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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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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6.10.03 09:08
최근연재일 :
2019.01.03 20:30
연재수 :
505 회
조회수 :
359,551
추천수 :
5,086
글자수 :
1,239,628

작성
18.12.24 19:54
조회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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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7쪽

멕시코에서

DUMMY

한서준은 그들을 지나쳐 신부를 만났던 방으로 들어갔다. 신부는 의자에 앉아 있었고 예수상을 사이로 회색 정장을 입은 남자와 마주보고 있었다. 남자는 한서준을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다시 신부에게 시선을 돌렸다. 한서준은 고개를 살짝 숙여보이는 신부에게 고개를 까딱이고 팔짱을 낀 채 문기둥에 기대어 섰다.

담서은은 신부와 남자 중간에 위치한 의자에 앉아 팔짱을 끼고 다리를 꼬았다. 신부가 미소를 지으며 차를 권했지만 담서은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담서은은 주머니에서 사탕을 꺼내 입에 넣었다.

헛기침을 한 정장의 남자가 신부에게 말을 걸었다. 남자는 한서준을 힐끔거리며 물음표로 말을 끝냈다. 신부는 고개를 저었고 남자는 담서은에게도 같은 행동을 한 뒤 신부가 고개를 끄덕이자 의자에 등을 기대고 말을 이어갔다.

한서준은 남자가 대화의 노출을 꺼려하고 있음을 알아챘지만 이들의 언어는 스페인어였다. 한서준은 남자와 신부의 대화를 알아들을 수 없었다. 담서은도 마찬가지였다.


《오··· 재밌는데.》


권지아가 말했다.


《잠자고 있는 가고일을 해방해서··· 음, 무기로 쓰자는 재밌는 이야기 중이야. 저 남자는 그런 집단의 일원이고.》


'···가고일이라면··· 분명 성당 앞에 붙어 있던 석상이었지.'

한서준이 생각했다.

'그걸 무기로 쓴다는 건··· 제어할 방법이 있다는 소린가?'


《응. 근데 뭐 특별한 장치가 있는 건 아니고··· 능력자를 이용할 생각이야. 기억나? 조련 능력자. 까마귀로 당신 살펴보던 사람이랑 똑같은 능력. 엄청 희귀한 능력 말이야. 저 단체는 어떻게 긁어모은 모양인데?》


'그 능력은··· 동물에게만 한정된 것 아니었나?'


《전혀? 그리고··· 애초에 난 그런 소리 한 적도 없어. 정신이 연결된다는 건 그게 생명체라면··· 그러니까 인간 같은 경우엔 좀 어렵지만, 정신을 가진 생명체라면 다 포함돼.》


'그렇게 가고일을 제어한다는 거로군. ···목적은?'


《어떤 단체가 다 그렇듯 기본적인 전력 보강이지. 이번 좀비 사태가··· 제법 좋은 빌미가 됐고 말이야.》


'···예전부터 접촉했던 모양이군.'


《응. 그리고···, 일단 저 사람이 알고 있는 바를 보면··· 가고일은 피부가 단단하고 손톱이 날카로워. 거기다 말 그대로 석상이라··· 사람들 눈속임에도 좋지. 제어만 할 수 있다면 최고의 암살자가 돼.》


'···신부는 어떻지?'


《회의적이야. ···크립티드들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는데. 보자···, 제어가 안되면 벌어질 최악의 사태가··· 다른 가고일들을 깨우는 건데?》


'그게 최악의 사태라는 건··· 수가 꽤 많나 보군.'


《음··· 오백 마리 정도? 그것도 전부 도시 한복판이고··· 하긴, 몬스터 오백 마리가 갑자기 도시에서 날뛰면···, 확실히 최악의 사태가 맞긴 하네.》


'···그 외에는··· 뭔가 없나?'

그가 물었다.


《글쎄. 종이에 관련된 거라면··· 아직 몰라. 그 종이를 보고 빠르게 활성화되는 기억을 엿봐야 하거든. 지금 당장은··· 그냥 전부 평면적인 기억들이니까.》


권지아가 말했다.


《근데 이건··· 신부도 일그러짐에 대해선 일단 아무것도 모른단 소리기도 해. 종이를 보고 활성화될 기억은··· 그냥 그런 게 있는가 보다하면서 잊어버린···, 말 그대로 겉핥기식 기억일 테니까.》


'···하지만 그게 다음 장소라는 소리군.'

한서준이 생각했다.


《그래. ···활성화된 게 어떤 장소라면 말이야.》


대화를 끝낸 남자가 바닥을 걷어차며 밖으로 나가자 한서준은 신부에게 다가가 주머니 속 종이를 건네주었다.

"이 종이는 어디서 얻으셨습니까?"

잠시 후 신부가 종이를 책상 위에 내려놓고 물었다.

"알 필요 없다."

한서준은 종이를 회수했고 신부는 이마를 주무르며 깊은 숨을 내뱉었다.

"그렇겠지요. 또 이러는군요. 이건 틀린 내용입니다. 애초에 누가 이런 유언비어를 퍼뜨리는지는 모르겠지만···."


《음, 카타콤. ···이게 제일 활성화된 기억인데··· 이거··· 미안. 먼저 사과부터 할게. 미안해. 아무래도··· 내 생각은 틀린 것 같아.》


권지아가 말했다.


《종이는 그냥... '누군가'가 치우기 귀찮아서 놔둔 모양이야. ···아니면 단순히 잊어먹었던가.》


"···라면서, 누군가가 헛소문을 퍼뜨리는 것 같습니다. 오래 전부터 저희의 명성을 깎으려는 자들 말입니다. 두 분 요원 님들이 이 종이를 어디서 발견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내용은 전부 거짓말입니다. 믿지 마세요. 물론 저희가 흡혈귀 사냥을 했다는 기록은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종이처럼 일부러 희귀병을 이용하지는 않았습니다. 정말입니다."

신부가 말했다.

한서준은 신부와 마주보는 의자를 한 번 바라보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담서은, 높은 천장, 그림으로 도배된 벽과 수납장을 쳐다본 뒤 다시 신부를 바라보았다.

"그럼 이 성당 지하의··· 카타콤으로 안내해라. 이 방과 연결되어 있군."

한서준이 말했다. 신부가 한서준을 쳐다보았다. 한서준은 신부의 심장이 두 배로 요동치고 있음을 느끼면서 신부를 똑바로 내려다보았다.

"그곳을 보고 결정하지."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헛소문···."

한서준은 신부의 등뒤, 구석에 놓인 조각상의 머리를 오른쪽으로 꺾었다. 조각상을 떠받든 바닥이 옆으로 밀려났고 그 아래로 폭 2m의 정사각형 구멍이 나타났다. 구멍은 계단을 아래로 뻗어 내렸다. 한서준은 신부를 돌아보았다.

신부는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그는 한서준과 계단을 번갈아 쳐다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요즘 사람들은 입만 열면 거짓말이라니까.》


권지아가 말했다.


《아무튼··· 진짜 내려가려고? 흡혈귀만 있을 텐데.》


'네 능력을 보다 활용하려면, 내려가서 확인을 하는 게 낫다.'

한서준이 생각했다.

'이건 기회가 있을 때 해야 돼. ···그리고, 신부의 다른 기억이 활성화될 수도 있지 않나.'

"난 굳이 너의 결정을 기다려야 될 이유는 없다."

한서준이 소리 내어 말했다.

"이건 기회야. 그러니··· 잘 생각하도록."

그는 담서은에게 손짓해 담서은을 안아들었다. 한서준은 석상의 손에 들려 있던 램프를 빼 신부에게 건네주었고 어둠만이 자리한 계단을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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