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Stellar 님의 서재입니다.

로라시아연대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tellar
작품등록일 :
2011.11.13 22:52
최근연재일 :
2014.12.15 00:37
연재수 :
146 회
조회수 :
272,639
추천수 :
2,587
글자수 :
788,474

작성
13.01.12 15:01
조회
944
추천
11
글자
13쪽

로라시아 연대기 - 31.카린의 조사(3)

DUMMY

다음 날 아침, 카린은 여관에서 해가 떠오르기 무섭게 시장으로 향했다. 늦잠을 좋아하는 그녀였지만 내일이면 프레이르가 도착하기 때문에 보다 많은 정보를 조사할 필요가 있었다. 마침 오늘이 5일장이 열리는 날이었다. 사람이 많이 모일수록 더 많은 정보가 떠도는 게 이 바닥이었다.

하지만 정작 장이 서는 광장에 가보니 이건 장이 아니라 역병환자들의 격리소만큼이나 한산했다. 인구가 5만 명이나 되는 알리아 정도의 도시라면 아침부터 큰 장이 열려야 했지만 해가 동편 하늘에서 강렬하게 떠오르는 이 시각까지도 장은 열릴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어제 그... 이름이 뭐더라? 아무튼 그 귀족의 말이 사실인 것 같네.’

바로 어젯밤 자신이 유혹했던 남자의 이름조차 까먹은 카린이었지만 그가 한 말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농민들이 도시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도시에서 막고 있는 모양이야.’

카린은 광장을 거닐며 생각했다.

‘그렇다면 문제는 왜 농민들이 자기 땅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떠돌아다니고 있느냐인데...’

카린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 농민들이 죄다 성 밖으로 쫓겨났으니 이를 어쩐다... 허허벌판을 헤매면서 농민들을 찾아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고.’

카린이 앞으로 어떻게 조사를 진행할 지 고민하던 차에 은은한 종소리가 남녘 하늘에서 울려 퍼졌다. 아침 9시를 알리기 위한 교회의 종소리였다.

그 종소리를 들으며 카린은 미소를 지었다.

“간단한 진리를 잊고 있었네.”

그녀는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모든 길은 교회로 통한다는 것을.”


카린은 종소리가 울리는 방향을 향해 걸어갔다. 보통 교회는 도시의 중심에 있기 마련이지만 특이하게도 알리아의 교회는 도시의 남쪽에 위치해 있었다. 교회의 정문이 북쪽으로 향해 있다는 것도 상당히 독특했다.

“흠... 그럼 들어가 볼까?”

카린은 곳곳에 때가 탄 나무문을 열어젖혔다.

교회에 들어서자마자 퀴퀴한 냄새가 카린의 코를 찔렀다. 동시에 카린의 눈 앞에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으엑?!”

카린의 눈 앞에 놓인 것은 사람의 허리 높이까지 쌓인 책과 오래된 양피지들이었다. 농담이 아니라 먼지가 풀풀 나는 그런 고문서들이 교회 입구 이편에서 저편까지 한가득 쌓여 있었다.

“뭐, 뭐야? 이거?”

카린은 이 어이없는 광경에 경악했다. 신을 섬겨야 할 교회에 책더미라니!

“사... 살려주세요......”

갑자기 책더미 아래서 소리가 흘러나왔다. 당장이라도 질식할 것만 같은 소리였다. 깜짝 놀라 책더미를 내려다보니 무언가가 안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사... 살려...”

카린은 허겁지겁 책더미를 헤치기 시작했다. 곰팡이 냄새 나는 낡은 책들과 양피지를 집어던지지 그 아래로 한 남자의 얼굴이 드러났다. 남자는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자신의 몸무게의 배 이상 되어 보이는 책들에 깔린 채 옴짝달싹도 못하고 있었다. 마치 낚시꾼에 걸려 육지로 끌어올려진 뒤, 죽는 순간만 기다리며 뻐끔거리는 붕어마냥 남자는 눈만 깜박이며 구조를 요청했다.

“누구신지 모르겠지만 살려주세요......”

40년 이상 살아왔지만 이런 일은 처음 겪는 길이라 어이없어하면서도 카린은 그 남자를 꺼내주었다. 수백권 가까이 되는 책을 치우는 건 고역이었으나 그 책에 깔려 죽기 일보직전인 남자를 버려둘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카린에 의해 책 더미에서 끌어올려진 뒤, 남자가 연신 허리를 굽혀 감사 인사를 했다.

“아가씨는 제 생명의 은인이에요. 정말 감사합니다.”

남자는 이렇게 말하며 책들에 깔려 비뚤어진 안경을 고쳐 썼다. 스무살 안팎으로 보이는 젊은이었다.

“이 로렌스. 죽는 날까지 이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아, 그래. 알았어.”

카린은 남자의 호들갑스러운 감사 인사를 대충 흘러 넘겼다.

“그나저나 도대체 이 책들은 다 뭐야?”

카린이 방금까지 자신을 로렌스라 소개한 남자를 살해하려 들었던 책 더미를 가리키며 물었다.

“아, 이 책들은 말이죠.”

로렌스가 우쭐거리며 말했다.

“고대로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모든 전쟁에 관련된 역사서입니다. 온갖 전투와 전략, 전쟁의 기술이 담긴 문헌들이죠.”

“설마... 이 책들 전부?”

“네, 그렇습니다.”

로렌스의 시원스런 말에 카린이 물었다.

“교회에 왜 그런 책들이 있지? 당신 성직자 아냐?”

“네, 맞습니다. 이 교회의 목사지요.”

“목사가 왜 전쟁사 책을 갖고 있어?”

“왜라뇨? 연구하기 위해서죠.”

로렌스가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전쟁만큼 악한 인간의 본성이 잘 드러나는 행위도 없죠. 인간의 역사에서 이보다 연구해 볼 가치가 있는 학문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아~ 성직자로서 그런 죄악을 방지하기 위해 연구한다는 뜻이야?”

“아뇨. 그냥 재밌어서 공부하는 것뿐입니다.”

로렌스가 간단히 카린의 추측을 무시했다.

‘이 녀석... 사이비로군.’

카린 역시 간단히 결론을 내렸다.

“이 책들을 다 연구한 거야?”

카린이 조금 기가 막혀 하며 물었다.

“물론이죠. 세계의 모든 전쟁을 연구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로렌스는 책무더기에서 한 책을 집었다.

“예를 들어, 이 바르덴 정복기는 고대 레인가드 제국의 집정관이 바르덴을 정복했던 기록입니다. 당시의 군대의 무기라던가, 전술이 거의 완벽하게 보존된 책이죠. 여기 팔라에 회전 기록 부분은 아예 지도와 군대의 배치 상태까지 첨부되어 있습니다. 전쟁사 중에서도 최고의 책이죠.”

로렌스는 의기양양하게 말하며 쉴 새 없이 떠들어댔다. 방금 전까지 울상을 지으며 살려달라고 빌었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었다.

‘이 녀석......’

카린은 혀를 찼다.

‘내 동생과 비슷한 부류잖아.’

카린은 신학에 빠져 이제는 뷔그노의 지도자의 자리에까지 오른 로버트 마일러를 떠올렸다. 보아하니 로렌스 역시 로버트와 마찬가지로 한 가지에 빠지면 눈이 뒤집히는 성격인 모양이었다.

‘그나마 로버트는 신학자가 신학을 공부하는 거였지, 이 녀석은 목사 주제에 뭣하러 전쟁사를 공부하는 건지.’

카린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아, 그러고 보니 무슨 일로 오셨죠?”

신나게 자기 말만 떠들어대던 로렌스가 카린에게 물었다.

“혹시 고해성사 때문에 오신 건가요?”

“아! 그러고 보니.”

카린은 여기에 온 목적을 떠올렸다. 예상치 못한 인물을 만나 여기에 온 목적도 잊어버리고 있었다.

“고해성사라면 지금 당장 해드리도록 하죠. 책 정리는 나중에 해도 되니까요.”

로렌스가 크게 인심 쓴다는 듯 말했다. 하지만 카린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고해성사 때문에 온 게 아니야.”

카린이 말했다.

“난 이 교회에 기부를 할까 해서 왔어.”

“기부라구요?”

카린의 말에 로렌스가 활짝 웃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아니라 내가 모시는 한 고귀한 분이 기부를 하려 하시는 거지만 말이지.”

카린이 로렌스에게 말했다.

“내 주인님은 이 지역에 빈민들이 들끓고 있는 것을 보고 굉장히 슬퍼하시면서 교회가 그들을 구제했으면 하고 바라고 있어.”

“그래서 저희 교회에 기부를 하셔서 그들을 구제하란 말씀이시군요.”

“그래. 내 주인님은 이제 주님의 곁에 불려갈 날이 멀지 않았는데 주님을 만나기 전에 기부를 해서 자기 영혼을 구원해달라 빌고 싶으신 거지.”

카린이 다소 거친 거짓말을 술술 늘어놓았다.

“아, 귀족들 중에는 그런 분들이 많이 계시죠.”

로렌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그 돈을 들고 낙원으로 갈 수 없기 때문에 현명한 생각입니다.”

“현명한 생각이었다면 진작 행동에 옮겼겠지. 내가 보기에 주인님의 이 늦깎이 기부 정신은 그 분이 저 세상에서 아벨 신을 만났을 때 뭐라 변명할 거리를 만들어 놓으려는 필사적인 노력으로 밖에 보이지 않아.”

카린이 존재하지도 않는 주인에 대해 악담을 풀어놓았다. 하지만 그녀의 이런 신성모독적인 말투가 로렌스에게는 오히려 솔직하게 보인 모양이었다.

“동기야 어찌 되었든. 돈은 돈일뿐입니다. 그것이 주님의 목적에 맞게 쓰이기만 한다면야.”

로렌스는 만족스럽게 말했다.

“그럼... 구체적인 것은...”

“아니, 그보다 먼저 알고 싶은 게 있는데.”

카린이 로렌스의 말허리를 잘랐다.

“이 교회가 어떤 식으로 이 도시로 몰려드는 빈민들을 구제할 것인지 듣고 싶어.”

카린이 말했다.

“내 주인님은 자기가 기부한 돈이 제대로 된 곳에 쓰이길 바라거든. 성직자의 배 둘레 수치를 늘리는데 쓰이는 게 아니라.”

“아. 타당한 지적입니다.”

다소 무례할 수도 있는 카린의 말에도 로렌스는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 어떤 기부자라도 그걸 걱정하시겠지요.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염려 놓으셔도 좋습니다.”

로렌스는 자신 있게 말했다.

“저희는 지금도 교회에 들어오는 기부금을 통해 이 도시로 몰려들고 있는 농민들의 집을 주고 그들에게 따뜻한 음식을 주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사실 저희 교구 사제님께서는 교회를 단장하거나 성물을 구입하는 것보다 빈민들을 구제하는데 힘을 쏟으시거든요.”

로렌스의 말에 카린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드디어 이야기가 자신이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가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요즘 들어서 시에서 제공하던 교회의 빈민 기금이 끊기게 되어서 빈민 구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시에서 교회 기금을 끊었다고?"

"네. 도시로 흘러 들어온 농민들이 다시 농지로 돌아갈 수 있게 자신들이 직접 그들에게 농가와 농지를 만들어준다는 명목인데 제가 보기엔 농민들을 추방하는데 쓰이고 있는 것 같더군요. 물론 시장과 시의원들이 조금씩 슬쩍하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고요."

로렌스가 말했다.

“농민들?”

로렌스의 이야기를 들은 카린이 짐짓 궁금하다는 듯 로렌스에게 물었다.

“도대체 왜 농민들이 이 도시로 몰려들고 있다는 거지?”

“아, 모르셨습니까?”

로렌스는 카린이 모르는 걸 자신이 알고 있다는 것에 기뻐하며 말했다.

“요즘 들어 중부 지방에서 양모 가격이 폭등하지 않았습니까? 카시네예프와 아라스 같은 대도시에서 모직 공업이 발달하면서 말이죠. 그 때문에 이곳 중부 지방의 영주님들과 지주들은 농부들에게 자기의 땅을 경작하게 만드는 대신에 그 땅에 양을 키우고 있습니다.”

로렌스가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논밭이 방목지가 되어버리니 농부들은 그 땅을 떠날 수밖에 없죠. 농부 열 사람이 필요한 일을 양치기는 개 한 마리만 있으면 한 명이서 모두 해결할 수 있거든요. 영주들이 울타리를 치며 방목지를 늘릴 때마다 수백 명의 농민이 일자리를 잃고 이 도시로 몰려드는 구조가 되는 거죠.”

로렌스의 말에 카린은 어째서 농민들이 자신들의 땅을 버리고 이곳 알리아로 몰려오는지 알게 되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곳 알리아도 일자리가 충분하지 않다는 거죠. 아시다시피 모직을 만드는 건 이곳 알리아가 아니라 카시네예프나 아라스 같은 대도시니 말이죠. 결국 농민들이 여기로 몰려와봤자 일자리를 구할 수 없으니 빈민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로렌스는 설명을 끝마쳤다.

“영주들과 지주들이 논밭을 방목지로 바꾸어서 농민들이 일자리를 잃었다는 거지?”

“네, 그렇습니다.”

로렌스가 말했다.

“그런데 이런 게 다 궁금하십니까?”

로렌스가 이제 와서야 조금 이상하다는 듯 카린에게 물었다. 그러자 카린은 싱긋 웃어보였다.

“중요한 일을 결정하기 위해선 정보가 필요한 법이니까.”

카린은 이렇게 대답한 뒤 아까 로렌스를 꺼내느라 먼지투성이가 된 손을 탁탁 털었다.

“좋아. 얘기는 잘 들었어. 며칠 뒤 이 교회에 다시 찾아오도록 할게. 그때는 주인님을 모셔 오도록 하지. 아마 이틀 뒤 정도일거야.”

“정말이십니까?”

로렌스가 신이 나서 외쳤다.

“그래. 그때 다시 이야기를 하자고. 기부 문제도 그때 의논을 하도록 하고.”

“알겠습니다. 그럼 그때 제가 자리를 지키고 있겠습니다.”

로렌스는 카린의 말에 크게 기뻐하며 카린을 배웅해주었다. 이 낙천적인 괴짜 목사를 뒤로 한 채 카린은 알리아의 시장이 지금까지 저질렀던 실정을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녀는 프레이르에게 지금까지 조사한 내용을 어떻게 보고할지 궁리하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로라시아연대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설정)등장인물 소개(1) +3 10.09.08 4,523 3 -
공지 (설정)로라시아 대륙 국가들 +6 10.08.18 3,759 2 -
146 로라시아 연대기 - 34.출진(7) +4 14.12.15 1,140 23 8쪽
145 로라시아 연대기 - 34.출진(6) +2 14.11.20 449 8 4쪽
144 로라시아 연대기 - 34.출진(5) +3 14.05.28 413 8 4쪽
143 로라시아 연대기 - 34.출진(4) +2 14.05.22 447 9 4쪽
142 로라시아 연대기 - 34.출진(3) +2 14.05.21 1,107 18 7쪽
141 로라시아 연대기 - 34.출진(2) +3 14.05.19 711 11 6쪽
140 로라시아 연대기 - 34.출진(1) +2 13.09.03 637 13 8쪽
139 로라시아 연대기 - 33.프레이르의 갈등(2) 13.07.20 599 16 16쪽
138 로라시아 연대기 - 33.프레이르의 갈등(1) +1 13.07.18 585 12 6쪽
137 로라시아 연대기 - 아르한 가문 13.07.14 876 18 7쪽
136 로라시아 연대기 - 32.폰터프랙트 요새(4) 13.07.09 641 14 5쪽
135 로라시아 연대기 - 32.폰터프랙트 요새(3) 13.07.06 761 16 12쪽
134 로라시아 연대기 - 32.폰터프랙트 요새(2) 13.07.04 898 14 23쪽
133 로라시아 연대기 - 32.폰터프랙트 요새(1) +1 13.07.03 923 14 9쪽
132 로라시아 연대기 - 사형 13.07.01 841 12 17쪽
131 로라시아 연대기 - 31.카린의 조사(9) +3 13.06.30 880 13 7쪽
130 로라시아 연대기 - 31.카린의 조사(8) +1 13.02.03 781 11 8쪽
129 로라시아 연대기 - 31.카린의 조사(7) +3 13.01.19 731 16 7쪽
128 로라시아 연대기 - 31.카린의 조사(6) +3 13.01.18 664 14 11쪽
127 로라시아 연대기 - 31.카린의 조사(5) +2 13.01.13 945 15 8쪽
126 로라시아 연대기 - 31.카린의 조사(4) +2 13.01.13 637 13 7쪽
» 로라시아 연대기 - 31.카린의 조사(3) +2 13.01.12 945 11 13쪽
124 로라시아 연대기 - 31.카린의 조사(2) +2 13.01.11 854 12 8쪽
123 로라시아 연대기 - 31.카린의 조사(1) +3 13.01.10 907 13 9쪽
122 로라시아 연대기 - 30.아키텐의 공작(5) +4 13.01.09 969 14 7쪽
121 로라시아 연대기 - 30.아키텐의 공작(4) +7 11.11.13 860 18 6쪽
120 로라시아 연대기 - 30.아키텐의 공작(3) +2 11.11.03 841 13 6쪽
119 로라시아 연대기 - 30.아키텐의 공작(2) +4 11.10.28 968 12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