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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제국(白衣帝國) 2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2inro
작품등록일 :
2017.02.21 19:12
최근연재일 :
2017.05.09 15:42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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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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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66,453

작성
17.02.2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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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서쪽의 기회주의자(1)

DUMMY

백의제국 2.12 - 서쪽의 기회주의자(1)




제국 19년 11월 17일 오후 1시 대한제국 수도 서울 국방부 회의실



회의실의 분위기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벽에 걸려 있는 지도 곳곳에는 러시아군을 상징하는 빨간색 화살표들이 그려져 있었다. 최인수는 침울한 표정으로 대경에 있는 말들을 남쪽으로 옮겼다. 그리고 러시아군의 말들을 대경으로 옮겼다. 불과 1시간 전에 대경이 완벽히 적의 손아귀에 떨어졌었다. 예정된 결과였으나 막상 겪으니 그렇게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다.


"이번에 필리핀이 참전 의사를 밝히기는 했으나 아마 폐하께서는 소규모 병력만 승인하실 것 입니다. 아직 필리핀은 한참 발전 중인 신생국이니..."


오늘 오전 8시에 필리핀 대사인 그레고리아 데 헤수스가 필리핀 대통령을 대신하여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아직은 의견 조정 중이라 확정된 바는 없으나 이민호처럼 다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북부 전선 사령관 겸 동만주 집단군 사령관인 김문신은 동부 전선 사령관 겸 한반도 집단군 사령관인 온새미로를 보았다.


"언제 즈음이면 동부 전선에 도달 합니까? 저희 집단군으로 두 개 전선을 맡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김문신은 정말 애가 타는 상황이었다. 적은 많은데 안 그래도 적은 병력이 분산 되어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동만주 집단군 예하의 제3군 상황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애가 타는 것은 온새미로 역시 마찬가지였다. 공군의 봉황 200까지 부탁하여 병력과 물자를 옮기고 있는데, 이게 보통 일이 아니었다. 한반도 집단군의 규모는 다른 두 집단군의 규모보다 클 뿐더러 전차사단까지 보유 중이다. 제한된 수송력으로 이 모든 것을 한번에 옮기기란 불가능 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십시오. 22일까지 모단강에 집결할 수 있을 것 입니다. 저희도 최대한 노력 중 입니다. 그나저나 전차군단은 준비가 어떻게 되어갑니까?"


온새미로가 이민호를 보았다. 그는 비교적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며 대답할 수 있었다.


"정확히 22일까지 길림에 집결할 것으로 예상 됩니다. 집결이 완료 되는대로 어려운 전선 쪽으로 지원을 갈 예정 입니다. 제 생각에는 동부 전선이 저희들의 첫 목표로 예상 됩니다. 하지만 제가 제일 걱정하는 바는 서부 전선 쪽인데..."


그는 은근 슬쩍 서부 전선 사령관 겸 서만주 집단군 사령관인 황민관을 보았다. 그의 표정은 다섯 명의 거물들 중에서 제일 어두웠다. 그의 이마 위에 먹구름이 낀 이유는 다름이 아닌 중화민국군의 국경 배치 때문이었다. 현재 국경 쪽에 배치 되고 있는 중화민국군의 규모는 나날이 거대해지고 있다. 앞서 대청 전쟁에서 이겼다고 무시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대청 전쟁에서 한국군이 격파한 청군은 훈련 수준과 무장 수준이 떨어질 뿐더러 의화단이라는 비정규군도 포함 되어 있는 오합지졸이었다. 정작 청군의 주력은 원세개 휘하에서 의화단과 싸우고 있었다. 중국 내부에서 혁명이 터진 이후에는 북양 군대가 그대로 중화민국 정규군이 되었기 때문에 이번에 대한제국이 상대해야 할 중국군은 완전 무장한 중국군이었다.


"만약 놈들이 쳐들어온다면 안산에서 지루한 공방전을 치루어야 할 수 있습니다."


황민관은 한숨을 푹푹 내쉬며 말했다. 회의실의 분위기가 한 단계 더 내려앉았다. 최인수는 회의실의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띄어볼 겸 그나마 밝은 소식을 꺼냈다.


"우리 군과 관련된 소식은 아니지만 희소식이 하나 있습니다. 독일이 11월 14일에 러시아 군이었던 고려인 포로 475명을 확보 했다고 합니다. 현재 간단한 음성 실험 이후, 독일 황제가 포로들이 특별 대우 받을 것이며 전쟁이 끝나는대로 475명 전원 안전히 아제국으로 보내주겠다고 밝혀 왔습니다."


"뭐... 그건 잘 되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예상한 만큼 분위기가 좋아지지 않았다. 최인수는 머리를 긁적였다. 그때 이민호가 두 손으로 상을 탕탕탕 내리치며 큰 목소리로 말했다.


"자, 자, 자! 언제까지 침울해져 있을 것 입니까? 모두 작전 회의하러 비행선 타고 여기까지 온 게 아닙니까? 아까 진행하던 회의나 마저 이어 합시다."


다행히 분위기는 회의 시작 시기로 돌아왔고, 여러 장성들이 모인 회의가 시작 되었다. 그러나 막상 회의가 시작 되다보니 그다지 좋지 못한 상황들이 곳곳에서 발견 되었다. 해결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았다. 애초에 전쟁 준비 조차 되지 않았던 상태에서 개전되었기 때문에 이들이 생각보다 잘 막아내고 있다고 볼 수 있었으나 서둘러 빈 구멍을 채우지 않으면 속절 없이 무너져내릴 수 밖에 없다. 결국 시간 싸움이다.


"3군의 상황이 좋지 못합니다. 러시아군은 10만이 넘어가는 데에 제대로 된 방어 준비 조차 갖추지 못한 3군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 지 의문 입니다. 3군 포병대와 장갑차 부대로는 너무 부족합니다. 일부 포병대는 몇시간 동안 변하는 전선 때문에 수차례 방열 준비만 한다고 합니다. 하루 빨리라도 3군을 모단강으로 철수 시켜야 합니다."


김문신이 최인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하지만 최인수가 보았을 때 모단강은 아직 방어 준비 태세가 갖추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모단강에서 방어전을 펼치려면 민간인을 대피시켜야 했는데, 아직 민간인 대피가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였다. 또한 지금 당장 3군에게 철수를 명령하게 되면 러시아군은 엄청난 속도로 그들을 추격할 것이다. 3군이 철수를 하려면 러시아군에게 큰 한방을 먹이고 여유롭게 철수 해야만 했다.


"덤으로 아직 동부 전선군이 모단강에 완벽히 배치 되지 않은 상태 입니다. 어설프게 철수를 하고, 어설프게 방어전을 치루었다가 전선이 고착화 되어버릴 수 있습니다. 전선의 고착화가 얼마나 위험한 지 모두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온새미로가 허리 춤에 두 손을 얹으며 말했다. 이민호는 한숨을 내쉬었다. 상황이 어떻게 되든 간에 11월 22일 이전까지는 상황을 역전시켜 볼 만한 특별한 수단이 존재하지 않았다. 비행선과 전투기들의 활약으로 적에게 겁을 주는 정도가 최대의 수였다. 그러던 그때 박승환이 손뼉을 '짝!' 치며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내키지 않지만 화학탄을 사용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10식 곡사포에 맞는 화학탄이 창고에 쌓여 있지 않습니까? 물론 겨울이라 그리 효과는 없겠지만 동원할 수 있는 건 모두 동원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상대는 그래도 세계 강대국 중 하나이니 말 입니다."


그가 말하는 화학탄이란 독가스를 일컫는다. 앞서 한-일 전쟁에서 독가스가 일본군 주력을 시원하게 격파한 바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화학탄 사용을 주저했다. 제국 친위대가 사용하는 화학탄은 적을 재빠르게 죽여버릴 수 있으나 본국의 무기 연구소에서 만든 화학탄은 상대를 죽이는 데에 2~3분이라는 시간이 소요 된다. 2~3분 동안 적은 속이 녹아내리는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실제로 녹아내리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러나 러시아와의 관계가 조금씩 회복 되는 기미가 보이고, 융희 황제가 등극하면서 화학탄 사용이 전면 금지 되었다.


"흐음... 상황이 너무 안 좋은 것은 아니고... 혹시 그 화학탄으로 3군의 철수를 돕자... 이런 생각이신지... 그것도 추운 북방에서..."


황민관이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박승환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3군의 철수라던지, 아니면 위험에 놓인 기타 부대 구원이라던지... 그런 쪽으로 사용하자는 말 입니다. 우리가 본격적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날이 11월 22일 이후부터이니 그 전까지만이라도 화학탄 사용을 진지하게 고려해봐야 합니다. 솔직히 비행선이나 전투기의 공격으로는 한계가 있지 않겠습니까?"


박승환의 의견도 일리가 있었다. 그리고 화학탄의 무제한 사용이 아닌 제한된 사용이니 고려해 볼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 적을 주춤하게 하기 위해서는 비행선보다 더 강력한 충격 요법이 필요로 했다. 최인수는 팔짱을 낀 채 고민을 하다가 박승환의 의견에 동의를 표했다.


"자기 합리화일 수도 있지만 상황이 불가피하니 어쩔 수 없지 않겠습니까? 아군의 구원을 위한 제한적 화학탄 사용... 저는 동의 합니다."


"저 역시 동의 합니다. 비행선으로도 조만간 한계가 찾아 올 수 있습니다."


뒤이어 이민호도 동의했다. 두 사람이 동의를 표했으니 다른 사람들도 따라서 동의를 표하게 되었다.



제국 19년 11월 18일 오전 11시 중화민국 수도 베이징 총통 관저



원세개는 대한제국 황제로부터 두번째 협박 편지를 받고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마치 올테면 와보라는 식의 매우 도발적이고 모욕적인 협박 편지였다. 협박 편지를 보게 된 그의 충성스러운 심복들은 큰 소리를 떵떵 쳐대며 자신있게 대한제국을 묵사발 내버리겠다고 했다.


-중화민국의 국민과 중화민국의 총통 원세개는 들으라. 짐이 보기에 중화민국은 지난 전쟁에 청나라가 아제국을 치려다 어떤 꼴을 당했는 지 잊은 듯 하다. 비록 아제국이 러시아와 싸우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세계가 모르는 또다른 전력이 있도다. 만약이라도 단 한명의 병사라도 국경을 넘는다면 해안선과 대도시를 불바다로 만들어버리겠노라. 후회할 짓은 하지 않도록 하시오.


그는 편지를 갈가리 쫙쫙 찢고서 벽난로에 던졌다. 갈가리 찢겨진 종이가 한순간에 활활 타올랐다. 그는 그 장면을 보며 순식간에 타오르는 경복궁과 자신의 아래에서 빌빌 기는 조선의 왕을 떠올려보았다. 그는 서울로 끌려 가 조선의 왕 앞에서 기절하기 전까지 머리를 쿵쿵 박은 경친왕을 떠올렸다. 그것은 단순히 경친왕의 치욕만이 아니었다. 중국인 모두에 대한 모욕이었다. 덤으로 자신들의 영토를 앗아간 조선이다. 그는 조선을 묵사발 내버리고 싶었다.


"분명 큰소리 떵떵 치고 있겠지만 놈들의 주 전력은 러시아를 상대하느라 그곳에 모든 힘을 집중하고 있다. 기습 공격을 받아 군대는 뺴도박도 못하는 상황에 놓여져 있겠지. 멍청한 조선족들..."


제1군 사령관으로 임명된 펑궈장이 앞으로 한 발자국 나와 우렁찬 목소리로 외쳤다.


"각하! 제가 저 우매한 조선놈들에게 대국스러움이 무엇인지 일깨워주겠습니다! 심려치 마십시오!"


뒤이어 왕스전과 돤치루이가 나서서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원세개는 잠시나마 자신이 황제가 된 기분이 들었다. 그는 나중에 제국이나 선포해볼까 하는 생각을 했으나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욕심은 있었으나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여겼다.


"자네들은 우리 중화민국의 자랑이다. 나는 이미 조선놈들을 교육시키고자 다짐 했다. 모든 준비가 끝나는대로 조선놈들의 그 간악한 모가지를 비틀어주마!"



제국 19년 11월 21일 오전 2시 대한제국 흑룡강도 계서



"아새끼덜 대가리가 뭐 저레 많습네까? 으아악!"


계서 방어선의 동쪽을 맡고 있던 27보병여단이 대규모 러시아군과 충돌했다. 19일 이후로 우회 공격을 시도해오던 수만 명의 러시아군이 드디어 총공세를 가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물 밀듯이 밀려오는 러시아군은 그들이 뭐 어떻게 할 방도가 없었다. 게다가 적들의 체계적인 포격이 이어지면서 보병들이 방어전을 펼치는 데에 애를 먹었다. 비행선은 연료와 무장 재보급 문제로 모두 상공에서 철수한 상황이었다. 최악이었다. 6차량화보병연대와 22보병여단이 지원을 오는 중이라고 하지만 그들이 나선다고 해서 상황이 호전 되는 일은 없을 것 같았다.


"기!기병이다! 기병 출현!"


한 쪽에서는 대규모 기병들이 출현했다. 병사들은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 하필이면 기관총이 적게 배치된 방향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방열을 마친 19포병연대가 대한제국의 주력 화포인 75mm,76mm 곡사포로 포격을 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별다른 소용이 없어보일 정도였다. 병사들이 소총으로 적을 향해 쏘았으나 유효 사거리 안에 들어오지 않은 적에게 별다른 위협이 되지 않았다. 총알만 낭비될 뿐이다. 지휘관들도 겁에 질려 상황 판단이 흐려졌다.


"정신 차리라우! 로스끼 아새끼덜에게 뒤지고 싶나!"


그 와중에 권총을 뽑아들고 겁에 질린 부하들을 일으켜세우는 장교들도 여럿 있었다.


-우우우웅 콰앙! 쾅! 쾅!


19포병연대도 적들의 공격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적의 중포에서 발포된 대구경 포탄이 75mm 곡사포 진지 하나를 시원하게 날려버렸다. 폭발이 같이 있던 탄약까지 건들이면서 폭발은 더욱더 커졌다. 그 근처를 지나고 있던 포병들이 화염에 휩싸였다. 온 몸에 불이 붙은 병사들이 비명을 지르며 땅을 뒹굴었다. 포병장교들이 서둘러 권총을 뽑아 그들의 머리통에 총알을 한 발씩 박아주었다.


"네 새끼들은 뭐하는 새끼들이야! 저 새끼들이 우리 진지 노리잖아! 똑바로 대포병 사격 하라고! 대가리에 똥만 가득 찼나!"


상황이 극박하게 돌아가면서 흥분한 지휘관들이 폭언을 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욕을 먹으면서도 살기 위해 열심히 열심히 할 일을 했다.


-끼이이익


그리고 그들이 학수고대 하던 제6차량화보병연대가 마침내 기병 출몰 전선에 도착했다. 기병들은 장갑차를 보자마자 서둘러 말 머리를 돌렸다. 그들도 생각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합이빈 전투에서 장갑차가 기병을 상대로 보여준 괴력을 모를 리가 없었다. 하지만 돌아가기에는 너무 깊숙히 들어온 바가 없지 않았다.


"교차 사격! 혼자 지랄하지 말고 교차 사격으로 대응하라!"


-두두두두두두두


기관총의 파괴적인 총알들이 말과 기병의 몸을 처참하게 두들겼다. 그들은 잘 다져진 하나의 고깃 덩어리가 되었다. 선두 기병들은 제대로 후퇴를 해보기도 전에 와르르 쓰러졌다. 밤인지라 시야가 그리 넓게 확보되지 않았으나 포격으로 인해 생긴 화염이 그나마 그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후속 기병들은 선두 기병처럼 잘 다져진 고기가 되기 싫어 기지 쪽을 향해 죽어라 달렸다. 다행히 이쪽 전선은 한숨 돌릴 수 있었다. 그러나 다른 전선은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특히 남부 참호선의 상황이 제일 좋지 않았다. 포격으로 기관총 여러 문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병력도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러시아군의 주력은 이쪽 참호선에 몰려 있었다.


"어, 어, 어, 헤에... 좆 됐네?"


-파캉!


해탈한 병사의 철모가 뚫리면서 머리가 뒤로 확 젖혀졌다. 그걸 시작으로 러시아군들이 참호 안으로 뛰어들었다. 러시아군은 압도적인 물량으로 그들을 그냥 찍어눌렀다. 한국군이 아슬아슬하게 한 놈을 잡아 숨 좀 돌리려 하면 두 놈이 달려드는 판국이었다. 여유가 있는 한국군들은 살기 위해 열심히 달렸다. 러시아군은 그들을 끈질기게 쫓았다.


"이런 씨불! 다 죽었어!"


한 병사가 수류탄이 가득 들어있는 상자를 열더니 수류탄을 노끈으로 줄줄이 이었다. 그리고 다른 노끈으로 동그란 핀 구멍에 집어넣었다. 그렇게 수류탄 20개가 연결 되었다. 급하게 엮었기 때문에 혹시라도 수류탄이 떨어져 가는 도중에 폭발하지는 않을까 하여 두 팔로 수류탄 띠를 지탱했다. 그리고 동료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도 그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윽고 동료들의 엄호 사격이 시작 되었다. 그는 많은 러시아군들이 몰려 있는 1선 참호 사거리를 향해 달려갔다. 러시아군이 그를 보고 총을 쏘았다. 그는 지그재그로 달렸으나 총알을 피할 수 없었다. 그는 극한의 고통을 맛보았으나 이를 악 물고 달렸다. 그리고 마침내 사거리에 도착하자 그는 핀과 연결된 노끈을 위로 잡아당겼다. '핑!' 소리와 함께 핀 20개가 동시에 뽑혔다. 온 몸에 주렁주렁 달려있는 수류탄을 본 러시아군이 기겁을 하며 도망가려 했으나 앞뒤옆으로 꽉 막힌 바람에 완벽히 갇혀버렸다. 그는 정확히 2초를 세고 제자리에서 뛰었다.


"제국 만세!"


-콰아아아앙!


공중에서 파편 수류탄 20발이 동시에 폭발했다. 상당한 량의 파편이 사방으로 퍼지면서 수많은 러시아군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후퇴하라! 후퇴 명령이다! 전원 후퇴하라!"


22보병여단이 현장에 도착 했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호전 되지 않았다. 그나마 6차량화보병 연대가 기병부대와 몇몇 보병들의 공격을 좌절시켰으나 충분한 힘이 되지 않았다. 이미 남부가 뚫린 마당에 지체 했다가 더 큰 변을 당할 수 있었다. 마침 도시 남서쪽에서도 기병들의 간혈적인 공격이 계속 될 뿐더러 계서 남쪽 95km 지점에서 또다른 소규모 러시아 군대가 진격을 개시한 터라 더 이상의 무리한 계서 방어는 불가능 했다. 결국 홍벽철 사령관은 눈물을 머금고 모단강으로의 후퇴를 단행했다. 두 개의 차량화보병 연대가 그들의 후퇴를 도왔다. 그들은 기동력과 화력을 이용하여 일시적으로 적의 발목을 묶었다. 덤으로 도시 쪽에 배치 되어 있던 포병연대가 화학탄을 일부 사용함으로써 적들의 진격을 일시적으로 중단시켰다. 그러나 19포병연대를 포함한 몇몇 포병대는 장비의 절반 이상을 버리고 가야 할 정도로 급박했다. 적 기병의 간혈적인 공격이 있었으나 어느 순간부터 그 공격이 멎었다. 결과적으로 3군은 계서에서 모단강으로 후퇴 하는 데에 성공하게 된다.

계서 전투 - 패배.PNG


작가의말

러시아만 상대하면 심심할 거 같아서 친구 붙여주었습니다 헿




위 사진은 계서 전투에서 후퇴하는 3군 입니다. 준비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몇 배나 많은 적을 상대해야만 했으니 아무래도 무리였겠죠.


이번에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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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99 해동장자
    작성일
    17.02.25 17:50
    No. 1

    개인적으로 장갑차나 전차군단까지 보급이 된 군대가 어떻게 포병전력을 제대로 활용을 하지 못하고 있는지 또는 포병전력은 차후 전력으로 배제하고 있는 것인지 조금 답답한 부분이 있지 않나요. 잘 보고 갑니다. 건필...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3 2i***
    작성일
    17.02.25 19:45
    No. 2

    아무래도 포병에 관한 언급이 적어서 그런 듯 하군요. 전반적으로 내용 수정토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물물방울
    작성일
    17.03.19 16:29
    No. 3

    화이팅하셔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변진섭
    작성일
    19.07.07 22:48
    No. 4

    잘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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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오직 진격 뿐(1) +2 17.02.27 2,361 27 21쪽
19 폭주하는 철갑 기병(3) +3 17.02.27 2,428 25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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