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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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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6.10.03 09:08
최근연재일 :
2019.01.03 20:30
연재수 :
505 회
조회수 :
359,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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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6
글자수 :
1,239,628

작성
18.12.11 20:24
조회
74
추천
2
글자
5쪽

멕시코에서

DUMMY

한서준은 차들을 지나쳤다. 차들은 서로에게 지그재그로 처박힌 상태였고 한서준은 차들 사이를 빠져나와 일직선의 도로를 내다보았다.

"있나?"

주변은 조용했다. 통화를 하는 운전자의 목소리와 따라오는 담서은의 발소리만 울려 퍼졌다.

한서준은 입을 다물고 철근 조각 하나를 엄지로 튕겼다. 철근 조각이 공중으로 떠올랐다가 그의 손바닥 위로 떨어졌다. 한서준은 철근 조각을 던졌다 잡았다를 반복하며 걸음을 옮겼다.

"열기가 없어."

담서은이 말했다.

"그럼 이렇게 된 지 꽤 지났다는 소린데."

담서은은 한서준보다 앞서 걸어가 바닥에 떨어진 스마트폰을 집어들었다.

"안 되네."

담서은은 스마트폰을 버리고 몇 걸음 더 나아가 떨어진 소총을 내려다보았다. 그 외에도 바닥엔 소총들이 많았지만 담서은은 탄창을 확인한 소총을 어깨에 메고 한서준의 옆으로 돌아왔다.

"싸움이 있긴 있었나 봐. 그게 몬스터인지는 잘 모르겠고."

담서은이 말했다.

"근데 시체가 하나도 없다는 건··· 좀 이상하지?"

"···그래. 핏자국 뿐이군."

"그러니까. 분명 총을 사용할 뭔가가 있었다는 소린데. ···설마 하지만, 여기도 몬스터 존이 진행되고 있는 건 아니겠지?"

"그건 아닐 거다."

한서준이 말했다. 그는 려를 꺼내 담서은의 머리 위에 올려놓았다.

"진행 중이었다면··· 내가 모를 리가 없으니까."

"오, 자신감. 좋아, 내 파트너라면 자신감은 항상 충만해야지."

권지아가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래도 신기하네. 어째서 시체들도 없는 거지? 먹었나?"

"그럴 가능성은 있지."

한서준은 려에게 사탕을 하나 건네주었다.

"몬스터는··· 전부 제각각이니까. 어떤 모습으로 튀어 나와도 이상할 건 없다. 예를 들면···."

한서준은 철근 조각 하나를 엄지로 튕겼다. 빨간색 자동차 한 대가 들썩이며 피가 공중으로 솟구쳤다.

"···이상한 말이지만··· 저렇게 좀비 같은 게 나와도··· 전혀 문제될 건 없다."

한서준은 철근을 날려 자동차와 사이사이에서 일어나는 시체들을 꿰뚫고 보닛을 뜯어 수평으로 던졌다. 그는 계속해서 걸음을 옮겼고 얼굴과 가슴팍이 터지고 잘린 시체들을 지나쳐 도로 옆, 무너진 담장 너머로 거대 석조 건물이 보이는 주차장 언덕으로 올라갔다. 잔가지와 잎으로 엉클어진 나무들에게 둘러싸인 평평한 땅 위의 석조 건물은 사각뿔대 모양이었고 꼭대기엔 또다른 석조 건물이 지어져 있었다. 일직선으로 뻗어 올라간 계단과 세 개의 층으로 나누어진 건물의 외벽은 군데군데가 붉게 물든 상태였으며 변형된 시체들은 그것과 뒤, 옆으로 뻗어나간 석조 건물들을 둘러싼 채 꼼짝도 하지 않고 건물을 올려다보는 중이었다.

"···와, 여기에 뭐가 있나?"

나무에 등을 기대고 머리를 내밀어 시체들을 훔쳐보던 담서은이 말했다.

"그게 뭐든 간에··· 여하튼 저것들을 끌어당기는 뭔가가 있는 모양이군."

한서준이 말했다.

"떨어지지 마라. 시체들이라도··· 아직 근섬유가 멀쩡한 것들이니까."

"응? 아저씨도 있고 려도 있는데 딱히 조심할 필요는 없지 않아?"

"···어디까지나 미리미리 대비하는 것뿐이다. 내가 챙겨줄 수 있는 것도 언젠간 한계에 다다를 테니까."

한서준은 나무에서 돌아 나와 시체들을 향해 걸어갔다. 아래턱이 부서져 혀가 빠져나오고 양 어깻죽지에 갈고리 모양 뼈를 돌출한 시체 하나가 한서준을 발견하고 괴성을 질렀다. 건물을 둘러싼 시체들이 저마다 높낮이가 다른 괴성을 지르고 한서준에게 달려들었다. 한서준은 오른손의 손바닥을 펴고 오른쪽 아래에서부터 왼쪽 위로 허공을 갈랐다.

바람이 시체들을 공중으로 떠올렸다가 석조 건물 여기저기에 처박았다. 한서준은 무릎을 꿇고 땅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석조 건물의 외피가 처박힌 시체들에게 몰리며 원뿔형의 돌창이 시체들의 머리통을 뚫고 솟아났다. 시체들은 늘어졌고 잿빛 가루가 돼 한서준의 몸을 감싸안았다.

한서준은 손을 떼고 일어나 금색과 녹색의 잔디를 밟으며 석조 건물 뒤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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