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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님의 서재입니다.

Messor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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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6.10.03 09:08
최근연재일 :
2019.01.03 20:30
연재수 :
50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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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9,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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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39,628

작성
18.12.16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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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9쪽

멕시코에서

DUMMY

려가 고개를 까딱였다.

모든 가루를 흡수한 한서준은 담서은과 함께 유적지를 벗어나 차가 멈춰선 장소로 돌아갔다. 그는 그곳의 상황을 정리했다.

검은색 정장을 입은 요원들과 화려한 옷의 사람들이 도로 한쪽에 모여 휴식을 취했다. 그들은 각자 모닥불을 피우고 둘러앉아 어깨와 다리를 주물렀고 환부를 드러낸 채 누워 상처를 치료했다.

한서준은 찌그러진 차에 등을 기대고 서서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그는 전원을 켠 뒤 화면 맨 위쪽의 '권지아'란 글자를 누르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음, 난리네.]


권지아가 말했다. 잠긴 목소리였고 한 글자 한 글자가 입안을 맴돌고 있었지만 권지아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말 안 해도 알 것 같아. 거기도 좀비 나타났지?]


"···거기도 마찬가지냐?"

한서준이 물었다.


[응. 난리야, 아주. 전염성도 있어서··· 능력자가 물리면 꽤 골치 아파. ···여긴 당신 같은 능력자가 없거든.]


"전염성이 있나? ···그건 꽤 귀찮군."


[물론. ···그것 때문에 나도 본부에서 무한 대기 중이라··· 방금 일어났어, 미안.]


"···아니다. 그보다, 능력자가 감염이 된다는 건··· 좀비가 능력을 쓴다는 소리냐?"


[그건 아니야. 아, 아니···. 맞긴 해. 그러니까···, 맞으면서도 틀린 이야기야. 감염이 된 능력자들은··· 무엇보다 이성이 없어. 본능밖에 안 남아서··· 물고 뜯는 것밖에 할 줄 몰라.]


권지아가 말했다.


[하지만 지속··· 그러니까··· 당신의 초 재생 능력 같은 패시브 능력은···, 말 그대로 패시브라··· 좀비도 적용이 되고 있거든. 이게 좀 골치야.]


"능력이 먹힌다는 시점에서··· 그다지 골치는 아니지 않나?"

한서준은 모닥불에서 소시지를 구워 가져오는 담서은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기대고 있던 차의 보닛을 가리켰다.


[그야 그렇지. 하지만 문제는··· 이게 능력자 탐색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거야. 다시 말해··· 능력자가 아닌 줄 알고 있었던 일반 좀비들이 사실은 패시브 능력자라서··· 쓰러뜨렸는데도 뒤통수를 맞는 일이 잦다는 거야.]


"···그러니까, 재생 능력이라든가···."


[응. 저항, 피부 능력 때문에··· 안 죽는 끈질긴 좀비들이 많다는 거지. 그래서··· 일단 근접 능력자들은 모두 후퇴시켰는데··· 이게 또 문제야.]


권지아가 말했다.


[저항 패시브···, 저항 능력을 가진 좀비들은··· 말 그대로 모든 능력에 일정 부분 이상을 저항하거든. 특히 원거리형 사출 능력엔 그게 더 탁월하고 말이야. ···그래서, 결론은 근접전이 효과적이라는 건데···, 앞서도 말했다시피 죽은 척하고 있는 좀비들이 많아. 자칫하단 목덜미를 물어뜯겨 버려. ···피해가 막심해.]


"그건··· 그래, 상당히 귀찮군."

한서준은 지글거리는 소시지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러면 대책은 있나?"


[대책? 물론 내가 나간다면 한방에 정리가 되겠지만···. ···아? 잠깐만 기다려 줄래? 손님이 찾아왔어.]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들어오는 소리가 스피커로 흘러 나왔다.


[이거··· 설마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는걸.]


권지아가 누군가에게 말했다.

한서준은 누군가가 의자를 빼 앉는 소리와 물을 따르는 소리, 뭔가가 부스럭대는 소리와 함께 안정적으로 이어지는 숨소리를 들었고 또다른 누군가가 뭔가를 끌고 움직이다가 멈추는 소리를 들었다. 잠시 후 모든 소리가 잦아들자 한서준은 누군가가 공기를 빨아들이는 소리를 들었다.


[궁금해서 따라와 봤다, 꼬마. 근데··· 바깥이 꽤 재밌어졌군.]


누군가의 목소리로 스피커가 진동했다.

한서준은 한숨을 내쉬고 소시지를 들어 단번에 입안에 욱여넣었다.


[음? 통화 중이었나? 내가 방해를 했군. 하지만··· 방금 숨소리를 보아하니 한서준이군.]


'그'가 말했다.


[아무튼··· 내 목적은 별 게 아니야. 너 같은 인간이 평범한 인간들 속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나 궁금해서 온 것뿐이다. 일종의··· 조사지. 물론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닌 것 같지만 말이야.]


[마침 잘 됐어, 사신 씨.]


권지아가 말했다.

한서준은 무언가 부스럭대는 소리를 들었다.


[의뢰를 하나 하고 싶은데. 괜찮을까?]


부스럭대던 소리가 멎었다.


[의뢰라? 대가는?]


'그'가 물었다.


[사신 씨가 흥미로워할 만한 정보.]


권지아가 말했다.


[내 손가락은 너무 비싸서 말이야.]


[하, 뭐, 좋아. 내가 흥미로워할 정보라? 만약 내가 흥미로워하지 못한다면 어쩔 셈이지?]


[그땐··· 한서준을 마음대로 해도 좋아.]


"···난 물건이 아니다."

한서준이 말했다.

그는 고개를 들어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주류를 꺼내진 않았지만 요원들과 화려한 복장의 사람들은 서로 뒤섞여 노래를 부르며 바베큐 파티를 즐기는 중이었다. 그중 화려한 복장을 입은 사람들 사이에 섞인 담서은은 모닥불에 네모난 고깃덩이를 구우며 또다른 고깃덩이를 물어뜯고 있었다.


[흥미가 당기는군.]


'그'가 말했다.


[그래. 의뢰는 뭐지?]


[간단해.]


권지아가 말했다.


[지금 이 좀비 사건의 주모자가 누군지··· 그것 좀 알아봐줬으면 해. 이 좀비 사태···.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거든. 전세계적으로 말이야.]


[전세계적이라··· 지구가 드디어 인간들의 목까지 칼을 들이대고 말았군.]


'그'가 말했다.


[아무튼 좋다. 나도 흥미를 느끼고 있었던 참이니까. 겸사겸사 조사도 해 주지.]


[고마워, 사신 씨. 아, 뭐라도 먹을래?]


권지아의 목소리와 함께 스피커 너머로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한서준은 기댔던 몸을 세워 자동차의 보닛을 손바닥으로 내려쳤다.

단발의 굉음이 울려 퍼졌다. 파티를 벌이던 요원과 사람들이 동시에 입을 다물고 한서준을 돌아보았다.

한서준도 사람들을 쓸어보았다. 몇몇은 무기를 집어들었고 몇몇은 계속해서 음식을 집어먹었지만 그들은 모두 숨소리 하나 내지 않고 한서준을 쳐다만 보았다.

"···북서쪽. 준비해라."

마침내 한서준이 말하자 사람들이 벌떡 일어나 북서쪽으로 방어진을 형성했다. 사람들은 앞에서부터 근접과 원거리, 회복과 방어 순으로 대열을 맞췄다.

"역시. 사람은 방송을 좀 타야 영항력이 생긴다니까?"

입가에 묻은 기름을 티슈로 닦고 남은 고기를 전부 씹어먹은 담서은이 말했다.

"다 아저씨를 알고 있더라고. 모스크바 동영상도 제법 일을 하고는 있지만··· 엊그제 벌인 대련장 파괴 동영상이 엄청 인기야. 한방에 날려 버렸잖아. 도시까지 싹 다."

"···그런가."

"응. 그보다··· 그 전화. 언제까지 할 거야? 아저씨 말이 사실이라면 지금은 엄청 바쁠 때야."

담서은이 말했다.


《저 말이 맞아. 이제 전화 끊어도 돼.》


권지아가 말했다.

한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Messorem은 갔나?'

그가 머릿속으로 물었다.


《아니, 아직. 과자 먹고 있어.》


'···널 찾아왔다는 목적. 정말 그게 맞나?'

그가 물었다.


《응. 순수하게도 말이야. 진짜··· 나 같은 인간이 어떻게 인간 사회에 녹아들었는가가 궁금해서 왔어.》


권지아가 말했다.


《Messorem의 말을 빌려보자면··· 나도 엄연히 인간이라 칭할 자격이 없는 인간이니까. 만약 내 스스로를 인간이라 칭한다면 그건 인간이란 종족에 대한 기만이잖아.》


'하지만 넌··· 인간이다.'

한서준이 말했다.

'···나와는 달라.'


《알아. 능력이 이래서 그렇지 나도 70년 정도 후면 죽는 인간이긴 하지.》


한서준은 담서은은 보았다.

담서은은 팔짱을 끼고 한서준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전화 한 번 끊는데 뭐 하루종일 걸리네. 그래서, 아저씨 애인은 뭐래?"

담서은이 물었다.

"···이 좀비 사태가··· 전세계적으로 일어났다더군."

"어? 정말? 이 지역만 그런 게 아니고?"

"그래. 그것 때문에··· 아무래도 난리가 난 것 같다."

한서준은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수군거리며 눈살을 찌푸리던 사람들이 한서준을 바라보았다.

"거기다 감염도 된다니까··· 근접전을 선호하는 능력자들은 일단 뒤로 빠지는 게 좋을 거다."

맨 앞에 서 있던 요원과 사람들이 후방으로 빠졌다.

한서준은 고개를 끄덕이고 진열을 유지 중인 요원들 앞에 섰다. 그는 정면을 뒤덮은 흙먼지를 바라보다가 요원들을 돌아보았고 침을 삼키며 몸을 풀던 요원들은 한서준을 쳐다보았다. 한서준은 숨을 들이마셨다.

"···한두 마리 쯤은 놓치겠지. 그걸 처리해라."

그는 등을 돌리고 허리를 숙여 아스팔트 도로 안에 오른손을 박아넣었다. 잠시 후 그가 오른손을 빼자 그의 앞에 깔려 있던 아스팔트 도로의 일부가 땅에서 뜯어져 하늘로 솟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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