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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중생을 먹여 살려주실 분 구함

대박이 자꾸 난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양현경
작품등록일 :
2018.03.17 23:57
최근연재일 :
2018.04.21 22:00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211,998
추천수 :
5,766
글자수 :
128,205

작성
18.03.25 22:00
조회
6,480
추천
155
글자
8쪽

대박이 자꾸난다 #010

DUMMY

“오늘 정말 고마웠어! 잘 들어가고. 푹 쉬어.”

“네 선생님! 조심히 들어가세요~”


수연은 고개를 꾸벅 숙이고 얼른 집으로 들어갔다. 유건은 문이 닫히는 것까지 보고서야 다시 걸음을 옮겼다.


“후우!”


올 때는 벚꽃을 보려고 조금 멀리 돌아왔지만, 유건은 가게까지 바로 가는 길을 택했다.


어두칙칙한 골목길. 새벽 세 시가 다 되었는데도 불량학생들이 하나둘씩 그림자 속에 주저앉아있다.


담배에 불을 붙이는 아이들.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아이도 몇 명 있었다.


‘술도 못 마시는 녀석들이. 어휴.’


괜히 건드려 봐야 손해다. 타이른다고 들을 것 같았으면 애초부터 저러지도 않았을 것이고, 경찰서에 신고라도 하면?


쟤들은 엄마한테 등짝 맞고 끝나겠지만 청소년 폭행으로 몰리면 유건은 끝장이다.


“음?”


인근 유흥가에 가까워졌을 무렵, 유건은 이상한 소리를 듣고 멈칫했다.


신음소리. 이런 눅눅한 골목에까지 와서 인구 증진에 이바지해 애국심을 불태울 필요가 있나. 유건은 그런 생각으로 인상을 쓰며 신음이 흘러나오는 쪽을 바라봤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읍, 으으읍······!”


보통 술김에 길에서 일을 저지를 땐 저런 자세가 되지 않는다. 저항하는 여자의 손목을 붙잡고 손수건으로 호흡기를 틀어막다니?


‘환장하겠구만.’


누가 봐도 납치사건다.


‘유흥가 인근에서 납치라니 어지간히도 간덩이가 부은 놈이군.’


아직 기절시키는 단계다. 지금 끼어들면 여자는 최악의 상황까진 안 가고 끝날 것이다.


이런 경우에도 괜히 건드려서 좋을 게 없지만, 유건은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야!!!”


골목이 웅웅 울릴 정도로 크게 소리친다. 이렇게 하면 대개는 놀라서 도망치기 마련.


그러나 범죄를 저지르려던 남자는 움찔하며 유건을 돌아봤을 뿐, 도망치거나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초보가 아닌데?’


계획범이다. 그것도 한두 번 해본 게 아닌 베테랑. 유건은 단순 납치 사건과는 다른 냄새를 느끼며 고개를 기울였다.


“에이 씨, 수연이가 조심히 가랬는데.”


남자는 이 봄날에 검은 털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게다가 여자의 얼굴에 들이대고 있던 손수건엔 어디서 구한 건지는 몰라도 포르말린이나 클로로포름 같은 마취제가 묻어있었던 모양이다.


쓰러진 여자는 느릿느릿하게나마 바닥을 허우적대며 일어서려고 했다. 납치범도 그걸 눈치 챘는지 살기등등한 눈으로 유건을 바라보며 품속에서 회칼을 뽑아 들었다.


‘맛탱이가 덜 간 걸 보면 숨을 잘 참은 모양이지만. 빨리 처리하는 게 좋겠다.’


“가라.”


납치범이 말했다. 짧은 한 마디였지만 말투가 이상하고 어눌하다.


조선족, 혹은 중국인. 인천이나 화성 안산 등지에서라면 모를까. 여기선 그다지 흔한 일이 아니다.


“가? 나한테 한 소리야?”

“그래.”

“하하! 싫은데 어쩌지?”


유건이 도발조로 말하자 납치범은 자세를 낮추며 칼을 몸으로 숨겼다.


‘프로다.’


그러나 유건은 물러서지 않고 뒷주머니를 뒤적대더니 뭔가 꺼내 오른손에 꼈다.


금속제 너클. 밤에 외출할 때는 버릇처럼 지니고 다니는 물건인데, 설마 진짜로 쓰게 될 줄이야.


그걸 본 남자의 눈에 긴장과 망설임이 깃들었다. 그리고 유건의 눈은, 그림자 속에서도 그 변화를 날카롭게 잡아냈다.


“야. 내뺄 생각 하지 마라?”


유건이 말뚝을 박듯이 선언하자 납치범의 눈에 깃든 초조함이 더 깊어졌다.


“칫!”


남자가 왼손으로 칼등을 가리고 어깨로 들이밀며 달려든다. 그러나 유건은 여유로웠다.


찌르고 들어오는 순간 뒤로 빠지며 오른손이 번개같이 상대의 칼 든 손목을 내리친다. 동시에 농구공이 튀듯 솟구쳐 너클 끄트머리로 턱주기를 갈겨 버렸다.


“억!”


우두둑. 소름끼치는 파열음이 터지며 납치범은 유건의 품에 무너져 내렸다.


털썩 무릎을 꿇은 납치범은 유건이 툭 밀자 뒤로 널브러졌다. 유건은 일단 그가 쥔 칼을 뺏어 꾹 밟고, 칼자루를 확 잡아 올려 90도로 휘어 버렸다.


“칼이랍시고 어디서 싸구려를 들고 다녀. 프로 맞아?”


턱이 박살난 납치범이 대답을 해줄 리 없었다. 애초에 대답을 바라지도 않은 유건은 곧장 쓰러진 여자에게 다가가 뺨을 두들겼다.


“저기요. 이보세요. 정신 들어요?”

“으으응, 으으으으······.”


섣부르게 일을 처리하면 탈이 난다. 이건 당장 경찰에 신고하고, 경찰들이 올 때까지 지키고 있는 편이 좋다.


유건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경찰서에 전화를 걸었다. 그때, 골목 입구에 검은 벤 한 대가 와서 멈췄다.


드르륵, 하고 문이 열리더니 지저분한 차림에 마스크와 모자를 쓴 남자들이 내린다. 한 명. 두 명, 세 명. 총 다섯 명이다.


손에는 헝겊으로 감싼 해머나 몽키, 밧줄 같은 것이 들려있었다. 죽이지 않고 기절시키기 위한 조치가 분명하다.


역시 인신매매 하는 놈들이었나 보네.’


유건은 한숨을 폭 쉰 뒤 전화에 대고 말했다.


“아니 무슨, 범죄 영화도 아니고. 아, 여보세요? 특수범죄 신고 드리려고 전화했는데요. 복대동 프리지아 카페 앞이요. 일단 빨리 와주세요.”


유건은 전화를 끊고 여자의 곁에 두었다. 그리고 골목을 막아선 괴한들을 보며, 긴장감을 감추기 위해 씩 웃었다.


‘최소한 반병신 될 각인데.’


혼자 움직이는 게 아니라 납치꾼 집단이었다. 사람을 향해 아무렇지도 않게 칼질을 하는 놈들.


그냥 강하고 폭력적인 놈보다, 나약해도 저런 놈들이 더 위험한 법이다.


“응?”


뭔가 약간의 자극이라도 생기면 폭발할 것 같은 긴장감. 그 속에서 퀘스트 패널이 부르르 떨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신께서 진노하셔요.]

[이름을 밝히지 않은 신께서 정의를 관장하는 신을 모셔왔어요.]


‘뭐, 다른 신을 모셔와?’


“씨이······!”


해머를 든 괴한이 망치를 쳐들며 유건에게 달려들었다. 패널을 보던 유건은 반응이 한 발 늦었으나, 그래도 괴한보다 훨씬 빨랐다.


몸을 바싹 숙이고 파고들어 옆구리에 묵직한 바디블로를 꽂는다. 동시에 너클을 낀 오른손이 포탄처럼 포물선을 그리며 내리꽂혀 그의 쇄골을 박살 내 버렸다.


“어헉!”


동료가 한 명 쓰러지자 괴한들의 눈에 긴장감이 감돈다. 그때 패널이 새로운 메시지를 덜커덕 하고 떨어뜨렸다.


[정의를 관장하는 신께서 당신에게 열광하세요.]

[“다 죽여! 산산조각 내 버려!”]


‘거 참 화끈한 양반이구만.’


그때 퀘스트 패널이 홱 뒤집히며 축복 패널이 나타났다.


[퀘스트가 도착했습니다]

[정의 집행!]


-정의를 관장하는 신께서 인간의 욕망에 매우 분개하십니다.

-극악무도한 죄인들에게 신의 진노를 맛보여 주십시오.

-해당 퀘스트의 보상은 선지급 됩니다.

-보상 : 신체능력 강화


[신체능력 강화 : 종합적인 신체능력을 상승시킵니다.]


‘선지급?’


선지급이라니. 미리 보상을 줄 테니 저것들을 전부 때려눕히라는 말인가? 유건은 눈을 깜빡이며 퀘스트 패널을 살피다가, 문득 오른손에 아릿한 느낌이 들어 시선을 돌렸다.


“어?”


괴한 하나가 더 쓰러져 있다. 그리고 유건의 손은 위로 들려 있었다.


“뭔 일이야?”


자기도 모르는 새에 손이 나간 모양이다.


“죽여!”


남은 괴한 셋이 밧줄과 몽키를 앞세우며 한꺼번에 달려들었다. 그러나 왠지, 아까랑 다르게 전혀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비유하자면 인형 탈 알바를 하는데 애들이 달려드는 것 같은 느낌?


‘이정도면, 해봄직 한데.’


유건은 씩 웃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 작성자
    Lv.99 Nuan
    작성일
    18.03.26 01:42
    No. 1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작성자
    Lv.88 초록유리
    작성일
    18.03.26 02:37
    No. 2

    뚝배기부터 일단 깨고 보세!!!
    어차피 싸우기 시작한것
    이놈에게 걸리면 인간답게 숨쉬고살긴 다틀렸구나!싶게 강력하게 응징을. .

    그리고. . . 억울하겠지만 보이는곳 얼굴이라던지. . 얼굴이라던지 얼굴같은곳을 몇대 맞아서 정당방위를 입증할 증거를 일단 확보하는것도. . .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2 cr******
    작성일
    18.03.26 09:39
    No. 3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감사합니다.
    슈퍼맨이 기가 슈퍼맨이 되 격이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소설보러
    작성일
    18.04.12 00:08
    No. 4

    잘보고갑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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