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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ark 님의 서재입니다.

해리포터와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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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ark
작품등록일 :
2020.10.0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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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7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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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23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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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쪽

불사조 기사단 - 제36장 장례식

DUMMY

교장실에 도착한 해리는 이미 열려있는 이무기 석상을 지나 위로 올라갔다. 아직 덤블도어 교수가 사용하던 흔적이 남아있는 교장실은, 과거에 방문했던 그대로의 배치를 유지하고 있었다.


“아, 포터. 이야기는 잘 끝냈니?”

“어- 뭐 끝내긴 했죠.”


해리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이게 제 건가요?”

“그래. 퍽스는 이미 널 따르고 있을 테니, 알아서 찾아 갈 거라고 하셨고. 이게 옛날에 쓰시던 지팡이란다. 그리고 이게 용의 피랑 논문, 그리고 이 상자 안에 있는 게 네가 처음 잡았던 골든 스니치란다.”

“감사합니다.”


해리가 지팡이와 상자를 옆에 끼고 논문과 용의 피를 챙겼다.


“장례식은 3시라고 하셨죠?”

“그래. 십분 전 쯤에 연회장에서 이동 할 예정이란다. 포터, 너는 졸업생이 되었으니 연회장에서 참석해도 되고 아니면 바깥에서 기다려도 상관없단다.”

“그럼 바깥에서 기다리죠. 해그리드랑 할 이야기도 있어서요.”


해리가 말을 마치고 짐을 가지고 나왔다. 헤르미온느와 론이 자신들에게 말도 걸지 않는 모습에 당황하여 따라 나왔지만, 해리는 기숙사 휴게실에 도착할 때 까지 입을 열지 않았다.


“해리, 무슨 말이라도 좀 해봐.... 우리가 뭔가 잘못했니?”

“오- 아냐, 헤르미온느.”


해리가 딱딱하게 말했다.


“반대거든.”

“...반대?”

“응. 내가 너희에게 잘못 할 거라서. 그래서 거리를 두는 거야.”


태연하게 말하는 해리의 말에 두 사람의 표정이 확 바뀌었다.


“그게... 무슨 소리니?”


헤르미온느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식이 끝나면 이야기 하고 싶었는데... 뭐 좋아. 이것만 정리 하고 이야기 하자. 아직 시간이- 약간 있으니까.”


해리가 태연하게 말하고 기숙사 휴게실로 올라갔다. 받은 유품들은 아무렇게나 자신의 침대로 던져놓은 해리가 다시 기숙사 휴게실로 돌아오니 헤르미온느와 론이 당황스러운 얼굴을 한 채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음- 앉아서 이야기 할까?”


세 사람은 가장 구석진 장소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몇 몇 아이들이 세 사람의 이야기를 엿들으려 했지만, 해리가 지팡이를 휘둘러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게 만들자 포기하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짧게 이야기 하자. 식이 시작되기 전에 해그리드도 만나고 싶거든.”


해리가 품을 뒤적이다가 양피지 조각을 하나 꺼냈다.


“조기졸업을 하게 되면서 결정을 내렸어. 나는 이제 호그와트로는 돌아오지 않을 거야.”

“...그래서?”

“그래서 정리를 하려고.”


해리가 말했다. 표정은 굳어있고, 망설임이 느껴졌지만 그럼에도 해리는 곧바로 다시 이야기를 꺼냈다.


“헤르미온느, 미안해. 이제 그만 헤어지자.”

“...뭐라고?”

“말 그대로야. 너도, 론. 헤르미온느처럼 특별하다고 할 수 있는 사이는 아니지만, 나는 너를 가장 친한 친구로 생각 해왔으니까.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서로에게 관심 가지지 말자. 내가 할 말은 이거야.”


해리의 말이 끝나자 잠시간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곧 헤르미온느가 정적을 깨고 말을 꺼냈다.


“우리가... 우리가 위험 한 거지? 그래서 그러는 거지? 하... 하지만 이렇게 매정하게 말할 필요는 없잖아, 해리... 우리도-”

“아니, 그런 게 아냐 헤르미온느.”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하는 헤르미온느에게 해리가 딱 잘라 말했다.


“물론 너희도 위험해 지겠지. 하지만 그런 게 아냐.”

“그럼 뭐 때문이니.”


론이 입을 열었다. 론은 슬퍼한다기 보다 약간 화가 난 것처럼 보였다.


“헤르미온느의 말처럼 굳이 우리에게 이렇게 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

“아니, 필요가 있어. 너희가 이해하지는 못하는 방식이겠지만. 그리고 너희에게 이야기 하고 싶지 않은 부분도 있고.”


해리가 말했다.


“더 이상 너희에 이야기 해주고 싶은 것은 없는 것 같네. 신경 쓰이는 게 없지는 않지만-”


해리가 헤르미온느의 손에 쥐어진 덤블도어 교수의 딜루미네이터를 잠시 쳐다보았다.


“너희가 알아서 헤쳐 나가야 할 일들이겠지.”

“해리!”

“어째서...”

“잘 지내.”


해리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지팡이를 휘둘러 주변의 소리를 다시 들리게 만든 후 다시 기숙사 휴게실로 올라갔다. 마지막으로 해리는 나지막이 두 사람에게 말은 건넸지만 전해진지는 알 수 없었다.


잠시 뒤 모든 짐을 트렁크에 집어넣고 내려온 해리는 그대로 호그와트의 바깥으로 나왔다. 바깥에는 이미 장례식 준비가 마무리 되어 가고 있었는데, 검은색 단상 앞에 흰 의자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고, 사람들이 그대로 햇볕에 노출되게 하지 않기 위해서 커다란 천막이 쳐지고 있었다.


“해리! 정말로 무사했구나. 정말로, 불행 중에 다행이야. 리무스와 덤블도어 교수님이 돌아가셨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거기에 네가 그곳에 갔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

“해그리드!”


해리가 짤막하게 소리쳤다.


“그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겠지. 아직- 30분은 남았는데 차라도 마시겠니?”

“아뇨. 여기서 이야기하죠. 조금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아서요.”

“오, 그러렴. 잠시만.”


해그리드가 울음을 참지 못했는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하나 꺼내더니 코를 팡 하는 소리가 나게 풀었다. 해리는 마치 강풍기 앞에 선 듯 한 기분을 느끼며 해그리드가 손수건을 다시 집어넣는 것을 보고 이야기를 꺼냈다.


해그리드는 해리의 이야기를 모두 듣고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지만 그래도 해리의 이야기대로 해 주기로 대답했다. 해리는 고개를 꾸벅 숙이며 감사를 전했다.


“그 애들은 널 원망할거야.”

“어쩔 수 없죠.”


해리가 딱딱하게 말했다.


“원망으로 끝나는 게 가장 좋잖아요?”


해리가 씁쓸하게 말했다.


오후 2시 40분이 되자,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내려와 자리를 채우기 시작했다. 이미 호그와트에 잔류하던 사람들 외에도 호그와트의 경계를 지키던 슬러그혼 교수가 사람들을 들여보내기 시작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의자에 앉은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뒤에 서서 기다려야 했다.


너무 급하게 장례식 날짜가 결정되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서둘러서 방문하느라 몹시 지쳐보였고, 어떤 형태로 방문했는지도 모르겠는 맥심부인도 플뢰르를 데리고 나타나서 해그리드와 이야기를 나눴다. 플뢰르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해리를 발견하고 해리에게로 다가왔다.


“소식은 들었엉.”

“아, 응. 잘 지냈니?”

“응... 프랑스에서 귀환 하라능 거를 말리느라 조금 바쁘긴 했엉. 덕분에 맥심 부인이 영국으로 오시게 됐지망...”

“아, 그래서 바로 오실 수 있었구나.”


해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곧 사람들이 모두 차자 장례식이 시작되었다. 맥고나걸 교수는 조기 졸업한 해리를 제외한 다른 학생들을 모두 이끌고 나와 장례식장에 사람들을 배치했다. 거의 이천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였지만, 호수에서 일어나는 작은 물소리 외에는 그 누구도 큰 소리를 내지 않았다.


영국의 마법사와 마녀들 중 십분의 일은 모인 것 같은 장례식에는 해리가 아는 얼굴도 많이 보였다. 무디나 시리우스부터 위즐리 부부, 빌과 찰리 같이 익숙한 얼굴들이 보였고 그 옆에는 킹슬리나 헤스티아 존스, 데달루스 디글 같은 사람들도 보였다.


학생들이 모두 자리를 잡고 나서는 맥고나걸 교수가 식을 진행해야 했으므로, 그리핀도르 학생들은 해그리드가 인솔하게 되었고 유령들도 속속 나타나 자리를 잡았다. 심지어 집요정 들도 대부분 모인 것처럼 보였는데, 도비와 윙키가 유령들 옆에 서있는 것이 보였다.


서둘러 준비하느라 장소를 제대로 맞추지 못한 탓에 거의 대부분 사람들이 서 있었지만, 아무도 불평하지 않았다. 이미 알려진 대로 덤블도어 교수가 곧바로 장례식을 진행하기를 원했다는 말이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정도는 감내하고 조용히 서 있었다.


마침내 모든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퍼지 장관과 아멜리아 본즈여사까지 자리를 잡고 나자 맥고나걸 교수가 장례식을 시작했다. 몇 마디 이야기가 나오고 장례식이 시작되자 갑자기 호수에 물이 빠지는 소리가 들리고 한 무리의 인어들이 올라왔다. 인어들은 창백하고 하얀 피부를 보이며 나타났는데, 물 위로는 올라오지 못하고 머리를 수면 바로 아래에 잠겨놓은 채 노래를 시작했다.


마치 누군가 고문을 하는 것처럼 끔찍한 소리가 2분정도 지속적인 멜로디로 흘러나오고 인어들은 물을 한줄기씩 뿌린 뒤 다시 호수 아래로 약간 들어가 버렸다. 갑작스러운 소란에 잠시 순서가 멈췄지만 곧 다시 장례식이 진행되었다.


맥고나걸 교수가 진행하는 순서에 따라서 해그리드가 눈물을 펑펑 흘리며 덤블도어 교수의 시신을 안고 올라왔고, 그 뒤로 시리우스가 리무스의 시신을 안고 올라왔다. 덤블도어 교수의 시신은 자주색 벨벳에 완전히 감싸져있었는데 황금으로 빛나는 별들과 달 모양이 수놓아져있었고, 뒤따르는 리무스의 시신은 역시 자주색 벨벳에 별과 태양모양이 수놓아져 있었다.


사람들은 이제야 진짜로 덤블도어 교수가 사망했다는 사실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인 건지 충격을 받은 사람들이 울기 시작했다. 멀리 헤르미온느가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지만 해리는 애써 고개를 돌렸다.


해그리드와 시리우스는 길이만 약간 다르고 똑같이 생긴 두 개의 관의 앞에 설치된 단상에 각각 덤블도어 교수와 리무스의 시신을 올려두고 내려왔다. 단상의 앞에서 내려온 해그리드는 해리 앞에서 했던 것처럼 팽 하는 소리가 나도록 코를 풀고 손수건을 다시 집어넣었다. 해그리드는 그대로 그리핀도르 학생들 옆으로 향했다.


곧 검은색 망토를 입은 자그마한 남자가 단상 앞에 서더니 추도문을 읊기 시작했다. 딱히 덤블도어 교수나 리무스가 좋아하지 않을 것만 같은 ‘고귀한’이나 ‘공헌’ ‘위대한’ ‘희생’ 같은 단어들이 섞인 추도문이 이십분 쯤 계속 된 뒤 ‘돌아갔다’ 같은 몇 마디 말을 마지막으로 추도사가 끝났다.


직후 추도사에 이어서 연주가 이어진다는 맥고나걸 교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덤블도어 교수의 시신이 놓여있는 단상에서 하얀색 불길이 솟구쳐 올랐다. 불길은 점차 거세지더니 하늘로 솟구쳐 오르다가 푸른색 불사조가 되어 하늘 끝으로 사라져 버렸다. 곧 불길은 사그라들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따스한 바람이 한번 불어왔다. 그제야 해리는 덤블도어 교수가 완전히 이승에서 떠난 걸 확신하고 나지막하게 감사하다고 읊조렸다.


사람들이 어리둥절하게 하늘을 올려다보는 사이 쉭쉭쉭 하는 소리와 함께 화살 수백발이 하늘로 쏘아 올려 져 장례식장 근처로 쏟아져 내렸다. 사람들은 당황하여 비명을 질러댔지만, 활을 쏜 켄타우로스들은 잠시 숲 어귀에 머물렀다가 숲 안쪽으로 사라졌다.


이후에는 다시 연주가 이어졌다. 몇 명의 마녀와 마법사들이 각기 악기를 하나씩 들고 나와 느릿느릿한 장송곡을 연주한 뒤 자리에 앉았다. 이후 두 사람의 시신을 각각 관으로 넣고 해그리드가 덤블도어 교수의 관을, 그리고 시리우스가 리무스의 관을 이동시켜서 호그와트의 뒤쪽 너도밤나무가 잔뜩 심어진 곳으로 향했다.


금지된 숲의 갈래 끝 어귀에 위치한 이 공터는 본래 다른 용도로 사용했던 것 같지만 요 백년 사이에는 사용하지 않는 곳이 되었다고 하는데, 이미 덤블도어 교수와 리무스를 묻기 위한 구멍이 두 개 파져 있었다.


두 개의 관은 동시에 구멍에 들어가고 한사람씩 앞으로 나와 흙을 위로 덮었다. 덤블도어 교수의 경우에는 모두가 흙을 덮기엔 무리가 있었으므로 대표로 맥고나걸 교수와 해리, 해그리드와 교수진들 그리고 엘피어스 도지 같은 생전에 친했던 몇 명이 흙을 덮었다.


두 사람의 무덤이 완전히 흙이 다 덮히고 나자 모두가 고개를 숙이고 묵념을 한 뒤 묘비를 세우고, 흙 위에 대리석으로 제대로 된 무덤의 덮개를 씌워주며 장례식이 끝났다. 사람들은 슬퍼하거나, 서로 이야기를 나누거나, 무덤 앞에서 이야기를 나눈 뒤 몇 사람씩 짝을 지어 돌아가기 시작했다.


“리무스도 여기에 묻히는 건가요?”

“아니, 그렇지는 않단다.”


시리우스가 리무스의 묘비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말했다. 그의 묘비에는 ‘가장 고결한 늑대, 정의를 위해 달리고, 미래를 위해 희생하다.’ 라고 적혀있었다. 옆을 보니 덤블도어 교수의 묘비에는 ‘위대한 마법사, 사랑을 알리고, 사랑을 위해 위대한 선택을 하다.’ 라고 적혀있었다.


“리무스는 다른 곳으로 이장할 예정이야. 다만, 장소에 대해 님파도라와 이야기해야 하는데 아직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상태가 아니란다.”

“....그렇군요.”

“그때까지는 잠시 이곳에 함께 묻기로 했단다. 마법부에서는 반대했지만, 덤블도어 교수님이 혹여나 죽는 사람이 있다면 함께 묻히는 게 가능 하도록 신경을 써 주셨더구나.”

“많이... 너무 많이 앞을 보고 계셨죠.”


해리가 씁쓸하게 말했다.


“이제야 왜 그렇게 매일 바쁘셨는지 알 것 같아요.”

“너는 이제 어떻게 할 예정이니? 마법부에서 곱게 보지는 않는 것 같던데...”

“당분간은 숨어 지내려구요. 해야 할 일도 있고... 시리우스도 조심하세요. 아마 어떻게든 잡아넣으려 할 거에요. 이미 퍼지 장관은 넘어간 것 같더라구요. 그리몰드 광장에서 당분간은 떠나셔야 할 수도 있어요.”

“그래... 조심 해야지... 아직은 말이다.”


해리가 시리우스를 바라보았다. 그도 해리와 비슷한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감히 시리우스를 말릴 말도 설득할 수 있는 얘기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헤르미온느와 론은 어떻게 할 거니? 그 애들은 널 돕는다고 해도 학교에 있을게 아니니.”

“이미 절교 했어요.”

“뭐?”


시리우스가 고개를 홱 돌려 말했다.


“무슨 말씀 하시려는지 알아요. 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네 생각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모두 전달했니?”

“아뇨. 그러면 오히려 더 힘들 테니까요.”

“널 평생 미워하고 원망할 수도 있다.”

“그게 낫죠.”


해리가 씁쓸하게 말했다.


“해리!”

“이런...”


해리가 뒤에서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자리를 뜨려 했지만 시리우스가 해리의 팔을 붙잡았다.


“먼저 떠날 테니 마지막 말 정도는 하거라.”

“...네. 잘 지내요 시리우스. 정리가 되면 찾아 갈게요.”

“그래, 너도 잘 지내렴. 굳이 어디로 가는지 내게 말해줄 필요는 없단다.”


시리우스는 마지막으로 시리우스의 묘비를 한 번 더 쳐다본 뒤 떠났고, 곧 뒤에서 안젤리나 존슨이 나타났다. 해리는 예상지 못한 인물의 등장에 어리둥절해 하는 사이 안젤리나가 무릎을 꿇고 앉아서 울기 시작했다.


“미... 미안해, 해리... 내가... 내가 범인이야....”

“뭐?”


해리가 한쪽 눈썹을 치켜 올린 채 물었다.


“그... 그레인저가... 포트키... 내가 한 거야....”


그 소리에 해리의 고개가 홱 돌아갔다. 해리는 그대로 지팡이를 집으려고 품에 손을 집어넣었다가 천천히 손을 들어올렸다.


“말을 조심히 해, 안젤리나.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내가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거든? 무슨 일이 있었지?”

“....퀴디치 시합에서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해서.... 실적이 필요하니... 프로가 되기 위해서 여기 저기 문의 했어. 그러다가 루도 베그만씨와 연락이 닿았어... 그는 내게.... 윔본 팀과 미팅을 시켜 준다고.... 그레인저의 가방에 어떤 물건만 붙이면 된다고 했어... 그땐 너도, 헤르미온느도 미워서... 큰일이야 있겠나 싶어서...”

“아- 이런...”


해리가 불타버릴 것 같은 머리를 누르며 말했다.


“미안해... 미안해, 해리... 이렇게 될 줄 몰랐어... 난 그저... 그저...”

“조금 조용히 해 줄래, 안젤리나?”


냉랭한 해리의 말에 안젤리나가 훌쩍이는 소리를 낸 뒤 입을 다물었다. 해리는 잠시 생각을 정리하고 다시 입을 열었다.


“안젤리나, 미안하지만 난 너를 용서할 수 없어. 그렇다고 뭐 너까지 공격하고 싶지는 않아. 어쨌든 원망스럽지만, 감사는 해 줄게. 베그만도 연관이 있다는 건 알려 줬잖아.”

“해리...”

“혹시나 모르니 내 앞에 나타나지만 마. 진짜로 내가 머리가 돌아갔을 때는 너도 공격할 수도 있으니까.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이 정도야.”

“미안해... 해리, 미안해...”

“빨리 가 봐. 모두 쳐다보잖아- 이런, 젠장.”


해리의 우려대로 소동 때문인지 인파를 뚫고 헤르미온느가 나타났다. 해리는 지팡이를 들어 주저앉아서 용서를 구하고 있는 안젤리나를 공중으로 올려서 멀리서 그 모습을 바라보는 케이티 벨과 앨리샤 스피넷의 앞에 던져주고, 자리를 뜨려 했다. 하지만 헤르미온느가 더 빨라서, 어느새 해리의 손목을 잡아채고 해리를 돌려 세웠다.


안젤리나와의 이야기 때문에 보는 눈이 많아서 헤르미온느와 만은 절대 만나고 싶지 않았지만 이미 마주친 이상 이야기는 해야 된다고 생각한 해리가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니? 이야기는 다 했던 것 같은데.”

“아직 내 이야기는 하나도 듣지 않았잖아.”


헤르미온느가 딱딱한 말투로 말했다.


“네가 왜 이러는지도 알겠고, 이해도 하겠어. 그런데 우리에게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는데-”

“거짓말 하지 마!”


헤르미온느가 빽 하고 소리를 질렀다.


“네가 우리가 위험해질까봐, 그리고 또다시 노려질까봐 아예 우리를 배제하고 행동 할 수 있도록 이러는 걸 모를 줄 알아? 우리가 바보니? 우리도 다 알아! 네게 도움이 되지도 못하고 인질로 집히고 이런 거 때문에 루핀 교수님이....”


헤르미온느가 소리를 치며 울먹이기 시작했다.


“루핀 교수님이... 돌아가신 거 들었다고! 네가 얼마나 슬프고 힘든지도 알아! 그래도, 그래도 우리에게 아니 나한테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 지켜준다고 해놓고, 언제까지도 괜찮다고 해 놓고 이제 와서 헤어지자고?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

“이봐, 헤르미온느.”


해리가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로 말했다. 연달아 일어난 소란에 사람들이 몰려 들어서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다. 맥고나걸 교수와 이야기하던 아멜리아 본즈 여사나, 그 뒤에서 잔뜩 딱딱한 얼굴로 불만을 표현하고 있던 퍼지 장관, 그리고 덤블도어 교수의 무덤에 목례를 하던 후플푸프 학생들 까지도 모두가 두 사람의 소란에 하던 일을 멈추고 두 사람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멀리서 돌아가던 안젤리나와 케이티 벨, 앨리샤 스피넷까지도 두 사람을 보고 있었기 때문에 골치가 아프려 했다.


“네 말도 어느 정도는 맞아.”


해리가 딱딱하게 말했다.


“너희가 위험해지는 게 싫은 건 사실이야. 하지만 그건 책임감의 문제지 너희와의 친분 문제가 아니니까. 그렇게 생각할 필요 없어.”

“해리!”

“그리고- 약속했던 것들을 지키지 못한 것도 미안해. 하지만, 그것뿐이야.”


해리가 아직도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로 딱딱하게 말했다.


“너희와 나는 딱 여기까지 인거야. 잘 지내, 헤르미온느. 그리고 다신 아는 척 하지 않는 게 좋겠어.”

“이... 나쁜자식... 나쁜-”


헤르미온느가 해리의 따귀를 때렸다. 찰싹 소리와 함께 볼이 달아오르는 게 느껴졌지만, 해리는 피하지도 원망하지도 않았다. 다시 한 번, 또 다시 한 번. 헤르미온느가 일곱 대를 넘게 때려서야 해리가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더 맞아줄 필요도 모르겠다. 먼저 갈게. 안녕, 그레인저.”


해리가 손목을 놔 주고 자리를 떠나자 헤르미온느가 자리에 주저앉아서 울음을 터트렸다.


“헤르미온느!”


곧 론이 인파를 뚫고 나타나 헤르미온느를 달랬지만, 그녀는 울음을 멈출 줄을 몰랐다.


“해리! 이게 네가 할 수 있는 최선인거야? 왜-”


하지만 론의 시야에서 해리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곧 초 챙과 지니 위즐리가 나타나 헤르미온느를 부축해 호그와트로 올라갔고, 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수군대며 해리 포터의 냉정한 행동에 혀를 내둘렀다.


그리고 해리 포터는 더 이상 호그와트로 돌아오지 않았다. 어느새 기숙사 휴게실에서 짐을 빼낸 해리 포터는 그 누구와도 마주치지 않은 채로 사라져 버렸다.






알버스 덤블도어의 장례식이 치러진 뒤 일주일이 지나고, 영국의 마법사들에게는 다시 한 번 커다란 사건이 몰아쳤다. 예언자 일보를 통해 알려진 사건은 알버스 덤블도어와 리무스 루핀의 사망 당일, 해리 포터가 멋대로 자신의 친구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와 함께 미스터리 부서로 침입했으며 테러를 일으켰다는 것이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해리 포터가 주도한 테러는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양을 기절 시키고 이루어 졌으며, 그 과정에서 미스터리 부서에서 발생한 사고를 막기 위해 출동한 오러들과 근처에서 이상함을 느끼고 제압하러 들어간 마법부 직원들이 상해를 받아 치료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 포터는 테러를 감행하기 위해 몇몇의 사람들에게 조력을 요청했으며, 그 인물들로는 매드아이 무디, 시리우스 블랙, 리무스 루핀, 데달루스 디글, 스터지스 포드모어 이며 이 중 리무스 루핀은 테러를 진압하는데 조력을 하던 세베루스 스네이프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이 되었다는 기사였다.


마법부는 매드아이 무디, 시리우스 블랙, 데달루스 디글, 스터지스 포드모어 이상 네 사람을 수배했으며, 포상금까지 걸어 2급 범죄자로 지정했다. 물론 주동자로 여겨지는 해리 포터는 1급 범죄자로 지정되었는데, 죽음을 먹는 자들 이후로 1급 범죄자는 처음으로 지정되었기 때문에 예언자 일보는 매일같이 해리의 끔찍한 행보를 비난하는 기사들을 쏟아냈다.


그리고 나흘 뒤 새로운 예언자 일보 기사에는 매드아이 무디, 시리우스 블랙, 데달루스 디글, 스터지스 포드모어 네 명의 구속 사실이 알려졌으며, 다시 사흘 뒤에는 네 사람의 범죄 사실과 형량이 결정 되었다. 상해 및 마법부 침임을 주요 범죄 이력으로 지정하여 네 사람은 아즈카반에서의 5년 행과 각각 1200갈레온 씩의 벌금이 선고되었다.


그리고 다시 이틀 뒤 6월 30일, 호그와트의 여름방학이 있는 날이 되자 사람들은 새로운 소식을 받아 볼 수 있게 되었다. 방학식이 열리기 직전, 아침식사를 위해 연회장에 모인 학생들의 머리 위로 예언자 일보를 가져온 부엉이들이 몰려들어 신문을 하나 둘 씩 떨어뜨리는 소동이 있었다.


“아, 이런 또 포터의 이야기로군.”


프레드 위즐리가 왼쪽을 살피며 말했다. 해리 포터의 이야기를 하면 헤르미온느는 울고, 론은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 아무 말도 하지 않게 되었으므로 그리핀도르 아이들은 그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기 위해 애써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리 포터라는 학생이, 그리고 그들의 친구가 학교생활을 보내며 보여준 놀라운 일들을 생각하면 그가 어떻게 지내는지는 알고 싶은 아이들이 많았기 때문에 모두가 예언자 일보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상태였다.



- 해리 포터, 특급 범죄자 지정

기사, 리타 스키터


“으음...”


조지 위즐리가 프레드와 신문을 보며 낮은 신음을 흘렸다.



- 해리 포터는 지난 밤 고드릭 골짜기 근처를 수색하던 오러 네 명을 행동 불능으로 만든 뒤 다시 도주하였으며, 오랜시간 오러들을 방치하여 건강 및 일상적인 생활에 문제가 생기게 되었다. 이에 따라 마법부는 더 이상 이를 일반적인 수준의 범죄자로 보고 오러들의 위험을 방치할 수 없다고 보고 해리 포터를 기존 1급 범죄자에서 특급 범죄자로 상향 지정하였다.


이는 18세기 이후 가장 유명한 범죄자였던 ‘어둠의 마왕’의 별칭을 붙인 ‘이름을 불러선 안 될 그 사람’ 이후 첫 번째의 특급 범죄자가 되었다. 마법부는 해리 포터가 ‘그 사람’만큼 사악하고 위협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마법부에 대한 특별한 적개심과 이미 사망한 위대한 마법사 알버스 덤블도어의 특별한 교육을 받아 ‘작은 덤블도어’ 라고 불리고 있는 놀랍고 비범한 마법 능력을 근거로 설명했다.


한편, 특급 범죄자로 지정되면 특별한 별칭을 붙여 전문 오러팀이 붙게 되는데, 현재 해리 포터에게 붙는 별칭은 현재 어느 정도 논란을 불러올 수 있을 수 있다고 오러국의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세베루스 스네이프로 추정되는 제보에 따르면, 현재의 해리 포터는 다른 영혼이 해리 포터의 몸을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점과 더불어 어둠의 마왕이 되살아나는데 그의 피가 계획적으로 사용되었던 점, 그리고 그의 어머니인 릴리 포터가 머글 태생이였던 점 등을 고려하여 이 별칭이 붙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리 포터의 특급 범죄자 별칭은 ‘혼혈 왕자’로, 마법사인 아버지와 머글 태생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의 출생과 동시에 다른 사람이 그의 몸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알버스 덤블도어라는 위대한 마법사의 힘을 이어받은 것을 동시에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하 ‘혼혈 왕자’ 해리 포터의 현상금은 현재 1만 갈레온으로, 만약 이를 붙잡지 못하더라도 현재 위치를 제보하는 것만으로도 현상금의 5퍼센트가 지급된다.



“오, 이런. 대체 이게 무슨 소리지?”


신문을 내려놓은 프레드 위즐리가 믿을 수 없다는 눈을 뜨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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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혼혈왕자 - 제24장 죽음 +1 24.03.17 39 2 15쪽
150 혼혈왕자 - 제23장 귀환 +1 24.03.13 35 3 17쪽
149 혼혈왕자 - 제22장 현실 세계 +2 24.03.10 35 1 16쪽
148 혼혈왕자 - 제21장 스네이프의 비밀무기 +1 24.03.03 42 1 13쪽
147 혼혈왕자 - 제20장 대담 +1 24.03.02 45 2 13쪽
146 혼혈왕자 - 제19장 해독약 +1 24.02.28 37 3 16쪽
145 혼혈왕자 - 제18장 응접실에서 +1 24.02.25 43 2 17쪽
144 혼혈왕자 - 제17장 해리 포터의 계획 +3 24.02.19 49 3 23쪽
143 혼혈왕자 - 제16장 특수 오러 부대 +3 24.02.16 45 1 15쪽
142 혼혈왕자 - 제15장 개전 +1 24.02.16 39 1 14쪽
141 혼혈왕자 - 제14장 코넬리우스 퍼지의 최악의 일주일 +3 24.02.11 46 2 15쪽
140 혼혈왕자 - 제13장 에크리즈디드의 부탁 +4 24.02.04 46 2 19쪽
139 혼혈왕자 - 제12장 아즈카반 +3 24.01.28 60 3 23쪽
138 혼혈왕자 - 제11장 세 가지 예언 +2 24.01.22 59 2 19쪽
137 혼혈왕자 - 제10장 상처입은 켄타우로스 +2 24.01.18 57 2 21쪽
136 혼혈왕자 - 제9장 소망의 거울 +2 24.01.06 62 3 21쪽
135 혼혈왕자 - 제8장 마법부 습격 +3 23.12.25 74 4 21쪽
134 혼혈왕자 - 제7장 리타 스키터와 해리 포터 +4 23.12.17 69 3 15쪽
133 혼혈왕자 - 제6장 플럼리 벤터 +2 23.12.08 68 2 18쪽
132 혼혈왕자 - 제5장 새 학기 +1 23.11.30 67 1 23쪽
131 혼혈왕자 - 제4장 노스 엄버사우스로드 교전 +1 23.11.25 66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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