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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은호 님의 서재입니다.

파인딩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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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은호
작품등록일 :
2012.11.19 12:30
최근연재일 :
2012.12.26 01:01
연재수 :
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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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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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6
글자수 :
242,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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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1.19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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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파인딩 스타(2부) - Christmas Miracle(2)

DUMMY

D-Day 3일. 모든 일은 계획대로 준비되고 있었다. 매년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위문공연과 재소자 장기자랑이 열린다. 교도소의 공기가 흑백에서 칼라로 바뀌는 유일한 날이기도 하다. 마재신도 2년 전부터 직접 행사에 참여해서 교도소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첫 해에는 ‘Billie Jean’을 선보였고 작년에는 ‘Dangerous’로 현란한 춤사위를 보여주었다.


올해는 ‘Beat it’ 이다. 기존 곡들보다 안무의 화려함은 떨어지지만 댄스리듬이 박진감 넘치고 단체공연에 가장 적합했다. 공연팀은 마재신과 서민우를 포함해서 모두 다섯 명으로 구성되었다. 서민우는 무대공포증과 집단기피증이 있었지만 작전을 위해서 불가피하게 동참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춤을 춘다는 것이 정말 어색했지만 오랫동안 연습하고 동작에 익숙해지면서 차츰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D-Day. 드디어 탈옥을 시도하는 날이다. 서민우는 긴장과 흥분 때문에 밤새 잠을 못자고 뒤척였다. 공연에는 아무 걱정이 없었다. ‘Beat it’ 후렴부의 단체안무는 비교적 단순한 편이고 팀원 모두가 많은 연습을 통해 자연스럽게 소화하고 있었다. 나머지 파트의 춤과 노래는 전부 마재신의 현란한 개인기로 채워질 것이다.


연중 최대행사를 준비하기 위해서 교도소의 하루는 무척 분주했다. 공연기획사에서는 전날부터 대강당에 조명과 음향장치를 설치하고 테스트를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재소자들은 대대적으로 교도소의 환경미화에 나섰고 저녁의 풍성한 만찬을 위해서 음식을 준비했다. 마재신의 팀원을 비롯한 장기자랑 출연자들은 교도소 측의 특별한 배려로 대강당에서 하루 종일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마무리 연습을 했다.


저녁시간에 경쾌한 전자 바이올린 연주와 함께 행사가 시작되었다. 이번 행사는 재소자들뿐만 아니라 교도대원들도 손꼽아 기다려왔다. 공연기획사의 대폭적인 협찬으로 쥐꼬리만 한 교도소 예산으로 호랑이 몸통만 한 행사를 개최하게 되었다. 2년 전부터 행사의 규모와 관심이 늘어나서 장기자랑에 나서는 재소자들의 열정도 대단했다. 행사는 재소자들과 교도관들의 장기자랑 중심으로 진행되었고 위로공연에는 전자 바이올리니스트, 마술사, 가수, 유명 걸그룹이 참여했다.


마재신 팀의 공연순서는 중간 정도에 배치되었다. 그들이 공연을 시작하면서 행사의 열기가 절정에 치닫고 있었다. 마재신은 ‘Beat it’ 의 전반부에서 마이클 잭슨 춤의 모든 테크닉을 선보였고 재소자들은 춤동작 하나하나를 숨죽이며 지켜봤다. 드디어 노래의 후반부가 시작되고 팀원들이 단체안무에 가담하자 재소자들도 ‘삐레’를 외치며 춤동작을 따라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플래시몹(flash mob) 현상이 벌어졌고 모두가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들었다.


다음 무대는 걸그룹의 섹시공연이었다. 군중들이 그녀들의 노출의상과 요염한 몸동작에 녹아들면서 대규모로 흥분을 폭발시켰다. 교도소가 들썩이는 가운데 마재신 일원은 의상을 갈아입기 위해 무대 뒤의 탈의실로 갔다. 다른 장기자랑 출연자들은 주로 수의를 입은 채 공연에 나섰고 무대 앞좌석에서 대기했지만 마재신 팀은 수년간 고정출연을 한 덕에 교도소와 공연사의 협조로 특별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서민우와 마재신은 의상을 반납하고 가겠다며 팀원 세 명을 먼저 보냈다. 그 곳에서 강당 뒤편의 입구로 연결된 통행로가 있었다. 팀원들도 걸그룹이 보고 싶어서 서둘러 강당으로 들어갔다. 때마침 공연기획사 스텝들 대여섯 명과 연예인처럼 보이는 예쁜 여자 두 명이 나오면서 통로 분위기가 산만해졌다. 그녀들은 강당입구 부근에 서있는 교도대원들에게 화장실의 위치를 물어보았다.


교도대원들은 걸그룹의 공연에 정신이 팔려 있다가 갑자기 어수선해진 상황에서 절세미인들의 질문공세를 받자 경황이 없었다. 그들은 조금 전에 누가 몇 명이나 통로에 지나 다녔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대강당 출입구가 잠겨져 있었고 외부에도 경비대원들이 있기 때문에 별다른 걱정을 할 필요는 없었다.


서민우와 마재신의 소재가 교도소에서 잠시 망각된 상태였다. 무대 뒤편에는 공연 출연진의 대기장소가 커튼으로 가려져 있었다. 나머지 빈 공간에는 무대장치의 포장박스와 각종 자재들이 쌓여 있었고 대형 스피커 두 개가 구석에 나란히 놓여 있었다. 마재신이 스피커의 커버를 잡아당기자 가볍게 열렸다.


스피커 속은 텅 비어 있었다. 그들은 각자 스피커 안으로 들어가서 몸을 웅크리고 앉았다. 그 때 누군가 나타나서 커버를 닫아 주었다. 탈옥의 첫 단추는 성공적이었다. 이제 빨리 스피커만 반출시키면 성공이다. 걸그룹의 공연이 끝나고 다음 장기자랑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날 밤은 크리스마스 이브였기 때문에 공연 출연자 대부분은 다음 행사를 위해서 빨리 떠나야 했다. 기획사에서는 차량 두 대가 중간에 출발한다고 교도소 측에 미리 알려두었다. 스텝들이 서둘러서 트럭에 악기와 일부 음향장치들을 챙겨 넣고 대형스피커 두 개도 실었다. 출연자들도 모두 승합차에 올라탔다. 행사 차량은 검문을 가볍게 통과하고 교도소를 빠져 나왔다. 일단 탈출은 대성공이었다.


두 차량이 고요히 잠들어 있는 지방도로에 헤드라이트를 휘갈기며 미친 듯이 질주했다. 경부고속도로에 접어들고 통행량이 늘어나자 승합차와 트럭은 서로를 시야에서 놓치게 되었다. 트럭은 한참을 달려가다 갓길에서 잠시 멈추었다. 고속도로의 좌측에서 도심이 화려한 불빛을 내뿜고 있었다.


누군가 트럭 화물칸의 문을 열고 올라와서 스피커 커버를 열어주었다. 그리고 나서 장시간 쭈그린 자세 때문에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서민우와 마재신을 부축하며 일으켜 세웠다. 성진하였다.


“재신아.”

“형.”


그들은 잠시 부둥켜안았지만 가슴 저린 해후를 나누기에는 상황이 너무나 급박했다. 성진하는 서민우를 보고 가볍게 인사를 하고나서 두 사람에게 가방을 건넸다.


“재신아. 여기 가방에 필요한 옷가지랑 돈이 들어있어. 여긴 오산이야. 바로 버스터미널로 가서 시외버스를 타고 인천으로 가라. 그리고 택시를 타고 이곳으로 가면 된다.”


성진하는 마재신에게 집주소가 적힌 메모지와 열쇠를 주었다. 그들은 바로 옷을 갈아입고 트럭에서 내렸다. 그리고 트럭에 가려있는 가드레일을 넘어서 어둠 속으로 뛰어내렸다. 성진하도 트럭을 타고 곧바로 출발했다.


탈옥을 하면 가능한 빨리 원하는 장소로 이동해야 했다. 자가용이나 택시를 타고 장거리를 가는 것은 위험했다. 경찰의 그물망인 모텔이나 여관도 피해야 했다. 성진하가 인천에 작은 아파트 하나를 전세로 구해 두었다. 일단 그 곳에만 도착하면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오늘 성진하는 공연이 아닌 탈옥을 연출했다. 교도소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 2년 전부터 위문공연을 시작했다. 물론 다른 사람을 앞세우고 자신은 스텝으로 참여했다. 오늘 감행한 탈옥 시나리오는 작년 행사 때 장기자랑에 참여하는 마재신에게 귓속말로 전달한 것이었다. 만약 탈옥에 실패한다면 자신이 범행을 자백해서 교도소에 들어가려고 했다. 지난 8년 동안 제법 돈을 벌었고 아이들도 많이 성장했다. 이제는 마재신에게 어떻게든 빚을 갚아야 했다.


달이 투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다린 연인들과 아이들은 허탈했지만 탈주를 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밤이었다. 서민우와 마재신은 성진하의 각본에 따라서 자정 안에 무리 없이 인천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모든 가구와 살림도구가 갖춰져 있었고 신혼집처럼 아늑하게 꾸며져 있었다. 현실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이대로 죽어도 행복할 것 같았다. 끝도 없이 흐르는 두 사람의 눈물로 깊은 밤이 침수되고 있었다.


작가의말

"비는 왜 내리는 것일까" 후반부에 은호와 채원이가 오랜만에 만나는 장면 있죠? 2006년 크리스마스. 서민우와 마재신이 탈옥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2부가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관심 보여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3부에서는 성년이 된 주인공의 사랑과 액션 이야기를 다룰 예정입니다.
쭈욱 응원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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