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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중생을 먹여 살려주실 분 구함

대박이 자꾸 난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양현경
작품등록일 :
2018.03.17 23:57
최근연재일 :
2018.04.21 22:00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211,991
추천수 :
5,766
글자수 :
128,205

작성
18.04.21 22:00
조회
3,338
추천
142
글자
7쪽

대박이 자꾸난다 #037

DUMMY

구미가 당기는 제안이다. 가게에 공영방송 탔다고 입간판이랑 현수막 하나쯤 걸어놓으면 뭔가 있어 보이지 않은가. 그러나 직원을 못 구해서 걱정이다. 과연 감당이 될까?


[이름을 밝히지 않은 신께서 말씀하세요.]

[“무조건 잡아! 큰 기회다!”]


‘신께서 그렇게 말씀하신다면야. 그렇게 해야죠.’


어른, 아니. 신님의 말씀을 따르면 자다가도 떡이 생기는 법이지. 유건은 고개를 끄덕이고 전화에 대고 말했다.


“피디님. 저희 가게가 마침 확장 중이거든요.”

-어 정말이신가요? 잘 됐네요 그럼! 포텐셜도 충분하신 것 같은데 이참에 방송도 타고! 체인점도 만들고! 정 사장님께도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오픈은 언제······.

“네! 8월 1일에 오픈합니다.”

-시기적절하구만! 그럼 저희가 내일 찾아뵙겠습니다. 일정이 어떻게 되시죠?

“아무 때나 좋습니다. 계속 매장에 붙어있어서요.”

-알겠습니다. 매장 주소 이 번호로 보내주시면, 내일 오후 중에 찾아뵙겠습니다.

“네. 그럼 내일 뵐게요.”


오피디와의 전화를 마치고, 유건은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에 머릿속으로 묘한 상상을 하기 시작했다.


‘체인점이라!’


전국에 설대포차의 간판이 걸린다. 청년 사장으로서의 성공 신화를 책으로 써서 대형 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마다 놓여있고, 기세를 몰아 방송도 자주 타고!


머릿속에선 벌써부터 인생이 탄탄대로다. 아무렴, 상상하는 게 죄는 아니니까!


“그나저나, 체인점이라.”


어머니 병원비를 대느라 빡빡하게 살아서 사업 확장 따위는 생각도 못 해봤다.


유건은 옆에 있는 가게의 유리벽에 비친 자신을 이리저리 훑어보고 씩 웃었다. 어디 가서 못생겼다 소리는 들어본 적 없으니, 충분히 어필이 되겠지?


그런 김칫국을 마시며, 성큼성큼 카페로 향했다.


*


다음날 점심 무렵, 방송국 로고를 붙인 승합차가 가게 앞에 도착했다. 아침에 연락을 받았던 유건은 얼른 내려가서 1층 유리문을 열었다.


당연히 방송국 PD가 내릴 줄 알고 악수를 청하려 했다. 그러나 승합차 문이 열리고 내려온 건, 화사하게 차려입은 소녀들이다.


“안녕하세요! 체리홀릭입니다!”

“······네? 아! 저번에!”


체리홀릭은 유건이 현재 유일하게 기억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이었다. 그 이유는 왼쪽 두 번째에 서있는 아리.


일전에 동생이랑 같이 떡볶이를 먹으러 와서 신기하게 여겼던 적이 있었다.


유건이 아는 척을 하자 아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활짝 웃었다. 그러나 이내 바람 빠진 풍선처럼 픽 식어버렸다.


“저번에 안경 놓고 간 손님!”

“아, 안경······.”


많이 실망한 기색이다. 그러나 유건은 아리에게 계속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정유건 사장님, 오세진 피디입니다. 하하하.”


백발의 중년 남자가 뒤따라 내리며 유건에게 악수를 청했다. 시인같은 분위기에 차분한 인상이다.


유건은 흔쾌히 그의 악수를 받으며 대답했다.


“정유건입니다. 방송 잘 보고 있습니다 피디님!”

“어휴. 실물로 보니까 영화배우 해도 될 상이신데? 목소리도 중후하신 게.”

“아하하. 과찬이세요. 일단 안으로 들어가실까요?”


유건은 문을 열고 방송국에서 온 사람들을 맞이했다. 그리고 이리저리 둘러보는 그들에게 말했다.


“매장 준비는 다 끝나서요. 이대로 그냥 오픈할 거예요.”

“아, 그렇군요. 허허, 잠시 시간 좀.”


인테리어가 끝났다는 말에 오피디는 수첩을 들고 이런저런 계획을 적어나갔다.


그동안 체리홀릭의 멤버들은 자기들끼리 동선을 밟으며 서로 멘트를 주고받는 연습을 했다. 잠시 그녀들을 바라보던 유건은 생긋 웃으며 물었다.


“제가 잘 기억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멤버들 다 같이 예능 나오는 건 처음이죠?”

“네 맞아요!”


리더인 연지가 대답하려고 한 순간 아리가 칼같이 끼어들어 대답하며 눈을 빛냈다. 그 반응에 다른 멤버들은 히죽거리고 웃으며 뭐라고 속닥거렸다.


[사랑을 관장하는 신께서 두근두근하세요.]


퀘스트 패널이 아리의 머리위로 향하더니 메시지를 뱉었다. 유건은 그저 멋쩍게 웃으며 벽에 걸린 시계를 바라봤다.


시간은 한 시 즈음. 밥 먹을 시간이었다. 냉장고에 당분간 먹을 재료도 있겠다. 유건은 일에 열중하고 있는 오피디에게 넌지시 물었다.


“피디님, 시장하지 않으세요?”

“아! 그러고 보니 식사 시간이 되긴 했네요. 잠깐 멈추고 식사하러 가지요?”

“제가 해드릴게요! 방송 전에 참고도 하실 겸.”


유건의 대답에 아리가 뛸 듯이 기뻐했다. 그녀는 호들갑스럽게 테이블 하나를 붙잡더니 의자를 빼며 말했다.


“피디님!”

“허허. 아리 양이 사장님 칭찬을 그렇게 하더라고요. 떡볶이가 신세계라고.”

“신세계까지는, 하하. 편하신 자리에 앉으세요. 금방 해드릴게요.”


유건은 식재료 창고에 들어가서 문을 닫고 축복 패널을 불러냈다. 그리고 간만에 식자재 품질 증가의 축복을 선택했다.


[식자재 품질 증가 : 보유한 식자재의 품질을 향상시킵니다.]

[축복을 내릴 대상을 선택하십시오.]


“으으, 추워. 빨리빨리.”


유건이 서둘러 손을 뻗자, 창고 선반에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던 식재료들에 새하얀 빛이 깃들었다. 창고 안이라서 그런지 뒤이어 퍼지는 빛이 더 박력 있는 것 같다.


“쓰으으읍. 크으. 냄새 좋고.”


간만에 거는 축복이라 그런지 더 신선한 느낌이다. 유건은 떡볶이 재료를 꺼내 창고에서 나온 뒤, 곧장 조리대에서 재료 손질을 시작했다.


좁아터진 개수대와는 비교가 안 되는 넓은 조리대. 압도적 쾌적함! 재료를 써는 칼놀림이 한층 더 경쾌하고 대담하다.


“오오.”


체리홀릭의 멤버들은 유건의 칼놀림을 보고 감탄을 흘렸다. 아직 고등학생인 막내 유시와 셋째 소리는 손으로 칼질하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


순식간에 재료 손질이 끝나고, 유건은 웍에 떡볶이를 조리했다. 그리고 접시에 나눠 담아 테이블에 내어놓자, 소녀들이 비명에 가까운 환호를 질렀다.


“히이이! 냄새 끝내준다!”

“봐봐! 대박이랬지!”

“아 많이 먹으면 안 되는데, 안 되는데······.”

“언니 그냥 먹어. 아참! 잘 먹겠습니다!”


막내 유시가 뒤늦게나마 인사를 해온다. 유건은 활기찬 반응에 기뻐서 생긋 웃어 보였다.


“저도 잘 먹겠습니다. 사장님. 음?”


오피디는 떡볶이를 한 가닥 먹어보더니 맛을 음미하듯 천천히 씹었다. 그리고 마음에 들었는지 젓가락으로 다른 떡을 눌러보며 말했다.


“이야, 이거, 보통 떡볶이가 아닌데.”

“이거 뭐야! 이거 떡 맞아!?”

“진짜 신세계!”


다들 입에 맞는 모양이다. 유건은 흡족하게 웃으며 조리대 앞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그 때, 누군가 문을 열며 안으로 들어왔다. 문 열리는 소릴 들은 체리홀릭의 멤버들은 사레가 들려 켈록거리며 얼굴을 가렸다.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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