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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중생을 먹여 살려주실 분 구함

대박이 자꾸 난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양현경
작품등록일 :
2018.03.17 23:57
최근연재일 :
2018.04.21 22:00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211,984
추천수 :
5,766
글자수 :
128,205

작성
18.04.11 22:00
조회
4,430
추천
151
글자
8쪽

대박이 자꾸난다 #027

DUMMY

단 한 방에 차가 퍼졌던 게 이제야 기억난다. 맞고 날아간 괴한은 다행이도 숨통은 붙어있는 모양이었다.


“저기.”


유건이 부르자 괴한들은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금방 전까지의 살기등등한 눈이 아니다. 동물원에서 탈출한 사자를 길에서 만나면 저런 눈이 될까.


“거, 내가 봐 줄 테니 그냥 가라, 그런 소리는 소린 못하겠고.”


주춤주춤 물러나는 괴한들. 유건은 난처하게 뒤통수를 긁다가 한 마디 뱉었다.


“최대한 힘 조절 할 테니까. 알아서들 살아남으라고. 응?”


입장이 반대가 되어 버렸다.


유건은 가장 가까이 있는 괴한에게 접근해 멱살을 틀어쥐었다. 그리고 최대한 안 죽게 때린답시고 신중하게 주먹을 날렸다.


“히이이익!!!”

“아.”


그러나 너무 강해져도 문제다. 두툼한 점퍼가 악력을 못 이겨 쭉 찢어지고, 그 바람에 유건의 주먹은 괴한의 얼굴이 아니라 뒤에 있던 벽을 갈겼다.


쿠르르릉!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포차 전체가 흔들린다. 뒤이어 벽면에 쩌적, 하고 금이 가더니. 다른 벽으로 점점 퍼져나갔다.


“니, 니 뭐니!”

“나도 몰라 자식아!”


유건은 기겁하며 묻는 괴한의 머리를 툭 내리쳤다. 그것만으로도 괴한은 코피를 쏟으며 실신해 버렸다.


죽이라고 지시했던 괴한은 팔다리를 떨며 소리쳤다.


“처, 처처, 철수!”

“철수 찾지 마 개자식아. 대한민국 경찰 아저씨들이 니들 덜미 잡는 거 어려울 것 같아?”

“!”


괴한은 호흡곤란이 오는지 가슴을 부여 쥐고 숨을 헐떡였다. 머리에 쓴 벙거지 모자가 유독 안쓰럽다.


“지금 유치장에 잡혀있는 걔들도 이미 신원 다 밝혀졌어. 말썽 그만 피우고 얌전히 쇠고랑 차라.”


물론 허세다. 유건은 몇 번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서에 간 적은 있었으나, 당시에 습격해 왔던 괴한들에 관한 건 일절 듣지도 못했다.


그러나 허세가 통한 건지 괴한들은 섣불리 도망도 못 치고 서로 눈치만 살폈다.


“응?”


그 때, 갑자기 퀘스트 패널이 부르르 떨었다.


[정의를 관장하는 신께서 전쟁의 신을 모셔왔어요.]

[전쟁의 신께서 당신의 전투력에 흥미를 가지세요.]


‘뭐야? 전쟁? 지구에 전쟁터가 얼마나 많은데 휴전국가에 전쟁의 신?’


아무래도 정의를 관장하는 신이 반응하지 않았던 이유가 이것 때문인 모양이다. 친구를 데려왔다, 는 표현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으나. 여하간 그런 것이다.


[전쟁의 신께서 당신의 당돌함을 높이 평가하세요.]


당돌하게 반항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유건은 머쓱해져서 흐흐 웃었다. 그 모습이 어떻게 비친 건지, 괴한들은 움찔하며 둔기를 내려놨다.


벙거지 모자가 그걸 보고 기겁하며 소리쳤다.


“니들! 니들 미쳤니! 연장을 왜 내려놓니!”


[전쟁의 신께서 당신께 축복을 내리셨습니다.]

[투신의 축복 : 육체의 내구도가 비약적으로 상승합니다.]


‘퀘스트도 안 받았는데? 허, 참. 주시면 감사히 받아야죠.’


공짜로 주는 축복이 감사하긴 했지만, 이미 승부는 났다. 괴한들은 유건의 시선에 속박이라도 당한 것처럼 꼼짝도 하지 못했다.


“으, 으아아아!!”


개중 한 명이 갑자기 개수대에 있던 과도를 집어 들며 유건에게 달려들었다. 아차 한 유건은 본능적으로 팔을 뻗어 그가 내찌른 칼을 붙잡았다.


그때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헉! 어어?”


괴한은 자기가 찔러놓고 숨을 삼키며 칼을 내려다 봤다.


까드드드득. 유건의 손에 붙잡힌 칼날이 마치 벽돌에 짓누르는 것처럼 옆으로 눕더니. 이내 뚝 부러져 버렸다.


유건은 본인도 믿을 수가 없어서 손에 쥐어진 칼날을 들여다봤다. 꼭 구겨진 껌 종이처럼 변해버렸지만, 정작 유건의 손엔 아주 미세하게 긁힌 상처만 나고 끝이었다.


“괴괴, 괴물!”


칼질을 한 괴한은 털썩 주저앉아 오줌을 지렸다.


잠시 뒤 사이렌 소리가 나고, 그걸 들은 괴한들이 정신을 차렸는지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러나 단 몇 미터도 못 가서 대테러복으로 무장한 경찰들에게 덮쳐져 단체로 두들겨 맞았다.


“사장님! 헉!”


밖으로 나갔던 평화는 뒷문이 아니라 정문 쪽으로 뛰어 들어왔다. 그리고 갈라진 벽을 보며 숨을 삼켰다.


바닥엔 망치며 스패너가 널려 있고. 이상한 오해를 하기에 딱 적당한 광경이다.


“사장님! 다친 덴 없으십니까!”

“이런 상황인데도 다나까 쓰는구나. 너도 참 대단하다.”


유건은 평화를 가볍게 톡 치려다가 움찔하며 멈췄다. 혹시 힘조절을 잘못 해서 크게 다칠까봐 불안했다.


“사장님?”

“어, 평화. 너는 아무것도 모르는 거야. 경찰서 가면 본 것만 얘기하고, 다른 건 모른다고 해.”

“예······.”

“그나저나 이걸 어떡하면 좋냐.”


유건은 갈라진 벽을 둘러보며 한숨을 쉬었다.


안 그래도 벽돌이랑 시멘트로 부실하게 지어 놓은 가건물인데. 이런 꼬라지가 되었으니 더 이상 손님을 받을 수 없다.


손님은커녕 무너질까봐 2층에도 못 올라갈 지경이다.


[사랑을 관장하는 신께서 가정을 꾸리길 바라세요.]

[이름을 밝히지 않는 신께서 만류하세요.]

[전쟁의 신께서 껄껄 웃으며 엄지를 척!]


‘아니. 지금 좋아할 때가 아니라니까요 여러분······.’

“사장님. 일단 위험하니까 나가시는 게.”

“아, 그래. 일단 나가자.”


평화의 말에, 유건은 씁쓸하게 웃으며 포차 밖으로 나갔다.


*


평화와 유건은 경찰차를 타고 서로 향했다. 이미 경찰서가 익숙한 유건과 다르게, 평화는 초조한지 다리를 떨고 있었다.


유건은 평화의 옆구리를 톡 치고 물었다.


“경찰서 가보는 거 처음이야?”

“예. 경찰차 타보는 것도 처음입니다.”

“그게 좋은 거지.”

“사장님은, 긴장 안 되십니까.”

“긴장 돼. 그래도 이럴 때 정신 바싹 차려야 뒤탈이 없어.”


유건이 어물쩡 둘러대자 평화는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다리를 떨면서도 얼굴은 무표정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어느덧 경찰서에 도착하고, 유건과 평화는 각기 다른 경찰관들에게 이끌려갔다.


일전에 납치범 사건을 맡았던 수사관이 유건을 맞이했다. 사건 이후에도 조사를 받느라 몇 번 통화도 하고 만나기도 했는데, 만날 때마다 더 초췌해지고 얼굴의 수염도 늘어나는 것 같았다.


그는 줄줄이 끌려 들어오는 밀입국자들을 노려보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아. 오늘은 왜 이렇게 많이 잡아오셨어요. 포차 접고 형사 하셔도 되겠네 진짜.”

“농담 마세요! 제가 형사는요. 그보다, 수사관님 좀 많이 피곤해 보이시네요.”

“저 개새끼들 때문에! 크흠. 쟤들 때문에 요새 아주 죽어나요.”


패거리가 더 있는 걸까. 유건은 의아한 눈으로 가게를 습격한 괴한들을 쳐다봤다. 그 반응에 수사관은 아차 하며 책상에 있던 피로회복제를 소리 나게 따며 내밀었다.


“이거! 이거 한 병 하시고.”

“네? 아. 감사합니다. 마침 좀 피곤했는데 하하!”


생 거짓말이다. 신체능력 강화의 축복 덕분에 어지간한 노동력 소모로는 근육통조차 느끼지 못하는 몸이지만, 유건은 얼른 음료를 받고 뒷목을 주무르며 들이켰다.


작가의말

*이전 에피소드(10화~12화)사이에 쓰인 ‘불법체류자’라는 단어를 ‘밀입국자’로 변경했습니다.


국내에 몰래 들어온 외국인은 ‘밀입국자’이고, 합법적으로 입국하더라도 정해진 기간 내에 출국하지 않으면 불법체류자로 분류된다고 하네요.


아이고, 그냥 몰래 들어오면 다 불법체류자인줄 알았습니다.


여하막론하고. 불법체류 외국인은 국내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고, 특히 조선족 같은 경우 중죄를 저지르면 중국에서도 보통은 그냥 손을 놔버린다네요. 자기네 나라에서도 신원조회가 안되는 인간일 경우가 많다고......


아무리 그래도 인간된 도리로서 사람을 함부로 죽이면 안 되겠지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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