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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들맨 님의 서재입니다.

운명의 사람이 소원을 이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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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레이들맨
작품등록일 :
2021.05.15 22:05
최근연재일 :
2021.07.22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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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0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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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17) 하건에게 찾아온 마지막 기회

DUMMY

하건은 틈틈이 아리와 이야기할 기회를 노렸지만 좀처럼 기회가 나지를 않았다.

그러는 사이 ‘죽음의 피피티 엠티 (PPT·MT)’ 촬영 일정도 후반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이제부터는 실제 산장에서의 촬영과, 마지막 세트 촬영만이 남아있었다.

두 장소라 해도 영화의 상영 분량이 이곳에 몰려 있어서, 하루 일정의 밀도가 전반보다 훨씬 빼곡했다.


황태식 감독은 하건을 비롯해 캐스팅이 잘 된 것은 기뻤지만, 출연료를 할인받았다고 해서 연출에 대한 고집을 타협하지는 않았다.

감독은 매일같이 일정의 한계에 도전하는 사람처럼 시간을 들여 촬영했다.

같은 장면을 수십 번 반복해서 찍기도 했다.

처음에는 의아하게 생각했던 하건도 덕수 옆으로 가 촬영본 영상을 보면 납득이 되었다.

감독이 힘들게 오케이를 준 컷이 더 좋았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피곤하지만 보람 있는 나날이었다.


다만 아리와 이야기할 시간은 정말로 없었다.

하건이 메이킹 또한 소홀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건은 아리와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매니저를 대상으로 한 기획들을 가져왔었다.

현장 프로듀서와 매니저들에게도 사전에 이야기가 된 내용들이었다.


우리 기획사 소개, 배우의 메이크 헤어 스타일리스트 소개, 우리 배우에 대해 한마디, 좋아하는 감독, 좋은 현장 싫은 현장 등등.

그렇지만 자칫 잘못하다가는 하나도 못 물어보고 촬영이 끝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래도 매니저 인터뷰,

한 번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해야 되는데···.’


특히 산장 촬영은 근처 숙소에서 출퇴근하며 다 같이 모여 생활하게 되어있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절호의 기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때 하건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바로 남동생 같은 매니저를 불러 진지하게 제안했다.


“야, 날도 더운데 내가 밥차 함 쏠게.

회사에 말 좀 전해주라.”


아리에게 말을 걸 겸 다 같이 수고하는 사람들에게도 힘을 주는 하건의 작전이었다.


* *


공교롭게도 하건이 밥차를 부른 날은 유난히 촬영이 더뎠다.


프로듀서가 하건에 대한 감사인사를 공표하자 저녁 시간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밤 9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하건의 관심은 아리가 앉을 자리와 타이밍이었다.

그녀에 맞추어 자연스럽게 그녀 옆으로 갈 셈이었다.

그런데 광재가 아리에게 뭔가를 말하는 것이 들려왔다.


“아리스 가서 소주 3병만 사다 줘.

과자 조금 하고.”


하건은 귀를 의심했다.

밥차에는 뜨끈뜨끈한 삼계탕이 준비되어 있었다.

아리는 자신과 이야기를 하기는커녕 그것조차 못 먹고 현장을 떠났다.


산장의 촬영 장소는 외진 곳이었다.

식료품 하나를 사려고 해도 차로 3,40분은 가야 했다.

문 연 가게가 없어서 그녀는 고생을 해야 할지도 몰랐다.


예상했던 시간보다 늦어져 밥차 보고 기다려 달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광재는 아리가 없는 동안 삼계탕을 먹으며 여자 조감독 하고 즐겁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하건도 그 모습을 보았지만 어떤 말을 할 자격은 없었다.


짧은 식사시간이 끝나고 곧바로 촬영에 들어갔다.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하건은 아리를 기다렸다.

심야 촬영에 들어간 후 한참이 지나서야 아리가 돌아왔다.


모르긴 몰라도 그녀는 밤의 산길을 운전하느라 피폐해 보였다.


그날 밤 하건은 숙소 밖에서 광재가 여자 조감독과 술을 마시고 웃는 목소리를 들었다.

그 둘이 그날부터 사귄다 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분위기였다.


‘최아리.

이게 보람 있게 사는 거냐···.’


우리 배우에게 하고 싶은 말.

매니저 인터뷰에서 단 하나밖에 물어 불 수 없다면 그걸 물어보기로 했다.


아리가 최광재에게 어떤 말을 하는지는 상관없었다.

그게 그녀의 연기보다 가치가 있지 않기를 바랐다.

그녀와의 대화는 거기서부터 시작하면 좋을 거라 생각했다.


* *


나무탈은 아리와 광재와 하건이 같이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영혼이 돌아온 경일을 떠올렸다.

그는 새롭게 태어난 것처럼 광재와 아리에게 굉장히 잘해주고 있었다.

자산관리도 제대로 하면서 작게나마 사업도 다시 시작해 있었다.


광재의 미라는 지금도 경일에게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명희가 살아있을 때 놈이 그녀를 건드릴 수 없었던 것과 연관이 있을 것 같았다.


나무탈이 기대한 것은 하건이 아리에게 그런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경일 덕분에 명희가 괜찮았다든지 그 반대라든지 말이다.


촬영장이 옮겨질 때마다 나무탈도 그곳 상공에 떠 있었다.


그러나 아리에게서 미라의 잿빛 모래 손이 나오지는 않고 있었다.

놀고 싶어 하는 광재와, 광재가 잘되길 바라는 그녀 사이에서 균형이 계속 유지되고 있을 뿐이었다.


예전에 아리가 미라를 이겨냈을 때는, 나무탈은 그녀에게 다시 미라를 붙여야 해서 미안하고 싫었다.

그렇지만 아리가 미라를 이겨내지 못하고 있는 지금은 지금대로 안 좋은 마음이었다.


최근에 아리가 정신과 체력을 소모하는 것을 보고 나무탈에게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그건 연극을 그만두고 난 후 일하던 시절 현섭의 모습이었다.

이유는 한 가지가 아니었지만 몇 년 후 현섭의 몸은 망가지고 말았다.


어제는 특히 그녀의 체력 소모가 심했다.

술을 찾아서 헤매듯 운전한 것은 타격이 컸다.

가게를 찾지 못해 왕복 두 시간 이상 걸리고 말았다.

그녀는 평상시에도 안 좋은 일을 많이 겪고 있었기 때문에 광재의 차를 운전할 때는 몇 배로 집중을 하며 신경을 곤두세웠다.


밤의 산길은 말할 것도 없었다.


* *


기획사나 배우에 관해 메이킹 인터뷰가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는 아리도 들었다.


하건이 왔을 때 아무렇지도 않은 척을 하려고 했다.

그래도 그 살가운 중저음을 들었을 때는 순간적으로 잠이 달아났다.

그녀는 긴장이라고 여겼지만 그건 두근거림이었다.


내용은 별거 아닌 것이었다.

팬이 좋아할 만한 혹은 이제부터 새로 팬이 될만한, 광재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최 배우님은···.

되게 고운 남자예요.

심성도 말도··· 행동도···.”


아리는 과거형으로 말할 뻔한 걸 잘 참고 말했다.

하건은 더 이상 묻지 않고 다른 매니저에게로 갔다.


아리의 기분 탓인지 자기만 더 짧은 것 같았다.

그리고 다른 매니저들은 막 소리도 지르고 웃음도 터졌는데 자신은 그냥 평범하게 끝났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다음 촬영이 최소인원으로 진행되어 매니저가 현장에 가지 않아도 되었다.

아리는 재빨리 차로 가 쪽잠을 청했다.

그리고 잠시 동안 기절한 듯 자고 일어난 뒤에 깨달았다.

아까는 하건이 더 많이 물어봤다 해도 그녀에게 대답할 힘이 남아있지 않았었다.


* *


아리에게 이것저것 물어볼 생각에 하건의 머리는 차가웠고 그 마음은 뜨거웠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은 어둡느니 미소가 없느니 이전의 문제였다.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이 피곤해했다.


‘며칠 매니저 일하는 거 보았는데 보람 있으세요?’

‘연기는 진짜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으신 거예요?’

‘솔직히 제가 봤을 때는 매니저보다 연기하는 게 더 맞으시는 것 같아요.’


등등 그녀에 대한 질문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아리의 대답도 틀에 박힌 듯 다른 어떤 매니저보다도 재미없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지금 그녀에게 필요한 건 휴식이었다.


하건은 다른 사람 모르게 황태식 감독에게 상의했다.

집중을 위해 매니저를 현장에 들이지 말자고 제안했다.

그럴 필요는 전혀 없었지만 아리를 위한 거짓말이었다.

태식에게는 별 상관없는 부분이었지만 배우가 연기를 더 잘하기 위해 그 정도 협조는 할 수 있었다.


하건과 아리는 끝내 속내를 풀지 못했고 어느새 산장 촬영도 끝나버리고 말았다.


* *


예전에 햄릿 오디션에서 하건과 아리가 함께 했었다.

나무탈은 그때 아리에게 붙은 미라의 접착력이 떨어졌던 경험을 이번 현장에서도 하길 바라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틈이 나는 대로 하건과 아리와 광재의 기억까지 확인해가며 그들의 진척상황을 살폈다.


현재 나무탈의 유일한 삶의 의욕이었다.


하지만 하건이 근처에 있는데도 아리는 한 번도 미라를 떨쳐내지조차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산장 촬영 막바지 때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이 찾아왔다.


하건이 많은 계획을 해온 것을 알고 있던 나무탈은 그가 아무것도 실행에 옮기지 않은 것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여차하면 하건의 즐거움을 이용해 도와주고 싶었지만 아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도 그녀의 짧은 잠을 위해 아무 말하지 않는 것을 선택하는 그가 답답했다.


어느덧 산장 촬영이 끝나고 스튜디오의 세트 촬영이 시작되었다.


나무탈은 하건과 아리가 같은 공간에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는 지금 있는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찾기 위해 다시 한 번 꼼꼼히 소원 관계자들의 기억을 살펴보았다.


지금까지의 하건과 아리의 정보를 토대로 둘이 밀접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시나리오와 이제부터 촬영할 부분도 나무탈의 머릿속에 들어왔다.

감독과 하건의 회의, 덕수의 지나가는 말들도 힌트가 되었다.


그 속에서 연기는 표정이 중요하지만 몸짓 하나하나 가 중요하다는 말을 붙잡았다.


그때 아리와 하건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그려졌다.

귀신 할머니 역의 중년 여성은 성실한 배우였다.

그녀에게도 계획이 있을 테고 작품에서 이루고자 하는 것이 있을 것이었다.

나무탈은 미안했지만 선택지가 이것뿐이었다.


이번 감독의 연출 버릇과 앞으로 남은 장면들을 고려해 시간을 계산했다.

이미 나무탈도 촬영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되어 있었다.

되도록 적은 사람에게 피해를 주게끔 가장 적절할 때를 골랐다.


나무탈은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 그녀의 오른팔을 잡았다.

아주 짧은 순간 그의 잿가루가 그녀의 팔로 스며들어갔다.


* *


이번 작품 제작비의 많은 부분이 세트를 꾸미는데 들어갔다.


세트는 동아리 멤버들이 비일상적인 행동을 하는 장소였고, 복수를 하려는 인간들이 그 산장의 초자연적인 현상을 꾸미는 뒷공간이었다.


하건은 머리로는 아리를 포기한 상태였다.

그런데 마음이 너무 걸렸다.


최악의 경우 촬영이 끝나고 단도직입적으로 술 한잔 하자고 할 생각이었다.

그녀가 안된다고 하면 그걸로 끝이었지만 방법은 그것뿐인 것 같았다.


감독을 포함한 스탭들이 이번 세트 촬영을 가장 중요시하고 열심히 준비했다는 것은 덕수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다.

하건이 맡은 주인공 ‘혁수’로서도 중요한 씬이 가득한 장소였다.

아무리 하건이라도 여기서부터는 다른 것을 신경 쓸 여유가 전혀 없어지고 말았다.

메이킹도 덕수의 후배가 거의 대부분을 맡아주었다.


그렇게 시작한 세트 촬영도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었다.

남은 것은 혁수가 귀신인 줄 알았던 할머니 ‘순옥’에게 끌려가며 살해 당하는 씬 뿐이었다.

지금까지 죽었던 대학생들의 시체가 겹겹이 쌓여 있는 장면도 섞여 있어서 광재를 포함한 배우들도 아직 현장에 있었다.


순옥은 처음에 죽은 대학생 ‘선희’의 엄마였다.

이번 동아리 때문에 쌍둥이 두 딸을 다 잃게 되어 이성을 완전히 잃고 분노한 상태였다.


그런데 당일날 순옥 역, 베테랑 여배우의 컨디션이 갑자기 안 좋아졌다.

특히 오른쪽 팔이 제대로 올라가지도 않는 상태가 된 것이었다.


리허설을 해보았다.

순옥은 마취되어가며 발버둥 치는 혁수를 제압하고, 그를 질질 끌고 긴 통로를 걸어가는 등 액션 연기를 해야 했다.

역시나 움직임이 제대로 되지를 않았다.

일정의 압박이 심했기 때문에 감독도 드물게 당황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때 옆에서 지켜보던 하건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마침 베테랑 여배우의 신장이 꽤 컸던 것이다.


“감독님?”

“어?”


태식은 하건과 구면이었기 때문에 연출할 때 편하게 말을 놓았다.


“괜찮으시면 제 의견 좀 들어봐 주실 수 있을까요?”


태식은 힘들게 온 과정을 여기서 헛되이 하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누구라도 좋았고 어떤 의견도 좋았다.


“대역 쓰는 건 어떨까요?”

“야. 나도 그러면 좋지···.

근데 이제 와서 누구를 어떻게 구하냐?”

“혹시 최아리라고 아세요?

옛날에 봄 다시 봄에서 아역으로 나왔었는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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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에필로그 (최종회) 운명의 사람이 소원을 이룰 때가 오기 전에 21.07.22 21 0 15쪽
54 제3장 (마지막) 무수히 피어있는 빛의 잎사귀 21.07.21 20 0 21쪽
53 제3장 (5) 그 옛날 나무탈이 된 필이 21.07.20 25 0 16쪽
52 제3장 (4) 하얀이의 소원, 필이의 소원 21.07.19 21 0 15쪽
51 제3장 (3) 창백한 얼굴의 청년과 한 가지 소원 21.07.18 24 0 13쪽
50 제3장 (2) 그 옛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21.07.15 26 0 14쪽
49 제3장 (1) 그 옛날 필이와 하얀이 21.07.14 33 0 12쪽
48 제2장 (마지막) 다시 만난 하건과 아리 21.07.13 26 0 18쪽
47 제2장 (23) 모든 것을 건 나무탈의 연기 21.07.12 21 0 16쪽
46 제2장 (22) 현섭이 되어 만난 하건 21.07.11 22 0 15쪽
45 제2장 (21) 인정할 수 없는 장례식 21.07.08 30 0 15쪽
44 제2장 (20) 하건안에서 변하지 않은 아리 21.07.07 25 0 16쪽
43 제2장 (19) 두 사람의 피 분장 기념사진 21.07.06 24 0 12쪽
42 제2장 (18) 감독 오케이 속에 하건과 아리 21.07.05 27 0 14쪽
» 제2장 (17) 하건에게 찾아온 마지막 기회 21.07.04 25 0 13쪽
40 제2장 (16) 주연 겸 메이킹 박하건 21.07.01 31 0 16쪽
39 제2장 (15) 하건의 봄 다시 봄 21.06.30 30 0 14쪽
38 제2장 (14) 나무탈의 분노와 행복을 빈 여자 21.06.29 31 0 15쪽
37 제2장 (13) 나무탈의 적극적인 행동 21.06.28 24 0 15쪽
36 제2장 (12) 회의적인 나무탈과 김상철 21.06.27 30 0 13쪽
35 제2장 (11) 현섭의 소원을 위한 조정 21.06.24 25 0 12쪽
34 제2장 (10) 오디션, 아리와 하건 페어 21.06.23 28 0 17쪽
33 제2장 (9) 하건이 아껴둔 카드 21.06.22 27 0 13쪽
32 제2장 (8) 나송화와 아리스 21.06.21 27 0 14쪽
31 제2장 (7) 아리와 스치는 하건 21.06.20 26 0 15쪽
30 제2장 (6) 아역 탤런트 최아리의 끝 21.06.17 29 0 14쪽
29 제2장 (5) 나쁜 날들과 상관없는 하건 21.06.17 41 0 14쪽
28 제2장 (4) 즐겁지 않은 나무탈 21.06.16 38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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