작만으로는 상단인지 중단인지 하단인지 구분이 불가능하다.



구분이 되는 건 팔꿈치 부분이 쭉 늘어나면서 본격적인 공격이 시작된 이후다. 그 전에 미리 공격의 반대 방향으로 회피기동을 시작한 시우는 자신의 다리를 향하는 팔을 보고는 재빨리 공중제비를 돌며 위로 뛰어올랐다.



자세를 무너트리는 하단 휩쓸기다.



그 휩쓸기를 쓴 반동으로 몸을 회전시키는 비탈리아. 공중으로 뛰어오른 시우의 몸을 향해 바로 상단 휩쓸기를 쓸 모양인가 보다. 이래서 이 공격이 까다롭다. 그 생각과 함께 시우는 빠르게 창대를 움직였다.



이 시점에서 방어는 불가능. 속력과 체중이 제대로 실리지 않은 첫번째 휩쓸기도 회피를 선택했는데, 제대로 속력과 체중이 붙은 두번째 휩쓸기를 막아낼 수 있을리가 없다.



그런 이유로 창대가 향하는 곳은 비탈리아의 팔이 아닌 땅이다. 장대 높이뛰기를 하는 것처럼 땅을 짚으면서 다시 도약하는 것이다. 그렇게 두번째 휩쓸기를 피하면서 피탈리아에게 또 다시 다가간 시우였다.



세번째 휩쓸기를 하기에는 상당히 가까워진 상태. 짐승형 몬스터에게 함부로 파고드는 건 자살 행동이나 마찬가지지만, 휩쓸기를 하면서 허리와 등을 비치고 있다면 꽤나 다르다.



그렇기에 비탈리아는 한 쪽 발로는 회전하는 몸을 멈추고, 다른 쪽 발로는 땅을 박차며 시우에게 뛰어든다. 본격적인 접근전은 이쪽이 훨씬 더 우위니까.



자연스럽게 남아있는 한쪽 눈의 안광이 번뜩인다. 옆쪽의 잘려나간 끔찍한 꼴이 아니더라도 절로 숨을 들이킬 정도로 기세가 실린 안광. 시우는 그 안광을 끝까지 노려보면서 비탈리아의 명치를 향해서 창을 내지른다.



뼈도 당연히 없는 근육과 근육이 만나는 사이의 틈. 훈련이라서 더더욱 맞아줄 수 없기에 비탈리아의 팔을 재빨리 아래로 내려가서 창대와 엮인다.



그리고 힘을 주자 괴수의 근육에 엮인 창대에서 '뿌득'하고 작은 신음소리가 퍼졌다. 그에 재빨리 창대를 놓는 시우.



하지만 그걸로 멈추지 않는다. 전력을 다해야 하는 시작점은 여기서부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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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 우직하고, 굳세게2 21.01.22 21 1 13쪽
208 우직하고, 굳세게 21.01.21 26 1 13쪽
207 난관6 21.01.20 24 1 13쪽
206 난관5 21.01.19 24 1 13쪽
205 난관4 21.01.18 20 1 13쪽
204 난관3 21.01.15 22 1 14쪽
203 난관2 21.01.14 21 1 13쪽
202 난관 21.01.13 23 1 13쪽
» 전력을 다해5 21.01.12 22 1 13쪽
200 전력을 다해4 21.01.11 27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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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 전력을 다해 21.01.06 23 1 14쪽
196 잠깐의 평온6 21.01.05 25 1 13쪽
195 잠깐의 평온5 21.01.04 30 1 14쪽
194 잠깐의 평온4 21.01.01 29 2 13쪽
193 잠깐의 평온3 20.12.31 28 1 14쪽
192 잠깐의 평온2 20.12.30 29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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