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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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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6.10.03 09:08
최근연재일 :
2019.01.03 20:30
연재수 :
505 회
조회수 :
359,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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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6
글자수 :
1,239,628

작성
18.12.08 20:27
조회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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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5쪽

멕시코에서

DUMMY

한서준은 밖을 내다보았다. 멕시코시티는 높은 건물들과 현대식 건물들로 길 양옆의 시야가 꽉 막혀 있었다. 하늘은 높고 파랬으나 구름 한 점 보이지 않았고 거리 곳곳은 가벼운 옷차림의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도로의 양옆과 중간에 낀 나무와 화단은 도로와 나란히 이어진 후 파란색 유리로 도배된 건물의 앞에서 끊어졌다. 한서준은 유리로 외벽을 대신한 건물을 가만히 올려다보았다. 차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이 정도면 괜찮은데."

한서준의 옆에 앉아 있던 담서은이 말했다. 담서은은 반대쪽 창문 너머로 바깥을 내다보는 중이었다.

"건물들도 엄청 현대식이고, 주변 풍경도 좋잖아. 볼 것도 많고. ···공기는 좀 안 좋지만 그럭저럭 좋은 도신데? 근데 왜 너희들은 쫓겨났다고 생각하는 거야?"

"아무리 좋아도 ESP의 본부는 결국 뉴욕이니 말입니다."

검은색 정장을 입은 운전자가 말했다. 운전자는 백미러로 담서은을 보고 핸들을 오른쪽으로 꺾었다.

"그럼 실적을 세워서 본부로 오면 되잖아. 뭐하러 대낮부터 퍼질러 자고 있던 건데?"

담서은이 물었다.

"그··· 렇긴 합니다만··· 아무래도 의욕이 안 나서 말입니다."

운전자가 말했다. 운전자는 블론드색 머리카락을 이마 뒤로 쓸어넘기고 다시 한 번 백미러로 담서은을 보았다.

"핑계 대지 마. 그냥 일하기 싫어서 그런 거잖아."

담서은이 말했다.

"그리고, 애초에 너는 얼마 남지도 않았다며."

"···예. 앞으로 두 건만 더 해결하면 기회권이 생깁니다."

"근데 왜 일을 안 해?"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영 의욕이 안 나서···."

"나도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그딴 핑계는 대지 마."

담서은이 말했다.

"좋아. 그럼 내가 기회를 줄게. 우리가 가고 난 후에··· 정확히 보름 안에 너희 지부 요원들이 각자 의뢰를 두 개씩 완수하면··· 뉴욕으로 올 수 있는 기회를 제일 먼저 줄게."

"그러면··· 직권 남용 아닙니까?"

운전자가 물었다.

"그런 건 신경 쓰지 마."

담서은이 말했다.

"좋다 싫다는 지금 당장 말해. 나중에 가서 말도 안 했는데 의뢰를 완수했다고 연락하지 말고."

"예. 물론··· 저야 좋긴 합니다. 하지만··· 그 기회라는 건 말 그대로 기회입니까? 확정이 아니라?"

운전자가 물었다.

"확정권은 안 돼. 너희들이 여기에 발령난 건 다 그만큼의 이유가 있어서니까 말이야."

담서은이 말했다.

"지금까지 멕시코 지부로의 발령을 쫓겨났다라 여기고 계속 빈둥거리기만 한 걸 보면 어느 정도 답은 나오잖아."

"아··· 예··· 뭐, 그렇긴 합니다."

운전자가 말했다.

"그렇지? 그리고 이건 1순위 기회권이야. 네가 두 건만 더 해결하고 받는 기회권이랑은 다르다고. 그건 우선 순위가 거의 바닥이잖아."

"예. 맞습니다."

운전자가 말했다.

"···대답이 영 시원치가 않네."

담서은이 말했다.

"아무튼, 그래도 어쩔 수 없어. 내가 해 줄 수 있는 건 이것뿐이니까. 이것도 그나마 너희들은 날 알아봤으니까 해 주는 거야. 원랜 안 해 주는 서비스라고."

"예. 알겠습니다."

운전자가 말했다.

차는 직진했고 왼쪽으로 꺾어져 넓은 광장을 둘러싼 직각형 건물들 중 두 개의 첨탑과 합쳐진 건물 앞 철 담장에서 멈춰섰다. 철 담장 안쪽과 바깥쪽에는 다색의 옷을 갖추어 입은 사람들로 득실거렸다.

한서준은 차에서 내려 담장 너머의 건물을 올려다보았다.

"있나?"

그가 말했다.


《응. 묘한 곳이네. ···Messorem이 말했던··· 크립티드Cryptid 같은 것도 있고.》


'크립티드···. 뭐가 있지?'

그가 생각했다.


《석상··· 그러니까 가고일이랑··· 어··· 뱀파이어.》


'그러니까··· 돌이랑 흡혈귀?'


《응. 근데··· 아주 오래 전의 기억들이야. 가고일은 벌써 삼백 년 정도 잠을 자고 있고··· 뱀파이어는 봉인돼 있는 것 같은데?》


'···그래. ···뭔가 믿기 어려운 말이군.'


《그야··· 갑자기 가고일이니 뱀파이어니 하면 누구라도 그렇겠지. 거기다 예전부터 실재했던 것들이라 한다면 더더욱 그럴 테고.》


'그래. 어쨌든··· 딱히 신경은 안 써도 되겠군.'

한서준은 담서은이 차에서 내리는 걸 확인하고 철 담장을 따라 걸어 대성당의 입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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