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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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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6.10.03 09:08
최근연재일 :
2019.01.03 20:30
연재수 :
505 회
조회수 :
359,550
추천수 :
5,086
글자수 :
1,239,628

작성
18.12.10 18:30
조회
70
추천
3
글자
5쪽

멕시코에서

DUMMY

'···그러고 보니, 분명 흡혈귀가 봉인돼 있다 하지 않았나? 진짜가 있다면 왜 굳이 가짜를 만들 필요가 있지?'


《···아, 그건··· 쉽게 말하면 수요가 없어서. 보니까··· 진짜 뱀파이어를 퇴치한 것도 지금 지하 카타콤에 봉인된 뱀파이어가 전부야.》


권지아가 말했다.


《한마디로, 첫 사냥을 제외한 지금까지의 뱀파이어 사냥이··· 실은 희귀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거였다는 거지. 거의 400년 동안 말이야.》


'···그럼 지금 세상에 남은 흡혈귀가 봉인된 그 하나밖에 없다는 소리 아닌가?'


《그건 나도 모르지. 사제가 지금 봉인되어 있는 뱀파이어와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나눈 것도 아니니까.》


'···그래.'

한서준은 주머니를 뒤져 녹음기를 꺼내들었다.

'그럼 이건 뭐지?'

그는 무릎 위로 미끄러지는 담서은을 똑바로 앉히고 녹음기를 내려다보았다.


《그건 잘 조작된 녹음 파일이지. 당신이 집단 실종 사건에 괴물, 그러니까 바실리스크가 관여되었음을 믿게 만들기 위한··· 일종의 라디오 쇼. 틀어 봐. 재밌을걸?》


'···아니. 지금은 됐다.'

한서준이 생각했다.

그는 창밖을 내다보았고 미끄러지는 담서은을 의자 위에 눕힌 뒤 머리를 다리 위에 올려놓았다. 몇 번 뒤척이던 담서은이 한서준을 향해 돌아누웠다. 한서준은 담서은의 머리 위에 손을 올렸다.

"꽤 사이가 좋으신가 봅니다."

운전자가 말했다.

"제가 예전에 봤을 땐 가시를 잔뜩 세운 고슴도치나 다름없었는데. 지금은 그냥 아기새 같군요. 뭔가 이제야 본인 나이의 모습을 찾은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까. ···잘 모르겠군요."

한서준이 말했다.

"그 아이가 그 정도로 누군가를 따르는 건 처음 봐서 말입니다. 아무리 상관이라고는 하지만 역시 아이는 아이군요."

한서준은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창밖을 보았다. 백미러로 한서준을 보던 운전자는 더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 * *


피칠갑을 한 도로와 도로를 틀어막은 수십 대의 차량을 나타나자 차가 멈춰섰다.

한서준은 담서은을 흔들어 깨운 뒤 차에서 내려 주위를 살펴보았다. 밤이었고 가로등은 하나도 켜져 있지 않았지만 한서준은 주위를 계속 둘러보았다.

그는 차를 등지고 서서 앞 차량에 박힌 철근을 뽑아 들었다. 철근의 주름 사이엔 피와 살점이 묻어 있었다. 한서준은 살점을 떼어 내고 철근을 조금씩 손가락으로 떼어 냈다. 그는 어둠의 한 부분을 응시하며 떼어 낸 철근들을 손바닥 안에서 굴렸다.

"뭐야? 몬스터?"

뻗친 머리를 정돈하고 안대를 고쳐 쓴 담서은이 물었다.

"주변에 움직임은 없군."

한서준은 철근 조각을 소리나게 굴리고 차에서 내리는 운전자를 보았다.

"원래 이런 지역··· 은 아닐 테고. 무슨 일인지 소식은 없습니까?"

"예. 연락은 하고 있지만··· 파악에 나서려면 조금 시간이 필요한 모양입니다."

운전자는 스마트폰을 끄고 한서준을 보았다.

"더이상 나아갈 수 없습니다. 막힌 도로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뭣 때문에 이렇게 됐는지 모르니 말입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여기서 메리다까지 걸어서 가려면 못해도 하루는 걸릴 겁니다. 차라리 상황이 정리될 때까지 쉬는 건 어떻습니까?"

"쉰다고? 아냐. 하루 정도는 충분히 걸을 수 있어."

담서은이 운전자에게 말했다.

"그리고, 집단 실종 사건의 첫 번째 지역이 여기 근처 아니었어?"

"예. 분명 처음 신고가 들어온 지역이 이 부근이긴 합니다."

운전자가 말했다.

"근데 그건 또 언제 조사하신 겁니까?"

"의뢰잖아. 미리 정보를 수집하는 게 그렇게 놀랄 일이야?"

"아, ···영 익숙치가 않아서 말입니다. 의뢰를 한다고 사전 조사를 하는 사람은 잘 없으니 말입니다. 요즘은 대부분이 그냥 맨몸으로 부딪힐 겁니다."

"그래? 요즘 요원들이 의뢰를 그렇게 설렁설렁 한단 말이지?"

"아, 그래도 이건 어디까지나 제가 본 사람들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일 뿐이라 나머지 요원들은 해당되지 않을 수도···."

"됐어. 변명은 안 해도 돼."

담서은이 말했다.

"그보다, 얼른 여기에 요원들 좀 파견해서 주변 정리해. 최대한 빨리. 우린 걸어서 갈 테니까."

"예. 알겠습니다."

운전자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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