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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시아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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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r
작품등록일 :
2011.11.13 22:52
최근연재일 :
2014.12.15 00:37
연재수 :
146 회
조회수 :
272,620
추천수 :
2,587
글자수 :
788,474

작성
14.12.15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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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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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글자
8쪽

로라시아 연대기 - 34.출진(7)

DUMMY

토이거 숲을 빠져나와보니 병사들의 수는 아르넷이 데려온 50여명의 기병과 겨우 목숨만 건진 500여 명의 병사가 전부였다. 나머지 병사들은 프레이르의 본대에 합류하지 못했다. 매복에 걸려들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카린이 주변에 주저앉아 숨을 고르고 있는 병사들을 바라보며 탄식했다.

“이건 사실상 전멸이네. 아르넷이 돌아오지 않았다면 지금쯤 프레이르 당신의 머리가 걸려 있었겠지. 내 머리도 옆에 같이 걸려 있었겠지만... 정말이지 아벨 신의 가호라고 밖에 볼 수가 없어.”

“병력의 절반을 잃었습니다. 500명으로는 알리아도 방어하기에도 부족합니다, 전하.”

격렬한 전투 와중에도 용케 살아남은 에밀이 프레이르에게 말했다.

“일단 알리아로 퇴각해서 다른 방책을 생각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칫......”

프레이르가 혀를 찼다.

“프레이르. 이대로는 무리야. 일단 회군하자.”

루크도 프레이르에게 말했다.

“일단 회군해서 군대를 수습한 다음에 폰터프랙트로 다시 진격하는 수밖에 없어.”

“그 동안 폰터프랙트가 버틸 수 있을 거라 생각해?”

프레이르가 따지듯 물었다.

“폰터프랙트가 함락되면 그걸로 끝이야!”

“지금 이 상황에도 폰터프랙트를 걱정하는 거야?”

두 사람의 대화를 듣던 카린이 기가 막혀하며 말했다.

“폰터프랙트는커녕 프레이르 당신 목숨도 위험한 상황이야. 알리아는 또 어떻고? 당신이 군대를 모조리 끌고 왔다가 전멸당하는 바람에 알리아는 완전히 무방비야.”

카린의 말이 이어졌다.

“알리아로 물러나자. 그곳에서 농성하면서 지원군을 기다리는 게 최선이야.”

“그럼 폰터프랙트는? 에버딘은요?”

프레이르가 카린에게 외쳤다.

“그대로 버려두란 거예요?”

“아, 그래!”

카린이 목소리를 높였다.

“버리란 거야!”

카린의 말에 프레이르가 그녀를 죽일 듯한 눈초리로 노려보았다. 그러나 모든 사람을 벌벌 떨게 만드는 프레이르의 그 서슬퍼런 표정에도 카린은 물러서지 않았다.

“우리한테는 500도 안 되는 패잔병이 전부야. 폰터프랙트를 포위한 적은 1천명이고, 저 숲 속에는 도대체 몇천명이 더 매복해 있을지 아무도 몰라. 그런데 지금 폰터프랙트로 가겠다고?”

“갈 수 있어요.”

프레이르가 고집스럽게 말했다.

“적들은 우리가 패주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한번 패주한 군대가 설마 다시 폰터프랙트로 진군할 거라고는 생각 못할 거예요.”

“글쎄......”

지친 말에게 물을 주며 잠자코 있던 아르넷이 입을 열었다.

“반대로 우릴 추격해 오고 있을 가능성도 있지.”

“무슨 말이야?”

프레이르가 휙 돌아봤다.

“내가 만약 반란군이었다면 에인절 가문의 왕자의 목을 따기 위해 숲 속을 샅샅이 뒤지고 있을 거란 소리야.”

“레드포드 경이 오랜만에 똑똑한 소리를 하네.”

카린이 말했다.

“최소한 프레이르보다는 이성적이야.”

“어디 한번 멋대로 떠들어 봐요.”

프레이르가 빈정거렸다.

“어차피 명령은 내가 내리는 거니까...... 에밀! 에밀!”

프레이르가 에밀을 불렀다.

“군대를 재정비시켜요. 30분 뒤에 다시 폰터프랙트로 진군할 거예요.”

“저, 전하. 진심이십니까?”

에밀이 경악하였다.

“5백명 중에서도 부상자가 절반입니다. 진군하기조차 힘든 상황입니다.”

“도망칠 힘이 있었으니 진군할 힘도 있겠죠.”

프레이르가 말했다.

“진군 준비를 시켜요.”

그 순간 카린이 프레이르의 멱살을 확 잡아챘다.

“작작 좀 해! 이 멍청아!”

“카, 카린 양.”

루크가 깜짝 놀라 카린의 팔을 붙잡았다. 그러나 카린은 팔을 뿌리치며 프레이르의 멱살을 잡은 채 소리쳤다.

“지금 이게 장난으로 보여? 죽으려면 혼자 나가 죽으라고! 벌써 5백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쳐죽였으면서 나머지 병사들까지 모조리 죽일 거야?”

“병사들이 걱정이면 카린 당신이 통솔해서 알리아로 후퇴하시죠.”

프레이르가 멱살을 잡힌 채로 맞받아쳤다.

“나 혼자만이라도 폰터프랙트로 갈 거니까.”

짝.

카린이 프레이르의 뺨을 후려쳤다. 프레이르의 입술이 찢어지며 피가 주륵 흘러나왔다.

“평소엔 그렇게도 냉철한 주제에 지금은 아주 정신이 나갔구나? 나보고 당신을 버려두고 후퇴하라고? 혼자라도 가겠다고? 그렇게 죽고 싶으면 차라리 여기서 내 손으로 깔끔하게 죽여주지.”

“뭐라 말해도 상관없어요.”

프레이르가 입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닦았다.

“난 폰터프랙트로 갈 거예요. 가서 내가 저지른 일을 해결할 겁니다.”

“이 미친 고집불통이...”

카린이 이를 바득 갈았다.

“어떻게 할 거예요?”

프레이르가 카린에게 말했다.

“부상한 병사들을 수습해서 알리아로 퇴각하고 싶으면 카린 당신에게 지휘를 맡길게요. 그렇지 않으면 지금 당장 폰터프랙트로 출발하고요.”

카린이 그 빨간 눈으로 프레이르를 노려보며 중얼거렸다.

“제정신이 아니야... 정말이지 에인절 가문이랑 엮이는 게 아니었는데... 젠장... 이게 뭐야...”

“투덜거리는 건 나중에 하고 지금은 결정을 내려요. 저와 같이 갈거예요? 아니면 알리아로 돌아갈 거예요?”

“......”

카린이 입을 다물었다. 이 세상 그 무엇도 프레이르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내가 당신을 버려두고 갈 수 있겠어.”

카린이 대답했다.

“당신이랑 같이 가겠어.”

카린의 대답에 프레이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는 병사들에게 출진 준비 명령을 내리려 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카린이 번개 같은 손놀림으로 품속에서 한 병을 꺼내 프레이르의 입속에 약을 부어넣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 그 누구도 카린을 막지 못했다.

“쿨럭...... 카린...... 쿨럭...... 이, 이게 무슨......”

프레이르가 콜록거리며 입 안에 남은 약을 뱉어냈다. 그는 어안이 벙벙해진 채 카린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이게 도대체 무슨......”

프레이르는 말을 잇지 못했다. 곧바로 그의 온 몸에 불이 붙은 듯 뜨거워지며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왔기 때문이었다.

“아아악!”

프레이르가 머리를 감싸쥐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평소에 앓던 두통의 수백배는 될 것 같은 고통이었다. 두개골이 쪼개지며 두 눈을 후벼파는 듯한 고통이었다.

“카린! 카린!!!!!!”

프레이르가 이를 갈며 카린의 팔을 붙잡았다. 그러나 카린은 프레이르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방금 벌어진 사태에 경악하고 있는 모두를 바라보며 외쳤다.

“전하는 지금 지휘를 할 상황이 아니에요! 모든 군대는 전하를 모시고 알리아로 퇴각합니다! 내가 모든 걸 책임질게요!”

카린의 말에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것은 루크였다. 그는 주위의 지휘관들에게 말했다.

“모두 들었지? 지금 즉시 알리아로 회군한다! 아르넷, 너는 프레이르를 호위해.”

“아, 알았어.”

아르넷은 물통을 집어던지고 말 위로 올라탔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프레이르가 소리쳤다.

“카린!! 카린!!! 젠장!!! 폰터프랙트로 가요! 폰터프랙트로 가야한다니까!”

그러나 다음 순간 프레이르는 고통을 못 이겨 그 자리에서 기절하고 말았다.

정신을 잃어가며 프레이르는 카린이 무언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내가 샤를의 아들을 이렇게 죽게 내버려둘 것 같아? 그런 건 이제 절대 사양이라고.”

그리고 프레이르는 그대로 정신을 잃고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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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로라시아 연대기 - 34.출진(5) +3 14.05.28 413 8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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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로라시아 연대기 - 32.폰터프랙트 요새(2) 13.07.04 897 14 23쪽
133 로라시아 연대기 - 32.폰터프랙트 요새(1) +1 13.07.03 922 14 9쪽
132 로라시아 연대기 - 사형 13.07.01 841 12 17쪽
131 로라시아 연대기 - 31.카린의 조사(9) +3 13.06.30 879 1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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