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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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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6.10.03 09:08
최근연재일 :
2019.01.03 20:3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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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39,628

작성
18.12.05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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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퀘스트

DUMMY

"알고 있다."

한서준은 솟아오른 땅에 손을 대었다. 직경 400m의 흉터가 하얀빛에 휩싸여 가라앉기 시작했다. 빛은 균열이 새겨진 땅을 잿빛 아스팔트로 다지고 공터를 만들어 냈고 곳곳에 표지판과 자동차, 건물들을 세우고 사그라들었다.

"···다 좋은데 말이야."

담서은이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차랑 건물이 다 똑같이 생긴 건 좀 아니지 않아?"

"어쩔 수 없다."

한서준이 말했다.

"···내 기억에 남아 있는 게 저것뿐이라서··· 만들 수 있는 게 저것밖에 없으니까."

"뭐, 그래. 그건 백보 양보한다 쳐."

담서은이 말했다.

"근데 뭐야, 저 조잡한 것들은? 제 기능도 못하게 생겼는데? 저 자동차, 애초에 굴러가긴 해?"

"···나도 모른다."

한서준은 근처의 자동차로 걸어가 자동차를 살펴보고 담서은을 보았다.

"안 굴러가겠군."

"···그럼 죄다 필요 없다는 거잖아."

담서은이 말했다.

"빨리 다 없애. 괜히 부스럼만 만들지 말고."

"저런 걸 보면 확실히, 인간들은 열을 받겠지."

보랏빛 눈동자의 소녀가 말했다.

"장난치는 거라고 생각할 인간들이 많을 거다. 그냥 새로 짓거나, 원래대로 복구시키는 방법밖엔 답이 없을 거야."

소녀는 한서준이 살펴본 자동차를 툭 건드렸다. 자동차는 옆으로 무너져 내렸고 각종 부품들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이래서야 건물도 마찬가지겠군."

소녀가 한서준을 올려다보며 보랏빛 동공을 크게 확장했다.

"어쩌면 너와 나는 꽤 귀찮은 짓을 한 것일지도 모르겠어."

소녀가 말했다.

"여긴 수복의 능력을 가진 레디컬 휴먼에게 맡기는 편이 더 좋았을지도 몰라."

"···그럼 땅을 메꾼 게 일을 두 배로 늘렸다는 소린가."

"따진다면 그렇게 되겠지."

소녀가 말했다.

소녀는 고개를 돌려 무너진 대련장 사이에서 걸어나오는 흑인 남성을 바라보았다.

"저 인간이 국장인가?"

소녀가 한서준에게 물었다.

한서준은 고개를 끄덕이고 존 위트니와 마주섰다.

"서준 씨. 아무리 그래도 저 차와 건물은 좀 아닌 것 같군요."

존 위트니가 말했다.

"···그렇게 이상합니까?"

한서준이 물었다.

"이걸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그건 그것대로 별난 사람이겠죠."

"그럼··· 어떻게 처리를 할 생각입니까?"

"물론 수복 요원들이 고생을 좀 해 줘야겠지요. 그래도 서준 씨나 거기 있는 소녀 분에게 책임을 물을 생각은 없습니다."

존 위트니가 말했다.

"안일하게 방어막으로 막아질 수 있다고 판단한 제 잘못도 크니까요. 솔직히 말하면··· 저 소녀 분의 실력을 의심한 것이 가장 큰 잘못이긴 합니다."

"···뭔가 인간답지 않은 인간이군."

보랏빛 눈동자의 소녀가 까치발을 들고 한서준에게 속삭였다.

"이럴 경우엔 보통 뒤집어씌우는 게 대부분일 텐데 말이야."

한서준은 소녀를 밀어내고 존 위트니를 바라보았다.

"그러면, 우리가 할일은 뭡니까?"

"서준 씨는··· 음, 내일 멕시코로 간다고 했죠? 그럼 그 준비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존 위트니가 말했다.

"거기 있는 소녀 분도 서준 씨를 따라간다면 미리 준비를 하는 게 좋겠지요."

"···알겠습니다."

한서준이 말했다.

"그럼 저는요?"

담서은이 존 위트니에게 물었다.

"서니도 마찬가지야."

존 위트니가 말했다.

"넌 서준 씨와 파트너 관계니까 따라서 가. 너도 돌아가서 준비하고 있어."

"정말요? 뭐 복구 작업이라든가, 그런 건 안 해요?"

"ESP에도 수복 요원들은 많아, 서니. 그리고 그 요원들이 할일이 바로 이거지. 오로지 그것 때문에 급료를 받는 사람들인데 우리가 그 일을 빼앗을 수는 없잖아."

"아··· 그러니까···, 때려 부수는 쪽은 그냥 때려 부수기만 하라는 소리네요? 여기저기 기웃거리지 말고?"

"뭐··· 그렇지."

존 위트니가 말했다.

"서니는 말을 참 쉽게 이해하고 푸는 것 같군."

"그냥 들리는 대로 말하는 것뿐이죠. 그리고, 실제로도 뜻이 그렇긴 하잖아요."

"그래. 아무튼, 얼른 복귀하는 게 좋겠다. 일이 일이니만큼··· 곧 있으면 방송국이나 군대쪽에서 몰려올 테니까. 아무리 원래대로 복구를 한다고 말해도··· 일단 많이 시끄러울 게 분명하거든."

"그래요. 그럼···."

담서은이 팔짱을 끼고 뒤로 돌았다. 담서은은 한서준을 빤히 올려다보았고 한서준이 입을 열자 재빨리 입을 열었다.

"이제 권지아, 걔랑 놀러 나갈 거지? 나도 갈 거야. 아저씨한테 거부권은 없어. 알겠어?"

"오, 이거."

보랏빛 눈동자의 소녀가 한서준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인기가 많군, 한서준. 물론 아직 다 어리지만 조금만 더 있으면···."

"···헛소리 마라."

한서준이 말했다. 그는 소녀를 밀어내고 담서은에게 고개를 끄덕인 뒤 존 위트니를 지나쳐 걸어갔다.

한서준은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회색 정장의 요원들을 바라보았다. 검은색 정장의 요원들보다 키가 크고 깡마른 그들은 회색 중절모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고 양손엔 흰색 실크 장갑과 다색 매듭 팔찌를 착용하고 있었다. 그들은 걸을 때 구두 소리를 내지 않았다. 입을 열지도 않았고 발을 내딛으면서 어깨를 들썩이지도 않았다. 고개를 돌리지도 않았으며 그들은 걷는 내내 오직 정면만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한서준을 지나쳐 존 위트니를 향해 걸어갔다.

무너진 대련장 사잇길로 들어간 한서준이 발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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