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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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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6.10.03 09:08
최근연재일 :
2019.01.03 20:30
연재수 :
505 회
조회수 :
359,541
추천수 :
5,086
글자수 :
1,239,628

작성
18.12.09 18:10
조회
72
추천
2
글자
6쪽

멕시코에서

DUMMY

《근데··· 흡혈귀한테 물리면 정말 불사가 되는 걸까?》


권지아가 물었다.

'···그런 건 전설 속에서나 나오는 이야기다.'

한서준이 생각했다.


《왜. 흡혈귀도 전설 속에서나 나오는 생물이었잖아. ···지금은 아니지만.》


'···그런 식으로 따진다면···, 가능성은 꽤 있을 거다.'


《그렇지? 그러면··· 한 번 물려볼까? 솔직히··· 난 그다지 죽고 싶지 않거든.》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아니군.'

성당 안으로 들어간 한서준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홀 오른쪽 벽에 박힌 자그마한 철문을 열었다. 벽을 도배한 그림과 벽과 나란히 놓인 서랍장, 그 위의 금빛 촛대와 장식품, 조각상으로 꾸며진 작은 방 한가운데엔 십자가에 박힌 예수상이 올려진 탁자가 있었다. 탁자 뒤 의자엔 검은색 수단을 차려입은 사제가 앉아 있었다.

한서준은 예수상을 중심으로 마주보는 형식이 된 의자를 빼 앉으며 사제를 바라보았다. 하얀 피부에 짧은 머리카락을 가진 사제는 성호를 긋고 한서준을 보았다.

"ESP에서 오셨습니까?"

"네."

한서준의 옆에 앉아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담서은이 사제에게 말했다. 사제가 담서은을 보았다.

"꽤 오래 걸리셨군요. 두 달 전에 의뢰했었는데."

"의뢰는 차례차례 해결해야 되서요. 그래서 이렇게 됐죠."

"아, 그렇군요. ···아무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사제가 한서준에게 물었다. 한서준은 고개를 끄덕였고 사제도 고개를 끄덕인 뒤 한서준에게 녹음기를 건네주었다.

"의뢰는 알다시피 유카탄 반도 내에서 벌어진 집단 실종 사건입니다. 저희 측도 일단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몇몇 신도를 보냈으나···."


《음, 거짓말이네요. 어디 보자···. 오···, 재밌는데. 여기, 꽤 재밌는 곳이야.》


"···해서··· 연락이 두절 되었습니다. 제 의뢰는 이번 집단 실종 사건의 조사와 해결입니다.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그럼요."

담서은이 말했다. 담서은은 한서준을 올려다보았다.

"어떻게 할까? 바로 가?"

한서준은 고개를 끄덕였고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담서은은 사제에게 고개를 까딱인 뒤 한서준을 따라 밖으로 나갔다.


* * *


《이걸 운이 좋았다고 해야 하나? 혈지화의 재배지가 유카탄 반도야. 그리고 그걸 관리하는 게 방금··· 대성당 사제고.》


권지아가 말했다.


《근데··· 설마 혈지화가 바실리스크가 원인일 줄은 생각도 못했네.》


'바실리스크라면··· 분명 석화를 시키는 괴물이었지.'


《응. 게임에서 나오던 대로라면 말이야. 하지만 현실은 좀 달라. 석화시키는 건 맞는데···. 그냥 석화가 아니야.》


권지아가 말했다.


《혈지화는 일종의 심장이야. 석화당한 사람의 심장에서 피어나는 거니까.》


'···어떻게 피어 난다는 거지?'


《그건 나도 몰라. 사제의 기억 속에도 그런 것은 없으니까. 그냥 석화된 시체를 하루 동안 놔두면··· 알아서 피어난다나 봐.》


'신기하군.'


《응. 그리고 혈지화의 부작용으로는 복용자는 반드시 포르피린증을 앓는다는 거야. 알지? 포르피린증. 포피리아Porphyria. 뱀파이어 증후군이라고도 부르잖아.》


'안다. 하지만··· 그거라면 오히려 신체가 약화되지 않나?'


《맞아. 근데··· 이건 달라. 신체를 강화시켜주는 대신··· 그 이외의 강한 부작용을 얻는 것 같아. 어지간한 포르피린증보다 더 강력하게 말이야. 단어 그대로 뱀파이어처럼 햇빛에 닿으면 살이 타서 재가 돼 버릴 정도로.》


'···그러면, 그런 걸 채취한 이유가 뭐지?'

한서준은 어깨에 기대 잠든 담서은을 내려다보고 창문 밖으로 시선을 던졌다.


《모든 게 다··· 일종의 마녀 사냥을 위해서야.》


권지아가 말했다.


《마녀 사냥, 그러니까··· 뱀파이어 사냥으로 교회의 힘을 극대화하고 민심을 얻음과 동시에 부를 늘리는 목적이지. 겸사겸사 교회를 적대시하는 세력도 제거하고.》


'···한마디로, 사업을 했다는 거로군.'


《응. 따지자면 그렇겠지. 여러모로 쓸모가 있으니까. 당시엔··· 그러니까 17세기 때는 포르피린증이란 병도 잘 몰랐을 테니까. 거기다 여기 대성당이 지어지던 시기도 마침 그때라 선동도 잘 당했겠지.》


'그래. ···그 외에 다른 건 없나?'


《ESP에게 의뢰를 한 이유가··· 더는 쓸모가 없어진 바실리스크를 처리하기 위해 보낸다는 것 정도?》


'···그럼 집단 실종 사건은 어떻게 된 거지?'


《그건 그것대로 하나의 사건이야. 집단 실종 사건은 진짜로 벌어진 모양이니까. 아무튼··· 이 사건을 바실리스크에게 뒤집어씌우고 처리할 생각이야.》


권지아가 말했다.


《바실리스크는 숨어 있기도 하고··· 집단 실종 사건은 증거가 하나도 없으니까. ···처음부터 당신이 거기까지 도달하진 못할 거라 생각하고 있거든. 그래서 당신이 성과 없이 성당으로 복귀하면 어디서 들었다고 하면서 바실리스크 얘길 꺼낼 생각이었지.》


'···조잡하군.'


《하지만 그만큼 잘 먹히는 방법도 없을걸. 몬스터라는 것들이 갑작스레 튀어 나오면서··· 바실리스크 같은 건 더이상 환상의 생물 같은 게 아니게 되었으니까. ···못 믿겠으면 이제 아무한테나 물어 봐.》


권지아가 말했다.


《드래곤이나 늑대인간의 존재를 믿냐고. 그럼 대부분은 몬스터라는 게 튀어 나오고 능력자들이 날아다니는 마당에 그런 게 없을 리가 있나라는 반응을 보일 거야. 왜냐면···, 그만큼 크립티드들의 희소가치가 바닥으로 뚝 떨어졌거든. 더이상 아무도 신기해 하지 않는다는 거지. 그러니···.》


차가 덜컹거리자 담서은은 고개를 들었지만 곧 다시 한서준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코를 골았다.


《바실리스크를 몬스터로 둔갑시키는 것도 어렵지 않지. 따지고 보면 그냥 석화의 능력을 가진··· 그저 뱀 형태의 거대한 몬스터일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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