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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uan71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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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그림과 칼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무협

완결

검은칼날
작품등록일 :
2021.12.18 21:47
최근연재일 :
2022.07.05 16:00
연재수 :
11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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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12
추천수 :
438
글자수 :
581,056

작성
22.06.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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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가출

DUMMY

설을 쇠고 사흘이 지났다.

그 날 아침, 명희는 고상에게 새해인사를 다녀온다고 하며 배를 몰고 집을 나섰다. 그런데 명희는 밤이 늦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홍교의 사람들은 다들 걱정했지만 명희가 고상의 집에서 자고 오려니 했다. 다음 날 낮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자 조바심이 났다. 왕휘, 세현, 승호, 준과 산이 홍교 나루로 나가 배를 구하려고 했다. 그 때 마침 배 한 척이 홍교 나루로 접근했다.

“승호야, 명희 어디 간 거야?” 동희가 배에서 승호를 발견하고 소리쳤다.

“도련님, 아가씨 찾아오셨어요?” 승호가 물었다.

“걔가 오늘 사람을 시켜서 나한테 편지 보냈는데, 조선에 간다고 하는 거야.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동희는 시종이 나루에 배를 대자 뛰어내리며 물었다.

“형, 명희가 어제 평산에 갔다 온다고 하고 나갔어. 근데 아직 안 와서 우리가 평산에 가보려고 배 구하러 여기 나온 거야.” 준이 승호 대신 대답했다.

“잠깐, 저기 명희 배 아니야?” 세현이 외쳤다.

다들 나루 뒤로 시선을 옮겼다. 배 한 척이 나루를 향해 오고 있었다. 하지만 노를 젓고 있는 사람은 명희가 아니었다. 다들 배가 나루에 다가올 때까지 말없이 배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 아가씨 말이 맞네. 이 시간 쯤 여기 오면, 사람들이 기다릴지도 모른다고 하더니만.” 사공이 배를 대며 말했다.

다들 사공에게 명희의 소재를 물었다. 사공은 아무 것도 모른다고 하면서 품에서 편지를 꺼냈다. 가까이 있던 준이 손을 내밀어 편지를 받았다.

“동희 형 말이 맞아. 조선, 아니 거기 간다는 편지야.” 준이 조선이라 말을 했다가 사공의 눈치를 보며 말을 바꾸었다.

“이년이 미쳤어. 세밑에 날 보러 와서도 아무 말도 안 하더니만.” 동희가 욕을 했다.

“이제 그만 가보쇼.” 세현이 사공에게 은자를 쥐어주며 말했다.

“예. 고맙습니다.” 사공이 그것을 받아 챙겨서 제방 위로 올라갔다. 명희의 배를 돌려주고 마을에서 수소문해서 다른 배를 구하려고 했다.


일행은 그 자리에 서서 편지를 돌려 읽었다.

명희는 편지를 통해 홍교의 모든 이들에게 안녕을 기원했다.


“준아, 그동안 명희가 아무 말도 안 했어? 미쳤다, 미쳤어. 뭔 조선을 간다는 거야?” 동희가 준에게 물으며 명희 욕을 했다.

“그럼 안 미쳤겠냐? 그렇게 미친 줄 알았으면 평소에 오빠가 관리 좀 잘하지 그랬어.” 세현이 동희에게 발끈했다.

“넌 뭔데 여기 와서 지랄이야?” 동희가 대거리를 했다.

“넌 언제 오빠노릇은 제대로 했어?” 세현이 맞받아치자 승호가 옆에서 세현의 팔을 붙들었다.

“형들, 됐으니까 둘 다 그만해!” 준이 소리쳤다.

“그림 중개하면서 이름도 날리더니만, 아무도 없는 조선에는 왜 간다는 거야? 쯧쯧.” 동희가 대거리를 그만두고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우선 고상 아저씨한테 가봐야겠어. 어쨌든 무슨 소식이라도 있으면 알려줄게.” 준이 동희에게 말했다.

“그래, 난 성으로 돌아가 수소문을 해볼게.” 동희는 준에게 대꾸하고는 나루를 떠났다.

“준이 형, 아영 누나한테 명희 누나 방에 좀 들어가 보라고 해요?” 산이 떠나는 동희의 배에서 시선을 떼며 말을 꺼냈다.

“그래, 우선 거기부터 살펴보고 나서 다시 찾아보자.” 준이 맞장구를 쳤다.

일행은 모두 집으로 돌아갔다.


아영은 명희의 방에 들어갔다. 방은 잘 정돈되어 있었다. 탁자 위에는 양주 전장(錢莊)의 예금 증서가 놓여 있었다. 세현, 승호, 준과 산의 명의로 된 것이었다. 아영은 침대 밑에 궤짝을 찾았으나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아버지께서 남기신 그림 보고 싶다며 다 똑같이 그려달라고 했었는데, 그걸 모두 가져간 모양이야.” 준이 말을 꺼냈다.

“형, 형이 그려준 그림들은 누나가 소주에 가져가서, 위조꾼들에게 장부를 보여주면서 그대로 만들어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아까 그 그림들이 있는지 없는지, 누나 방에 가보자고 한 거예요.” 산이 준의 말을 받았다.

“그 장부라는 건, 명희가 소녀 때 아버지 소장품들에 대해 적어놓은 걸 거야. 그림의 크기와 상태, 제발과 인장 그리고 표구까지 자세하게 적어놓았어.”

“장부대로 만들려고 비용이 꽤나 들었는데, 왜 똑같이 만들어서 가져간 거죠?”

“조선에서 쓸 데가 있겠지.” 세현이 끼어들어 한 마디 던졌다.

“조선으로 떠난 건 확실한 것 같아. 따라 잡으려면 빨리 움직여야 해.” 왕휘가 제안했다.

“그렇기는 한데, 지금은 운하를 운행하는 배를 구할 수 없을 거예요.” 세현이 대꾸했다.

“설 때라서 그런 거야?” 왕휘가 물었다.

“예, 승호랑 같이 배를 알아봤는데, 모든 배가 대보름이 지나서야 운행을 재개한다고 했어요.”

“그럼, 육로로 간 거야?”

“그건 모르죠. 근데 그림 궤짝까지 가지고 가려면 수레가 필요할 텐데 이동속도가 너무 느릴 것 같은데요.”

“궤짝에서 꺼내 봇짐에다 담았을 수도 있잖아?”

“그럴 수도 있는데, 족자도 있고 화첩도 있어서 부피가 상당해요. 그래도 말에는 싣고 달릴 수는 있겠네요.” 산이 끼어들었다.

“그렇게 무거우면 말도 힘에 부친다고.” 세현이 동의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어쨌든, 고상 아저씨한테 갔다가 평산의 말 농장이 가보자고. 어차피 아저씨 집에서 거기까지 가는 건 멀리 않으니까. 만약에 말을 구하려고 했으면, 그 말 농장에 분명히 찾아갔을 거야.” 준이 제안했다.

“그래, 그렇게 움직이자.” 왕휘가 동의했다.


그들은 나루에서 명희의 배에 올랐다. 세현과 승호가 노를 하나씩 잡고, 서로 호흡을 맞춰 노를 저었다. 배는 빠른 속도로 평산을 향해 내달렸다.

일행은 평산 나루에 배를 대고 고상의 집을 찾았다. 그들은 고상이 놀랄까봐 밖에서 기다리고 준에게 들어가 보라고 했다. 고상은 어제가 아니라 세밑에 명희가 와서 새해선물과 은자를 주고 갔다고 했다. 준은 고상에게 인사를 하고 나와 고상의 말을 전했다.

일행은 고상의 집에서 말 농장으로 향했다. 말 농장 주인은 전에 명희와 함께 말을 타러왔던 준과 승호를 알아보고 반겼다. 그러면서 동지가 되기 보름 전쯤에 명희가 말 한 마리를 끌고 와서 주고 갔다고 했다. 그는 명희에게 말 값을 지불하겠다고 했지만 거절당했다. 그리고 그 후에는 명희가 다시 찾아오지 않았다고 했다.

일행은 다시 홍교로 돌아왔다. 왕휘와 산은 거기에서 내리고, 세현과 승호 그리고 준은 운하를 운행하는 배들이 정박하는 나루를 찾아갔다. 세현이 나루를 관리하는 관원에게 어제나 오늘 떠난 배기 있는지 물었다. 그러면서 그에게 은자를 두둑하게 쥐어주었다. 그는 다른 배들은 설 때라서 움직이지 않았고 관선(官船) 한 척만이 어제 북경을 향해 떠났다고 했다. 그래서 세현은 혹시 여자가 배를 타지 않았냐고 물었다. 관원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정부의 공문을 가지고 배를 탔던 명희를 기억하고 있었다.

세현은 다음에 떠나는 배가 언제 있냐고 물었다. 관원은 대보름이 지나고 다음다음날에나 출항허가를 받은 배가 있다고 했다. 셋은 그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홍교를 향했다.


“공문을 가지고 관선을 탄 걸 보면 양원길한테 부탁한 것 같아.” 세현이 노를 저으며 말을 꺼냈다.

“그랬겠지. 다 준비해놓고 말 한 마디 없었던 거야.” 준이 대꾸했다.

“대보름 다음다음날 출항한다는 배는 우리가 예약한 배일 거야.” 세현이 말했다.

“그렇겠지. 그 때 출발하면 보름이나 늦게 뒤따라가는 거잖아?” 승호가 대꾸했다.

“우리가 따라붙지 못 하게 일부러 배를 구할 수가 없을 때 떠난 거지.”

“명희 걔라면 그러고도 남지.” 준이 맞장구를 쳤다.

“육로로 말을 타고 운하를 따라가다가 중간에서 배를 타는 건 어떨까?” 세현이 제안했다.

“보름 정도를 말 타고 간다고? 그래서 얼마나 따라 붙을 수 있겠어?” 준이 물었다.

“그거야 모르지? 여기서 보름 후에 출발하는 것보다는 빠르겠지.”

“그렇게 육로로 가다가 배를 구하는 게 더 어렵지 않아?”

“모르겠다.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골치가 아프다고. 차라리 우리랑 같이 떠났으면 걱정이라도 덜 했을 텐데.”

“여기서 배가 떠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육로로라도 쫓아가는 게 마음이 편할 것 같아.” 승호가 제안했다.

“너도 갈 준비는 해놓았으니 사나흘 준비해서 육로로 떠나든지.”

“그럼, 양주에는 나 혼자 남는 거잖아?” 준이 서운함을 드러냈다.

“어차피 승호랑 나는 이미 떠난다고 했었잖아?”

“명희까지 가버릴 줄은 몰랐지. 형은 언제 다시 돌아올 거야?”

“원래는 국경까지만 동행하려고 했는데, 거기까지 가서 명희를 못 만나면 어쩔지는 모르겠어.”

“나도 따라가고 싶은데.”

“쓸데없는 소리하지 마! 명희 찾는 데 오히려 방해만 될 거야.” 세현이 단호하게 거부했다.

“형이 조선까지 동행할 거면, 어머니를 만나고 가야하지 않아?” 승호가 물었다.

“그러게. 원래는 국경까지 갔다가 내려오면서 고향에 가려고 했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 하루만 묶더라도 들렀다가 가야할 것 같아.”

“차라리 사년 전처럼 토비들한테 납치됐다가 되돌아왔으면 좋겠어.”

“너 그거 명희가 꾸민 자작극인 거 알게 됐다며?”

“그래, 내가 그때 납치범 역할을 한 호 공자를 한 번에 알아봤지. 맞아, 형도 그 때 한몫 거들었다며?”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빨리 돌아가서 어떻게 할지 상의하자고.” 세현이 준과의 대화에서 발을 뺐다.


승호는 십년을 살아온 양주에서의 모든 것들을 정리했다. 여행자금은 이미 금괴로 바꾸어놓았고 당장 쓸 은자도 꽤 준비했다. 그리고 양주의 전장에서 북경에서 바꿀 어음도 끊어놓았다. 그리고 나머지 재산은 모두 준에게 주었다. 준이 거절했지만 다시 돌아올지도 모르니 그동안 맡아달라고 했다.

그리고 승호 인사를 하기 위해 마일환을 찾았다. 마일환은 명희가 떠났다는 말에 깜작 놀랐다. 그는 명희가 말도 없이 떠났다며 서운해서 욕을 했다. 승호는 조선으로 돌아간다는 말은 하지 않고 명희를 찾으러 갈 거라고 했다. 마일환은 승호에게 여행비용으로 삼으라며 은자를 주면서 조심해서 다녀오라고 했다. 승호는 알았다고 대답하고 작별인사를 했다.

세현은 어머니께 드릴 선물로 양주의 특산물을 마련했다. 그리고 명희가 남겨놓은 예금증서를 아영에게 맡겨놓고 당장 쓸 여행비용을 은자로 넉넉하게 준비했다.

준은 명희의 모습을 기억에서 꺼내 그녀의 사진을 그렸다. 보보는 고모가 보고 싶다며 울었다. 아영은 걱정을 하며 국을 돌봤다. 준은 완성된 사진을 세현과 승호에게 주며, 명희를 찾을 때 사람들에게 보여주라고 했다.

산은 사동각을 정리하다 명희가 자신에게 남긴 많은 쪽지들과 왕휘에게 전해주라는 편지 그리고 삼에게 전해주라는 보퉁이를 발견했다. 그림 상자에는 양주 화가들의 그림이 남아 있었고, 한 명의 화가마다 화가와 화풍을 소개한 쪽지들이 남아 있었다. 명희가 보던 책들 사이사이에는 책갈피가 끼워져 있었고, 거기에는 간단한 설명과 참고할 사항들을 적어놓았다. 산은 명희의 세심한 배려에 눈물을 흘렸다.

왕휘는 산에게서 받은 명희의 편지를 펼쳤다. 명희는 십년을 회상하며 고맙다는 글을 남겼다. 세현과 승호에게 같이 가겠다고 했지만 거절당했다. 하는 수 없이 그들에게 여행비용을 주면서 명희를 찾아서 꼭 데려오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명희의 욕을 하며 그리워하며 술을 마셨다.

삼은 산에게서 받은 명희가 전해준 보퉁이를 열었다. 거기에는 최고급 향신료와 값비싼 마른 음식재료들이 들어 있었다. 명희에게 이런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주지 못 하는 것을 한탄했다. 그러면서 영풍루에서 세현과 승호가 먹을 건량을 만들었다. 그들이 떠나기 전날 건량을 챙겨주면서 여행이 평안하길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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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보랏빛 검기(劍氣) 22.06.02 111 2 12쪽
86 사라진 검기(劍氣) 22.06.01 115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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