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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시아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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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r
작품등록일 :
2011.11.13 22:52
최근연재일 :
2014.12.15 00:37
연재수 :
14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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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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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7
글자수 :
788,474

작성
14.05.2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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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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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글자
7쪽

로라시아 연대기 - 34.출진(3)

DUMMY

프레이르는 이를 꽉 물었다. 그의 마음은 이미 폰터프랙트에 있었으나 병사들은 그 속도를 절대 따라잡을 수 없었고 프레이르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프레이르는 고집스럽게 휴식 명령을 미루고 있었다. 지금 여기서 잃는 5분 때문에 에버딘과 알베로를 잃게 될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건 상당히 가능성 높은 추측이었다. 현재의 행군 속도로는 이틀이 아니라 일주일이 되도록 폰터프랙트에 도착할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벌목장으로 가자.”

카린이 고뇌하는 프레이르에게 말했다.

“길잡이 로렌스의 말에 따르면 이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버려진 벌목장이 있대. 그곳에서 잠시 휴식하고 다시 출발하자, 프레이르.”

프레이르는 눈을 들어 로렌스에게 물었다.

“그 벌목장은 어디 있죠?”

“약 1km 정도 서쪽에 있습니다, 전하.”

로렌스가 얼굴 위로 흘러내리는 비 때문에 제대로 눈을 뜨지 못하며 대답했다.

“폰터프랙트로 가는 길목에 있는 곳이니 행군로를 바꾸지 않아도 됩니다.”

로렌스의 이 대답이 프레이르의 마음을 움직였다. 로렌스의 대답이 끝나자 루크가 물었다.

“어떻게 할 거야, 프레이르? 군대를 그 벌목장에서 쉬게 할까?”

루크의 물음에 프레이르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루크와 카린, 로렌스의 얼굴이 환해졌다. 카린이 신호하자 기사들이 외쳤다.

“벌목장으로 행군한다! 그곳에서 휴식을 취한 뒤에 다시 출발한다!”

기사들의 명령에 병사들은 겨우 힘이 나는 모양이었다. 그들은 비틀거리면서도 따뜻한 식사를 꿈꾸며 진흙으로 엉겨 붙은 다리를 들어 힘겹게 한걸음씩 앞으로 전진했다.


로렌스가 말한 벌목장은 이미 버려진지 오래된 곳이었다. 허술한 오두막 몇 개가 고작이었고 불을 지필 마른 장작조차 없는 황무지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1천여 명의 병사들이 모두 앉기에는 비좁은 곳이었다.

먼저 오두막을 발견한 병사들이 싸움을 벌이며 오두막을 차지하려 했다. 하지만 결국 그들은 모두 기사들에 의해 쫓겨나고 프레이르와 일행, 그리고 기사들이 오두막에 들어갔다. 병사들은 오두막의 지붕 아래서 비를 피하며 어떻게든 불을 피우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다.

병사들이 옷을 말리고 식사를 준비하는 사이 프레이르는 가신들과 앞으로 어떻게 행군해야 할 지 의논했다.

“지금이라도 다른 길을 찾아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전하?”

한 가신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대로 숲을 돌파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그게 더 빠를 수도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나 역시 그 제안이 대단히 구미가 당기지만...”

카린이 가신의 말을 끊었다.

“그건 절대 안 될 말이야.”

“꼬맹이 계집이 뭘 안다고 나서는 거야?”

가신이 불쾌해하면 말했다. 그는 처음부터 카린을 얕잡아보고 무시해온 자였다.

“군대라면 좀 알지.”

가신의 험악한 말에도 카린이 물러서지 않고 대답했다.

“난 당신이 엄마의 젖을 빨리 전부터 전쟁을 해봤거든.”

“어젠 당신 입으로 이 숲을 돌파해선 안 된다고 말했잖아!”

가신이 거칠게 말했다.

“그런데 이제 와선 왜 말을 바꾸는 거지?”

“그야 난 당신보단 군대를 더 잘 아니까 그렇지.”

카린이 차갑게 말했다.

“여기서 군대를 회군하여 숲을 나가면 병사들은 프레이르의 판단을 의심할 거고 사기는 땅에 떨어질 거야. 그럼 호수를 우회하는 첫날밤에 병사의 반이 도망가겠지. 그 다음날엔 나머지 반이 도망갈 거고. 내 셈이 맞다면 셋째날엔 병사가 삼백 명도 안 남는다는 소리인데...... 삼백 명의 병사로 1천 명이 넘는 레어티스 아르한의 군대를 쳐부술 수 있다면 지금이라도 기꺼이 그 제안에 박수를 쳐 주겠어. 나도 이 눅눅하고 곰팡이 진 오두막이 질색이거든.”

카린의 말에 가신들은 입을 다물었다.

“카린 말이 맞아요.”

프레이르가 말했다.

“난 절대 회군하지 않을 겁니다.”

프레이르는 이렇게 말하며 탁자 위에 놓인 지도를 노려보았다. 그는 지도에서 폰터프랙트의 위치를 가늠하고 있었다.

“폰터프랙트로 보낸 정찰병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나요?”

“아직입니다, 전하.”

에밀이 대답했다.

“정찰병을 두 배로 늘려서 다시 보내고 내 메시지를 전달할 전령도 같이 보내세요.”

프레이르가 말했다.

“그리고 에버딘과 알베로에게 전하라고 하세요. 지금 그들의 주군이 가고 있으니 용기를 갖고 요새를 지켜내라고요.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그들 모두를 구해내겠다고요.”

“폰터프랙트 요새는 포위되었습니다, 전하.”

에밀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 어떤 전령도 폰터프랙트 요새까지 도착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럼 그 포위를 뚫을 수 있는 용사를 보내세요.”

프레이르가 짜증스럽게 말했다.

“누구든 그 포위를 뚫고 폰터프랙트 요새에 내 메시지를 전달하는 자는 내 영지를 떼어주고 기사로 삼으며 그 권리를 자손 천대까지 주겠다고 하세요. 모든 병사들에게.”

프레이르의 말에 에밀은 고개 숙여 인사를 한 뒤 오두막 바깥으로 나갔다.

“로렌스.”

프레이르가 이번엔 길잡이를 불렀다.

“여기서 폰터프랙트까진 얼마나 걸리죠?”

“계속해서 비가 내린다면 사흘이 지나도 도달하지 못할 것입니다, 전하.”

로렌스가 대답했다.

“혹시 지름길이나 다른 사람이 모르는 통로 같은 건 없나요?”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군대가 지나갈 만한 길은 아닐 것입니다. 그나마 비 때문에 지금 가고 있는 길보다 더 진창이 되었을 수도 있고요.”

로렌스의 말에 프레이르는 작게 신음했다. 그리고 그는 아르넷에게 명령했다.

“아르넷 너는 레드포드 가문의 병사들을 이끌고 이 길 말고 혹시 다른 길이 있는지 수색해봐. 병사 오십을 붙여줄게.”

“알았어.”

아르넷은 짧게 대답한 뒤 기사 둘과 함께 검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그는 오십여명의 병사들과 함께 토이거 숲을 통과할 다른 길을 찾기 위해 벌목장을 나섰다.

프레이르는 이것이 부질없는 짓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아르넷의 수색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 수밖에 없었다. 이제 그에게는 다른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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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로라시아 연대기 - 사형 13.07.01 841 12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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