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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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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6.10.03 09:08
최근연재일 :
2019.01.03 20:3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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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39,628

작성
18.12.04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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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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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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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쪽

일반 퀘스트

DUMMY

"그래. 그럼 사양치 않고 공격하지."

한서준이 말했다. 한서준의 오른손이 빛을 끌어모았다. 빛은 공기를 가시화했고 하얀색 공기층은 오른손을 감싸안았다. 공기는 잔디를 뽑아 한서준의 오른손을 감쌌고 대련장 주위의 나뭇잎과 나뭇가지, 관전석 곳곳의 쓰레기들을 가져와 그의 오른손을 감싼 형태로 압축했다.

잔디가 벗겨져 드러난 검은색 고무 패드가 사방으로 비산해 한서준의 주위를 빙빙 돌았다. 패드는 조금씩 깎여 그의 오른손에 달라붙었고 동그란 경기장을 집어삼킨 바람은 요원들을 휘어 감고 중심지로 끌어당겼다. 요원들이 고개를 숙이고 서로를 붙잡아 몸을 지탱하는 가운데 관중석 맨 앞에서 몸을 풀던 요원들이 일제히 허공에 두 손을 들어올렸다.

황금빛 장막이 관중석 전체를 에둘렀다. 들썩이던 요원들이 하나둘 고개를 들고 잡고 있던 손을 놓았고 입을 다물고 한서준과 소녀를 쳐다보았다.

"오, 제법 위협적이군."

폭풍의 한가운데에 서서 손가락을 오그리고 있던 소녀가 말했다.

"이건 제대로 맞으면 꽤 아프겠어."

"···아프다 정도로 끝나면··· 오히려 보람이 없을 것 같은데."

한서준이 말했다. 그는 오른손을 그대로 둔 채 상체를 살짝 수그렸다. 소리가 터지는 굉음과 함께 그가 있던 자리가 둥그렇게 파였다. 황금빛 장막과 관중석의 벽에 수만 개의 금을 새기고 소녀에게 날아간 한서준이 그대로 오른손을 내질렀다.

건물을 뒤흔드는 굉음이 울려 퍼졌다. 관중석이 무너졌고 땅이 갈라졌다. 소녀가 서 있던 장소의 뒤쪽에 위치했던 건물과 그 너머의 건물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 사이로 거대한 역삼각형 절벽이 모습을 드러냈지만 삼각형의 뿔에 서 있는 소녀는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은 채였다.

"좋아. 이게 네 최대 일격인가?"

소녀가 미소를 지으며 한서준의 오른손을 놓고 그의 이마에 손가락을 튕겼다. 허물어진 관중석 곳곳에서 튀어 나오는 요원들 사이로 튕겨진 한서준이 머리를 흔들고 일어나 바지에 묻은 먼지를 털었다.

"재밌지만, 자, 한 방에 끝났군."

소녀가 말했다. 손을 털고 찢겨진 옷을 대신해 바로 앞 바닥에 처박힌 요원의 옷을 벗겨 입은 소녀가 한서준의 발밑을 가리켰다.

"선을 넘었으니 네 패배다, 한서준."

"···아프지도 않나?"

한서준이 물었다.

"손이 쓰라리긴 한다, 한서준."

소녀가 말했다.

"못 참을 정도는 아니지만 말이야."

"···멋지군."

한서준은 소녀에게 다가가 소녀의 발치에 엎어져 있는 속옷 차림의 요원을 들어 옆구리에 끼었다.

"···보호를 해 줘서 고맙군."

한서준이 말했다. 그는 너머의 절벽을 쳐다보다 소녀를 보았다.

"나머지는 어딨지?"

"하늘."

"그래. ···전부 기절했나?"

"조용히 좀 시켜 놨지. 크게 지장은 없을 거다."

소녀가 검지를 까딱이자 공중에서 다색 덩어리 하나가 천천히 내려왔다. 덩어리는 얼마 안 가 건물 밖, 넓은 땅과 마주했고 풀어져 검은색 정장의 요원들과 평상복의 사람 수천 명을 땅에 뉘였다.

"···참 성대하게도 저질렀네."

담서은이 다가와 말했다.

"이거 피해 보상액 엄청날걸. 치료비 같은 것도 그렇고. 아저씨 이러다 현대판 노예 되겠는데."

"···이런 건 금방 고친다."

한서준은 들고 있던 속옷 차림의 요원을 손짓해 부른 다른 요원에게 건네주고 담서은의 머리를 토닥였다.

"···요즘 자주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데··· 대체 무슨 심정의 변화가 있어서 이러는 거야?"

담서은이 머리를 매만지며 물었다.

"싫다면 그만두지."

한서준이 말했다.

"아, 아니. 싫다는 게 아니고··· 그··· 좀 새삼스럽다고 해야 하나··· 이런 건 음··· 조금 익숙하지가 않아서 말이야."

"그래. ···하지만 싫다면 언제든지 말해라."

"응. ···그럴 일은 별로 없을 것 같지만 말이야."

담서은이 말했다.

"아무튼, 이거 아무리 위트니 국장이 허락해 줬다지만··· 일이 많이 커졌어."

"그래도 죽은 사람은 없다."

소녀가 말했다.

"애초에 이런 일을 가정하지 못한 너희 국장이 잘못이지."

소녀가 검지를 까딱였다. 역삼각형 절벽이 굉음과 함께 좌우 양쪽에서 오그라들었다. 땅이 흔들렸고 절벽의 끝에 걸려 있던 자동차와 가로등, 나무들이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몇몇 요원들이 다급히 절벽과 멀어졌다. 절벽은 사라진 땅을 메우고 소녀를 중심으로 일제히 부딪혀 울퉁불퉁하게 솟아올랐다.

"···그나저나, 예전과 많이 다르군. 그땐 분명 날아갔었는데."

한서준이 소녀에게 말했다.

"지금은 한발자국도 못 옮겼군."

"그거야 그땐 몸 자체가 익숙하질 않았으니까."

소녀는 솟아오른 땅을 돌아보고 턱을 쓰다듬었다.

"평평하게 만드는 건 네 몫이다, 한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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