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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중생을 먹여 살려주실 분 구함

대박이 자꾸 난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양현경
작품등록일 :
2018.03.17 23:57
최근연재일 :
2018.04.21 22:00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212,000
추천수 :
5,766
글자수 :
128,205

작성
18.03.28 22:00
조회
6,009
추천
155
글자
8쪽

대박이 자꾸난다 #013

DUMMY



[신체능력 강화 : 종합적인 신체능력을 상승시킵니다.]


다른 축복과 다르게 손으로 만져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직접 사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항상 적용되는 부류인 것 같다.


‘어머니께 옮겨드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름을 밝히지 않은 신께서 안쓰러워하세요.]

[정의를 관장하는 신께서 당신의 효심에 작은 감동을 표하세요.]

[사랑을 관장하는 신께서 당신의 효심에 기뻐하세요.]



메시지를 읽은 유건은 픽 웃었다.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던가. 이 세계를 관할하는 신들이 아닌데도, 그들의 관심이 고마웠다.


그러나 고마운 건 고마운 거고.


“크흠.”


지금 유건이 우선하고자 하는 신은 다름이 아니라, 이름을 밝히지 않은 신이다.


다른 두 신이 제시한 보상, 신체 강화와 매력. 그런 건 유건에겐 그다지 필요치 않았다.


지금은 어떻게든 가게를 번창시키고 규모를 확장해 제대로 ‘사업다운 사업’을 하는 것. 그게 목적이다. 그렇게 되면 어머니의 병원비도 안정적으로 댈 수 있고, 사랑을 관장하는 신이 애걸복걸하는 연애도 할 수 있다.


매일 바빠 죽을 것 같은 이런 상황에선 연애도 마음대로 안 되는 법이다.


“간만에 칼국수나 해먹을까.”


직접 반죽을 빚어서 면을 뽑고 해물 육수를 내서 끓여 먹으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지. 유건은 입맛을 다시며 밀가루를 집어 장바구니에 담았다.


그때 불현 듯이 묘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기쁨?’


기쁨. 신들이 유건에게 기대하는 것. 그것은 기쁨이다. 자신이 바라는 욕구가 유건을 통해 해소되었을 때 축복을 내려준다.


신의 기쁨은 곧 유건의 행복으로 돌아온다. 어쩌면, 어쩌면 신들을 계속 기쁘게 해주면.


‘어머니의 병을 낫게 해주실 수도 있지 않을까.’


혹시나 싶어 퀘스트 패널을 바라봤지만, 녀석은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저 침묵은 긍정일까, 부정일까.


‘신앙을 시험하시는 겁니까.’


자신이 신이라도 이렇게 할 것이다. 유건은 퀘스트 패널을 가늘게 뜬 눈으로 보다가, 이내 픽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그럼.”


유건은 카운터로 향하며 중얼거렸다.


“여러분들 모두 만족시켜 드리겠습니다.”


*


시골의 숨겨진 진풍경을 찾아다니는 버라이어티 방송의 촬영장. 촬영이 끝나자 고정 멤버들이 근육통을 호소했다.


카메라가 돌아가는 내내 소리치고 웃고, 뛰고. 난리도 아니었으니까.


게스트로 나온 아이돌 ‘아리’는 당장이라도 기절할 것 같았다. 그러나 무너지려는 의식을 꽉 붙잡고 멤버들을 향해 꾸벅 인사했다.


“고생하셨습니다!”

“어, 수고했어요. 아이고 삭신이야!”


멤버들은 대충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걸음을 옮겼다. 촬영 중에는 엄청 영광이라는 듯이 떠받들었으나, 그건 어디까지나 촬영상의 이야기일 뿐.


“형, 여기 약수탕이 그렇게 좋다는데?”

“초정약수 유명하지! 피디님도 가시죠!”


촬영이 끝나면 그냥 찬밥신세. 친분이 없으니만큼, 제작진들조차도 그냥 지나가는 사람 취급했다.


사실 아리는 현재 주가 급상승중인 아이돌 그룹, ‘체리홀릭’의 보컬 담당이다.


올해 스무 살. 고3때 데뷔하여 특유의 풋풋한 귀여움과 나이답지 않은 가창력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다만 아직 예능 출연 빈도가 낮은 편이라서 그런지, 화장을 옅게 하고 거리에 나가면 “쟤 아리 닮았다” 소리를 듣는 정도다.


그렇다 보니 이런 취급이다. 적어도 화기애애한 뭔가가 있었길 바라고 왔지만, 어림없는 소리.


“카메라 감독님! 고생하셨습니다!”

“네 수고했어요.”


용기를 내서 제작진에게도 인사를 했건만. 모두들 눈도 안 마주친다.


꼭 왕따라도 당하는 것 같은 기분. 유일하게 챙겨주는 사람인 매니저는 저 멀리 가는 PD에게 인사를 하느라 여념이 없다.


아리는 지친 몸을 이끌고 밴으로 돌아가 앉았다. 당장이라도 기절할 것 같았지만 주머니에서 울리는 휴대폰을 내버려 둘 수가 없다.


“아.”


여동생 민지가 보낸 메신저 사진들. 중학교 교복을 입은 소녀들이 떡볶이를 가운데에 두고 단체로 사진을 찍었다.


-언니 여기 알아? 청주 설대포차인데 존맛임! 지금 입소문 다 남!


“설대 포차······?”


집이 청주이긴 했지만 처음 들어보는 곳이다. 아리는 답변을 보내려다가 움찔하며 차 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저기!”


같이 촬영을 했던 드라마 배우다. 30대 초반에, 젠틀하고 멋있는 역할만 도맡아 하는 사람. 최근에 이 예능프로에 고정으로 들어왔다.


그가 잘생긴 얼굴을 차 안으로 들이밀자 아리는 수줍음에 움츠러들었다.


“아, 고생하셨습니다! 인사 드렸어야 하는데.”

“으응, 아냐. 혼자 애쓰는 게 안쓰러워서 왔는데. 미안해요. 요즘 좀 그래. 괜히 이상한 소문나는 거 안 좋으니까 거리를 두거든.”

“네에. 헤헤.”

“다음 로테이션 청주라던데, 아리씨 청주 사람이라고 했죠?”

“네! 기억하고 계셨어요?”

“그럼! 내일 순회 때 같이 손 좀 맞춰 봐요. 힘내고!”

“네! 감사합니다!”


그가 일행들에게로 돌아가고, 아리는 처음으로 받은 격려에 기분이 좋아져서 활짝 웃었다. 그리고 동생에게 답변을 보냈다.


-나중에 언니도 데려가 ㅠㅠ


*


“사장님.”

“어, 평화 왔어?”


월요일 저녁 일곱 시. 평화는 일전에 산 유니폼을 입은 채로 설대포차에 들어섰다. 집에서 여기까지 입고 온 모양이다.


유건은 살짝 당황했지만 애써 신경 쓰지 않고 평화를 반겼다.


계약서와 이력서는 일요일 저녁에 다 마쳐놨다.


시급 9천 원에 주중 오후 7시부터 새벽 3시까지 여덟 시간.


포차는 8시에 시작해 새벽 2시에 닫지만 재료 준비나 뒷정리 건도 있고, 무엇보다 평화가 계속 붙어있어 주길 바랐기 때문에 팍팍 질러 버렸다.


평화는 오자마자 내부 홀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유건은 2층에 준비해둔 재료들을 가지러 올라갔다. 고무 대야에 가득 든 재료는 보통 사람 같으면 둘이서 들어야 할 무게지만 이전에도 혼자 들었었다.


“보자. 끈이 어디 있더라.”


유건은 벽돌 가마를 짊어지는 요령으로 대야에 줄을 걸고 힘껏 들었다. 그리고 하마터면 죄다 머리 위로 뒤집어쓸 뻔했다.


“우악!?”


너무 가벼웠다. 살짝 과장해서 인형이라도 드는 줄 알았다.


“아참. 축복을 받았지.”


[신체능력 강화 : 종합적인 신체능력을 상승시킵니다.]


이것 때문이구나. 유건은 눈앞에 떠있는 축복 패널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나 싶어 대야 하나를 짊어진 채로 다른 대야를 들자, 역시 가뿐하게 뻔쩍 들렸다.


그러나 아무리 가뿐해도, 이러고 들고 가면 이상하겠지. 유건은 손에 든 대야는 내려놓고 1층으로 내려갔다.


포차를 열 준비가 끝나고, 유건은 포차 구석에 매달아 둔 벽걸이형 TV를 켰다. 스포츠 시즌에는 스포츠 방송을 켜지만 평소엔 언제나 음악채널이다.


마침 귀여운 아이돌 그룹의 뮤직비디오가 나오고 있었다.



작가의말

주인공을 흑마법사로 만들수는 없지요...아암 그렇구말구...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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