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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시아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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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r
작품등록일 :
2011.11.13 22:52
최근연재일 :
2014.12.15 00:37
연재수 :
14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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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640
추천수 :
2,587
글자수 :
788,474

작성
13.01.13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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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로라시아 연대기 - 31.카린의 조사(4)

DUMMY

프레이르와 지방순시단은 카린이 조사를 마친 바로 다음 날 알리아에 도착했다. 늘 그렇듯 알리아와 시장과 귀족들은 프레이르를 두 팔 벌려 환대했다.

“아키텐의 군주이신 프레이르 전하!”

알리아의 시장이 프레이르 앞에서 무릎을 꿇으며 그 손에 입을 맞추었다. 그러자 프레이르는 기겁을 하는 흉내를 내며 말했다.

“그렇게까지 안 하셔도 돼요. 제가 무슨 성배나 성자의 유골도 아니고 말이죠. 그런 열정적인 키스는 아내를 위해 남겨두세요.”

프레이르는 알리아의 시장을 일으켜 세웠다.

“도시를 잘 다스리는 것 같네요.”

프레이르가 도시를 둘러보며 말했다. 그러자 시장이 대답했다.

“모두 다 전하의 선정 덕분입니다.”

“아, 제발.”

프레이르가 킥킥거렸다.

“그런 낯 뜨거운 입발림은 하지 말아주세요. 20년 가까이 살면서 아키텐 지방에 와본 게 처음인데 무슨 선정을 베풀었다고 그러십니까?”

“하지만 이곳의 신민들 모두 전하의 선정을 칭송하고 있습니다.”

시장이 프레이르에게 말했다.

“그런 시민들의 마음을 대신하여 이곳 알리아의 시의원들이 전하께 선물을 바치고자 한답니다.”

“선물이요?”

프레이르가 눈을 빛냈다.

“무슨 선물이죠? 먹는 건가요?”

“네, 네에? 아, 저어......”

시장은 프레이르의 이 어처구니없는 말에 당황하여 말을 더듬었다. 선물을 바친다는 사람의 면전에 대고 먹는 거냐고 묻는 왕자는 레인가드 역사상 전무했다.

시장의 얼빠진 표정에 프레이르는 다시 웃으며 말했다.

“정말 먹는 건가 보네. 그럼 얼마나 맛난 것을 가져다줄지 기대해볼까요?”

“아, 그게... 저...”

시장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우물쭈물거렸다. 그 딱한 모습에 프레이르의 옆에 서 있던 알베로가 말했다.

“전하께선 농담을 좋아하시는 분이십니다. 진심으로 하신 말씀이 아니니 걱정 마시고 선물을 바치셔도 됩니다.”

“아~ 알베로. 재미없게 그러기에요? 이제 곧 재밌어지려는 마당에.”

프레이르가 장난스럽게 알베로에게 눈을 찡긋했다.

프레이르는 이렇게 말한 뒤 시장에게 말했다.

“걱정 말고 그 준비한 선물을 보여주도록 해요.”

프레이르의 말에 시장은 겨우 마음을 놓았다.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뒤에 서 있던 시의원에게 선물함을 가져오라는 신호를 보냈다.

시장과 달리 빼빼마른 시의원은 천천히 선물함을 앞으로 가져왔다. 그리고 그는 선물함의 뚜껑을 열고 프레이르에게 그 내용물을 보여주었다.

선물함의 내용물을 보며 프레이르는 작게 신음소리를 냈다. 시장과 시의원이 준비한 선물은 금으로 만들어진 작은 독수리상이었다.

‘차라리 먹을 것이 나았을 텐데.’

프레이르는 입 밖으로 나오려는 불평을 삼켜야 했다.

이렇게 커다란 금덩어리가 그냥 튀어나오진 않았을 것이다. 이만한 금덩이를 만들려면 불가피하게 세금을 올려야 했을 것이다. 그리고 백성들이란 500km 떨어진 왕자보다 오늘 올라간 5아리온의 세금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법이었다. 즉 이런 것은 프레이르의 명성만 떨어뜨리는 일이었다.

프레이르가 선물에 대해 가타부타 말하지 않자 시장은 불안한 기색을 보였다. 그가 변명하려는 듯 말했다.

“에인절 가문의 문장인 황금 독수리를 표현한 작품입니다. 앞으로 변치 않을 에인절 가문의 번영과 저희들의 충성심이 이 안에 담겨 있습니다.”

‘할 말을 착각했군.’

프레이르가 중얼거렸다.

‘시장 자기 가문의 번영과 백성들의 충성심이겠지.’

물론 자기의 직속 가신에게 이런 말을 내뱉을 순 없었다.

“고마워요.”

프레이르가 선물을 받아들었다. 그러자 시장의 얼굴이 환하게 빛났다.

“당신의 마음은 아주 자알 받았어요.”

프레이르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일부러 ‘백성’이 아니라 ‘당신’이라고 말했지만 왕자가 선물을 받아주었다는 것에 고무된 시장은 프레이르의 감사 인사 속에 담긴 뉘앙스를 눈치 채지 못했다.

“그럼 한 번 도시 안내를 받도록 할까요?”

프레이르가 시장에게 말했다.

“네. 전하.”

시장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프레이르에게 시내를 안내하기 시작했다.


카시네예프에 비해 그 규모가 10분의 1도 채 안 되었기에 알리아 구경은 반나절도 되지 않아 끝났다. 별다른 특산물도 없고, 순례지도 아니며, 척박한 땅인 아키텐의 중심도시답게 구경거리도 없었다.

도시 구경을 마치고 프레이르와 일행은 시장이 빌려준 저택에서 티타임을 보내고 있었다. 순시단이 저택에 머무르고 있다는 연락을 받은 카린도 사흘 간의 조사를 마치고 프레이르에게로 합류했다.

“조사는 어떻게 됐어요?”

프레이르가 카린에게 물었다. 프레이르의 옆에는 오직 알베로만이 서 있었다. 자신의 영지에 대한 뒷조사를 친구들 앞에서 떠벌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잘 진행됐어.”

카린이 대답했다.

“이곳의 밑바닥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지.”

프레이르는 카린에게 자리를 권했다. 그리고 그는 카린에게서 자신의 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관해 상세한 설명을 들었다.

“......꽤 심각하군요.”

프레이르가 팔짱을 끼우며 말했다.

“농민들이 농지를 잃고 도시로 몰려드는데 시장이란 자는 그들을 추방하고 있다니......”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야.”

카린이 프레이르에게 말했다.

“알리아의 시장은 빈민들을 구제해야 할 교회 기금과 도시의 경비병들에게 줄 봉급을 빼돌려 자기가 착복하고 있는 것 같아.”

“횡령을 하고 있다는 겁니까?”

알베로가 카린에게 물었다.“그래. 시의원 몇과 결탁해 그런 짓을 벌이고 있는 것 같아.”

“증거는 있나요? 헛소문이면 우린 보기 좋게 당하는 겁니다.”

“물증은 없지만 증인들이 있어.”

카린이 알베로와 프레이르에게 말했다.

“그 증인들을 만나봐야겠어요.”

프레이르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카린은 고개를 저었다.

“그럴 필요 없어.”

카린은 이렇게 말하며 방문을 향해 외쳤다.

“들어와~”

카린의 부름에 느릿느릿 문이 열렸다. 반쯤 열리다 만 문 사이로 두 사람이 얼굴을 내밀었다. 쭈뼛쭈뼛하며 방 안으로 들어온 두 젊은이는 바로 카린이 알리아에서 정보를 캐내는 데 이용했던 에밀과 로렌스였다.



작가의말

이미 눈치채신 분도 계시겠지만 전 퇴고를 엄청나게 싫어합니다.

거의 초고 그대로 인터넷에 여기에 올려버리죠.

대충 한달쯤 뒤에 다시 읽어보면서 더 살을 붙여가며 수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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